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0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이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나.”
지난해 10월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이 말은 공직자로서 적절한 발언이었느냐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기술발전과 일자리 소멸’에 대해 한국사회에 진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정부와 기업들이 나서서 기술변화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이름 붙이고 ‘국제 경쟁 하에서 신기술 도입은 생존을 위해 필수’라고 홍보하지만, 실제 일터에서 새로운 기술 도입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노동자들은 기술 도입의 객체로만 머물러 있는 것이 한국사회의 냉정한 현실입니다. 정부와 기업은 노동을 배제한 채 변화를 밀어붙이려 하고, 노동은 일자리 상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화를 무조건 거부하려고만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로봇, 인공지능(AI) 도입 등 기술 변화로 인한 두려움을 비단 고속도로 요금수납노동자들만 느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난해 가을, 경향신문은 편집국 전체 기자들을 대상으로 2020년 신년기획 아이디어를 취합했는데, ‘노동의 미래’와 관련한 아이템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습니다. ‘로봇 기자’가 현장에 이미 도입되는 등 매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종이신문 기자로서 ‘언제까지 이 일을 해나갈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기획 아이템 선정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현재에 발붙이고 있지만, 그 현재를 통해 미래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습니다. 자본은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자동화율을 높이고 노동은 생존을 위해 이에 저항하는 모습은 19세기 초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진 영국에서도 발생한 일이지만, 저희가 주목한 현재의 모습은 과거 산업혁명기와는 다른 특징이 있었습니다. 바로 작업장과 작업장 아닌 곳의 경계가 사라지고, 생산과 휴식의 경계가 사라지며, 고용주와 노동자의 경계가 사라지는 현실이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 도입을 비롯한 혁신적인 기술변화가 ‘다른 노동’을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갈등 가운데 가장 첨예하고 해결이 어려운 부분은 바로 이러한 ‘사라진 경계’로 인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기존 정규직 일자리를 ‘고체’라 생각하고, 경계가 무너져가는 새로운 노동을 ‘녹아내리는 노동’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녹아내리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의 ‘비정규직’이란 단어로 다 포괄할 수 없습니다. 하청업체 직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사장님’이라 불리는 개인사업자, 플랫폼 종사자, 프리랜서 등 다양한 호칭으로 불립니다.
저희는 기술변화가 일자리를 없앤다거나, 기술변화는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는 등 편견에서 벗어나 이번 기획에 접근해 보기로 했습니다. 기본 관점은 ‘미래는 인간이 선택할 수 있으며, 기술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였습니다. 이를 독자들에게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녹아내리는 노동’을 하는 이들 중에서도 아직은 우리에게 낯설지만 서서히 확산 중인 종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들의 삶을 깊이있게 살펴봤습니다. 한편으로는 미래 노동에 대한 기획인 만큼 단순히 이들의 현재 삶에만 매몰되지 않고 전망을 제시하기 위해 국내 및 해외에서 발간된 학술자료를 수없이 뒤졌습니다. 이밖에도 대규모 설문조사, 국내외 전문가 인터뷰와 기고, 디지털 전환에 있어 사회적 합의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독일 현지 취재 등 다양한 취재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총 두 달간, 7회에 걸친 기획이 연재됐습니다.
1회 ‘일자리 아닌 일거리’에서는 프리랜서 IT 개발자, 크라우드소싱 일감노동자, 웹착장노동자, 직장인이면서 프리랜서인 ‘N잡러’,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얻는 가사노동자, 플랫폼 배달노동자 등 전통적인 고용관계에서 벗어난 6인의 심층인터뷰로 시작해, 21세기 ‘인형 눈깔 붙이기’로 불리기도 하는 빅데이터 입력 작업장 교육을 기자가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2회 ‘무인화의 허구’에서는 양대노총과 직장갑질119 등 노동단체들과 함께 노동자 1500명 이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일자리가 불안정하고 연령이 높을수록 기술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공장과 자동화된 물류배송센터를 직접 방문해 자동화로 노동자들이 편하고 안전해질 수도 있지만 이들을 배제하고 도입된다면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음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일자리 상실보다는 고숙련과 저숙련 일자리로 양극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보여줬습니다. 1회 크라우드웍스 체험기사와 함께 2회의 ‘유령 노동자’ 기사는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24시간 온라인 세계를 이용할 뿐 그 세계가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뒤에서는 최첨단 기술 속에 최저임금을 받으며 매일같이 야근을 반복하는 노동자들이 존재합니다. 이들 중에는 유해영상을 상시 거르는 역할을 하는 노동자도 있지만 이용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이들의 정신건강을 보호받지 못합니다. 저희는 신분 노출을 꺼리는 ‘유령 노동자’들을 상당수 섭외해 인터뷰해 그들의 노동실태를 확인했습니다.
3회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에서는 21세기 자본이라 불리는 ‘빅데이터’를 시민 누구나 부지불식 간에 생산하지만 이윤은 기업이 독점하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데이터 소유권과 관련해 그간 조명받지 못해 온 입법 논의를 소개하고, 호주의 유명 정치철학자 팀 던럽을 인터뷰해 데이터로 창출한 이윤을 세금으로 걷어 모든 시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소개했습니다.
4회 ‘기술변화, 거부할 수 없나’에서는 주로 전문가 취재를 통해 기술변화란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니며 사회에 줄 영향을 고려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앞선 청와대 관계자의 말처럼 자동화로 인한 실직은 상수가 아니란 것입니다.
5회 ‘사라지지 않을 노동’에서는 로봇이 대체하지 못한 대표적인 노동으로 꼽히는 ‘돌봄노동’이 여전히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를 따져봤습니다. 요양보호사 등 임금돌봄노동을 하는 이들을 만나 사회가 여성에게 돌봄을 싼값에 전가함으로써 작동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직장맘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여성만이 아닌 모든 시민들이 ‘돌봄권’을 갖게 돼야 돌봄이 여성에게 전가되는 현실을 바꿀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한국에서 이뤄지는 무급돌봄노동의 가치가 국내총생산(GDP)의 28%에 달한다는 해외 연구자의 연구결과도 소개했습니다.
6회 ‘독일서 본 노동운동의 미래’에서는 독일 현지 취재 내용을 담았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에서 만난 노조 관계자들은 기술변화를 마냥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기술도입 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독일 금속노조는 유튜버 노조 결성을 지원하며 녹아내리는 노동의 시대에 대비하고 있었고, 노조가 오히려 재교육을 요구하는 등 디지털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기술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를 주로 회피하는 데 익숙한 한국 노동운동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독일뿐 아니라 한국 취재 내용도 담았습니다. 플랫폼을 통해 음식배달노동을 하는 라이더 업계의 노사정 사회적 대화 참여를 둘러싼 노동계 내부의 입장 차를 그간의 단편적 보도에서 나아가 ‘노동자성 획득이 먼저냐, 노동조건 개선이 먼저냐’로 처음 정리해 제시했습니다. 또한 국내외 플랫폼 노동자들의 연대 시도를 소개했습니다.
최종회 ‘더 좋은 일과 삶을 위해’에서는 먼저 임금노동자에게만 열린 사회안전망을 ‘일하는 모두’에게로 확대하고, 더 나아가 일자리가 불가피하고 줄어들고 취업과 실업의 반복을 겪게 될 미래에 ‘일하지 않는 모두’도 인간으로서 존중받게 하는 데 ‘기본소득’이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해외 사례와 국내 최신 논의를 통해 소개했습니다. 플랫폼 기업이 근로계약을 회피하고 ‘사장님’과 계약을 회피함으로써 더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계산해 보고, 독일 연방노동사회부에서 ‘노동의 미래’ 정책을 총괄해 온 비욘 뵈닝 정무차관을 국내 언론 중 처음으로 이메일 인터뷰를 해 정부가 재교육을 통해 버려지는 노동자가 생기지 않게 하는 데 주력해야 함을 보여줬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원의 신원 보호를 할 필요가 있거나 취재원 본인이 이름을 드러내길 꺼리는 경우에는 기사에 익명 혹은 가명으로 표기했습니다. 기획팀 기자들이 국내외 현장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술변화에 관한 기존 언론의 시각은 첫째, 이로 인한 노동자 등의 피해를 부각하거나 둘째, 기술변화가 필연적이므로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노동을 ‘녹아내리는 노동’으로 규정하고 기술변화로 인한 노동의 변화를 다층적인 차원에서 취재한 것은 이번 기획이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1,2회 기사가 나간 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출연 요청을 받고 최미랑, 심윤지 기자가 출연해 ‘디지털 막노동’ ‘유령 노동자’ 실태에 대해 기사에 쓴 내용과 기사에 다 쓰지 못한 취재일지를 소개했습니다. 두 기사는 SNS에서도 많이 공유되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고려대학교 뇌공학과에서는 2회 ‘유령노동자’ 기사를 본 뒤 의과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감정노동 종사자들의 신체반응 측정 연구 범위를 콘텐츠 검수 및 유해 콘텐츠 필터링 종사자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노동법 전공자인 권오성 성신여대 교수가 본인의 SNS에 라이더 업계 사회적 대화 참여를 둘러싼 노동계 내부 이견을 정리한 6회 기사에 대해 “쟁점 정리를 정말 잘했다. 감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현수 연구위원을 비롯한 연구자들이 후속 연구 및 보도를 문의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기사에 쓰지 못한 취재내용을 공유해 달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받는 등 특히 연구자, 공무원, 노조 인사 등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정의당 추혜선 원내수석부대표는 3월3일 코로나19 추경예산 편성과 관련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생계 문제를 지적하던 중 “어떤 사회안전망도 없이, 녹아내리는 노동을 감내하던 일용직·플랫폼 노동자들의 삶도 얼어붙어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새로운 불안정 노동을 ‘녹아내리는 노동’으로 비유하고 플랫폼 노동, 공장 자동화, 데이터의 가치 등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의제들을 취재를 통해 넓고 깊게 짚어냈다. 총선이 있는 올해, 많은 정치인들이 내세울 4차 산업혁명의 명암을 폭넓게 다뤄준 이번 보도는 신년기획이라는 이름에 가장 어울리는 기획보도였다”고 평가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우리의 ‘일’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는 것은 누구도 불가능합니다. 저희 기획 또한 미래를 정확히 예상하고 정답을 제시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양한 취재를 통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실마리는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위반한 바 없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회사 외 지원,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 등은 전혀 없었습니다.
취재후기
(354회) 녹아내리는 노동, 내:일을 묻다 / 경향신문
녹아내리는 노동, 내:일을 묻다
경향신문 정치부 손제민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상에서 ‘비접촉’ ‘비대면’이 강조되고 있다. 배달 노동자의 일이 폭증했으며 기업이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사무직 노동자들의 재택 근무를 권장한다. 학교는 온라인 개학을 했고, 종교 집회도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장례식의 상주가 조문객을 사절하는 일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며, 온라인 결혼식을 하는 신혼부부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비접촉, 비대면 문화의 확산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이미 예비돼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그러한 기술 변화가 우리의 삶 속에 더 빨리, 현실감 있게 들어오고 있을 뿐이다. 특히 노동 현장은 생산직, 사무직, 서비스직 할 것 없이 주로 개별 기업의 이윤 극대화 동기에서 추동되는 인공지능(AI)·자동화와 디지털 플랫폼 기술의 적용으로 바닥에서부터 바뀌고 있다. 표준 고용관계 중심의 노동자보호와 사회복지 제도 안에 들어오지 않는 노동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신문기자 역시 그러한 기술 변화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녹아내리는 노동’에 주목하게 된 것도 노동자로서 나 자신의 일과 직결돼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현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불안정 노동자들에겐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궁금했다. 의도치 않았겠지만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없어지는 직업’이란 말로 화두를 던진 청와대 관계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회차 심사평
제354회 전체 총평
제354회(2020년 2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51편이 출품돼 동아일보의 <법무부가 비공개한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 13인의 공소장 전문(全文) 입수> 등 8건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온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미증유의 충격과 공포에 빠진 가운데서도 현장을 누비고 자료를 뒤지며 언론의 사명에 충실하려고 애쓴 기자들의 흔적이 출품작마다 역력했다.
<법무부가…>는 취재보도 1·2부문에 출품된 15편 가운데 유일한 수상작으로 뽑혔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향해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비공개하기로 한 검찰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검찰의 공소장이 담고 있는 함의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서울신문의 <2020 부동산 대해부-계급이 된 집>은 단발성 이슈에 매몰되기 쉬운 경제보도의 전범을 제시한 수작이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특히 서울 강남 3구의 초고가 아파트 등기부등본 약 8000건, 1급 이상 고위공직자 787명의 재산목록, 1999~2020년 사회간접자본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370건을 분석해 ‘강남공화국’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불평등이 계급화 현상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이 돋보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한겨레신문 <노동자의 밥상>은 택배배달원, 급식조리원, 철도기관사, 빌딩 청소원, 이주노동자, IT 종사원, 광부 등 다양한 분야 노동자들의 식사 장면을 밀착 취재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어떻게 침해받고 있는가를 고발했다.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대안 제시가 미흡했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노동자 생활의 이면을 생생하게 보여준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노동의 미래상을 조망한 경향신문 <녹아내리는 노동, 내:일을 묻다>는 연재 직후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재택근무 확산, 소상공인 몰락, 일용직·플랫폼 노동자 생계 위협이 가속화하며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해법을 모색하는 최종회에 좀 더 다양한 시각을 담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법에 가려진 사람들>은 최근 기획·탐사보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서울신문의 역작으로 꼽힌다. 지난 5년간 장발장은행 벌금 대출자를 전수조사하고 이 가운데 대표적 사례를 심층 인터뷰함으로써 약자들에게 더 가혹한 사법 현실을 고발했다. 취재진의 일원으로 약자의 권익 옹호에 힘쓰다가 2월25일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조용철 기자의 명복을 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 KBS의 <‘루보 사태’ 김영모가 돌아왔다>는 주가 조작으로 8년형을 받고 2015년 만기 출소한 김영모가 또다시 범행에 나섰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허위 공시를 확인하고자 중국 벤처기업 단지를 방문하는가 하면 김영모가 재수감된 수원구치소에서 ‘뻗치기’한 뒤 접견자를 추적해 증언을 듣는 등 끈질긴 취재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부문의 또 다른 수상작 SBS의 <코로나19 팩트체크>는 잘못된 정보와 악성 루머가 창궐해 불안과 갈등을 부추기고 코로나19 예방과 치료에도 장애를 주는 시점에서 매우 적절한 기획이었다. 심층적인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단편적이고 나열식이었던 점은 아쉽게 느껴졌지만 당연하면서도 절실한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문보도(온라인)부문에서는 SBS <2020 예산회의록 전수분석>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3년치 국회 예산회의록과 심사보고서 등을 비교 분석해 각종 불법, 불용, 불심사, 불논의 등의 부적절한 사례를 밝혀냄으로써 데이터 저널리즘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냈다. SBS 취재진은 내년에도 보도를 이어가며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는 방침이어서 21대 국회에선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