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 장의 제보 사진…국방부 기자 눈엔 전투복이 보인다
익명 제보로 사진 한 장을 받았다. 왼쪽 허벅지가 검게 그을린 병사가 바닥에 쓰러져 있다. 건빵 주머니에 넣어둔 전자담배가 폭발했다고 한다. 눈에 띄는 건 사타구니가 드러날 정도로 홀랑 타버린 전투복이다. 새까맣게 녹아내린 합성섬유가 살점 곳곳에 눌어붙어 있었다. 아무리 배터리가 폭발했다지만, 일반 청바지나 면바지도 저렇게 안 타는데, 우리 군복이 이래서야 되겠나? 추가 취재를 통해 국군 전투복의 화학섬유 비율이 최근 100%로 바뀌었다는 걸 확인했다. 재생섬유인 레이온을 빼놓더라도 불에 잘 타는 폴리에스터 비율이 최대 78%로 지나치게 높았다. 쾌적함이나 신축성 같은 생활 기능에 치중한 나머지 불에 대한 안전성을 간과한 것이다. 방송 리포트에 담지 못한 전자담배 배터리의 폭발 위험성이나 군의 관리 규정 미비 등은 인터넷 기사 ‘와이파일’로 풀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百聞不如一見’ 전투복 연소실험
전투복을 직접 태워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처음 제보 사진을 접했을 때부터였다. 그러나 전투복 샘플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취재 기밀’을 누설해 가면서 국방부에 정식 요청도 해봤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NO". 전투복을 민간에 제공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그렇다면 아예 연소실험을 같이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역시 거절당했다. 결국 ‘익명의 경로’를 통해 어렵게 국군 신형 전투복과 미군 전투복을 구했다. 구형 전투복은 취재기자 본인의 예비군복을 ‘희생’했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실험하고 촬영까지 할 수 있는 장소를 섭외하는 일도 쉽진 않았다. 오그라든 국내 섬유 산업계가 워낙 비좁고, 이해관계에 얽혀 있어서 군의 눈치를 보는 것이었다. 섬유라는 주제가 가뜩이나 낯선 데다, 전투복 납품 업체는 물론 전문가들조차 인터뷰를 꺼리는 것도 난관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일정을 냈다. 불똥을 '뚝뚝' 떨구며 녹아내리는 국군 전투복과 미 군복이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실험을 통해 신형 전투복이 구형보다 불에 더 취약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전투복 관련 국방규격도 찾아냈다. 애당초 우리 군이 ‘방염’ 개념 없이 전투복을 만들었다는 걸 기사에 녹일 수 있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K-9 폭발 “녹는 전투복이 화상 키웠다”
보도가 나간 뒤 국방부에서 연락이 왔다. 장병 부모들이 불안해하니, 그만 보도하면 안 되겠냐고 했다. 불안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게 누구인데? 본말전도였지만, 전투복 문제가 단순히 병영 내의 일만은 아니란 점을 환기해주는 말이었다. 우리 군은 2017년 K-9 자주포 폭발사고 이후 난연 전투복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지만, 전자 승무원 2만여 명에 한정됐다. 이밖에 헬기나 전투기 조종사 등 특수 인원을 뺀 나머지 절대다수는 오늘도 불에 녹는 전투복을 입고 있다. 이번 보도의 단초가 된 전자담배 폭발 피해 병사는 물론 지난 2017년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 병사들 역시 녹아내린 전투복에 2차 화상을 입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의료진의 전문 소견도 있다. 다만, 이들을 방송 카메라 앞에 세우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다. 긴 호흡으로 설득 중이다. 불에 녹는 현행 전투복 규격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군 당국과 특정 섬유업체 사이의 유착 의혹에 대한 제보도 들어오고 있다. 다만, 이번 기사는 실험을 바탕으로 한 기획이었던 만큼 다른 매체의 인용 보도가 많진 않았다. 북한 목선 사건에 이슈를 빼앗긴 점도 작용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백기 든 軍 “내년 예산 앞당겨 전투복 개선”
국방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8월부터 불에 녹지 않는 원단 개발에 착수하고, 전투복 규격도 뜯어고치겠다고 밝혔다.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내년 예산을 앞당겨 쓰는 방안도 찾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번 전투복 개선 사업은 창군이래 처음으로 불에 안 녹는 ‘나일론+면’ 소재를 도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내용은 23일 기사화 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군은 화기(火器)를 다루는 조직이다. 전시가 아니더라도 훈련이나 병영 생활 속에서 화재나 폭발 사고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장병들이 입는 전투복은 불에 너무 취약하다. 특히 불똥을 뚝뚝 떨구며 녹아내리는 합성섬유 위주의 원단이 문제다. 작은 불씨에도 큰 화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YTN의 이번 연속 보도는 병영 내 전자담배 폭발이라는 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국군 전투복의 소재와 규격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끄집어냈다. 특히 단순히 사건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끈질긴 후속 취재와 전투복 연소실험까지 진행했다. 전투복 소재가 불에 약하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눈으로 보여 줌으로써 군 당국의 전투복 개선 사업을 이끌어 냈다. 이번 연속 보도는 사내 포상 심사를 거치고 있는 작품이다. 연소실험을 비롯한 취재 비용도 투명한 사내 행정 절차를 거쳐 지불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46회 전체 총평
제346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6월)에는 교육부의 초등학교 교과서 수정 개입에 관한 조선일보 보도 등 모두 6건이 선정됐고 심층성 등 내용 면에서는 훌륭한 작품이 많았다.
특종 보도를 놓고 경쟁하는 ‘취재보도1부문’에는 모두 12편이 제출됐으며, 최종적으로 KBS의 ‘북한 목선의 삼척항 정박’ 보도와 조선일보의 ‘교육부, 교과서 고치려 도장 도둑 날인’ 보도 등 2편이 심사를 통과했다. KBS 보도는 새삼 현장 취재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는 데서 호평을 받았다. KBS는 “해상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국방부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한 다른 언론사와 달리 기자가 직접 현지에 내려가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국방부 발표의 문제점을 드러냈으며, 부두에 정박한 북한 목선 및 주민의 사진, CCTV 영상도 최초로 확보해 결국 이낙연 국무총리의 사과까지 끌어냈다. 다른 언론사들도 북한 목선과 관련한 작품을 냈지만 후속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KBS의 현장의 생생한 상황을 전한 속보성과 기자들의 끈질긴 노력이 더 큰 호평을 받은 끝에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교육부의 교과서 수정 개입에 관한 조선일보 보도는 자칫 묻힐 수도 있었던 진실을 기자가 끈질기게 취재해서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과서 저자도 모르게 교과서를 고치는 과정에 교육부 관리들이 개입하고, 이에 대한 수사가 미진한 점을 밝힌 것은 언론의 감시 기능에 충실한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교과서 수정 논란을 원천적으로 없앨 공론화가 차제에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처럼 수상작이 나왔다. 한국일보의 ‘벤처투자 취지 역행하는 증권사 발행어음 실태’ 보도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증권사가 어음 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자의 문제의식과 이를 확인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이 돋보였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으로 뽑힌 서울신문의 ‘10대 노동 리포트’도 “청소년 노동의 현황과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짚은 대형 기획”이라는 평이 많았다. 너무 많은 주제를 망라해서 집중도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노동에 대한 중고생의 인식 조사와 스위스 사례를 통한 대안 제시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겨레의 ‘글로벌 삼성 지속 불가능 보고서’도 기업의 해외 노동실태 등을 감시한 의미 있는 보도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최종 심사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YTN데이터저널리즘팀이 낸 ‘의원님들의 주식’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 보도는 특히 인사혁신처와 국회 사무처 등으로부터 관련 정보 공개를 거부당했음에도 기자들이 직접 재산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주식을 보유한 의원 55명을 대상으로 발로 뛰어 자료를 모았으며, 보도 뒤에 당국의 제도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돋보인 작품이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고유정 사건 및 부실수사’와 연합뉴스의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두 건이 최종 심사에 올랐으나, 제주CBS는 아깝게 탈락하고 연합뉴스 작품만 확정됐다. ‘인천 수돗물 사태’는 사회적 파장이 컸으며, 더불어 사건이 발생한 최초 이틀 동안 정확하고 현장성 있는 보도로 사안을 파헤친 점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