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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 후보작 제346회 · 2019년 6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 4-06

상담실의 악마, 그루밍 성폭력

한국일보 사회부

공적설명서

기자가 직접 쓴 취재 착수 경위와 제작 과정

취재착수 · 단독취재; 단독기획
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어느 피해자의 ‘6년 늦은 고백’ “사실은 아직도 무서워요. 그 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50대 중년 남자를 길에서 마주칠 때면 그대로 온몸이 얼어붙어요. 늘 불안하죠. 어디선가 불쑥 그 사람이 나타나 말이라도 걸까봐.” 줄곧 건조하고 담담했던 그의 목소리가 눈에 띄게 흔들리기 시작한 건, 6년 전 그날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상담실 성폭력 피해자 A씨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했던 것은 지난 5월 초, 그는 간곡한 설득 끝에 마침내 용기를 내어 기자와 직접 마주앉았습니다. 몇 번을 망설인 끝에 물었습니다. “가족처럼 가까운 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피해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요?” A씨는 그렇다고 했습니다. 오직 두 사람뿐이었던 밀실에서 일어났던 일들은 끔찍했습니다. 수년의 세월 동안 켜켜이 쌓여있던 분노를 한꺼번에 토해내기라도 하듯, A씨는 이따금씩 두 눈을 벌겋게 붉히며 거친 숨을 몰아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한껏 움츠러든 목소리로 고백했습니다. ‘여전히 무섭다’고 말입니다. 지난 4월, A씨를 담당해왔던 박대령 상담사(이아당 심리상담센터)는 그를 대신해 A씨가 당했던 피해 사실을 기자에게 제보해왔습니다. A(30)씨가 심리상담사 B(56)씨에게 당한 것은 명백한 ‘성폭력’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A씨는 ‘그것이 치료였다’고 믿었습니다. 아니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신과 약도 듣질 않아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이었어요. 날 치료해야 할 사람에게 당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자신이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납득하게 된 후에도 경찰 신고는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소송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길 방법이 없더라고요. 아무런 증거가 없으니까.” ‘상담실’이라는 밀실에서 일어난 그 일들은 오직 그의 기억에만 선명한 흔적을 남기고 연기처럼 흩어져버렸습니다. 그 흔한 녹음도, 상담기록도, CCTV 영상도 없었습니다. “비슷한 피해자가 분명 더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었겠죠.” 당시 A씨는 그저 웅크리고 누워 이 모든 고통이 서서히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깊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그는 당시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는 전혀 마주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대인기피증까지 겪게 됐습니다. ◇ 지금껏 ’명명’되지 않았던 범죄, “상담실 성폭력” A씨가 자신의 피해 경험을 알리기까지는 자그마치 6년이 걸렸습니다. 그 사이 B씨는 한국전문기자협회가 수여하는 표창을 받고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에 ‘심리 상담 전문가’로 여러 차례 출연했습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며 옷을 벗게 하고, ‘타인과의 접촉이 필요하다’며 몸을 만진 상담사가 과연 B씨뿐이었을까. 그간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져왔던 걸까. 2~3년 전부터 심리상담사에 의한 성범죄 사건이 끊이지 않고 보도됐지만, 그중 대부분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무죄를 선고받으며 유야무야 일단락되기 일쑤였습니다. 단순한 ‘성범죄’라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치료하는 자와 치료받는 자는 일종의 ‘갑을(甲乙) 관계’에 놓입니다. 가해자들은 ‘심리적 무력 상태’에 있는 내담자의 의존 상태를 이용해 그들을 성적으로 착취했지만, 피해자들은 ‘그것 또한 치료의 일환’이라 애써 믿다가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A씨의 고백을 가해 상담사 B씨만의 일탈 사례로만 다룰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제대로 ‘명명’되지 않았던 이 범죄, ‘상담실 성폭력’을 심층적으로 분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담사가 내담자를 심리적으로 길들이는 방식과 이와 같은 범행을 묵과해온 상담업계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기 위한 취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습니다. ◇ ‘법 바깥’ 상담실은 ‘밀실 무법지대’라고? 가장 먼저 피해자 A씨의 제보를 적극적으로 도왔던 박대령 상담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A씨가 B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직후, A씨의 트라우마를 치료했던 심리상담사였습니다. 박씨는 ‘상담실 내 성폭력’ 문제야말로 업계관계자 모두가 알고 있지만 함께 쉬쉬할 수밖에 없는 일종의 ‘뇌관’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자문에 참여한 이승욱 닛부타의숲 상담클리닉 대표 또한 “상담업 전반에 대한 평판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업계인들은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척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말이 좋아 심리상담센터지, 장담컨대 점집만큼이나 많아요. 기자님도 마음만 먹으면 하루 만에 심리상담센터 하나 뚝딱 열 수 있다니까요. 그러니 저 같은 상담사들도 상담센터 간판을 보면 참 기분이 묘해요. 저 안에서 대체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지 걱정부터 되고요.” 박씨는 상담관련법이 엄격한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누구든지 원하기만 하면 바로 ‘심리상담사’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취재를 해보니 심리 상담 자격은 대부분이 민간 ‘사설 자격증’인데, 유명학회가 발행하는 공신력 있는 3~4개의 자격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기본 소양 검증조차 하지 않는 ‘엉터리’였습니다. 심지어 상담센터의 경우는 자격 없이 신고만 하면 열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법 바깥의 ‘밀실 무법지대’와 다름없었던 것이었습니다. 박씨는 업계 내에선 A씨의 사례와 비슷한 일들이 암암리에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범행이 계속되지 않는 한 대부분의 피해자는 나서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내담자들 대부분은 ‘정신적 식민지 상태’에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아픈 이들은 대개 스스로를 ‘잘못된 사람’이라고 여깁니다. 죄책감이나 수치심의 감정이 극도로 커져 있기 때문에 이들은 타인의 공격을 받으면 그저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 이런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는 거구나’라고 인식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피해 상황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는 뜻이지요. ◇ 괴물을 낳은 ‘시스템’을 해부하다 박 상담사의 증언을 디딤돌 삼아 학계 전문가, 업계 실무자를 상대로 한 실태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상담실 성폭력’이라는 괴물을 낳은 ‘시스템’의 이면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범행을 저지른 이들이 왜 제때 처벌되지 않았는지, 어째서 버젓이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는지 밝히고자 했습니다. 가장 먼저 2016년 9월, 유명 정신분석가 M씨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처음 보도됐을 당시 국회에서 열린 ‘한국 상담가의 성윤리의식 실태와 내담자 법적 보호’ 토론회 자료부터 입수했습니다. M씨 사건의 피해자를 대리해 형사 소송과 민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던 임주환 변호사를 만나, ‘한국의 내담자 법적 보호 현황’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우리 형법으로는 상담실 내 성폭력이 ‘준강간’이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중 어느 쪽으로도 처벌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상담실 성폭력 성범죄 판례 대부분을 입수해 면밀하게 분석했습니다. 검찰 단계에서 불기소 처분된 사건들과 기소는 됐어도 무죄를 선고받았던 사건들을 분류해 형법 전문가인 김슬기 대전대 교수에게 의뢰했습니다. 김 교수는 ‘성폭력범죄의 행태 태양에 대한 연구’ 등 여러 편의 성폭력법 관련 논문을 발표한 이 분야 전문가입니다. 김 교수는 ◀’준강간’의 경우 우리 판례가 ‘항거 불능’의 사유를 좁게 인정하기 때문에 혐의 적용이 힘들다는 점 ◀오히려 ‘업무상 위계, 위력에 의한 간음’를 적용할 때 인정될 확률이 훨씬 높지만 ‘심리상담사-내담자’의 관계를 ‘업무 관계’로 해석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점 ◀때문에 ‘상담사-내담자’간에 발생하는 성범죄를 처벌할 별도 법조항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해주었습니다. 또한 성관계에 있어 설사 내담자의 ‘동의’가 있었더라도,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강한 ‘전이 감정’을 느끼거나 의존성을 띨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하자가 있는 동의였는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전문가인 김 교수의 자문을 통해, 상담실 성범죄 사건에서 문제되는 법적 쟁점들을 총망라할 수 있었습니다. ◇ 시장은 커지는데... ‘사짜’ 판치는 상담업계 업계 종사자들을 만나 ‘자격 없는 비전문가’가 판칠 수밖에 없는 업계 현실에 대해서도 취재했습니다. 한국상담학회장인 김인규 전주대 교수와 한국상담학회 고정미 사무국장, 한국상담진흥협회장을 맡고 있는 권수영 연세대 교수, 학계에서 잔뼈가 굵은 심리상담학자인 이상민 고려대 교수를 각각 만나 2~3시간 이상 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들은 ◀상담 분야를 ‘준의료행위’로 규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상담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과 ◀심리 상담 관련 자격을 의사나 간호사와 같은 ‘독점 자격’으로 만들어 국가가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심리상담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 정작 전문성은 담보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자성이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상담실 성폭력’은 학계 전문가로서 가장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라며 “그간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상담분야를 전반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학계 전문가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는 약 250여 쪽 분량의 관련 분야 논문을 분석했습니다. 무려 2,400여개에 달하는 민간 상담 자격증 실태와 상담법 법제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정리해 기사에 녹였습니다. 본지가 단독 취재한 A씨의 사례와, 그간 언론에 보도됐던 심리상담사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종합해 상담실 성범죄 케이스를 유형별로 분류하기도 했습니다. 주로 ◀내담자가 상담사를 상대로 느끼는 ‘전이감정’(내담자가 상담사를 부모 또는 연인처럼 느끼고 의존하려는 현상)을 역으로 이용하거나 ◀성적 접촉이 치료의 일환인 것처럼 속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전문가들 여럿의 자문을 거쳐,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접촉은 그 어떤 경우에도 ‘치료의 방식’이 될 수 없다는 사실과 내담자가 보이는 ‘전이 감정’은 반드시 실제 감정과 분리해서 인식해야 한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 ‘상담실의 악마’ 그루밍 성폭력을 말하다 이렇게 취재한 내용들은 [상담실의 악마, 그루밍 성폭력] 기획으로 묶여 5월 22일부터 24일까지 총 3회에 걸친 기획기사로 보도되었습니다. 상편 <심리상담사의 기괴한 요구 “속옷 벗고 성기 그림 그려라”>(본보 5월 22일자 1면, 5면 전면)에서는 단독취재한 A씨의 피해사례와 상담실 내 그루밍 성폭력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담았고, 중편 <줄줄이 불기소 처분… 법망 빠져나가는 ‘상담실 성범죄’>(본보 5월 23일자 11면)편에서는 주요 판결들을 분석한 내용과 상담실 성범죄 처벌을 위한 입법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으며, 하편 <강간미수 전과자가 심리상담 센터 열어도 못 막아… 허술한 자격 제도부터 손봐야>(본보 5월 24일자 10면 전면)에서는 한국상담학회장 김인규 전주대 교수와 고정미 사무국장, 권수영 연세대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업계 전반의 문제점에 대해 짚었습니다. (**7월 3일자 후속보도와 관련해서는 2번 항목에서 서술하겠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사건 당사자들의 증언, 철저한 ‘크로스체크(Cross check)’ 사건 특성상 당사자의 증언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사실 관계를 여러 차례 ‘크로스 체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A씨가 피해를 당한 직후인 2014년 초, 그를 담당해 트라우마 치료를 진행했던 박대령 상담사를 만나 두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당시 상황을 대조했습니다. 박 상담사는 B씨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하고 정신적 충격상태에 빠져 있던 A씨로부터 가장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제3자입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대부분 일치했습니다. 사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직접 가해 상담사인 B씨와도 접촉했습니다. 기자는 B씨가 운영하고 있는 수도권 두 곳의 상담센터를 방문했으나, B씨가 끝내 대면 취재에 응하지 않아 B씨의 개인 연락처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B씨는 이 과정에서 “성기를 그리는 것은 한국여성민우회 쪽에서도 권장하고 있는 상담 기법 중 하나다”라고 해명했습니다. 50대 남성 상담사인 본인이 보는 앞에서 20대 중반의 여성 내담자로 하여금 스스로 옷을 벗고 성기 그림을 그리게 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여성민우회 쪽에 확인한 결과 B씨의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민문정 여성민우회 대표는 “성기 그리기는 여성이 자신의 몸을 알아가기 위해 홀로 해보는 성교육의 한 방법일 뿐 심리 치료 방법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다른 사람, 특히 남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기를 그리게 한 것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기 위한 고의적 행위로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가해 상담사 B씨와 관련된 판결문을 모두 입수해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B씨가 사기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결문에는 B씨가 여성 내담자에게 성기를 그려보게 하고, 음란물이 포함된 외장하드 등을 건네줬다는 사실이 명시돼 있습니다. 다만, 이 재판은 성폭력 혐의가 아닌 사기 혐의로 기소된 건이었기 때문에 성추행 성립 여부가 주요 쟁점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B씨가 상담과정에서 성추행을 상습적으로 저질렀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유의미한 증거자료로서 기능했습니다. 수사기관이 개입돼 있는 사건이 아니었기에 피해자 및 관련자의 증언과 가해자의 해명을 꼼꼼하게 확인했습니다. 피해자 A씨가 “만약 추가 피해자가 더 나오게 된다면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생각해보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모든 취재 내용은 녹음, 사진, 텍스트 파일 등의 기록 자료로 남겨 두었습니다. ◇정신분석가 M씨 상대 민사 손해배상 재판 승소 결과도 후속보도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라, 본보는 지난 6월 12일에 나온 상담실 성폭력 관련 민사 재판 승소 결과까지 챙겨 후속 보도 했습니다. 2016년 준강간 혐의로 경찰조사까지 받았던 M씨를 상대로 민사 손해배상 재판에 승소한 임주환 변호사를 인터뷰해 (본보 7월 3일자 10면 톱 <”상담사의 그루밍 성범죄 배상 판결 다른 사건 승소에 디딤돌 되어야죠”>) 확연히 달라진 법원의 판단에 대해 알렸습니다. 판결 결과를 다룬 스트레이트 기사는 여러 언론사에서 나왔지만, 사건 담당 변호사를 직접 만나 재판 결과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보도한 언론사는 한국일보뿐이었습니다. 임 변호사는 지난 7월 1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이번 판결은 심리상담사의 내담자 보호의무를 이전에 비해 넓게 해석하고, 엄격하게 따져 물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며 “형사 재판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민사에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최초’기도 하다”고 밝혔습니다. 임 변호사는 “입법도 물론 필요하지만, 이번 판결과 같은 전향적인 판례를 쌓아 나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기자는 임주환 변호사가 맡은 M씨 상대 민사 재판 일정을 취재 초기 단계부터 인지하고 있었으며, 6월 12일 항소심 선고 이후 상고 여부가 확정되는 6월 말까지 상황을 지켜보며 후속 취재를 진행해왔습니다. ◇취재원 신변 보호에 만전, 법무팀과의 협의 끝에 가해 상담사는 익명처리 가해 상담사의 실명은 명예훼손 가능성이 커 부득이하게 알파벳 처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피해자의 실명은 취재원 보호 원칙상 취재 단계에서부터 비실명 보도를 전제로 했습니다. 피해자 A씨가 본인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기 때문에, B씨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때에도 A씨의 신원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전혀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기사 초고에서는 가해 상담사의 성씨와 활동 이력, 상담센터의 위치 등을 모두 기재했으나, 이는 추후 사내 법무팀과 논의를 거쳐 빼게 되었습니다. 가해 상담사의 성씨가 특이 성씨였기 때문입니다. 사건 당사자인 A씨와 B씨를 제외하고 기자가 직접 취재한 모든 취재원의 이름은 실명으로 보도했습니다. A씨와 그의 제보를 도왔던 박대령 상담사는 각각 3시간에 걸쳐 심층 인터뷰 했으며, 김인규 한국상담학회장과 권수영 한국상담진흥협회장, 고정미 한국상담학회 사무국장과 이상민 고려대 교수, 김슬기 대전대 법학과 교수와 이승욱 닛부타의숲 상담클리닉 대표, 심리학 석사 출신 웹툰 작가 이서현씨(필명 ‘서늘한여름밤’) 등 7명의 전문가 취재원들은 가급적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직접 취재했습니다. 기록으로 남은 녹음 파일의 길이만 총 13시간 정도이며, 취재를 진행하며 분석한 자료는 약 300여 쪽에 달합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독 취재한 사례에 대한 타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타보도에 관한 표절 여부도 해당사항 없습니다. 본보 보도가 나간 이후 서울신문에서도 상담사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보도(5월 30일)했으며,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팀은 취재기자를 직접 섭외하기도 했습니다. 이 라디오 제작진은 기자에게 ‘단독취재한 사례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는데, 기사에 나온 내용 이외의 이야기를 방송에서 하게 된다면 피해자가 특정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출연 제의는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지난 6월 말에는 KBS 탐사보도 프로그램 <추적 60분> 제작진으로부터 ‘그루밍 성폭력’ 관련 회차를 제작하고 있다며 취재내용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습니다. [상담실의 악마, 그루밍 성폭력] 1회 보도는 출고되자마자,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걸리며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포털 사이트 ‘다음’ 집계 결과, 해당 보도는 누적 조회수 77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댓글도 수 백 개 달렸습니다. 네티즌들은 치료를 빙자해 환자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상담실 성폭력’에 대한 공분을 금치 못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본보 보도는 업계와 학계 전반에서 ‘그루밍 성폭력’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간 평판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학계는 본보 보도를 접하고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상담업계 주요 학회인 한국심리학회와 한국상담학회는 회원 전용 홈페이지에 본보 보도를 게재하고, 학회원들에게 ‘상담 과정에서 윤리 강령을 더욱 엄격히 지킬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국상담학회 측은 공식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담실 그루밍 성폭력’에 대해 알리는 카드뉴스를 올려, 피해 사례 제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학회 측은 “만약 상담과정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면 학회 윤리위원회에 반드시 신고해달라”고 알렸습니다. ‘상담사 노조’ 설립 과정에도 기여했습니다. 닛부타의숲 상담클리닉 이승욱 대표의 추진으로 현재 설립 준비 단계에 있는 ‘상담사 노조(가칭)’는 8월 중 설립준비위원회를 꾸려 하반기 중 공식 출범할 예정입니다. 이 노조는 ◀상담사들의 권익 보호 ◀상담사 전문성 제고를 위한 수련 프로그램 마련 ◀윤리적인 상담활동을 위한 강령 확립을 선결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노조 설립을 준비 중인 관계자는 “이 보도를 계기로 내담자의 윤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성폭력을 저지른 상담사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상담학도로서의 자전적 이야기를 만화로 연재해 큰 인기를 모았던 작가 이서현(필명 ‘서늘한여름밤’)씨는 본보 보도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포스팅했습니다. 이 작가의 포스팅은 1,200여 차례 공유되면서 트위터 상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 기준과 성범죄 보도준칙을 준수했습니다. 공정보도, 정당한 정보수집, 올바른 정보사용, 취재원 보호 등과 관련된 내용은 2번 항목에 함께 설명돼 있습니다. 해당 보도는 편집국 내 젠더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현재 월간 특종상 후보로 출품돼 있는 상탭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 중재 피신청 등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6회 전체 총평

제346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6월)에는 교육부의 초등학교 교과서 수정 개입에 관한 조선일보 보도 등 모두 6건이 선정됐고 심층성 등 내용 면에서는 훌륭한 작품이 많았다. 특종 보도를 놓고 경쟁하는 ‘취재보도1부문’에는 모두 12편이 제출됐으며, 최종적으로 KBS의 ‘북한 목선의 삼척항 정박’ 보도와 조선일보의 ‘교육부, 교과서 고치려 도장 도둑 날인’ 보도 등 2편이 심사를 통과했다. KBS 보도는 새삼 현장 취재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는 데서 호평을 받았다. KBS는 “해상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국방부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한 다른 언론사와 달리 기자가 직접 현지에 내려가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국방부 발표의 문제점을 드러냈으며, 부두에 정박한 북한 목선 및 주민의 사진, CCTV 영상도 최초로 확보해 결국 이낙연 국무총리의 사과까지 끌어냈다. 다른 언론사들도 북한 목선과 관련한 작품을 냈지만 후속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KBS의 현장의 생생한 상황을 전한 속보성과 기자들의 끈질긴 노력이 더 큰 호평을 받은 끝에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교육부의 교과서 수정 개입에 관한 조선일보 보도는 자칫 묻힐 수도 있었던 진실을 기자가 끈질기게 취재해서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과서 저자도 모르게 교과서를 고치는 과정에 교육부 관리들이 개입하고, 이에 대한 수사가 미진한 점을 밝힌 것은 언론의 감시 기능에 충실한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교과서 수정 논란을 원천적으로 없앨 공론화가 차제에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처럼 수상작이 나왔다. 한국일보의 ‘벤처투자 취지 역행하는 증권사 발행어음 실태’ 보도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증권사가 어음 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자의 문제의식과 이를 확인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이 돋보였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으로 뽑힌 서울신문의 ‘10대 노동 리포트’도 “청소년 노동의 현황과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짚은 대형 기획”이라는 평이 많았다. 너무 많은 주제를 망라해서 집중도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노동에 대한 중고생의 인식 조사와 스위스 사례를 통한 대안 제시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겨레의 ‘글로벌 삼성 지속 불가능 보고서’도 기업의 해외 노동실태 등을 감시한 의미 있는 보도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최종 심사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YTN데이터저널리즘팀이 낸 ‘의원님들의 주식’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 보도는 특히 인사혁신처와 국회 사무처 등으로부터 관련 정보 공개를 거부당했음에도 기자들이 직접 재산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주식을 보유한 의원 55명을 대상으로 발로 뛰어 자료를 모았으며, 보도 뒤에 당국의 제도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돋보인 작품이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고유정 사건 및 부실수사’와 연합뉴스의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두 건이 최종 심사에 올랐으나, 제주CBS는 아깝게 탈락하고 연합뉴스 작품만 확정됐다. ‘인천 수돗물 사태’는 사회적 파장이 컸으며, 더불어 사건이 발생한 최초 이틀 동안 정확하고 현장성 있는 보도로 사안을 파헤친 점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회차 수상작 2019년 6월

제346회(2019년 6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1부문 · 2편
교육부, 교과서 고치려 도장 ‘도둑 날인’
1-04 조선일보 김형원
北목선 삼척항 정박
1-05 KBS 한승연·윤봄이·김중용·정면구·김남범
경제보도부문 · 1편
‘벤처투자 취지 역행’ 증권사 발행어음 실태
3-03 한국일보 이상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10대 노동 리포트 – 나는 티슈노동자입니다
4-05 서울신문 박재홍·홍인기·김지예·기민도·고혜지
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심사받으셨습니까” 의원님들의 주식
5-05 YTN 함형건·이승배·김태형·시철우
지역 취재보도부문 · 1편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6-07 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 손현규·홍현기·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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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 목포 부동산 매입 의혹
후보 취재보도1부문
성접대 받고 단속정보 흘린 경찰
후보 취재보도1부문 MBN
정부, 헝가리에 “선장 뺑소니·부실구조도 수사해달라” 등
후보 취재보도1부문 중앙일보
교육부, 교과서 고치려 도장 ‘도둑 날인’
수상 취재보도1부문 조선일보
北목선 삼척항 정박
수상 취재보도1부문 KBS
커지는 의료불신
후보 취재보도1부문 YTN
해경 상황보고서 입수...軍이 '딴소리'한 北목선 정박지·고장여부, 해경이 이미 다 알려줬었다.
후보 취재보도1부문 조선비즈
YG 마약 사건 수사 무마 의혹
후보 취재보도1부문 KBS
한국형 차세대 원전 핵심기술 유출...탈원전에 무너진 원전 생태계
후보 취재보도1부문 세계일보
靑 행정관 국방부 백브리핑 잠입·北 주민 상륙귀순 등 북한 목선 귀순 사건
후보 취재보도1부문 SBS
수임 몰아주고, 비용 안 챙기고… 교육부 소송 난맥
후보 취재보도1부문 한국일보
전자담배 '펑' 육군 병사 중화상…불타버린 전투복 (외 5건)
후보 취재보도1부문 YTN
前프로선수, 야구교실 차려 유소년에 금지약물 투약
후보 취재보도2부문 CBS
역주행하는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환경부, ‘재생 페트’ 식품용기 포기
후보 취재보도2부문 JTBC
대형 여행사의 ‘도’ 넘은 갑질..해외여행 망친다
후보 경제보도부문 SBS
공공기관 가짜장부
후보 경제보도부문 이투데이
‘벤처투자 취지 역행’ 증권사 발행어음 실태
수상 경제보도부문 한국일보
제철소 ‘고로 브라더’ 논란
후보 경제보도부문 동아일보
아동 성범죄자 그 이후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글로벌 삼성 지속 불가능 보고서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예맨 난민 1년 보고서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IN
이른둥이 성장 추적 리포트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10대 노동 리포트 – 나는 티슈노동자입니다
수상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설계도와 따로 노는 타워크레인, 멈춰 선 건설현장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성매매와 검은 유착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예배당 도로점용 영원히 허락”...<사랑의 교회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유명 연예인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 등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심사받으셨습니까” 의원님들의 주식
수상 기획보도 방송부문 YTN
‘한보그룹’ 일가 체포·도피·재산은닉 추적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채널A
인구절벽에 선 교육, 위기에서 기회로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EBS
강원도 삼척항 입항 북한 선원 육성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MBC강원영동
강원관광대 ‘총체적 비리’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강릉
30년 넘게 묵인...‘추자도 석산의 비밀’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제주
경남 양산 원도심 지반침하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가족잔치 공모전부터 가짜 보증서까지...‘명장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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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사건’ 및 부실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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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수상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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