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0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지난달 경남의 코로나 19 확진자 발생 초기, 창원에 사는 25번 환자와 그의 가족인 31, 32, 33번 환자 등 3대 감염이 처음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동선을 공개한 경상남도와 창원시 등 보건당국의 발표를 보니 의아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감염 경로가 어딘가 이상했던 겁니다. 당초 보건당국은 25번의 아내인 31번 환자가 대구를 다녀와서 감염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지만, 보건당국의 발표 내용에는 31번 환자의 대구 방문 날짜가 없었습니다. 취재를 해보니, 아내인 31번 환자의 대구 방문은 25번 환자의 증상이 발생한 뒷날이었습니다. 보건당국은 25번 환자가 31, 32, 33번 세 명에게나 코로나를 옮겼다고 했는데, 25번 확진 환자의 감염 경로가 아내가 아니라면, 또 다른 그 경로를 막지 않으면 새로운 전파도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경남의 코로나 발생 초창기, 차단 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였기에 즉각 취재에 임했습니다.
2월 26일 밤, 단독으로 3대가 감염된 이 가족의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라는 기사가 전파를 탔습니다. 다음날 경상남도와 창원시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초창기 대부분 신천지 대구 교회 방문자 위주로 코로나 양성 환자가 나오고 있었고,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질 때였는데 감염 경로가 이상하다는 보도를 통해 ‘당국의 역학 조사가 틀렸음을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2월 27일에 경상남도의 브리핑에서는 이 부분이 중점 발표됐고, 경상남도는 말을 바꿔 25번 환자의 첫 증상 발현일을 아내인 31번 환자가 대구를 다녀온 뒤로 수정했습니다. 대구에 다녀온 아내에게 옮은 25번 환자가 나머지 가족들에게 다 옮겼다는 걸 계속 주장했던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들 환자 중 33번 환자는 80세 고령으로 폐암 수술력이 있고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옮겨졌고, 25번 환자를 포함한 나머지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기 때문입니다. 초창기 병상도 넉넉한 상황이어서 가족은 대부분 한 병원에 이송했는데 유독 이 가족만 병원이 다른 점도 이상했지만, 굳이 25번 가족의 감염 경로를 대구를 다녀온 아내에게만 포커스를 맞추려는 점이 이상해 다른 통로로 취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이들 가족의 동선에 공개되지 않은 것이 있었습니다. 25번 환자의 아버지인 33번 환자가 평소 폐암 치료를 위해 외래 진료로 양산부산대병원을 다녔고, 이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 25, 31, 33번 환자가 양산부산대병원에 갔던 사실이 있었으나, 동선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겁니다. 증상 발현일 하루 전부터 역학적 의미가 있다는 보건당국의 말을 따르면 이들 중 31번이 양산부산대병원을 간 날짜는 분명히 증상 발현 하루 전날이기 때문에 중요한 날짜인데도, 경상남도는 유독 31번의 동선은 처음부터 계속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취재가 계속되자 경상남도와 창원시의 말은 달라지기 시작했고, 2월 27일,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감염 경로 불신 가중’이라는 2탄을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2월 28일, 경상남도는 이들 가족 중 31, 32, 33번 환자는 처음부터 ‘양성’이 아니라 ‘음성’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행정 착오로 빚어진 일이라면서 김경수 도지사가 사과했습니다.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과 창원시, 경상남도 담당 공무원들의 소통 과정과 역학조사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사과한 겁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코로나 양성 환자가 늘고 있는 시점이어서 타 매체는 경상남도, 창원시 등 기관에서 주는 보도자료 그대로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31, 32, 33번 환자가 음성이었다고 발표한 2월 28일에는 전 매체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사과 발언과 이 내용을 기사화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아주 작은 의심에서 시작했지만, 감염 경로 오리무중이라는 보도를 통해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를 뒤집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김경수 도지사는 브리핑을 통해 사과했고, 역학조사 시스템 정비 등을 약속했습니다. 만약 경상남도와 창원시 발표를 그대로 믿고 25번 확진 환자의 감염 경로를 31번 환자의 대구 방문으로 치부했다면, 보건당국은 25번 환자의 동선이나 접촉자들을 다시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전파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라는 보도를 통해 당국의 환기를 불러 일으켰고, 그의 동선과 접촉자들을 재조사하고, 자가격리 등 추가 조치를 취하게 했습니다. 또, 31번 환자 등 이들 가족이 양산부산대병원을 간 사실도 알려지면서 양산부산대병원은 자체적으로 방역 조치하고 그들과 접촉한 의료진을 격리하는 등 만약에 대비한 차단 방역을 하게 됐습니다. 코로나 19 확산 와중에 당국의 정확한 역학 조사를 이끌어내, 더 이상의 확산과 전파를 막는 데 기여한 보도였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감염병 확산 시기에 역학 조사는 매우 중요합니다. 감염 경로가 무엇인지 신속,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부분을 막지 않으면 또 다른 전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크기 때문에 더욱 시민들의 불안감이 크고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경남의 코로나 발생 초창기, 누구나 당국의 발표만 믿고 쳐다보는 시기에 당국의 역학 조사가 틀렸음을 지적하고 바로 잡은 것은 언론의 제 역학을 톡톡히 한 것이라고 평가됩니다. 쏟아지는 보도자료 틈에서 직접 취재를 통해 역학조사를 바꿨다는 점은 더 높이 평가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6. 기타
없음
회차 심사평
제354회 전체 총평
제354회(2020년 2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51편이 출품돼 동아일보의 <법무부가 비공개한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 13인의 공소장 전문(全文) 입수> 등 8건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온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미증유의 충격과 공포에 빠진 가운데서도 현장을 누비고 자료를 뒤지며 언론의 사명에 충실하려고 애쓴 기자들의 흔적이 출품작마다 역력했다.
<법무부가…>는 취재보도 1·2부문에 출품된 15편 가운데 유일한 수상작으로 뽑혔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향해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비공개하기로 한 검찰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검찰의 공소장이 담고 있는 함의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서울신문의 <2020 부동산 대해부-계급이 된 집>은 단발성 이슈에 매몰되기 쉬운 경제보도의 전범을 제시한 수작이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특히 서울 강남 3구의 초고가 아파트 등기부등본 약 8000건, 1급 이상 고위공직자 787명의 재산목록, 1999~2020년 사회간접자본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370건을 분석해 ‘강남공화국’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불평등이 계급화 현상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이 돋보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한겨레신문 <노동자의 밥상>은 택배배달원, 급식조리원, 철도기관사, 빌딩 청소원, 이주노동자, IT 종사원, 광부 등 다양한 분야 노동자들의 식사 장면을 밀착 취재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어떻게 침해받고 있는가를 고발했다.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대안 제시가 미흡했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노동자 생활의 이면을 생생하게 보여준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노동의 미래상을 조망한 경향신문 <녹아내리는 노동, 내:일을 묻다>는 연재 직후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재택근무 확산, 소상공인 몰락, 일용직·플랫폼 노동자 생계 위협이 가속화하며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해법을 모색하는 최종회에 좀 더 다양한 시각을 담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법에 가려진 사람들>은 최근 기획·탐사보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서울신문의 역작으로 꼽힌다. 지난 5년간 장발장은행 벌금 대출자를 전수조사하고 이 가운데 대표적 사례를 심층 인터뷰함으로써 약자들에게 더 가혹한 사법 현실을 고발했다. 취재진의 일원으로 약자의 권익 옹호에 힘쓰다가 2월25일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조용철 기자의 명복을 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 KBS의 <‘루보 사태’ 김영모가 돌아왔다>는 주가 조작으로 8년형을 받고 2015년 만기 출소한 김영모가 또다시 범행에 나섰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허위 공시를 확인하고자 중국 벤처기업 단지를 방문하는가 하면 김영모가 재수감된 수원구치소에서 ‘뻗치기’한 뒤 접견자를 추적해 증언을 듣는 등 끈질긴 취재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부문의 또 다른 수상작 SBS의 <코로나19 팩트체크>는 잘못된 정보와 악성 루머가 창궐해 불안과 갈등을 부추기고 코로나19 예방과 치료에도 장애를 주는 시점에서 매우 적절한 기획이었다. 심층적인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단편적이고 나열식이었던 점은 아쉽게 느껴졌지만 당연하면서도 절실한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문보도(온라인)부문에서는 SBS <2020 예산회의록 전수분석>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3년치 국회 예산회의록과 심사보고서 등을 비교 분석해 각종 불법, 불용, 불심사, 불논의 등의 부적절한 사례를 밝혀냄으로써 데이터 저널리즘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냈다. SBS 취재진은 내년에도 보도를 이어가며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는 방침이어서 21대 국회에선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