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0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포항시가 산지, 자연녹지 등을 주거용지로 바꾸는 행정절차(도시계획관리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 등/2019년 11월 11일 고시)를 지난해 10월 진행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습니다. 이후 지역에서는 경북 1, 2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대형건설사와 공무원, 시의원, 이번 행정절차를 심의하는 심의위원, 지역유지 등이 주거용지로 바꾸는 과정에 ‘짬짜미’로 개입해 수천억원대의 이권을 서로 챙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곳에 관계된 이들은 사회단체와 관변단체 등 지역 사회 곳곳에서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소위 ‘힘있는 세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여서 취재 접근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주거용지로 바뀌는 행정절차를 알아보기 위해 포항시에 문의했으나, ‘부동산 투기를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어서 모든 것은 비공개’라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3개월 넘는 기간 동안 1천500여장이 넘는 등기부등본을 떼고, 공직자 재산공개 목록을 확인하는 지루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주거용지로 바뀐 지역에 집중적으로 땅거래를 한 이들에 대한 확인이 쉽지 않았습니다. 등기부 등본에 기록된 여러 이름이 대부분 차명이어서 실소유주인 건설사 대표와 공무원, 시의원, 심의위원 등과의 관계파악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건설사 대표와 심의위원 몇 명이 수 십억원 상당의 땅을 거래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행정절차가 이뤄진 이후 이들 간의 땅 거래가 있었고, 2년도 안 돼 최하 4배의 시세차익을 챙긴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또 건설사와 심사위원의 관계가 업무적으로 밀접한 ‘원청사-하청사’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이 ‘짬짜미’의혹이 더욱 짙어졌습니다.
아울러 차명으로 부동산이 거래된 정황과 시의원이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며 본인과 건설사에 엄청난 이득을 주고 받은 사실 등도 파악했습니다.
시민들은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이유로 크게 분노했습니다.
먼저, 2017년 포항이 대지진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고, 땅값은 바닥을 치고 있었지만 이들 세력은 이를 교묘히 이용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땅을 샀습니다. 지역을 대표한다는 기업들의 반사회적 기업행위이자, 시민들의 고통을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데 악용한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행위를 ‘투자’라고 했지만, 행정절차의 결과를 알 수 없으면 할 수 없었던 투자로 보이는 만큼 반사회적 기업행위라고 여겨집니다.
둘째, 포항시의 행정절차를 투명하게 집행하라고 책임과 의무를 준 심의위원들이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고 건설사를 도우려고 한 정황은 관련법(국토법 등)에 의해 마땅히 처벌 받아야한다고 여겨집니다. 특히 시의원이면서 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며 이득을 챙긴 인사의 잘못은 더 무겁다고 생각됩니다.
끝으로. 해당 건설사는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매입한 땅에 멀지 않아 아파트를 지어 시민들에게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팔아치울 예정입니다. 이것이 지역을 대표하는 건설사라고 하니 시민들이 갖는 상실감은 엄청납니다. 무엇보다 해당 건설사 대표가 상의회장 등 포항경제계를 이끄는 리더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배신감은 더 큽니다. 이들이 이런 식으로 벌어들인 돈에 대해 지역환원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도 실망스럽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매일신문이 단독 보도했지만 후속 보도하는 매체는 통신사 1~2곳을 제외하고는 없었습니다. 해당 건설사 임원이 “우리가 지역의 모든 언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열심히 관리하고 있다”고 호언할 만큼 타 매체 반향은 이상할 정도로 없었습니다.
도리어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한번만 봐 달라. 지역사회 아니냐’며 회유까지 했습니다. 일부 지역 언론사는 “우리 사주가 땅을 사는 등 깊숙이 관계돼 있다.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매일신문은 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담당기자가 하루 120~130통이 넘는 항의전화를 받으며 버티듯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건설사가 회사로 찾아와 광고 등으로 회유했지만 보도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타 매체의 반향은 없었지만 지역민들은 뜨거웠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기사 방문수와 격려 이메일 등 많은 시민들이 매일신문과 이번 보도를 응원했습니다. 힘 있는 이들끼리 짬짜미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돈을 쉽게 벌고, 그 돈이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악순환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며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검찰 등 수사기관이 나섰습니다.
검찰은 이들의 수상한 거래에 대한 여러 보도를 토대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검찰 수사지휘를 받은 경찰이 최근 압수수색을 벌이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들의 범죄사실을 밝히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검찰은 이번 땅거래에 개입된 이들이 대부분 지역 유력인사들이고, 이로 인한 엄청난 금전이득을 챙겼다는 점에서 ‘건설사-공무원-심의의원-지역유지’ 등이 모두 관계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세무서도 이들이 땅거래 과정에서 세금탈루 등 불법행위가 없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누구도 말하지 못하고, 누구도 침범할 수 없었던 그들의 영역을 침범했다.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이것이 지역사회의 가장 많은 평가였습니다.
“사업하는 사람이 땅을 살 수 도 있지. 그런걸 보도 하냐”에서 시작된 거친 비아냥은 보도가 계속됨에 따라 점차 바뀌었습니다. “자기들끼리 땅 거래를 해 2년도 안 되는 시간에 수천억원의 돈을 벌었네. 결국 서민들 주머니 털어 이득을 챙긴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지역사회에 퍼졌습니다.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서 결국 그들의 수상한 땅거래에 대한 가면이 벗겨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2017년 11월 포항대지진으로 시민들이 큰 고통을 받던 시기에, 이들은 땅거래에 집중했다는 사실은 지역사회를 더욱 분노하게 했습니다.
검찰은 도시계획심의위원들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어기면서 땅을 사고팔아 이득을 취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일부 심의위원이 스스로 자문한 안건에 대해 본인 또는 이해관계인이 관여할 수 없다는 법 규정을 위반했고, 이들에 대한 위촉과 제척 권한을 가진 포항시도 방관했다는 것을 검찰은 확인했습니다.
포항은 지금 수년째 지진의 여파로 인구가 줄고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포항시가 포항시의회에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주거용지를 더 많이 만들고, 이 주거용지를 특정기업과 시의원, 공무원, 심의위원 등 일부 계층이 독식하도록 돕거나 방관했습니다. 시민들의 분노와 박탈감은 얼마나 클까요?
시민들은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를 통해 특정 기업과 시의원, 공무원 등의 불법을 엄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포항시의 '수상한' 땅 거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보도와 3달이 넘는 추적 취재를 이어간 취재진에 대한 노고를 회사는 높게 평가 했습니다.
특히 포항지진으로 고통 받던 시기, 포항시민을 기망한 행위에 대한 연속보도는 검찰수사와 세무조사를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봤습니다.
검찰도 쉽지 않은 수사라고 할 만큼 ‘건설사-공무원-시의원-지역 유지’ 등 이권이 복잡하게 얽혀있었고, 내용 역시 민감했지만 명확하게 보도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반향도 컸습니다.
검찰 수사 등 앞으로 많은 과제가 남았지만 ‘권력을 등에지고 그들만의 거래’를 알리고 깼다는 점에서 박수가 많았습니다.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며 자신들의 배불리는 데만 몰두한 지역인사들에게 경종을 울린 것이 이번 보도가 이룬 가장 큰 쾌거라고 생각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54회 전체 총평
제354회(2020년 2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51편이 출품돼 동아일보의 <법무부가 비공개한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 13인의 공소장 전문(全文) 입수> 등 8건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온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미증유의 충격과 공포에 빠진 가운데서도 현장을 누비고 자료를 뒤지며 언론의 사명에 충실하려고 애쓴 기자들의 흔적이 출품작마다 역력했다.
<법무부가…>는 취재보도 1·2부문에 출품된 15편 가운데 유일한 수상작으로 뽑혔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향해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비공개하기로 한 검찰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검찰의 공소장이 담고 있는 함의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서울신문의 <2020 부동산 대해부-계급이 된 집>은 단발성 이슈에 매몰되기 쉬운 경제보도의 전범을 제시한 수작이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특히 서울 강남 3구의 초고가 아파트 등기부등본 약 8000건, 1급 이상 고위공직자 787명의 재산목록, 1999~2020년 사회간접자본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370건을 분석해 ‘강남공화국’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불평등이 계급화 현상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이 돋보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한겨레신문 <노동자의 밥상>은 택배배달원, 급식조리원, 철도기관사, 빌딩 청소원, 이주노동자, IT 종사원, 광부 등 다양한 분야 노동자들의 식사 장면을 밀착 취재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어떻게 침해받고 있는가를 고발했다.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대안 제시가 미흡했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노동자 생활의 이면을 생생하게 보여준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노동의 미래상을 조망한 경향신문 <녹아내리는 노동, 내:일을 묻다>는 연재 직후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재택근무 확산, 소상공인 몰락, 일용직·플랫폼 노동자 생계 위협이 가속화하며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해법을 모색하는 최종회에 좀 더 다양한 시각을 담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법에 가려진 사람들>은 최근 기획·탐사보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서울신문의 역작으로 꼽힌다. 지난 5년간 장발장은행 벌금 대출자를 전수조사하고 이 가운데 대표적 사례를 심층 인터뷰함으로써 약자들에게 더 가혹한 사법 현실을 고발했다. 취재진의 일원으로 약자의 권익 옹호에 힘쓰다가 2월25일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조용철 기자의 명복을 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 KBS의 <‘루보 사태’ 김영모가 돌아왔다>는 주가 조작으로 8년형을 받고 2015년 만기 출소한 김영모가 또다시 범행에 나섰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허위 공시를 확인하고자 중국 벤처기업 단지를 방문하는가 하면 김영모가 재수감된 수원구치소에서 ‘뻗치기’한 뒤 접견자를 추적해 증언을 듣는 등 끈질긴 취재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부문의 또 다른 수상작 SBS의 <코로나19 팩트체크>는 잘못된 정보와 악성 루머가 창궐해 불안과 갈등을 부추기고 코로나19 예방과 치료에도 장애를 주는 시점에서 매우 적절한 기획이었다. 심층적인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단편적이고 나열식이었던 점은 아쉽게 느껴졌지만 당연하면서도 절실한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문보도(온라인)부문에서는 SBS <2020 예산회의록 전수분석>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3년치 국회 예산회의록과 심사보고서 등을 비교 분석해 각종 불법, 불용, 불심사, 불논의 등의 부적절한 사례를 밝혀냄으로써 데이터 저널리즘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냈다. SBS 취재진은 내년에도 보도를 이어가며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는 방침이어서 21대 국회에선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