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0)
"삼척항 인근서 발견..경계작전 문제 없어"
2019년 6월 15일 삼척 앞바다에서 표류하던 북한목선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조업하던 우리 어민이 발견해 신고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군 당국은 17일 브리핑에서 북한목선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부 비판이 있지만, 전반적인 해상 경계작전에도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상황은 그렇게 마무리되는 듯 했습니다.
"거짓말...북한목선 스스로 부두에 정박"
KBS는 17일 군 발표와는 별개로 다시 한번 확인 취재에 나섰습니다. 삼척항 현지 취재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어민들의 얘기는 달랐습니다. 다수의 어민들은 "정부 발표와 언론 보도는 거짓말"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북한어선이 삼척항으로 스스로 항해해 들어왔다"라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의혹은 관계기관 등을 취재한 결과, 사실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KBS는 추가 취재를 통해 17일 밤과 18일 아침,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직접 들어와 정박까지 했다는 의혹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어 18일 저녁, 부두에 정박한 북한 주민과 목선 사진, 또 CCTV영상 역시 최초로 확보해 보도했습니다. 취재진은 후속 보도를 이어갔고, 제기한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습니다.
총리·국방장관 "국민께 사과"…대통령 "철저 점검"
취재진은 추가 취재와 속보를 이어갔습니다. 축소·은폐과 청와대 행정관의 국방부 브리핑 참석 논란 등 파장이 확산됐고 타사 보도도 잇따랐습니다. 해상판 '노크 귀순'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경계에 큰 문제가 없다던 군은 '경계 실패'를 인정했고, 국방부장관은 6월 20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민들께 큰 심려를 드렸다며 "깊게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께 제대로 알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 문제점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정부는 합동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다시 한 번 국민께 사과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야당의 국정조사 추진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상황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초기 어민 일부가 익명을 요구했지만, 복수의 어민 취재를 통해 팩트를 재확인하며 진실을 파악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이해관계 없고, 직접 현장 취재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북한목선의 ‘삼척항 진입 및 정박’ 관련 선행 보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KBS보도 이후 타매체 반향은 폭발적이었습니다. 6월 17일 밤 9시 뉴스부터 관련 의혹을 연이어 보도하자, 타 매체들도 이튿날부터 확인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KBS가 방송한 CCTV화면과 북한 어민 사진 등의 뉴스 화면을 캡처하는 등 인용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KBS 기사 내용이나 인터뷰 내용을 직접 인용한 보도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보도 이후 타사 기자들의 격려가 이어졌습니다. 또 KBS가 보도한 사진과 CCTV화면을 공유하자는 제안이나 요청도 정말 많았습니다. 최초 사진을 제공한 어민의 허락을 받아, 취재진이 보도한 사진을 타사 기자들과 공유했고, CCTV 제공처도 공개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애초 경계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힌 군 당국은 kbs 보도 이후 사실상 경계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국방부 장관과 국무총리는 대국민 사과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문제점이 없었는지 철저한 점검을 지시했고, 국가안보실 1차장을 엄중 경고 조치했습니다.
정부는 7월 3일 북한목선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계 작전 실패를 인정해 8군단장 등 주요 지휘관들을 경고 조치하거나 보직 해임했습니다. 또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적절하고 안이한 판단으로 잘못된 부분은 있었지만,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
정부는 이런 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다시 한 번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또 경계근무 태세 등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만큼,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특히 군 당국은 해상해안 감시 전력을 대폭 증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야당의 국정조사 추진 등 파장은 계속되는 양상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 보도는 관계기관 발표에 의존하지 않고, 의문을 제기하고 실제 검증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KBS 본사와 지역국 간 협업도 주효했습니다. 국방부 등 관계기관 출입기자와 삼척항 현지의 지역국 기자들이 서로 취재 내용을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확인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KBS 취재진은 보도 초기부터 삼척항 어촌계장과 수협 조합장, 자망연합회장 등을 포함한 30명 넘는 일반 어민을 전화 또는 대면 취재했습니다. 또 당시 낚시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20여 명을 수소문해 취재했습니다. 이 가운데 북한어선 목격자를 상당수 확인했고,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이런 것을 토대로 삼척항 진입과 정박 의혹을 제기했고,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없었고 반론 신청이나 중재위 피신청 사항 등도 없었습니다.
취재후기
(346회) ‘北목선 삼척항 정박’ / KBS강릉
‘北목선 삼척항 정박’
KBS강릉 보도부 정면구 기자
월요일이었던 그날은 다른 아이템을 취재할 예정이었습니다. 출발하는 와중에 일명 ‘꽝’이 났습니다. 취재팀은 이틀 전 삼척 앞바다에서 발견됐다고 보도된 북한 목선을 취재하기로 했습니다. ‘강원도 최남단까지 뚫렸다’ 정도는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삼척항에 도착했습니다. 목선 흔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취재진도 볼 수 없었습니다. 커다란 방송용 카메라를 들고 다니자, 어민들이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북한 어선 벌써 끌고 갔다’면서 너무 늦었다고 했습니다. 어민들은 한목소리로 항의했습니다. 정부 발표와 언론 보도가 모두 거짓말이라고 했습니다. 북한 목선이 알려진 것과 달리 ‘삼척 앞바다’가 아니라 ‘삼척항’에서 발견됐다는 겁니다. 최초 신고자도 조업 중이던 어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목선이 부두에 정박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설마 그랬을까’라고 의심했습니다. 취재할수록 사실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북한 목선 삼척항 정박’ 보도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축소·은폐 의혹에 이어 국방부 장관의 사과 등 파장이 컸던 이번 보도는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습니다. 제대로 알리겠다고 하자, 삼척항 어민들은 자기 일처럼 도왔습니다. 당시 촬영된 사진도 주고, 목격자도 찾아줬습니다. KBS 본사와 지역국 간 협업도 주효했습니다. 국방부 출입 기자와 강릉방송국 기자들이 취재 내용을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확인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이번 보도는 의혹을 확인하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취재 초기 관계기관은 군 보안과 북한 관련 등의 이유로 사실 확인과 정보 제공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의혹과 파장이 확산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군 당국 등 관계기관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회차 심사평
제346회 전체 총평
제346회 ‘이달의 기자상’(2019년 6월)에는 교육부의 초등학교 교과서 수정 개입에 관한 조선일보 보도 등 모두 6건이 선정됐고 심층성 등 내용 면에서는 훌륭한 작품이 많았다.
특종 보도를 놓고 경쟁하는 ‘취재보도1부문’에는 모두 12편이 제출됐으며, 최종적으로 KBS의 ‘북한 목선의 삼척항 정박’ 보도와 조선일보의 ‘교육부, 교과서 고치려 도장 도둑 날인’ 보도 등 2편이 심사를 통과했다. KBS 보도는 새삼 현장 취재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는 데서 호평을 받았다. KBS는 “해상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국방부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한 다른 언론사와 달리 기자가 직접 현지에 내려가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국방부 발표의 문제점을 드러냈으며, 부두에 정박한 북한 목선 및 주민의 사진, CCTV 영상도 최초로 확보해 결국 이낙연 국무총리의 사과까지 끌어냈다. 다른 언론사들도 북한 목선과 관련한 작품을 냈지만 후속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KBS의 현장의 생생한 상황을 전한 속보성과 기자들의 끈질긴 노력이 더 큰 호평을 받은 끝에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교육부의 교과서 수정 개입에 관한 조선일보 보도는 자칫 묻힐 수도 있었던 진실을 기자가 끈질기게 취재해서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과서 저자도 모르게 교과서를 고치는 과정에 교육부 관리들이 개입하고, 이에 대한 수사가 미진한 점을 밝힌 것은 언론의 감시 기능에 충실한 보도라는 평이 많았다.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교과서 수정 논란을 원천적으로 없앨 공론화가 차제에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처럼 수상작이 나왔다. 한국일보의 ‘벤처투자 취지 역행하는 증권사 발행어음 실태’ 보도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증권사가 어음 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자의 문제의식과 이를 확인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이 돋보였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으로 뽑힌 서울신문의 ‘10대 노동 리포트’도 “청소년 노동의 현황과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짚은 대형 기획”이라는 평이 많았다. 너무 많은 주제를 망라해서 집중도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노동에 대한 중고생의 인식 조사와 스위스 사례를 통한 대안 제시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겨레의 ‘글로벌 삼성 지속 불가능 보고서’도 기업의 해외 노동실태 등을 감시한 의미 있는 보도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최종 심사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YTN데이터저널리즘팀이 낸 ‘의원님들의 주식’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 보도는 특히 인사혁신처와 국회 사무처 등으로부터 관련 정보 공개를 거부당했음에도 기자들이 직접 재산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주식을 보유한 의원 55명을 대상으로 발로 뛰어 자료를 모았으며, 보도 뒤에 당국의 제도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돋보인 작품이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제주CBS의 ‘고유정 사건 및 부실수사’와 연합뉴스의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두 건이 최종 심사에 올랐으나, 제주CBS는 아깝게 탈락하고 연합뉴스 작품만 확정됐다. ‘인천 수돗물 사태’는 사회적 파장이 컸으며, 더불어 사건이 발생한 최초 이틀 동안 정확하고 현장성 있는 보도로 사안을 파헤친 점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