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사기록 곳곳에박영수 흔적...김만배“화천대유 만들 때 박영수 통해 들어온 돈,그건 해줘야 해”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단독 입수한 대장동 검찰 수사기록을 정밀하게 검증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대장동 사건의 진실을 보도하고자 했습니다. 두 차례에 걸쳐 확보한 수사기록은 주요 피의자의 신문조서 일부와 정영학 전 회계사가 스스로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총 130개 중 70개였습니다.
2013~2015년 생산 녹취록은 주로 정영학-남욱의 통화였습니다. 남욱은 김만배나 유동규에게 들은 얘기를 정영학에게 매일 보고하다시피 했습니다. 들은 얘기를 전했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2019~2020년 생산 녹취록은 주로 정영학-김만배가 통화하거나 만나서 나눈 대화입니다. 김만배와 남욱이 비용 분담을 놓고 갈등하는 가운데, 정영학은 양쪽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했습니다. 김만배의 여러 거짓말은 결국 자신의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 같아 보였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만큼 녹취록 일부만 발췌해 보도하는 건 오보의 가능성이 컸습니다. 우선 70개 녹취록을 5명의 기자가 반복해 열람한 후 열띤 토론을 거쳤습니다. 결론은 피의자신문조서와 녹취록을 대조해서 드러나는 비교적 객관적인 사실, 추가적인 취재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안만을 보도하기로 했습니다. TV 토론에서 녹취록을 두고 아전인수식 해석이 나올 경우에는 다음날 정확한 팩트체크 보도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 대장동 ‘그분’ 검증
지난해 언론 보도로 알려진 ‘대장동 그분’은 천화동인 1호의 숨은 주인이었습니다. JTBC를 포함해 거의 모든 언론이 녹취록 속 ‘그분’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정영학 녹취록 안에는 언론이 만든 ‘그분’은 없단 사실을 처음 확인했습니다.
대신 천화동인 1호의 지분 절반 소유자가 누군지는 명백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여러 녹취록과 신문조서를 비교했고, 무엇보다 유동규 본인이 등장하는 녹취록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노래방 녹취록’입니다.
노래방 대화가 검찰 수사에서도 중요한 증거가 됐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했습니다. 50페이지가 넘는 이날 대화에는 대장동 사건의 전모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생생하게 담겨있었습니다.
같은 날 한 언론에선 ‘그분’을 조재연 대법관으로 특정했습니다. 앞서 저희가 확보한 70개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는 달랐습니다. 녹취록 속 ‘그분’은 단순한 인칭대명사였습니다. 김만배는 검사의 질문에 ‘조대현과 조재현을 섞어서 말했을 뿐이고 조재연 대법관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했습니다. 정영학이 녹취록에 자필로 적어놓은 고급 빌라, 김만배가 직접 언급한 수원 집에 대한 현장 취재도 했습니다. 조 대법관 자녀들이 살았던 기록이나 목격자는 찾지 못했습니다.
언론 기사 속에 ‘그분’은 숨은 윗선이란 뜻도 담고 있습니다. 김만배보다 나이가 많을 테니 유동규가 그분이 될 수는 없단 추정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사기록 전체를 살펴본 결과, 그런 이중적인 의미의 ‘그분’은 정영학 녹취록에 없었습니다.
○ 대장동 종잣돈 검증
지난해 10월 저희는 대장동 개발의 종잣돈에 대한 보도를 한 적 있습니다. 개발 초기에 저축은행 피해자 예금 1805억 원이 들어갔는데, 지금까지도 원금 383억 원이 회수되지 못했습니다. 연체 이자까지 합하면 2628억 원입니다. 예금보험공사에 확인해보니, 이 돈은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저축은행 사태로 공적자금 27조 원이 들어갔고, 지금까지 14조 원이 회수되지 못했는데 대장동이 그 중 일부였던 겁니다.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를 주목했습니다. 그간 알려진 핵심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검증 보도를 통해 조 씨가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란 사실이 처음 드러났습니다. 녹취록 곳곳에도 조 씨의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남욱의 신문조서는 좀 더 취재가 필요해보였습니다. 남욱은 2011년 조 씨가 대검 중수부 수사를 받던 때를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조 씨를 모처에서 2시간가량 인터뷰했습니다. 한사코 본인은 핵심이 아니라면서도 정영학 등 다른 멤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이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고 박영수 변호인을 선임한 배경, 대검과 중앙지검서 무혐의로 풀려난 후 2015년 수원지법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이후 그는 잠적했습니다. 저희는 대신 조 씨 회사의 임직원들을 접촉해 좀 더 상세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석연찮은 수사는 저축은행 파산 후에도 대장동팀이 재기할 수 있었던 발판이 됐습니다. 2014년 조 씨가 끌어온 킨앤파트너스 자금은 개발 사업 재개에 2차 종잣돈이 됐습니다. 보도 후, 민관개발 공모 과정과 정치인 및 공무원 유착 의혹과 별도로 대장동 사건에서 반드시 규명돼야 할 의제가 됐습니다.
○ 일자별 보도목록
순번 보도일자 제목
1 2022. 2. 18. [단독]대장동3인방'노래방 비밀회동' 17개 녹취록 입수
2 2022. 2. 21. [단독]대검 중수부 처벌 피했던'대장동 자금책'…정영학 녹취록서 등장
3 2022. 2. 21. [이슈체크]계좌 압수수색하고 미입건…조우형"대장동 묻지도 않아"
4 2022. 2. 22. "윤석열 죽어" "이재명 게이트"…실제 녹취엔 다 있다
5 2022. 2. 22. [단독]남욱 자필 메모엔…천화동인1호 실소유주는'2명'
6 2022. 2. 22 [이슈체크]녹취록에서 언급된'그분' '저쪽'...향후 수사 전망은?
7 2022. 2. 23. '그분'지목된 조재연 대법관 기자회견…"사실무근,명예훼손"
8 2022. 2. 23. [단독]녹취선'조재연'언급한김만배…검찰조사땐"모른다"
9 2022. 2. 24. [단독] "잘챙겨드려야"녹취곳곳'성남시의회'로비정황
10 2022. 2. 24 [단독]대장동에"4천억도둑질"표현…김만배"집행유예로끝"
11 2022. 2. 28 [단독]대장동자금책측근들"검사가타준커피…영웅담처럼얘기"
12 2022. 2. 28 [단독]다른 불법대출 알선책도 조우형…20억 넘게 챙겼지만 처벌 피했다
13 2022. 2. 28 "시장님이1천억만 있으면 된다 말해"녹취 공개…김은혜"몸통은 이재명"
14 2022.3.7 [단독]수사기록 곳곳에박영수 흔적...김만배“화천대유 만들 때 박영수 통해 들어온 돈,그건 해줘야 해”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검찰 수사기록 제보자에 대한 신변 보호 차원에서 정확한 입수 경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공익적 목적의 보도 취지일 경우,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관련 법률 검토를 거쳤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한국일보가 지난 1월부터 정영학 녹취록 관련 보도를 해왔습니다. 저희는 피의자신문조서, 검찰이 압수해 포렌식한 녹취록, 정영학 녹취록 70개 등 대장동 수사기록을 입수했고, 단순 전언이 아닌 입체적인 검증 보도를 하고자 했습니다. 타 매체들의 인용 보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정영학 녹취록은 여야 캠프는 물론 TV 토론에서도 치열한 소재가 됐습니다. 저희는 각 후보가 자의적으로 녹취록을 해석한 발언에 대해 토론 다음날 팩트체크해서 보도했습니다. 각 캠프가 녹취록과 관련해 내놓은 보도자료 또한 검증 보도했습니다. 일부만 발췌해 해석하는 보도는 최대한 지양하면서, 유권자의 정확한 판단에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양당 후보가 당선 이후에도 대장동 특검을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2011년 저축은행 대검 중수부 수사 의혹을 포함해 전체 기간의 특혜 의혹을 규명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초기 개발자금 유치 및 사용처와 관련해 당시 대장PFV 대표였던 남욱이 불법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예금보험공사는 남 대표의 천화동인 4호에 대해 저축은행 피해자 예금 383억 원을 포함한 연체료 전액을 추징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윤리 강령을 준수함
7. 기타 고려사항
회차 심사평
제378회 전체 총평
제378회(2022년 2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5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21의 〈독립유공자 이석영 서거 88년 만에 직계 후손 확인〉 보도와 KBS의 〈김혜경 측,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보도,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 보도 등 모두 3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21 보도는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1855~1934)의 직계 후손 생존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시켜줌으로써 ‘이석영 일가족이 망명해 독립운동을 하던 중국 땅에서 순국하면서 가족이 모두 몰살되거나 사망해 후손이 끊겼다’는 기존 정부와 학계의 공식 입장을 바로 잡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겨레21 기사는 우리나라와 대만을 오가는 치열한 취재 끝에 직계 후손 생존사실을 확인하는 등 취재 과정의 깊은 노고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호평했으며,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한 동시에 역사성까지 담아낸 폭넓은 스펙트럼의 기사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KBS 보도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했을 당시,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 측이 이른바 바꿔치기 결제 수법을 사용해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집중 보도한 것으로 지난 대선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가져온 동시에 기사의 파괴력에서 압도적인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보도는 명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내부 현실의 잘못된 점을 제대로 지적해 문제를 일으킨 해당 회사가 즉각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게 만든 사안이어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6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취재보도1부문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합 끝에 한겨레신문의 〈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정책 ‘나의 선거, 나의 공약’〉, 경향신문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했냐〉, 한국일보의 〈치킨 공화국의 속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경마식으로 쫓아가던 기존 대선 관련 보도를 완전히 뒤집어 다수의 유권자들을 직접 조사한 뒤 후보 공약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대선 공약을 점검하는 기법을 채용한 점에서 모범적 선거보도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6070 여성들의 생애사를 노동의 관점으로 돌아본 기획물인 경향신문의 보도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취급돼왔던 여성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환기시킨 수작으로 평가됐다. 자칫 식상한 주제로 평가받기 쉬웠지만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기사의 파급력이 매우 컸고, 참신하고 깊이있는 기획 시도였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한국일보 보도는 치밀하고 끈기있게 보도한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취재하기 쉽지 않은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을 상대로 한 보도였다는 점에서도 수작이라는 평을 낳았다. 더욱이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폭리 지적은 과거 여러 보도에도 많았지만 한국일보 보도는 종합적이고 집중적이었다는 점에서 종전의 유사보도와 차별화된 보도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전남일보의 〈“감금·성폭행”…목포 ‘옛 동명원’ 피해자들의 절규〉 보도는 권력의 비호 아래 이뤄진 시설 내에서의 학대를 생생하게 조명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공권력은 물론, 언론의 감시 영역에서도 사각지대가 되기 쉬운 곳을 찾아 잔혹한 피해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용기있는 보도였다는 호평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광주의 〈코로나19 장애인 대책 있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코로나19의 피해 여파를 가장 혹독하게 받고 있는 장애인들의 고통을 잘 헤아린 보도였으며 장애인들의 처절한 현장을 현실감있는 언어를 통해 가감 없이 전달하여,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공로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