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얼어 죽기 싫어요. 따뜻한 세상에 살고 싶어요’ 이 말을 하면서 부모를 스스로 경찰에 신고한 초등학교 4학년 남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엄마가 저지른 학대를 삐뚤빼뚤 적은 수첩도 갖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살던 원룸에 소리까지 전달되는 양방향 소통 홈 카메라 달려있었습니다. 이 홈 카메라 통해 엄마는 매일 아침 ‘꼴도 보기 싫다 나가서 죽어라 제발 집에 돌아오지 마라’ 반복해서 말했습니다. 특히 ‘모든 사람 보는 앞에서 벽에 머리 찧고 대갈통 터져 죽든지 아니면 아무도 모르게 산에 올라가 혼자 떨어져 죽어라’ 방법까지 구체적이었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잠자거나 먹는 등 행동 모든 것 CCTV로 감시하고 통제했습니다. A군은 홈 카메라 앞에서 반찬 없이 서서 밥 먹고 부엌문 잠가놔 화장실에서 수돗물 식수로 마셨습니다. 방에는 TV나 장난감이 없었습니다. 겨울에 보일러 안 틀어줬는데 침대도 없이 이불 한 장 포개서 반은 덮고 반은 깔고 잤습니다. 보일러를 튼 건 이불 말릴 때였습니다. 아빠는 매일 찬물로 아이를 목욕시키며 영하의 날씨에도 따뜻한 물 안 틀어줬습니다. 반복된 학대에 아이는 삶의 의욕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취재를 통해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입양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자신의 보호자인 양부모의 학대는 오랜 기간 지속됐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이런 상황을 주변에서 몰랐다는 점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왜 아이가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을까? 주변에 어른이 없었나? 아니면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했나? 의문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학교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관계기관에서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삼고초려 끝에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습니다. 관계기관에선 아이가 학대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아동학대 신고가 2번이나 더 있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가 학대하는 부모 밑에서 방치한 이유가 뭘까? 이는 앞서 2번의 신고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2017년 초등학교 1학년과 2019년 초등학교 3학년 때 아이는 온몸에 멍이 들고 갈비뼈 붓는 등 상처투성이로 등교했습니다. 아이는 교사에게 엄마가 때렸다고 말했습니다. 2017년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엄마는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습니다. 2019년에는 아이가 피해 진술을 하지 않아 엄마는 무혐의로 풀려났습니다. 경찰은 당시 피해 진술을 하지 않는 아이를 상대로 가스라이팅 수사도 했지만 끝내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우리 사회 안전망이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던 겁니다.
엄마의 보복 수위도 높아졌습니다.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엄마는 국민신문고 등에 학교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악성 민원을 수차례 제기하면서 관계기관이 오랜 기간 시달렸습니다. 해당학교는 교사들이 기피하는 1순위 학교로 전락했습니다. 아보전 상담사는 일을 그만 뒀습니다. 결국 관계기관이 소극적으로 대처했고 생존에 위기를 느낀 아이 스스로 신고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관계기관에선 과거 엄마의 악성 민원을 이유로 취재 요청에 쉽게 응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2차례 신고 이후 학대하는 부모로부터 전혀 보호받지 못한 아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부모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자포자기 상태에 공포감을 극대화 됐을 것이며 학대는 익숙해지고 점차 만성화됐습니다. 엄마의 말에 절대복종도 했습니다. 경찰이나 어른들이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강한 불신도 생겼습니다. 자신을 칭찬하는 교사에게 거짓 칭찬하지 말라고 대들었습니다. 자신을 구해주려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 팔을 물어뜯으며 공격했습니다. 아이는 스스로를 더 고립시켰습니다.
이런 아이를 살린 건 코로나 19입니다. 코로나 19로 등교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학교 대신 지역아동센터에서 지낸 겁니다. 이곳에서 아이의 이상행동이 학대로부터 시작됐다는 걸 직감한 센터직원들이 상담치료와 아동학대 관련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는 엄마의 민원에 시달리지 않았기에 타 기관들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한 겁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학대를 깨닫고 부모가 자신에게 했던 일들을 수첩에 적기도 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 수밖에 없는지 해외사례를 비교하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취재했습니다. 우선 수사에서의 허점을 발견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아동학대 사건에서 아동·심리 전문의들의 의견을 수사 단계에서부터 의무적으로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외부로 상처가 드러나지 않는 정서적 학대에선 그 역할이 더 커집니다. 아이가 진술하지 않는다고 수사를 포기한 국내 경찰과는 대조적인 부분입니다. 또 영국 등에서는 또래보다 체중이나 키가 작으면 관계당국이 그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아동학대가 많이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제도적인 시스템으로 걸러지지 않고 주로 신고에만 의존하거나 외부 상처로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이러다보니 교사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아동학대신고의무자는 학대 신고 이후 민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학대로 아이가 죽으면 전 국민이 분노하면서 강력처벌이 내려집니다. 반면 상처가 크지 않거나 정서학대는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면서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선진국에선 정서학대를 신체학대 못지않게 강한 처벌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UN아동권리선언을 비준한지 30년이 넘었습니다. 선진국은 아동이 '미래의 인적 자원'이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학대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아동학대 전담 수사팀까지 만들어 대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디테일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진은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아이를 직접 만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경찰과 법원, 검찰, 아동전문보호기관과 지자체, 학교장, 교사, 경남교육청 관계자, 원룸 주인, 이웃,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김해대학교 상담학교수 등 아이를 만났거나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처리했던 담당자나 전문가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혹시나 아이가 특정되지 않도록 지역과 학교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해당 부모에 대해서는 법정까지 찾아가 반론을 직접 듣고자 했지만 ‘아이가 모두 지어낸 말이다. 거짓말 하고 있다. 그런 일 없다는’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변호인을 통해서 추가 반론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JTBC에 앞서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1월 27일 최초 보도로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연합뉴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노컷뉴스, 국민일보, 세계일보, 부산일보, 뉴시스, 뉴스1, KNN 등 JTBC 보도 내용을 토대로 상당수 언론에서 관련 내용을 추종 보도했습니다.
※추종보도 내역 별첨 참고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사건을 수사했던 경남경찰청에선 2019년 아이가 초 3학년 때 아동학대 수사 관련 당시 무혐의와 가스라이팅 관련 재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또 다시 경찰에 진술을 하지 않았습니다. 2월 17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에선 부모의 잔혹한 학대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또 상처가 잘 드러나지 않는 정서적 학대 관련 수사 과정에 전문의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는 탄원서를 법원과 검찰에 전달했습니다. 시민단체도 현행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2월 22일 아동학대방지협회가 경남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2019년 아동학대 수사 당시 피해아동이 경찰에 진술을 하지 않아 무혐의가 난 부분에 대해서 질타했습니다. 아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수사였다는 겁니다. 결국 경찰은 보도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향후 아동학대 사건에 전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제도화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않은 아이를 맡아서 돌본 지역아동센터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상 후보로 추천됐습니다. 아이를 세심하게 관찰하며 면담했고 가정방문을 하고 상담치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대를 입증했습니다. 특히 학교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취약점을 보완했다는 측면에선 지역아동센터의 새로운 발견이자 향후 학대를 막는 또 하나의 안전망으로 가능성을 엿보게 했습니다.
경남지방변호사협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를 지원하고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최근 검찰과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 국선 변호인 등 관계기관 회의에 경남지방변호사협회측이 참석해 법률 자문 등 지원에 나섰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력기준 준수함
7. 기타 고려사항
2020년 12월 신고한 이후 지금까지 1년 이상 분리 조치된 아이는 여전히 트라우마와 폭력성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오랜 기간 학대로 인해 상처가 쉽게 치유되지 않았던 겁니다. 보도 이후 현재 피해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 보육시설 관계자는 이런 끔찍한 학대가 있었는지 내막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또 막연히 아이의 본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검찰의 파양조치에 반대했다며 과거 의견을 철회하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특히 JTBC보도로 아이가 보이고 있는 폭력성 등 이상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고 정서학대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판단되는 만큼 심리 치료가 시급하다며 취재진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JTBC는 지속적인 정서학대나 아동학대를 받은 이후 제대로 된 치료 없이 방치되면서 성인이 된 이후에도 심각한 사회 부적응이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후속 취재 중입니다. 또 지속적인 정서학대가 주는 심각성에 비해 가벼운 처벌과 제대로 된 치료가 되지 않는 제도적인 문제점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8회 전체 총평
제378회(2022년 2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5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21의 〈독립유공자 이석영 서거 88년 만에 직계 후손 확인〉 보도와 KBS의 〈김혜경 측,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보도,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 보도 등 모두 3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21 보도는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1855~1934)의 직계 후손 생존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시켜줌으로써 ‘이석영 일가족이 망명해 독립운동을 하던 중국 땅에서 순국하면서 가족이 모두 몰살되거나 사망해 후손이 끊겼다’는 기존 정부와 학계의 공식 입장을 바로 잡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겨레21 기사는 우리나라와 대만을 오가는 치열한 취재 끝에 직계 후손 생존사실을 확인하는 등 취재 과정의 깊은 노고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호평했으며,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한 동시에 역사성까지 담아낸 폭넓은 스펙트럼의 기사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KBS 보도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했을 당시,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 측이 이른바 바꿔치기 결제 수법을 사용해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집중 보도한 것으로 지난 대선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가져온 동시에 기사의 파괴력에서 압도적인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보도는 명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내부 현실의 잘못된 점을 제대로 지적해 문제를 일으킨 해당 회사가 즉각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게 만든 사안이어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6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취재보도1부문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합 끝에 한겨레신문의 〈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정책 ‘나의 선거, 나의 공약’〉, 경향신문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했냐〉, 한국일보의 〈치킨 공화국의 속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경마식으로 쫓아가던 기존 대선 관련 보도를 완전히 뒤집어 다수의 유권자들을 직접 조사한 뒤 후보 공약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대선 공약을 점검하는 기법을 채용한 점에서 모범적 선거보도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6070 여성들의 생애사를 노동의 관점으로 돌아본 기획물인 경향신문의 보도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취급돼왔던 여성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환기시킨 수작으로 평가됐다. 자칫 식상한 주제로 평가받기 쉬웠지만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기사의 파급력이 매우 컸고, 참신하고 깊이있는 기획 시도였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한국일보 보도는 치밀하고 끈기있게 보도한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취재하기 쉽지 않은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을 상대로 한 보도였다는 점에서도 수작이라는 평을 낳았다. 더욱이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폭리 지적은 과거 여러 보도에도 많았지만 한국일보 보도는 종합적이고 집중적이었다는 점에서 종전의 유사보도와 차별화된 보도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전남일보의 〈“감금·성폭행”…목포 ‘옛 동명원’ 피해자들의 절규〉 보도는 권력의 비호 아래 이뤄진 시설 내에서의 학대를 생생하게 조명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공권력은 물론, 언론의 감시 영역에서도 사각지대가 되기 쉬운 곳을 찾아 잔혹한 피해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용기있는 보도였다는 호평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광주의 〈코로나19 장애인 대책 있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코로나19의 피해 여파를 가장 혹독하게 받고 있는 장애인들의 고통을 잘 헤아린 보도였으며 장애인들의 처절한 현장을 현실감있는 언어를 통해 가감 없이 전달하여,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공로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