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의 초기 단계이던 지난 1월 중순, ‘장애인 콜택시’ 문제를 지속적으로 취재하면서 알게 된 장애인 단체 관계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확진자와 접촉하거나 증상이 발생해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하는 장애인들이 좀처럼 검사를 받으러 가기 어렵다는 호소였습니다. 몸이 불편해 자차를 몰 수도 없고, 전파 우려 때문에 대중교통을 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장애인 콜택시마저 선별진료소 운행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전동휠체어를 몰고 검사를 받으러 가는 이들마저 생길 정도였습니다. 평소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어려움이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와 감염병 상황이 얽힌 실태를 취재하면서, ‘이동’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확진되거나 격리되는 장애인들은 최악의 돌봄 공백에 직면하고 있었습니다. 장애인 감염병 매뉴얼이 존재하지만 지켜질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정부가 내놨던 ‘자가격리 장애인 24시간 돌봄’이라는 대책은 실제로 거의 실행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3년째 지속된 대책 마련 요구의 목소리는 무관심 속에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같은 현실을 알리고 대책을 또 다시 촉구하는 것이 공영방송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KBS광주는 이동․격리․돌봄 등 장애인이 처한 코로나19의 현실을 짚고, 관련 대책의 실효성을 점검하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전동휠체어 몰고 보건소로”…코로나 검사도 어려운 중증장애인들
자신이 이용하던 복지 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인 박대왕 씨는 한 시간 반 동안 전동휠체어를 몰고 보건소로 가야 했습니다. 감염을 우려한 장애인 콜택시가 박 씨를 선별진료소까지 데려다 주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중증 장애인 최송아 씨도 마찬가지 경험을 했습니다. 두 사람의 사례를 통해 평소 완전히 확보되지 않았던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감염병 상황에서 더 심각하게 다가오고, 이것이 ‘차별’임을 지적했습니다.
# “목숨 걸고 격리”…장애인 ‘코로나 삼중고’
도움 없이 생활이 불가능한 중증 장애인이 확진․격리될 경우는 문제가 더 큽니다. 중증 장애인 정향기 씨는 불과 이틀간의 자가격리 동안 극심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활동 보조인 없이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 씨는 지옥 같은 48시간을 보냈습니다. 24시간 활동 지원이 필요한 아내가 있고, 스스로도 장애인인 김형국 씨는 더 복합적인 돌봄 공백을 경험했습니다. 본인이 확진되면서 활동 지원사가 가정을 방문하지 못하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아내를 돌보다 아내까지 확진된 겁니다.
# ‘자가격리 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 유명무실
이렇게 감염병에 취약한 장애인들을 위해 정부는 코로나19로 격리된 장애인들에게 24시간 활동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KBS가 취재한 장애인들은 그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실제 전국 17개 지역의 사회서비스원과 광역자치단체에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조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만 2년이 넘는 기간, 8개 지역은 코로나19 이후 격리 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 지원사를 파견한 실적이 한 건도 없었습니다. 다른 지역도 지원 실적은 미미했습니다. 지원책이 있는데도 실행되지 않는 이유는 ▲격리된 장애인들에게 지원책을 알리는 시스템이 부재했고 ▲24시간 활동 지원을 할 인력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 장애인 코로나 대책 요구에…번번이 ‘준비 중’
척박한 현실 속에서 장애인들이 두 손 놓고 있던 것은 아닙니다. 장애인들은 정부와 자치단체에 꾸준히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습니다. 그 결과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감염병 매뉴얼을 만들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매뉴얼의 약속은 실행되지 못했습니다. 단순한 행동 강령 수준이었고 실제 사업 예산이 담보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자체도 장애인 단체의 대책 마련 요구에 형식적이고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왔습니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재택 치료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응 체계가 바뀌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장애인들의 이동권 제약과 돌봄 공백 문제를 해결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함을 역설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원들은 현장 취재와 단체 섭외 등을 통해 만났습니다. 특별한 이해관계나 특이사항은 없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격리되거나 확진됐을 때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단편적으로 보도한 기사는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감염병 국면에서 정부와 자치단체가 장애인을 고려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음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지적한 기획 보도는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기획보도는 코로나 상황 속 장애인의 고충을 진정성 있게 다뤘다고 평가받았습니다. 포털사이트에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기사화 해줘 감사하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 같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일부 시청자는 ‘모두 비장애인의 불편과 혼란에 집중하는 가운데 장애인의 문제를 예리하고 현실적으로 짚었다’는 평가를 전했습니다.
KBS 보도 이후 광주광역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를 전담하는 활동지원사를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공이 돌봄 인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였습니다. 또 방역 부서와 복지 부서와의 연계가 부족해 지원 대상자에게 지원책 안내가 안 되고 있다는 내용과 관련해서도 광주시와 사회서비스원 등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담 활동지원사가 5명에 불과해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는 의문입니다. KBS는 복지 서비스의 이용자인 장애인들의 관점에서뿐 아니라 제공자인 활동지원사들이 겪는 어려움과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취재해 나갈 계획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실증적인 통계를 통해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잘 짚었다는 점에서 사내 모니터와 심의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378회) 코로나19 장애인 대책 있나? / KBS광주
코로나19 장애인 대책 있나?
KBS광주 양창희 기자
오미크론이 퍼지던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보도국에서 전화를 받았다.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격리되면 중증 장애인들은 어떻게 하느냐. 특히 시시각각 돌봄을 받아야 하는 이들은 답이 없다. 질병관리청이나 보건소에 문의해도 뾰족한 수를 알려주지 않는다. 중증 장애인이라는 제보자의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준엄했다.
놀랍고 부끄러웠다. 지역의 감염 상황이나 자영업자의 어려움에 관한 취재는 여러 차례 했었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일상적으로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를 살펴본 적은 없었다. 문제다, 문제가 아니다를 논하기 전에 아무것도 몰랐던 것이다. 소외받는 이들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이자는 평소 지론은 부끄러움을 더하기만 했다.
뒤늦게 눈과 귀를 열었다. 누군가에게 당연한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았다.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휠체어를 몰고 거리를 헤매야 했다. 자가 격리는 이제 잠시 쉬고 오는 기회 정도로까지 인식이 바뀌었지만, 중증 장애인에게는 목숨을 건 도전이었다. 살기 위해 모여야 하는 장애인들에게 ‘거리 두기’는 치명적이었다.
대책이 없다는 제보자의 지적 역시 정확했다. 장애인 감염병 매뉴얼은 존재에만 의의가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구체적인 정책과 예산이 뒤따르지 못한 탓에 매뉴얼의 내용은 대부분 실현되지 못하고 있었다. 3년째 계속된 장애인들의 외침은 듣는 이 없이 흩어지기 일쑤였다. 유례없는 재난 속에서 장애인들은 자연스럽게 소외돼 버렸다.
너무 늦은 이번 보도는 극히 일부만을 다뤘을 뿐이다. 옮기지 못한 장애인들의 말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아직 재난은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 어떤 재난이 닥칠지도 모른다. 부족한 기사에 귀한 상을 주신 뜻은, 아픔과 차별이 또 다시 생기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라는 주문일 것이다. 닫힌 귀를 열어 준 제보자와 취재에 큰 도움을 준 광주 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감사의 뜻을 보낸다.
회차 심사평
제378회 전체 총평
제378회(2022년 2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5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21의 〈독립유공자 이석영 서거 88년 만에 직계 후손 확인〉 보도와 KBS의 〈김혜경 측,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보도,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 보도 등 모두 3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21 보도는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1855~1934)의 직계 후손 생존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시켜줌으로써 ‘이석영 일가족이 망명해 독립운동을 하던 중국 땅에서 순국하면서 가족이 모두 몰살되거나 사망해 후손이 끊겼다’는 기존 정부와 학계의 공식 입장을 바로 잡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겨레21 기사는 우리나라와 대만을 오가는 치열한 취재 끝에 직계 후손 생존사실을 확인하는 등 취재 과정의 깊은 노고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호평했으며,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한 동시에 역사성까지 담아낸 폭넓은 스펙트럼의 기사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KBS 보도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했을 당시,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 측이 이른바 바꿔치기 결제 수법을 사용해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집중 보도한 것으로 지난 대선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가져온 동시에 기사의 파괴력에서 압도적인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보도는 명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내부 현실의 잘못된 점을 제대로 지적해 문제를 일으킨 해당 회사가 즉각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게 만든 사안이어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6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취재보도1부문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합 끝에 한겨레신문의 〈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정책 ‘나의 선거, 나의 공약’〉, 경향신문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했냐〉, 한국일보의 〈치킨 공화국의 속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경마식으로 쫓아가던 기존 대선 관련 보도를 완전히 뒤집어 다수의 유권자들을 직접 조사한 뒤 후보 공약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대선 공약을 점검하는 기법을 채용한 점에서 모범적 선거보도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6070 여성들의 생애사를 노동의 관점으로 돌아본 기획물인 경향신문의 보도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취급돼왔던 여성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환기시킨 수작으로 평가됐다. 자칫 식상한 주제로 평가받기 쉬웠지만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기사의 파급력이 매우 컸고, 참신하고 깊이있는 기획 시도였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한국일보 보도는 치밀하고 끈기있게 보도한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취재하기 쉽지 않은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을 상대로 한 보도였다는 점에서도 수작이라는 평을 낳았다. 더욱이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폭리 지적은 과거 여러 보도에도 많았지만 한국일보 보도는 종합적이고 집중적이었다는 점에서 종전의 유사보도와 차별화된 보도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전남일보의 〈“감금·성폭행”…목포 ‘옛 동명원’ 피해자들의 절규〉 보도는 권력의 비호 아래 이뤄진 시설 내에서의 학대를 생생하게 조명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공권력은 물론, 언론의 감시 영역에서도 사각지대가 되기 쉬운 곳을 찾아 잔혹한 피해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용기있는 보도였다는 호평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광주의 〈코로나19 장애인 대책 있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코로나19의 피해 여파를 가장 혹독하게 받고 있는 장애인들의 고통을 잘 헤아린 보도였으며 장애인들의 처절한 현장을 현실감있는 언어를 통해 가감 없이 전달하여,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공로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