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0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년이 됐습니다. 유례없는 대형참사의 10년은, 으레 그렇듯 모든 언론사들의 주목도가 높고 관련 기획 및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경인일보 탐사보도 ‘기자들의 기억법’팀도 10주기를 한달여 앞두고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러던 중 416생명안전공원이 들어서기로 한 안산 화랑유원지에 ‘반대집회’가 다시 시작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역사회의 반대로 오랜 실랑이가 이어졌고 올해 하반기 착공으로 일단락된 줄 알았지만 여전히 갈등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취재하며 우리가 지난 10년간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며 ‘지역’을 놓쳤다는 자책이 들었습니다. 참사로 목숨을 잃은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일반인희생자, 그의 가족과 지인들이 직접적인 ‘피해자’라고 한다면, 이들과 함께 이웃하며 동시대를 살았고 여전히 그곳에 남아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은 간접적인 ‘피해자’입니다. 참사 그 자체에만 집중하느라, 지난 10년간 돌보지 못했던 지역의 ‘공간’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여겼습니다. 조금 떨어져 있는 타지역사람에겐 그때만 기억하면 그만인 사건이지만, 안산과 인천에 사는 시민들에겐 세월호 참사는 ‘일상’ 속에 숨 쉰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참사와 일상을 연결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추모하고 기억하는 일상을 오해하거나 모독하는 사회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데 집중했습니다. 그 순서는 사건의 시간순대로 취재했으며 팽목항과 목포신항, 그리고 안산, 인천의 지난 10년을 취재했습니다. 특히 성격과 역사적 배경은 다르지만 대형참사를 겪고 오랜 시간 일상 속에서 추모하는 삶의 방식을 취해 온 독일과 일본을 취재했습니다. 이렇게 국내외를 망라해 지역을 모두 돌아보며 만난 지역주민들이 세월호 참사와 함께 살아가는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를 취재했습니다.
■ 방치되고 폐쇄된 세월호를 바라보는 목포시민, 팽목항 지키는 유가족과 진도군 주민들
취재팀은 목포신항과 팽목항을 직접 찾아 방치됐던 지난 10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낮과 밤, 2차례에 걸쳐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을 찾았고 목포 및 진도군 주민들을 인터뷰하며 펜스에 가려져 추모할 마땅한 공간조차 부재한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사전 보안절차를 걸쳐 신항 내부 취재를 통해 방치된 거치 현장을 상세하게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또 안전상의 이유로 최근엔 유가족의 진입마저 불가하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불법 건축물이라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상황에 놓인 팽목기억관을 지키기 위해 유가족들이 순번을 정해 자리를 지키는 현장을 취재하고 진도군의 입장을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참사 현장에 제대로 된 추모시설의 필요성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산업도시에서 ‘세월호 도시’가 된 안산의 10년, 애도와 소외, 갈등의 10년
이번 취재를 하면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인 취재지역은 ‘안산’이었습니다. 3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단일도시에서 발생한, 유례없는 참사를 겪었으며 아직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가장 컸기에 당시 안산 시민들이 받은 충격이 상당했습니다. 취재진은 안산에서도 단원고가 있는 고잔동, 피해자 수가 많은 지역인 와동 등 세월호참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동네를 취재하며 수많은 주민들을 대면 인터뷰했습니다. 이같이 다양한 안산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의 기억을 시민의 입장에서 재현했고 참사 이후 시민들의 활동과 이야기를 취재해 세월호 참사가 안산시민에게 주었던 충격과 슬픔, 애도의 감정을 보도했습니다.
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안산 안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공간’들이 논란이 되며 시민들의 감정의 변화에도 주목했습니다. 진상규명과 선체인양, 보상방안 등이 전국적 논란이 커지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와전되고 곡해되는 과정을 당시 주민이 겪는 일화를 통해 재구성했고 이 때문에 커진 지역사회의 반목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특히 416생명안전공원이 들어설 예정인 ‘안산 화랑유원지’를 ‘두개의 공원 이야기’라는 주제로 산업도시 시절의 화랑유원지가 갖는 일반시민의 의의와 세월호 참사 이후의 화랑유원지를 조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 취재를 통해 세월호 참사는 이제 안산의 역사이며 안산시민이 함께 품어야 하는 존재임을 확인했습니다.
■소외된 일반인희생자를 위한 인천의 추모공간은 어떻게 운영되나
인천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연대하는 공간인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에서 일반인 희생자 유족이자 추모관을 운영하는 전태호 관장 등 관계자와 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났습니다. 과거 인천에서 벌어진 대규모 참사인 인현동 화재, 금양호 침몰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추모공간을 방문했고, 유가족들을 통해 참사 공간이 어떻게 마련되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물었습니다.
이들에겐 추모탑, 추모비가 등 상징물을 넘어서 물리적인 추모 공간은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와 추모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른 뒤에도 꾸준히 만나고 연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같은 참사를 겪지 않도록 시민들에게 상기시키는 기능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의 주도로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추모문화제를 통해 인천시민, 이태원 참사, 인현동 참사 등 다른 참사 유가족들이 문화제라는 형식으로 유가족과 연대하고 함께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포착했습니다. 이처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상설 공간인 추모관이 다른 사회적 참사 유가족과 연대해 안전사회로 나아가는 연대의 구심점이 되는 등 다양한 역할과 기능으로 확장을 고민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 전쟁에서 평화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세월호참사 추모방향을 찾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은 원폭돔과 평화공원과 평화기념관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평화기념공원을 취재지로 선택한 이유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참사 추모공간으로 원하는 요소를 모두 충족하기 때문입니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원형을 보존하면서 일반 시민이 편하게 올 수 있는 보편적인 장소, 그러면서도 엄숙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이는 인현동, 금양호 등 우리가 만난 참사 유가족들도 동일하게 원하는 요구였습니다. 취재는 현장을 자세히 살펴보고 현장서 만난 사람들, 해당 지역의 주민 인터뷰와 함께 공원이 조성된 과정을 취재하는데 집중했습니다. 1945년 8월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때 참상을 나타내는 원폭돔은 군데군데 부서진 모습이 원형 그대로 보존됐습니다. 평화공원과 평화기념관 곳곳에 추모비를 세워두고, 위령비-평화의 횃불-원폭돔을 일직선상으로 배치해 추모에 예술적 요소를 더해 주민들이 편하게 와서 쉬기도 하는 한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평화기념관은 희생자들로부터 기증받은 유류품, 원폭 현장 사진들을 전시해 원폭의 참상을 알림으로써 무고하게 희생당한 시민들을 추모하며 전범국가로서 반성의 의미도 담았는데, 이러한 추모공간의 조성과정을 취재했습니다.
■베를린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에서 찾은 일상 속 추모시설의 방향성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을 취재지로 선택한 이유는 베를린 도심 한복판에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인파가 오가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은 2천710개의 기둥,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 시민들의 일상에 완벽하게 스며든 모습을 취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실제로 끔찍한 역사적 참극이었지만 현재의 현지 시민들은 이 곳에서 기둥에 걸터앉아 책을 읽고,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고, 빵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추모공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하의 정보관은 추모시설의 제역할에 충실했습니다. 학살의 역사를 설명하고, 희생자 개개인의 이야기를 전했고 희생자들의 손글씨 편지와 일기 등으로 관람객에게 감정적 울림을 줘 추모하는 공간이 조성됐습니다. 현장 르포를 통해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 추모의 일상화와 동시에 관광 명소로서도 성공했다는 점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특히 취재팀은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 시민 주도로 논의가 이뤄지고 시민이 결의안을 발의해 정치·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2005년 조성된 점을 중점적으로 짚었습니다. 이를 통해 10년째 지지부진한 세월호 참사 추모시설의 방향성을 시민과 함께 일상 속 추모의 공간으로 잡아야 함을 시사했습니다.
■유가족과 안산 시민의 동행길을 따라가다
공간과 그 공간 속 사람들을 취재하며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세월호참사를 떠올릴 수 있어야 하고 참사의 의의를 진지하지만 편안하게 고민해볼 수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의 조성이었습니다.
“416생명안전공원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연인은 데이트를 하면서 ‘왁자지껄’ 했으면 좋겠다”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인터뷰를 취재했습니다. 아울러 ‘목포기행’ ‘마을걷기’ ‘이웃대화모임’ 등 안산에서 지역주민들과 유가족들이 함께 동행하는 현장을 취재하며 주민은 물론 유가족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통해 서로간 쌓아두었던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는 과정을 담아내는데 집중했습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10년이 ‘공동체 회복’에 집중되고 일상 속 추모가 가능해지는 시간이 될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취재에 등장하는 취재원은 일부 주민을 제외하곤 대부분 실명을 밝힌 취재원을 대상으로 보도했음을 밝힙니다. 또한 각 취재현장에서 만나 인터뷰에 응한 취재원들이 중심이 됐으며 모두 현장에서 직접 취재했습니다. 또한 경인일보 유튜브에 기획과 관련된 미니 다큐멘터리과 취재후기 영상을 제작해 호응을 얻었고 디지털스페셜을 통해 디지털 기획으로 선보인 바 있습니다. 단순히 기사만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독자에게 쉽게 기사를 전달하는 방식을 추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세월호 참사가 10주기를 맞은 만큼 우리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와 관련된 기사들이 보도됐습니다. 하지만 안산, 인천 등 ‘지역’ 공간과 일반 지역주민 및 시민을 대상으로 한 취재와 보도는 경인일보가 ‘유일’하다는 점을 밝힙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경인일보 보도를 통해 지역을 중심으로 참사에 대한 여론 환기는 물론, 10주기에 쏟아진 수많은 언론의 기사들과 함께 다시 한번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그 의의를 돌아보는 데 기여했다고 판단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엄격히 준수했습니다. 또 신문과 디지털 홈페이지 등에 기획시리즈가 1면을 비롯해 주요 지면에 가장 비중있는 뉴스로 배치됐으며 참사 당일인 4월16일자 신문과 홈페이지는 2개면을 통틀어 기사를 게재, 편집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 보도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등은 전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4회 전체 총평
10개 부문 45편이 응모한 404회 이달의 기자상에선 어느 때보다 지역 방송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평소 굵직한 단독기사가 넘치던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5편이 도전했으나 한 편의 수상작도 나오지 않은 게 아쉬웠다. 그러나 수도권 경쟁매체들에 비해 취재 환경이 열악한 지역 방송사들이 적잖은 수작을 냈다는 사실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먼저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매일경제신문의 <실손보험 대해부>는 풍부한 사례와 함께 독자들이 궁금해할 이모저모를 잘 짚어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의료대란의 와중에 실손보험 문제가 제기됨으로써 더욱 눈길이 가는 기사였다. 이에 더해 실손보험 문제가 의료체계 왜곡의 원인이라는 진단은 유익하고 예리한 분석이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뽑힌 한국일보의 <산 자들의 10년>은 밀도 있는 취재에 공을 많이 들인 기사여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올해는 세월호 10주년. 이 때문에 세월호 관련 응모작이 6편에 달했다. 이 중에서 한국일보의 기사가 뽑힌 것은 뻔하지 않은 내용에 단단한 취재력까지 돋보인 덕이었다.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까지 인터뷰함으로써 기사의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훌륭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MBC의 <서울시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기’ 극성> 보도가 수상했다. 입주권을 노린 지분 쪼개기는 새삼스런 일은 아닌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50여 명을 직접 찾아 사실 관계를 체크한, 여간 공들인 기사가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가 나간 뒤 서울시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사실도 의미 있는 대목이었다.
8편이 응모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 가운데 수상작으로 선정된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3년의 기록>은 KBS춘천 기자들의 집요한 추적기였다는 점에서 점수를 땄다. 비록 강원도에선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처음으로 담합 의혹을 제기하고 과징금 징수까지 이끌어 낸 것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G1방송과 KBS제주가 각각 <해외파견 교환학생 성적 조작 실태>와 <4·3 폭발사고 보고서 ‘장난감의 비극’> 기사로 수상했다. G1방송의 기사는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비리를 폭로해 바로잡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도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KBS제주 보도는 4·3 사건의 새로운 측면을 발굴해 이에 대한 역사적 관심을 환기시킴으로써 수상작이 됐다. 이 보도로 관련 기관이 추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평가받아 마땅한 대목이었다.
이번 40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수상작 6편 중 3편이 지역 언론사 보도였다. 비록 지역에서 포착된 문제라고 할지라도 얼마든지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해 준 기회였다. 아울러 사건을 어떤 각도에서 접근해 얼마나 공을 들이느냐에 따라 참신한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