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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회 (2024년 4월)

수상작 6편 · 출품 후보작 4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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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6편

심사평

10개 부문 45편이 응모한 404회 이달의 기자상에선 어느 때보다 지역 방송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평소 굵직한 단독기사가 넘치던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5편이 도전했으나 한 편의 수상작도 나오지 않은 게 아쉬웠다. 그러나 수도권 경쟁매체들에 비해 취재 환경이 열악한 지역 방송사들이 적잖은 수작을 냈다는 사실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먼저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매일경제신문의 <실손보험 대해부>는 풍부한 사례와 함께 독자들이 궁금해할 이모저모를 잘 짚어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의료대란의 와중에 실손보험 문제가 제기됨으로써 더욱 눈길이 가는 기사였다. 이에 더해 실손보험 문제가 의료체계 왜곡의 원인이라는 진단은 유익하고 예리한 분석이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뽑힌 한국일보의 <산 자들의 10년>은 밀도 있는 취재에 공을 많이 들인 기사여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올해는 세월호 10주년. 이 때문에 세월호 관련 응모작이 6편에 달했다. 이 중에서 한국일보의 기사가 뽑힌 것은 뻔하지 않은 내용에 단단한 취재력까지 돋보인 덕이었다.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까지 인터뷰함으로써 기사의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훌륭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MBC의 <서울시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기’ 극성> 보도가 수상했다. 입주권을 노린 지분 쪼개기는 새삼스런 일은 아닌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50여 명을 직접 찾아 사실 관계를 체크한, 여간 공들인 기사가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가 나간 뒤 서울시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사실도 의미 있는 대목이었다. 8편이 응모했던 지역 취재보도부문 가운데 수상작으로 선정된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3년의 기록>은 KBS춘천 기자들의 집요한 추적기였다는 점에서 점수를 땄다. 비록 강원도에선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처음으로 담합 의혹을 제기하고 과징금 징수까지 이끌어 낸 것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G1방송과 KBS제주가 각각 <해외파견 교환학생 성적 조작 실태>와 <4·3 폭발사고 보고서 ‘장난감의 비극’> 기사로 수상했다. G1방송의 기사는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비리를 폭로해 바로잡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도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KBS제주 보도는 4·3 사건의 새로운 측면을 발굴해 이에 대한 역사적 관심을 환기시킴으로써 수상작이 됐다. 이 보도로 관련 기관이 추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평가받아 마땅한 대목이었다. 이번 40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수상작 6편 중 3편이 지역 언론사 보도였다. 비록 지역에서 포착된 문제라고 할지라도 얼마든지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해 준 기회였다. 아울러 사건을 어떤 각도에서 접근해 얼마나 공을 들이느냐에 따라 참신한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세월호 어머니의 10년 세월
후보 10-01 사진보도부문 한겨레신문 김봉규*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
후보 10-02 사진보도부문 시사IN 이명익·조남진*·신선영·박미소
‘나무심기 계절’ 산불 재난 현장 가다
후보 10-03 사진보도부문 쿠키뉴스 곽경근*
대통령 홍보영상 시청 지시에 공무원 반발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MBC 이덕영
사교육 수사 중에…초대 국수본부장, 메가스터디行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조선일보 주형식
이시원 공직비서관 채상병 사건회수 관여 정황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MBC 나세웅·윤상문·정상빈*·박솔잎
부여 무인텔 투숙객 성폭력 추적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JTBC 이상엽*
죽어가는 동물들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아시아경제 이이슬*
고용허가제 20년, 공존의 조건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KBS 손은혜·고영민
주주간계약 갈등에서 촉발된 ‘어도어 vs 하이브’ 사태
후보 3-03 경제보도부문 한국경제신문 하지은*·차준호*
있지만 없는 무국적 유령아동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투데이 이수진*
‘로맨스 스캠’ 시리즈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뉴스핌 방보경·송현도
알리ㆍ테무發 경제안보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투데이 김나리·임유진*
시사저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4·10 총선 공동기획
후보 4-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저널 조해수*·공성윤·김현지*·정윤경·강윤서
어느 귀농 청년의 죽음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박준용*
재난이 온다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이민경*
알리·테무發 경제전쟁
후보 4-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뉴스1 뉴스1 C커머스 TF팀
농촌 지자체의 눈물
후보 4-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농민신문 이문수*·최상일·황송민
꿀 없는 꿀벌
후보 4-10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쿠키뉴스 김은빈·최은희
2024 로펌 컨수머 리포트
후보 4-1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법률신문 법률신문 특별기획팀
'예산 푸어' 사법부
후보 4-1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법률신문 박수연*·이순규·한수현·홍윤지
의료사각
후보 4-1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뉴스핌 신수용·신도경
세월호 10주기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민경호·정준호*·박서경·배여운
기후위기는 먹거리 지도 어떻게 바꿨나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MBN 김경기·최윤영·고정수·이혁근·이승민
세월호 참사 10년... 이제는 알게 된 것들
후보 5-04 기획보도 방송부문 뉴스타파 김성수*
사랑 아닌 병적 집착…스토킹을 해부하다.
후보 5-05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재·김영철·김동현·김영석 배승주·정여재·김영철·김동현*·김영석*
창원문성대 간호학과, ‘교수 충원’했지만 ‘인증 평가’ 과제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남신문 김태형*
‘침묵의 5년’ 의원·지자체가 도운 불법 파크골프장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창원 최진석 최진석·지승환
세무행정의 흑역사, 전직 대구국세청장 등 전현직 직원 뇌물 수수로 무더기 재판行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영남일보 민경석 민경석*
제22대 총선 사전투표 ‘대파반입금지’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뉴스1광주전남 서충섭*·이수민*
“코드채용이라니?”..지역거점 국립대 교수 채용 비리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주MBC 이주연*·유룡·정진우*·강미이·조성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원도심 떠난다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충청투데이 박현석 박현석*
32개월 만에 무산된 ‘의정부 깜깜이 물류센터’
후보 6-08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김도란
성인페스티벌 첫 조명, 촉발된 논란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김지원*
창원 공공임대단지 입주지연, 임차인 권익을 찾아서
후보 7-01 지역 경제보도부문 경남도민일보 이창우*
[총선기획]이것만은 꼭-광주 전남 지역구 18곳 후보별 공약 점검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남도일보 남도일보 총선특별취재반
마을문화원형의 재발견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무등일보 김만선*·김혜진*·이정민*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기억법팀 들의
4·3 폭발사고 최초 보고서 ‘장난감의 비극’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제주 고성호*·안서연
중도 사퇴 재보궐선거 실태 고발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경남 이재경*·이선영*·손무성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6편

실손보험 대해부 매일경제신문
실손보험 대해부 매일경제신문 유준호 기자 “실손의료보험이 의료 시스템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실손보험 비급여 보험금을 악용해 돈벌이를 하는 상황이 확산되면서 대학교수나 전공의 등이 황금을 좇아 개원가의 인기과로 빠져나가고 있고 3차병원에서 고급인력이 줄고 있습니다.” 실손보험 대해부 시리즈를 준비하던 우리에게, 한 의사의 용감한 고백은 기사의 방향을 잡는 데 큰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가입자가 4000만명에 달해 국민보험이나 다름 없는 실손보험은 그동안 보험사기, 보험금 누수 같은 문제들을 양산해왔습니다. 그동안 나왔던 여러 기획들도 이 같은 보험금 누수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우리는 ‘의료 대란’ 사태를 통해 필수의료의 부족에 실손보험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취재를 시작했고 여러 의사들의 양심고백과 현장취재, 개원현황 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기사의 완성도를 높여갔습니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만난 의사들이 내부고발자라는 손가락질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용기있게 실태를 얘기해 준 것이 큰 힘이 됐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실손보험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은 만큼 획기적인 개편안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실손보험 누수를 막아 전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환자를 위해 묵묵히 의료 활동을 수행하는 의사들에게도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기를 희망합니다. 이번 시리즈는 금융부 보험담당 임영신·유준호 기자와 과학기술부 의료담당 김지희 기자의 협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전체적 기획 방향을 잡아주신 김규식 금융부장, 기획을 선두에서 이끌어주신 이진우 편집국장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산 자들의 10년 한국일보
산 자들의 10년 한국일보 유대근 기자 두렵고 막막했습니다. 10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 이야기를 쓰기로 했을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참사 조사 때 참여한 전문가나 유가족 등을 만나 여러 뒷얘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기사가 그렇지만 참사 10주기 기획물만큼은 더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길 바랐습니다. 평범한 독자들이 세월호 이야기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기사가 되길 바랐습니다. 기사를 읽고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깊고 중층적인 이야기가 있었구나’하는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취재 방식과 문체, 관점 등 모든 것을 달리해보고자 애썼습니다. 기사를 소설 작법으로 쓴 것도, 지역 곳곳에 숨어 사는 가해자들을 찾아 나선 것도, 그동안 언론 앞에 잘 서지 않던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은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유가족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참사 이야기를 다시 하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세월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사회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고민해 볼거리를 던져준 유족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지난 10년간 세월호 참사를 집요하게 취재해온 업계 동료 기자들의 기사를 만났습니다. 그들의 보도 덕분에 저희가 조금 다른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단히 애써온 동료 기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서울시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기’ 극성..자치구 25…
서울시 모아타운 ‘골목길 쪼개기’ 극성..자치구 25곳 전수 조사 MBC 이문현 기자 “서대문구 골목길이 130명에게 쪼개졌다.” 이 한 줄의 제보가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입주권도 받을 수 없는 이 작은 지분을 매수인들은 대체 왜 산 것일까. 실체가 불분명했고 동네 공인중개사도 거래의 내막을 알지 못했습니다. 무모했지만, 방법은 하나였습니다. 골목길 등기부등본에 나온 소유자 130명을 찾아다니며 ‘어떤 이유로, 누구에게 구매했는지’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구는 모른 척 시치미를 뗐고, 누구는 거래를 부인했습니다. 또 때로는 부모가 자식 이름으로, 때로는 자식이 부모 이름으로 구매한 탓에 취재는 길어졌고, 우리는 지쳐갔습니다. 한 50명 정도 집을 방문했을 때, 윤곽이 나왔습니다. 그 내막에 기획부동산의 장난질이 있었고 그들은 3~4배, 심하면 10배 수익을 약속하며 매입한 금액의 4배 값으로 서민 투자자에게 땅을 팔아치웠습니다. 보도 후, 시원함 보다는 숙제를 덜 끝낸 기분이었습니다. 서울 전역의 모아타운 후보지는 총 85곳. 서대문구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섣부르게 시작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방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료들과 팀을 꾸렸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과 사설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 하나하나 지번을 확인해가며 ‘골목길 쪼개기’ 주소를 찾아냈고, 인터넷 등기소로 그 실체를 확인했습니다. 서울 25곳 자치구를 뒤지는데, 꼬박 한 달하고도 열흘이 더 걸렸습니다. 지난한 작업이었지만, 속은 후련했습니다. 그 시간을 묵묵히 견뎌준 김지성, 제은효, 이지은 기자에게 고맙고 축하한다는 말을 남깁니다.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3년의 기록 KBS춘천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3년의 기록 KBS춘천 엄기숙 기자 처음부터 험하고 불편한 길이 예상되는 취재였습니다. 모두가 해피엔딩을 기대했던 ‘강원도 공유재산 매각’ 스토리에 ‘들러리 입찰이 있었다’는 막장 드라마같은 의혹을 던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입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의 1등 공신이자, 강원도 재정의 애물단지입니다. 1조6000억원이 조성에 들어간 탓에, 한해 수백억원의 세금을 이자로 내야 했습니다. 강원도민에게는 ‘애’‘증’의 대상입니다. 파장이 클 수밖에 없기에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한 사전 취재에 매달리는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박상용 기자와 두 달 가까이 발품, 손품을 팔며 팩트를 확인했습니다. 취재팀이 움직이자, 입찰과 관련한 모든 입들이 굳게 닫혔습니다. ‘애물단지 팔았으면 됐지 뭐가 문제냐’는 방해와 공격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잘못된 과정을 정당화 할 수 없다고 취재진은 판단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월, KBS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입찰 담합’이 맞다는 판단과 함께 5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첫 보도 이후 3년이 흐른 시점이었습니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집요하게 현장을 쫓은 취재팀. 그 과정을 신뢰해 준 데스크. 비판에 힘을 모아준 시민단체와 숨은 조력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취재였습니다. 불편한 길이라서 만날 수 있는 귀한 사람과 가치를 배웠습니다. 그 모든 분들께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해외파견 교환학생 성적 조작 실태 G1방송
해외파견 교환학생 성적 조작 실태 G1방송 김이곤 기자 기획보도의 출발은 의심이었습니다. 해외파견 교환학생들이 AI 편집 프로그램으로 성적표를 위조해 학점을 인정받고, 1000만원에 달하는 교내외 장학금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존에 목격했던 한국 사회의 다양한 성적 위조와 다른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교류대학이 많고, 해외 대학별로 성적표를 발급하는 방식이 다 다르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단순 성적 조작 사례를 전하는 데에서 멈추기보단, 왜 이런 성적 조작이 학생들 사이에서 계속 일어나는지,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지 고민했습니다. 두 달여 이상 의심을 두고 취재한 결과, 교환학생 제도 법령이나 지침이 없어 관리 감독이 허술하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또 교환학생들이 성적표 위조를 통해 학점 인정과 장학금 수령, 취업 등 불공정한 스펙을 쌓아 올린 문제의 뿌리를 짚어냈습니다. 교환학생 성적 조작 문제는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국 대학의 문제였습니다. 교환학생 제도는 정부가 아닌 대학 차원에서 활발히 이뤄지다 보니 대학도, 교육부도 관리 감독에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보도 후, 대학들이 잇따라 해외 대학에 요청해 원본 대조를 필수화하고 자체 점검을 강화했습니다. 교육부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논의를 시작했으며, 국회 교육위원회도 제정 발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얼마나 달라질지 계속 의심하고 지켜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막내인 제가 이번 기획보도 아이템을 발제했을 때, 응원해 주시고 조언해 주신 G1방송 보도국 모든 선배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4·3 폭발사고 보고서 ‘장난감의 비극’ KBS제주
4·3 폭발사고 보고서 ‘장난감의 비극’ KBS제주 안서연 기자 제주 기자라면 대부분 제주의 큰 아픔인 4·3을 공부하고 해마다 무얼 취재할지 고민합니다. 매년 4·3 특집을 하면서 수많은 과제와 직면하게 됐습니다. 이 가운데 이번에 주목한 건 4·3 당시 군경이 버리고 간 폭발물을 장난감인 줄 알고 갖고 놀다 희생된 아이들이었습니다. 끔찍한 사건이었지만, 직접적인 피해가 아니다 보니 이들은 그동안 피해 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숨진 형제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 건 국가가 아닌 유족 개인의 몫이었습니다. 이마저도 4·3특별법이 정한 4·3 기간을 지나 숨졌다는 이유로 희생자로 인정되지 못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수소문 끝에 찾은 유족과 목격자들은 70여 년이 흘렀지만, 그날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살아남은 자들 역시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왔지만, 그 누구도 묻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아이들이 숨졌는데도 왜 이들은 숨죽여 있어야 했을까요. 폭발 사고 피해를 기록으로라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보도 이후, 국가 차원의 4·3 추가 진상조사 작업에 폭발 사고 피해 실태 조사가 포함됐습니다. 하마터면 역사에 묻힐 뻔한 억울한 희생을 어루만질 수 있게 된 겁니다. 얼마 전 누님을 폭발 사고로 잃은 70대 할아버지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을 달라’는 말씀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꺼내놓아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희생자들을 기리는 일에도 힘을 보태주시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제는 개인이 아닌, 국가가 아픈 역사를 보듬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