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시국에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취재는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4월 ‘긴급진단-위기의 인천 공공의료’ 기획물을 다루면서 알게 된 인천국제공항 인근 국가격리시설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가 기억 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설 연휴 기간(1월24~27일) 확진자 3명이 연이어 나오자 긴장감이 높아진 방역당국은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역을 강화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1월29일 이른 아침 궁금증을 안고 인천대교를 지나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오전 7시쯤 4층짜리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 건물은 당직실로 보이는 1층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건물 관계자는 “직원들이 오전 9시에 출근하니 그때 다시 오라”고 말했습니다.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는 대규모 감염병 의심환자를 수용하거나 비상상황 시 중앙대책본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2011년 건립됐습니다. 이후 음압격리실 50개실을 갖추면서 최상급 국가격리시설로 평가받았습니다. 모두 116억여원의 국고가 이 시설에 투입됐습니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의 국내 유입을 필사적으로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당연히 국가격리시설도 24시간 비상 체제로 바삐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장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고요했습니다.
신종 감염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만든 시설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깊은 문제의식을 갖고 취재팀을 꾸려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시설 책임자인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은 “그전엔 운영하지 않았다가 1월28일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9일째가 돼서야 센터를 뒤늦게 운영한 사실을 털어놓은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검역소 측이 코로나19 의심환자나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보다 발병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입국자로 격리 대상을 한정했다는 점입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작한 격리시설 관리 매뉴얼을 어기면서까지 말입니다. 최대 50명의 의심환자를 격리할 수 있었음에도 센터를 소극적으로 운영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입소자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기 위해 원격진료시스템을 구축하고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116억여원짜리 국가격리시설은 그렇게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와 유사한 문제는 지난해 5월 감사원이 공개한 ‘검역 감염병 예방 및 관리 실태’ 감사보고서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도 인천일보를 통해 처음 보도됐습니다.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서 ‘스마트 검역정보시스템’을 알게 됐고, 이 시스템 역시 코로나19 사태에서 제3국발 입국자를 검역하는데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정부 4개 부처가 미래의 신종 감염병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첨단기술 개발 과제’를 다부처 공동사업으로 선정해 놓고선 예산 문제로 포기했다는 보도 아이템은 국내 감염병 전문가인 이윤현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의 기고문을 보고 해당 사업의 추진 상황을 역추적(4개 부처→과제 수행자)한 끝에 발굴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과제를 수행했던 책임연구원을 어렵게 찾아내 기술 개발을 추진해온 이유와 기술 상용화에 따른 기대 효과, “앞으로도 연구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방역 인프라·시스템·기술 개발 문제는 ‘국가방역체계 허점’이란 하나의 주제로 관통했습니다. 학계와 의료계 등 국내 감염병 전문가 10여명을 인터뷰하며 국가방역체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방역 체계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국가방역 재설계 시급하다’란 제목의 기획물을 보도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없음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없음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음압구급차 부족 문제(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취재) 보도를 제외하고 모두 ‘단독 발굴 아이템’입니다. 타 매체 반향은 없었습니다.
인천일보 보도 이후 한국일보 박모 부장의 ‘[편집국에서]외교적 고려냐, 사람이 먼저냐’ 글에서 “인천공항에서 불과 1㎞ 거리에 2011년 67억원을 들여 100명을 수용할 국가격리시설을 만들어 놓고도 이번에 이 시설을 제대로 활용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란 비상시국을 맞아 방역당국에 대한 취재는 지역지로서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역지를 위한 언론 창구는 없었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인천공항검역소는 취재 응대를 핑퐁 게임처럼 서로에게 떠넘기기 일쑤였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차근차근 취재해 나갔고 코로나19와 관련해 인천일보만의 차별화된 보도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인천일보는 지역방역체계 문제도 꼼꼼히 챙겨보며 의미 있는 보도를 해왔습니다. 방역 사각지대가 될 수 있는 서해5도와 학교, 법원, 투표소,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지역사회 곳곳의 방역 체계를 살피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수도권이 감염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발족한 감염병공동협의회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재작년 종합병원에서 일반병원으로 축소된 공공병원이 결국 코로나19 사태 때 감염병 환자를 받지 못하게 된 부분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공론화를 이끌었습니다. 아래는 지역방역체계 문제를 다룬 기사 목록입니다.
[코로나19]투표소 감염, 체온계로 막을 수 있나<3월3일자 2면>
감염병 환자 못 받게 된 인천적십자병원<3월2일자 19면>
‘안전불감 논란’ 인천지법 재판부들 결국 휴정<3월2일자 19면>
인천시 시민안전보험 감염병엔 무용지물<2월28일자 2면>
감염 걱정되는데 ‘휴정’이란 없다?<2월26일자 19면>
음압병상 남은 자리 43개뿐… 더 확보해야<2월27일자 19면>
불안·우울·허탈… 마음은 이미 병들었다<2월26일자 19면>
인천·경기·서울이 발족한 ‘감염병공동협의회’ 들어보셨습니까<2월25일자 1면>
기침하던 오염지역 입국자 진단요구 거부한 보건소<2월25일자 19면>
코로나19 심각한데… 우리 아이 다니는 학원만 왜 수업하죠?<2월25일자 19면>
음압병실 없는 서해5도… 확진자 나올까 주민들 전전긍긍<2월24일자 1면>
신종 코로나 검사 인천지역 보건소 3곳<2월10일자 2면>
학교마다 마스크 보유량 ‘천지 차’… 적게는 1인당 1개도 못쓰는데 많게는 400개<2월10일자 19면>
신종 코로나 때문에… 소외계층 위한 무료급식소도 문 닫아<2월6일자 19면>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현장]12번 확진자 다녀갔는데… 열화상 카메라는 없었다<2월4일자 3면>
병원 면회제한에 어학당 휴교까지… 그럼에도 시민은 두렵다<1월29일자 19면>
우한 폐렴 확진자 있는 병원명 공개 여부 ‘충돌’<1월22일자 19면>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인천일보는 무조건적 비판이 아니라 방역당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 국가방역체계 발전에 보탬이 되는 보도를 추구했습니다.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 보도의 경우 인천일보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활용법을 제시했기 때문에 센터 활용도가 점차 나아질 수 있었습니다.
방역당국은 인천일보 보도 이후 4단계 고강도 검역 체계를 가동하고 검역 대상을 경증 조사대상 유증상자까지 확대했습니다. 센터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일본 크루즈선 승선자 7명(한국인 6명·일본인 배우자 1명)의 임시생활시설로도 쓰이게 됐습니다. 방역당국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센터 강점(인천공항 인근·음압격리실 50개실·원격진료시스템 구축 등)을 강조해 센터를 상황에 맞게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셈입니다.
제3국발 입국자 검역 공백 문제 보도는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에게만 적용한 특별입국절차를 홍콩과 마카오로 확대하는데 일조했고, 감염병 유입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첨단기술 개발 과제가 다부처 공동사업으로 선정됐다가 예산 문제로 백지화된 사례는 정부의 무사안일주의란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는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70년 가까이 해상에 치우친 선박·화물 중심의 검역법과 인사권과 예산권이 없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할적 한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제자리걸음 등 감염병과 관련된 주요 이슈들을 공론화해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관심을 이끌었습니다.
이윤현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가 “검역의 혁신을 위해 좋은 기사를 써줘 감사드린다.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고마움을 나타낸 데 이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맹성규 의원이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의 규모와 기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하는 등 정치권과 학계에서 인천일보 기사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를 ‘청’ 단위 중앙행정기관으로 독립시켜 역량과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요지의 ‘국가방역망 재설계가 시급하다’ 하편이 보도된 날(2월19일),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국회(임시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격상시키겠다. 감염병 대응 예산과 전문가를 대폭 늘리고 감염병 전문병원을 전국 5개 권역으로 확충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도 3월1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감염병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공중 보건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겠다”며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고 지역본부를 신설하는 등 내용이 담긴 국민 안전 보건의료 부문 총선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검역법 등을 포함한 이른바 ‘코로나 3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타 매체 기자들은 “인천일보가 전국지에서도 다루지 못한 코로나19 관련 아이템을 보도해 놀랍다”, “의료계에서도 잘 몰랐던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를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다”는 등의 호평을 보내왔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작품은 사내에서 분기별로 수상하는 ‘제9회 인천일보 기자상’에 선정됐습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역지가 코로나19와 관련 의미 있는 아이템들을 선점해 보도하고 주요 이슈를 다뤄 좋은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재난 보도의 모범 사례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앞서 2월 인천일보 시민편집위원회 회의에선 최정철 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 교수가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 보도에 대해 “기사를 잘 읽었다. 정부가 센터 병상을 더 확충했으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 문제를 이슈로 가져가서 감염병 전문 응급의료센터가 설립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4회 전체 총평
제354회(2020년 2월)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51편이 출품돼 동아일보의 <법무부가 비공개한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 13인의 공소장 전문(全文) 입수> 등 8건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온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미증유의 충격과 공포에 빠진 가운데서도 현장을 누비고 자료를 뒤지며 언론의 사명에 충실하려고 애쓴 기자들의 흔적이 출품작마다 역력했다.
<법무부가…>는 취재보도 1·2부문에 출품된 15편 가운데 유일한 수상작으로 뽑혔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향해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상황에서 법무부가 비공개하기로 한 검찰 공소장 전문을 입수해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검찰의 공소장이 담고 있는 함의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서울신문의 <2020 부동산 대해부-계급이 된 집>은 단발성 이슈에 매몰되기 쉬운 경제보도의 전범을 제시한 수작이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특히 서울 강남 3구의 초고가 아파트 등기부등본 약 8000건, 1급 이상 고위공직자 787명의 재산목록, 1999~2020년 사회간접자본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370건을 분석해 ‘강남공화국’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불평등이 계급화 현상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이 돋보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한겨레신문 <노동자의 밥상>은 택배배달원, 급식조리원, 철도기관사, 빌딩 청소원, 이주노동자, IT 종사원, 광부 등 다양한 분야 노동자들의 식사 장면을 밀착 취재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어떻게 침해받고 있는가를 고발했다.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대안 제시가 미흡했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노동자 생활의 이면을 생생하게 보여준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노동의 미래상을 조망한 경향신문 <녹아내리는 노동, 내:일을 묻다>는 연재 직후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재택근무 확산, 소상공인 몰락, 일용직·플랫폼 노동자 생계 위협이 가속화하며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해법을 모색하는 최종회에 좀 더 다양한 시각을 담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법에 가려진 사람들>은 최근 기획·탐사보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서울신문의 역작으로 꼽힌다. 지난 5년간 장발장은행 벌금 대출자를 전수조사하고 이 가운데 대표적 사례를 심층 인터뷰함으로써 약자들에게 더 가혹한 사법 현실을 고발했다. 취재진의 일원으로 약자의 권익 옹호에 힘쓰다가 2월25일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조용철 기자의 명복을 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 KBS의 <‘루보 사태’ 김영모가 돌아왔다>는 주가 조작으로 8년형을 받고 2015년 만기 출소한 김영모가 또다시 범행에 나섰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허위 공시를 확인하고자 중국 벤처기업 단지를 방문하는가 하면 김영모가 재수감된 수원구치소에서 ‘뻗치기’한 뒤 접견자를 추적해 증언을 듣는 등 끈질긴 취재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부문의 또 다른 수상작 SBS의 <코로나19 팩트체크>는 잘못된 정보와 악성 루머가 창궐해 불안과 갈등을 부추기고 코로나19 예방과 치료에도 장애를 주는 시점에서 매우 적절한 기획이었다. 심층적인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단편적이고 나열식이었던 점은 아쉽게 느껴졌지만 당연하면서도 절실한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문보도(온라인)부문에서는 SBS <2020 예산회의록 전수분석>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3년치 국회 예산회의록과 심사보고서 등을 비교 분석해 각종 불법, 불용, 불심사, 불논의 등의 부적절한 사례를 밝혀냄으로써 데이터 저널리즘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냈다. SBS 취재진은 내년에도 보도를 이어가며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는 방침이어서 21대 국회에선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