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명장의 도자기가 아들 작품으로 둔갑”…취재의 시작
지난 5월 선뜻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지인으로부터 전해 들었습니다. ‘명장으로 선정된 명망 높은 유명 도예가가 자신의 작품인 도자기를 아들의 작품으로 거짓 출품하게 해 결국 아들이 대한민국 공예품대전에서 수상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통령상까지 수여되는 권위 있는 공모전에서 가능한 일인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사실 확인을 위해 당시 공모전 때 발간된 작품집을 찾아 해당 수상자의 작품과 그의 아버지인 명장의 작품들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공예인들을 상대로 한 취재에도 돌입했습니다.
-출품도, 심사도 ‘엉터리’
소문은 사실이었습니다. 아들의 수상작인 도자기에는 도자 명장인 아버지의 호가 작지만, 뚜렷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심사위원들도 미처 확인하지 못한 내용입니다. 취재를 계속하며 부정 출품을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대한민국 황실공예대전의 작품집에는 동일한 작품의 출품자가 아들이 아닌, 명장으로 기재돼 있었습니다. 같은 작품으로 명장과 그의 아들이 부자간에 이름을 바꿔가며 이곳저곳에 사실상 거짓 출품을 일삼고 있었습니다. 논란이 된 작품 판매도 명장 이름으로 이뤄진 사실까지 확인했습니다. ‘아들과의 협업 작품’이라고 주장하던 명장은 부인할 수 없는 증거에 부정 출품을 취재진에게 시인했고, 당시 공모전의 심사위원장도 심사가 허술했다며 문제를 인정했습니다.
-곪아터진 도덕성…명장의 ‘민낯’
명장의 도덕적 해이는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취재를 시작한 뒤 현장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관련 제보도 쏟아졌습니다. 취재진은 공예 업계 전반이 큰 타격을 입지 않도록 고민하며 이 분야 문제점을 짚어보는 연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나전칠기 분야 장인으로 인정받은 명장의 작품이라는 제품은 취재진이 찾은 서울의 한 도매시장에서 반값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광주공예협동조합이 시장 상인으로부터 물건을 떼 간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명장은 자신이 아이디어를 낸 디자인으로 공장과 협업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납득이 어려웠습니다. 명장이 운영하는 개인 공방에서는 명장과 무관한 공장의 제품이 명품으로 둔갑해 있는 모습도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고, 한국관광공사가 발급하는 명품보증서도 무단으로 도용되고 있었습니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생산해낸 제품과 품질이 보장되지 않은 제품도 명장의 이름과 관광공사의 인증 보증서 한 장만 끼워 팔면 명장의 작품으로 둔갑했습니다. 공예산업을 육성하고 장인정신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된 명장 제도와 공예품 인증 제도는 허울뿐이었고, 관리감독은 전무했습니다.
-역대 공예 공모전 수상작 분석…‘그들만의 잔치’
논란이 된 두 명장은 광주공예협동조합의 현 이사장과 초대 이사장입니다. 도자 명장의 아들 수상 논란에 이어 나전칠기 명장 가족들의 수상한 수상도 잇따라 확인됐습니다. 초대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중 사실상 자신이 주관한 공모전에서 셀프 수상은 물론 아들과 딸, 사위까지 수상자에 단골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취재진이 접촉한 공예인들은 역대 공모전의 수상자 명단을 분석해보면 공예계의 실상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광주광역시는 1년에 수억 원씩을 지원하면서도 공모전의 수상자 명단조차 제대로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공예협동조합에서는 ‘자료를 분실했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어렵게 확보한 최근 6년간의 입상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조합 간부들의 자녀 수상자, 중복 수상자, 지속적인 연속 수상자 등을 확인했습니다. 상식적이지 않은 중복 수상, 매년 연속 수상 등 단골 수상자들이 추려졌습니다. ‘나눠먹기’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광주공예협동조합의 등기부등본을 통해 같은 기간 이사·감사들의 명단과 수상자들의 명단을 비교해 일치하는 이름들을 확인했습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예 공모전이 권력과 그 주변부에 있는 소수 공예인들의 잔치, 또 그들의 가족 잔치로 변질돼 있는 실태가 KBS 취재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두 명장을 비롯한 당사자들을 여러 차례 직접 만나 취재했습니다. 공예협동조합의 감사 재직 기간에 연속으로 수상했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공예인은 보도에서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광주와 서울 등 현장을 오가며 취재했습니다. 기타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KBS는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4일까지 2주에 걸쳐 ‘명장의 민낯’이라는 타이틀로 연속기획을 진행했습니다. 2회의 속보 리포트를 포함해 10회의 리포트를 제작하고 기자의 스튜디오 출연으로 보도를 일단락했습니다.
지역 명장들의 도덕성 문제와 공예업계 전반의 부조리를 다룬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KBS 보도로 명장들에 대한 자격 취소 논의 절차와 광주공예협동조합 전반에 대한 제재 조치가 예고되자 타 매체들은 일제히 추종 보도했습니다.
<주요 추종보도 리스트>
명장 가족 줄줄이 입상…광주 공예협동조합 '수상한 공모' 물의(7월 4일, 연합뉴스)
2. '가족특혜 물의' 광주공예협동조합 보조금 중단·명장취소 제재(7월 4일, 뉴시스)
3. 광주시, 공예 관련 사업 대폭 개선(7월 4일, 광주CBS)
4. 광주시, 공예사업 대폭 개선…공예명장 부도덕 논란 대응(7월 5일, 전남일보)
5. 광주시, 공예명장 제도 손 본다(7월 5일, 광주매일신문)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명장, 광주공예협동조합 이사장직 ‘사의’…아들 수상도 취소키로
광주공예협동조합은 지난 2일 긴급이사회를 열었습니다. 자신의 도자기를 아들의 작품으로 거짓 출품하게 했다는 논란의 당사자인 조합 이사장(도예 명장)은 사의를 밝혔습니다. 아들의 수상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명장 자격 박탈 논의’ 절차 돌입
KBS 보도로 공예 분야의 문제점이 잇따라 드러나자 광주광역시는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신속하게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이 달 중으로 특별심의위원회를 열어 두 명장의 자격 박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향후 명장 선정 전 실력과 함께 도덕성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공예협동조합에 공모전 맡기지 않기로…지원도 중단
공예협동조합에 대한 지원도 전면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광주시가 공예협동조합에 위탁해 사실상 독점구조로 이뤄져 온 관광기념품공모전과 공예품대전의 주관단체는 공모를 통해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또 명장이 남의 작품을 자신의 작품처럼 판매하거나 한국관광공사의 보증서를 무단으로 사용해 제품을 판매해온 공예품 판매장 2곳의 운영도 더 이상 조합에 맡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년부터 5년간 조합에 대한 보조금 사업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소비자 피해 우려’ 관광명품 보증서 부정 사용 대책 마련
한국관광공사는 관광명품 인증 보증서를 부정 사용해온 나전칠기 명장에게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관광공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증서 무단 사용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관광명품 인증을 받은 작품은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취재팀은 8건의 리포트 내용을 2개의 리포트로 압축, 전국 뉴스로도 보도해 공예업계 전반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취재팀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일회성 보도로 그칠 수 있는 사안을 심층 취재해 완성도 높은 연속기획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일상적인 취재보도 시스템에서 접근하기 쉽지 않고, 좀처럼 실체 확인이 어려운 공예업계 내부의 문제점을 끈질기게 취재해 명장제도와 공예분야에 대한 개선과 개혁의 계기를 획기적으로 마련한 모범적인 보도라고 자체 평가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과 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6회 전체 총평
제346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6월)에는 교육부의 초등학교 교과서 수정 개입에 관한 조선일보 보도 등 모두 6건이 선정됐고 심층성 등 내용 면에서는 훌륭한 작품이 많았다.
특종 보도를 놓고 경쟁하는 ‘취재보도1부문’에는 모두 12편이 제출됐으며, 최종적으로 KBS의 ‘북한 목선의 삼척항 정박’ 보도와 조선일보의 ‘교육부, 교과서 고치려 도장 도둑 날인’ 보도 등 2편이 심사를 통과했다. KBS 보도는 새삼 현장 취재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는 데서 호평을 받았다. KBS는 “해상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국방부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한 다른 언론사와 달리 기자가 직접 현지에 내려가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국방부 발표의 문제점을 드러냈으며, 부두에 정박한 북한 목선 및 주민의 사진, CCTV 영상도 최초로 확보해 결국 이낙연 국무총리의 사과까지 끌어냈다. 다른 언론사들도 북한 목선과 관련한 작품을 냈지만 후속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KBS의 현장의 생생한 상황을 전한 속보성과 기자들의 끈질긴 노력이 더 큰 호평을 받은 끝에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교육부의 교과서 수정 개입에 관한 조선일보 보도는 자칫 묻힐 수도 있었던 진실을 기자가 끈질기게 취재해서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과서 저자도 모르게 교과서를 고치는 과정에 교육부 관리들이 개입하고, 이에 대한 수사가 미진한 점을 밝힌 것은 언론의 감시 기능에 충실한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교과서 수정 논란을 원천적으로 없앨 공론화가 차제에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처럼 수상작이 나왔다. 한국일보의 ‘벤처투자 취지 역행하는 증권사 발행어음 실태’ 보도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증권사가 어음 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자의 문제의식과 이를 확인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이 돋보였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으로 뽑힌 서울신문의 ‘10대 노동 리포트’도 “청소년 노동의 현황과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짚은 대형 기획”이라는 평이 많았다. 너무 많은 주제를 망라해서 집중도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노동에 대한 중고생의 인식 조사와 스위스 사례를 통한 대안 제시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겨레의 ‘글로벌 삼성 지속 불가능 보고서’도 기업의 해외 노동실태 등을 감시한 의미 있는 보도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최종 심사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YTN데이터저널리즘팀이 낸 ‘의원님들의 주식’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 보도는 특히 인사혁신처와 국회 사무처 등으로부터 관련 정보 공개를 거부당했음에도 기자들이 직접 재산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주식을 보유한 의원 55명을 대상으로 발로 뛰어 자료를 모았으며, 보도 뒤에 당국의 제도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돋보인 작품이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고유정 사건 및 부실수사’와 연합뉴스의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두 건이 최종 심사에 올랐으나, 제주CBS는 아깝게 탈락하고 연합뉴스 작품만 확정됐다. ‘인천 수돗물 사태’는 사회적 파장이 컸으며, 더불어 사건이 발생한 최초 이틀 동안 정확하고 현장성 있는 보도로 사안을 파헤친 점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