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꿀벌 실종 사태, 진짜 원인 찾아보니
국내에서 꿀벌 집단 실종이 본격화된 건 2021년입니다. 당시 겨울 꿀벌 78억 마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꿀벌이 사라진 이유를 두고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되며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정부는 기후변화와 응애 적기 방제 미흡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고, 양봉농가는 매년 반복되는 꿀벌 실종 현상에 울상입니다. 제대로 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2021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거슬러 올라가 보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한국만 제도화한 ‘사양벌꿀’, 2021년 생산량 급증…꿀벌 실종 연관성 취재
우리나라에서 사양벌꿀 제도가 합법화된 건 2020년 8월입니다. 사양벌꿀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벌에게 설탕을 먹여 만든 꿀을 말합니다. 꽃이 피지 않는 겨울철, 벌의 생존을 위해 설탕물 급여가 불가피한 국내 환경적 특성을 고려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으로 인정했습니다. 문제는 제도화 이후 2021년부터 사양벌꿀 생산량이 급증했다는 점입니다. 양봉산업육성지원법이 시행되기 전 200여톤에 불과하던 사양벌꿀 생산량은 2021년부터 6852톤으로 급증했습니다. 전년 대비 무려 2176%나 늘어난 것입니다. 사양벌꿀 생산량이 급증한 2021년, 같은 해에 꿀벌 집단 실종 사건이 발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취재 결과, 상당수의 전문가는 꿀벌의 실종과 사양벌꿀 생산은 연관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꿀벌은 밀원식물의 화밀과 화분에서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공급받아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설탕물 사료에는 필수 영양분이 없습니다. 필수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면역력이 약해진 꿀벌은 기생충인 응애, 농약, 살충제, 말벌 등 피해에 더욱 취약해집니다.
다만 현재까지 사양벌꿀 생산과 꿀벌 면역력 연관성 관련 연구가 이뤄진 적은 없습니다. 해외에선 사양벌꿀 자체를 식품으로 인정하지 않는 탓에, 해당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문의한 결과,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벌꿀류 중 ‘사양꿀’을 별도의 식품 유형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해외선 설탕꿀인데…한국만 식품 인정하는 ‘사양벌꿀’>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밀원수 부족-사양벌꿀 생산량 ↑-꿀벌 실종 악순환 끊어야
양봉농가도 이익만을 위해 설탕물 급여를 선택한 건 아닙니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특성상 일부 설탕물 급여가 필요합니다. 다만 사양벌꿀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설탕물 급여에 의존하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양봉농가들은 꿀벌 실종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밀원 면적 확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당초 밀원식물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한 방안으로 설탕물을 급여했기 때문입니다. 2020년 현재 우리나라 밀원 면적은 14만6000헥타르(ha)에 불과합니다. 1970~1980년대(47만8000ha)에 비하면 여의도 크기(290ha)의 1145배에 해당하는 수준이 줄었습니다.
정부는 밀원수 조성에 얼마나 힘쓰고 있을지, 의원실을 통해 산림청이 연간 식재하는 면적을 확인했습니다. 산림청은 최근 5년 동안 연간 3600ha 규모의 밀원수를 심고 있었습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밀원숲 조성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비판했습니다. 밀원 면적을 1970~1980년대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약 10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현재 식재하는 밀원수종이 아까시나무, 백합나무, 헛개나무 등 일부 수종에 국한된 점도 확인했습니다. 꿀 생산량이 높은 수종인 쉬나무는 51.9ha 식재에 그쳤고, 피나무는 아예 심어지지 않았습니다. 5~6월 아까시나무의 개화가 끝나면 꿀벌 먹이 확보가 어려워지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보고, 밀원수종 다층화 필요성을 조명했습니다.
정부만의 힘으론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취재 결과, 전문가들은 사유림 주인들이 스스로 밀원수를 조성하도록 만드는 유인책 마련이 선 과제라고 진단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산림 면적 중 사유림은 66%에 달합니다. 필요한 밀원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국유림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는 사태 해결이 요원하다는 의미입니다.
대안으로는 ‘꿀벌목장제’를 제시했습니다. 산주가 방치되고 있는 산림에 다양한 종류의 밀원식물을 심어 꽃꿀과 화분 생산 기반을 조성하면, 양봉인은 임대료를 지급하고 꿀벌목장을 임차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취재를 통해 만난 양봉업계와 사유림 산주들 모두 긍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쿠키뉴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국회 토론회를 주관해 양봉업계와 유관 부처들의 입장을 듣는 공론장을 마련했습니다. 밀원식물이 부족해 설탕물을 급여하고, 이로 인해 꿀벌 면역력이 약해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정부는 유관 부처들과 논의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은 모두 실명으로 보도했습니다. 어떠한 취재원과도 특정한 이해관계 없습니다. 기사는 바이라인을 적은 기자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그간 꿀벌 실종 사태에 대한 보도는 있었지만 이에 대한 원인과 실효적인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살핀 보도는 없었습니다. 쿠키뉴스는 이상기후·응애 등을 문제 삼는 기존 보도 내용에 그치지 않고, 국내에서만 식품으로 인정받는 사양벌꿀 생산 문제를 단독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빠르게 소실되는 국내 밀원 면적과 이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인 현 정부의 밀원수 조성 속도, 일부 밀원수종에 집중된 식재 실태 등 문제점을 입수한 데이터와 함께 조명했습니다. 현장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구체적인 개선 방안도 보도했습니다. ‘꿀벌목장제’처럼 양봉업자와 산주 모두가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이후 타사에서도 꿀벌목장제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KTV 국민방송은 지난 1일 '사양벌꿀 생산으로 꿀벌 집단 실종?'이라는 제목으로 쿠키뉴스의 보도를 다뤘습니다. 꿀벌 폐사 원인과 사양벌꿀 유통 제한에 대한 농식품부의 입장을 담았습니다.
해당 보도와 관련하여 타 보도를 표절한 사실이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꿀 없는 꿀벌’ 보도로 인해 사양벌꿀 제도 개선과 밀원식물 부족 관련 제도 개선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쿠키뉴스는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실과 사양벌꿀 관련 국회 토론회를 개최해 유관 부처의 입장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촌진흥청, 산림청이 토론회에 참석해 사양벌꿀 제도 개선과 밀원식물 부족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당시 농촌진흥청은 사양벌꿀 생산으로 인해 꿀벌들의 수명이 단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시인했습니다. 특히 농식품부는 사양벌꿀 제도를 폐지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이연섭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사양벌꿀) 명칭 변경이 아니라 제도 폐지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도 해당 문제에 관심을 보이며 대안 마련에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지난달 30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사양벌꿀 생산·유통 문제에 대해서 이해관계자 및 관계기관과 면밀히 논의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해당 규정 소관 부처인 식약처와 적극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장 곳곳에 흩어진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건강한 양봉산업과 꿀벌 생존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꿀 없는 꿀벌’ 시리즈는 독자는 물론 사내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급증한 사양벌꿀 생산 문제와 밀원수 부족 실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좋은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내 타 본부에서는 기사 내용을 토대로 3편 이상의 숏다큐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과 소속사 내부 윤리 규정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쿠키뉴스는 지속해서 꿀벌 실종사태 원인으로 지목된 사양벌꿀 관련 문제와 밀원수 부족 사태를 살필 예정입니다. 취재를 진행하며 만났던 현장 양봉인들과 전문가들은 “사양벌꿀을 식품으로 인정한 나라는 대한민국 뿐이다”, “정부가 꿀벌의 밥줄인 밀원 부족의 심각성을 이해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벌에게 설탕을 먹여 채밀하는 국내 사양벌꿀 문제가 개선되도록 그리고 꿀벌의 생존권이 보장되도록 쿠키뉴스는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해당 보도는 외부 지원 없이 쿠키뉴스 자체적으로 기획·취재해 보도한 기사입니다. 반론 보도 신청과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 특이사항 없습니다.
전체 기사는 ‘https://www.kukinews.com/newsList/kuk_S000286’에서 한눈에 보실 수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4회 전체 총평
10개 부문 45편이 응모한 404회 이달의 기자상에선 어느 때보다 지역 방송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평소 굵직한 단독기사가 넘치던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5편이 도전했으나 한 편의 수상작도 나오지 않은 게 아쉬웠다. 그러나 수도권 경쟁매체들에 비해 취재 환경이 열악한 지역 방송사들이 적잖은 수작을 냈다는 사실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먼저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매일경제신문의 <실손보험 대해부>는 풍부한 사례와 함께 독자들이 궁금해할 이모저모를 잘 짚어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의료대란의 와중에 실손보험 문제가 제기됨으로써 더욱 눈길이 가는 기사였다. 이에 더해 실손보험 문제가 의료체계 왜곡의 원인이라는 진단은 유익하고 예리한 분석이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뽑힌 한국일보의 <산 자들의 10년>은 밀도 있는 취재에 공을 많이 들인 기사여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올해는 세월호 10주년. 이 때문에 세월호 관련 응모작이 6편에 달했다. 이 중에서 한국일보의 기사가 뽑힌 것은 뻔하지 않은 내용에 단단한 취재력까지 돋보인 덕이었다.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까지 인터뷰함으로써 기사의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훌륭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MBC의 <서울시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기’ 극성> 보도가 수상했다. 입주권을 노린 지분 쪼개기는 새삼스런 일은 아닌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50여 명을 직접 찾아 사실 관계를 체크한, 여간 공들인 기사가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가 나간 뒤 서울시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사실도 의미 있는 대목이었다.
8편이 응모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 가운데 수상작으로 선정된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3년의 기록>은 KBS춘천 기자들의 집요한 추적기였다는 점에서 점수를 땄다. 비록 강원도에선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처음으로 담합 의혹을 제기하고 과징금 징수까지 이끌어 낸 것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G1방송과 KBS제주가 각각 <해외파견 교환학생 성적 조작 실태>와 <4·3 폭발사고 보고서 ‘장난감의 비극’> 기사로 수상했다. G1방송의 기사는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비리를 폭로해 바로잡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도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KBS제주 보도는 4·3 사건의 새로운 측면을 발굴해 이에 대한 역사적 관심을 환기시킴으로써 수상작이 됐다. 이 보도로 관련 기관이 추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평가받아 마땅한 대목이었다.
이번 40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수상작 6편 중 3편이 지역 언론사 보도였다. 비록 지역에서 포착된 문제라고 할지라도 얼마든지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해 준 기회였다. 아울러 사건을 어떤 각도에서 접근해 얼마나 공을 들이느냐에 따라 참신한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