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취재의 시작 : 서대문구 골목길
취재의 시작은 서울 서대문구의 모아타운 내 골목길이었습니다.
지난 3월 '550㎡ 규모, 방사형 골목길의 지분 소유자가 130명'이라는 다소 황당한 제보를 받았습니다. 우선 도로 한 필지의 크기가 550㎡인 것이 놀라웠고, 작년 10월 그 땅의 주인이 1명에서 130명으로 갑자기 늘어났다는 것 또한 믿기지 않았습니다.
모아타운 재개발 입주권을 얻으려면 도로 90㎡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투자자 130명의 소유 지분은 10㎡ 안팎으로 입주권을 확보할 수 없는 정도였고, 기획부동산이 땅을 잘게 쪼갠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거래의 목적을 증명해 낼 수도, 기사를 쓸 수도 없었습니다.
취재도 쉽지 않았습니다.
기획부동산과 개인 간의 직거래였기 때문에 동네 공인중개사도 이 거래를 알지 못했고, 등기부등본상에 나와 있는 기획부동산은 실체가 없었습니다. 결국 직접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의 이유'와 '기획부동산의 수법'을 질문하는 방법뿐이었습니다.
등기부등본상 투자자는 130명. 주소지는 전국에 퍼져있었습니다. 출입처인 서울시청을 중심으로 반경을 넓혀가며 개인투자자들을 한명 한명 만나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자식 명의, 부모 명의로 투자를 해놓은 상황이라 집집마다 방문해도 '모른다' 답변을 듣기 일쑤였고, 막상 본인을 만나도 투자를 부인했습니다.
사흘 정도에 걸쳐 50여명 이상의 집을 방문해 4명의 인터뷰를 확보했고, 이들을 통해 기획부동산이 개입된 것과, 기획부동산이 투자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모아타운을 이용해 최대 10배 수익 보장’을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보도는 지난 3월 20일 ①<골목길을 130명에게 쪼개 팔아‥모아주택이 투기 대상?> 방송됐고, 서울시는 곧장 다음날 ‘모아타운 투기 칼차단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 후련함 보다는 찝찝함..취재의 확장
모아타운 골목길 보도는 등기부등본만 손에 쥔 채 시작했습니다. 속칭 ‘맨땅에 헤딩’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보도를 한 뒤 후련함이 남지만, 오히려 보도 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숙제를 덜 끝낸 기분이었습니다.
골목길 쪼개기 투기가 서대문구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란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 22년 1월부터 발표한 모아타운 대상지는 25개 자치구에 총 85곳입니다. 서울시 내22년과 23년 토지거래 내역을 뽑아, 그중 '도로(골목길) 지분 거래' 내역만 추려 정리해보니 총 5,048건이었습니다. 모아타운 사업 직년 2개년도(20년과 21년)의 총거래는 2,827건입니다. 모아타운 발표 직후 약 거래 건수가 약 두 배로 뛴 겁니다.
일례로 성동구의 경우 20년과 21년 도로 지분 거래는 96건에 불과했지만 22년과 23년에는 655건이었고, 빌라 밀집 지역인 강서구의 경우 같은 기간 57건에서 478건으로 약 9배 뛰었습니다.
하지만, 취재는 쉽지 않았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조회 시스템에서는 지분 거래가 발생한 날짜와 가격, 면적 등에 대한 자료는 나오지만, 해당 지번은 <1**>으로 표시되기 됩니다. (ex) 강서구 화곡동 410-1번지의 경우, '화곡동 4**'으로 표시).
▶ 엉덩이와의 싸움
필지를 찾는 건, '엉덩이, 시간과의 싸움' 이었습니다. 결국 생각해낸 방법은 이렇습니다 .
①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같은날 거래된 도로 지분 거래중, 같은 가격, 같은 면적인 것들을 분류한 뒤, 면적의 합을 구한다.
② 부동산 사이트에 접속, 도로를 확대해 한 필지, 한 필지를 클릭해가며 ①번에서 찾은 면적과 비교해 유사한 필지를 찾는다.
③ 필지를 찾아 지번을 확인한 뒤, 등기부등본을 떼 지분 거래 여부를 확인한다. (비슷한 크기의 필지가 많기 때문에 수업이 이 과정을 반복한다)
④ 지분 거래가 확인되면 구청에 연락해 모아타운 사업지 여부를 최종 확인한다.
이렇게 4단계를 거쳐 한 필지를 겨우 확인했는데, 하루에 자치구 한 곳, 1개년도를 확인하는 것도 벅찼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취재에 대한 확신이 들었을 때, 캡에게 TF 꾸릴 것을 요청했고, 이후 약 한 달간의 취재 끝에 MBC는 서울 25개 자치구에 대한 전수 조사를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서대문구뿐만 아니라, 중랑구, 종로구, 관악구, 동작구 등 총 8개 자치구에서 골목길 지분 쪼개기 거래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4월 30일과 그 다음날, 아래 내용을 잇달아 보도했습니다.
②. [단독]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기 기승‥서울 8개 자치구서 추가 발견
③. [바로간다] 5천 투자로 10배 먹기?‥대체 누가 골목길을 쪼갰나
④ 모아타운 주변도 쪼개기 극성‥1.3만㎡ 소유자 959명
뿐만 아니라, 5월 8일에는 <⑤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판 기획부동산, 한달만에 속전속결 거래..왜?>를 보도해 쪼개기를 거래를 할 수 있는 허점도 짚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투자자와 동네 주민, 부동산 업자 등 익명처리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특이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이문현, 김지성, 제은효, 이지은 기자 4명 모두 현장취재와 뉴스제작에 참여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서울경제, 뉴시스, 머니투데이, 뉴스1 등 다수의 매체에서 투기 현황과 대책에 대해 잇달아 보도함.
5. 사회에 끼친 영향
MBC가 지난 3월 20일 첫 보도를 한 다음날,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모아타운 투기 칼차단’ 대책을 발표했고, 동시에 ‘모아타운 내 목골길 투기 현황’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MBC 취재 결과 서울시의 결과물은 미비했습니다. 중랑과 종로 등 MBC 취재진이 수작업으로 찾아낸 투기 현황 조차도 파악 못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달 4월 30일 MBC가 한 달 동안 취재한 보도가 나간 뒤, 서울시는 잇달아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미비된 지역에 대한 재조사와 투기 세력에 대한 고발 조치 계획’을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음
취재후기
(404회)서울시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기’ 극성..자치구 25…
서울시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기’ 극성..자치구 25곳 전수 조사
MBC 이문현 기자
“서대문구 골목길이 130명에게 쪼개졌다.”
이 한 줄의 제보가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입주권도 받을 수 없는 이 작은 지분을 매수인들은 대체 왜 산 것일까. 실체가 불분명했고 동네 공인중개사도 거래의 내막을 알지 못했습니다. 무모했지만, 방법은 하나였습니다. 골목길 등기부등본에 나온 소유자 130명을 찾아다니며 ‘어떤 이유로, 누구에게 구매했는지’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구는 모른 척 시치미를 뗐고, 누구는 거래를 부인했습니다. 또 때로는 부모가 자식 이름으로, 때로는 자식이 부모 이름으로 구매한 탓에 취재는 길어졌고, 우리는 지쳐갔습니다.
한 50명 정도 집을 방문했을 때, 윤곽이 나왔습니다. 그 내막에 기획부동산의 장난질이 있었고 그들은 3~4배, 심하면 10배 수익을 약속하며 매입한 금액의 4배 값으로 서민 투자자에게 땅을 팔아치웠습니다.
보도 후, 시원함 보다는 숙제를 덜 끝낸 기분이었습니다. 서울 전역의 모아타운 후보지는 총 85곳. 서대문구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섣부르게 시작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방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료들과 팀을 꾸렸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과 사설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 하나하나 지번을 확인해가며 ‘골목길 쪼개기’ 주소를 찾아냈고, 인터넷 등기소로 그 실체를 확인했습니다. 서울 25곳 자치구를 뒤지는데, 꼬박 한 달하고도 열흘이 더 걸렸습니다.
지난한 작업이었지만, 속은 후련했습니다. 그 시간을 묵묵히 견뎌준 김지성, 제은효, 이지은 기자에게 고맙고 축하한다는 말을 남깁니다.
회차 심사평
제404회 전체 총평
10개 부문 45편이 응모한 404회 이달의 기자상에선 어느 때보다 지역 방송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평소 굵직한 단독기사가 넘치던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5편이 도전했으나 한 편의 수상작도 나오지 않은 게 아쉬웠다. 그러나 수도권 경쟁매체들에 비해 취재 환경이 열악한 지역 방송사들이 적잖은 수작을 냈다는 사실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먼저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매일경제신문의 <실손보험 대해부>는 풍부한 사례와 함께 독자들이 궁금해할 이모저모를 잘 짚어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의료대란의 와중에 실손보험 문제가 제기됨으로써 더욱 눈길이 가는 기사였다. 이에 더해 실손보험 문제가 의료체계 왜곡의 원인이라는 진단은 유익하고 예리한 분석이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뽑힌 한국일보의 <산 자들의 10년>은 밀도 있는 취재에 공을 많이 들인 기사여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올해는 세월호 10주년. 이 때문에 세월호 관련 응모작이 6편에 달했다. 이 중에서 한국일보의 기사가 뽑힌 것은 뻔하지 않은 내용에 단단한 취재력까지 돋보인 덕이었다.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까지 인터뷰함으로써 기사의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훌륭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MBC의 <서울시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기’ 극성> 보도가 수상했다. 입주권을 노린 지분 쪼개기는 새삼스런 일은 아닌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50여 명을 직접 찾아 사실 관계를 체크한, 여간 공들인 기사가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가 나간 뒤 서울시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사실도 의미 있는 대목이었다.
8편이 응모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 가운데 수상작으로 선정된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3년의 기록>은 KBS춘천 기자들의 집요한 추적기였다는 점에서 점수를 땄다. 비록 강원도에선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처음으로 담합 의혹을 제기하고 과징금 징수까지 이끌어 낸 것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G1방송과 KBS제주가 각각 <해외파견 교환학생 성적 조작 실태>와 <4·3 폭발사고 보고서 ‘장난감의 비극’> 기사로 수상했다. G1방송의 기사는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비리를 폭로해 바로잡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도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KBS제주 보도는 4·3 사건의 새로운 측면을 발굴해 이에 대한 역사적 관심을 환기시킴으로써 수상작이 됐다. 이 보도로 관련 기관이 추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평가받아 마땅한 대목이었다.
이번 40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수상작 6편 중 3편이 지역 언론사 보도였다. 비록 지역에서 포착된 문제라고 할지라도 얼마든지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해 준 기회였다. 아울러 사건을 어떤 각도에서 접근해 얼마나 공을 들이느냐에 따라 참신한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