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간절한 이메일, 취재의 시작
학교 측의 성추행 축소 은폐로 인해 2차 피해를 겪고 있다는 간절한 이메일이 취재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작은 시골 학교 기간제 교사인 피해자는 저의 기사를 보고 용기를 내 제보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 기사는 뜻밖에도 강원도교육청의 보도자료에 근거한 짧은 기사였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이 성희롱, 성폭력 근절을 위해 성인지 교육팀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보도를 보고, 현장과 정책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사실, 강원도교육청이 이 보도자료를 낸 건 작년에 발생한 교육청 직원의 여고생 성매수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성매수 사건 이후에도 학교 내 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쉬쉬하며 오히려 피해자를 압박하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었던 겁니다. 학교 측의 대응과 강원도교육청의 무지 속에 교내 성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곪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실태를 낱낱이 드러내서 학교가 바뀌는 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취재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자사 선행보도 1] 강원도교육청 공무원의 잇따른 성범죄 2021.10.13.
[자사 선행보도 2] 학교 성희롱·성폭력 근절 위한 성인지 교육팀 강화 2022.1.25.
[단독] ‘잘 보이라’며 성추행...기간제 교사의 눈물 2022.2.12.
[속보] 기간제 교사 성추행 사건..“사립 학교라 한계” 2022.2.17.
2. 보도제작경위
최근 3년 성범죄 파렴치범 19명 나온 강원교육청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교육청에서 성범죄자가 3년 간 19명이나 나왔습니다. 아동청소년 강제추행과 아동에 대한 음행 강요 등으로 5명이 형사 처분을 받았습니다.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과 심지어 아동음란물 소지자도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 등으로 7명이 수사나 재판 등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성 범죄가 잦은 강원교육청. 소속 교직원의 여고생 성매수 사건을 계기로, 3년 치 성범죄 현황을 단독 입수해 지난해 10월 보도한 바 있습니다. 보도 이후에도, 일선 학교에서 성 사안이 발생했을 때 대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찰라, 이번 기간제 교사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보도하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의 부실한 대응 실태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1년 넘게 사건 자체를 아예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성관계 한 게 아니니 용서해주라고?” 학교의 궤변...교육청은 뭐했나
피해 교사가 들려준 학교 측 관계자의 녹취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성관계를 한 것도 아니고 아기를 낳은 것도 아니니 용서해주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학교 측은 물론이고, 강원도교육청은 학교 성 관련 대책을 어떻게 추진하길래 학교에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보도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 측은 학교 이미지와 학부모들을 의식해서, 사건을 은폐 축소시키려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 교사는 집단 따돌림과 같은 2차 가해까지 받았습니다. 학교 측에 피해를 호소하며 보호 조치를 요구했지만, 가해 교사와 방관하는 교사들의 얼굴을 볼 수밖에 없는 곳에서 매일매일을 보내야 했습니다. 학교 측의 회유로 국민신문고 민원을 취소하고 다시 제기한 1년여 동안 강원도교육청은 아예 이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피해 교사는 결국 언론의 문을 두드렸고 이 일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시골 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라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았지만, 언론으로서 그런 약자들을 위해 이슈화시키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또한 작년에 발생한 교육청 직원의 여고생 성매수 사건을 계기로, 강원도교육청의 도를 넘은 성범죄 실태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성 사안 관련 대책이 유명무실함을 알리고자 보도하게 되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강원도교육청 감사 이끌어내며 사립학교의 문제 후속보도까지
피해 여교사는 1년 넘게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하면서 심리가 많이 위축되어 있었습니다. 또 다른 가해를 당할까 봐 매우 조심스러워해, 공감을 해주고 때로는 용기를 주면서 전국 방송이 될 수 있었습니다. 신변 보호를 위해 노력했고 학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현장취재도 하였습니다. 직접 학교를 찾아가 학교 측의 입장을 들었고 가해 교사에게도 연락을 했습니다. 모든 과정을 보도에 담았습니다. 또 1년 넘게 사건 인지조차 하지 못했던 강원도교육청을 찾아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교사들이 교육 공무원 신분인 공립 학교와 달리, 사립 학교는 교사가 학교 재단에 속해 있어 이런 문제가 발생해도 알 수 없는 구조라고 교육청은 해명했습니다. 잇따른 보도를 통해 교육청의 신속한 조치를 이끌어 냈고, 현재 부교육감 주제로 감사가 진행 중입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는 없습니다. MBC의 단독보도 이후, 즉각적으로 타 매체 반향이 잇따랐습니다.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 사회 면에서는 MBC보도를 인용한 기사가 연이어 게재되었습니다 (기사 링크). 유튜브 조회수만 3만 4천 회를 넘었고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정교사가 기간제 교사 성추행…학교 “성관계 아니니 용서하라” - 조선일보 (chosun.com)
엉덩이 비빈 동료교사…학교 "애 낳은것 아니니 용서하라" | 중앙일보 (joongang.co.kr)
동료 교사에게 성추행당했는데…학교 측 "용서해라" 2차 가해 (mbn.co.kr)
교사 회식서 엉덩이 비비고 성기 표현 욕…"애 낳았냐" 학교는 무마 종용 (news1.kr)
동료 교사에 성추행당했는데…학교 “애 낳은 거 아니니 용서해라” (sedaily.com)
동료 교사에 성추행당했는데…학교 "애 낳은 거 아니니 용서하자" - 머니투데이 (mt.co.kr)
동료 교사에게 성추행당했는데…“아기 낳은 것 아니니 용서하자” 종용한 학교 | 위키트리 (wikitree.co.kr)
“아이 낳은 것도 아니고...”...동료 교사에게 성추행당한 여성이 학교서 들어야 했던 말 (영상) - 인사이트 (insight.co.kr)
엉덩이 비비며 “나한테 잘 보여라”… 학교는 “성관계도 아닌데 용서해” - 머니S (mt.co.kr)
5. 사회에 끼친 영향
1년 넘게 묻혔던 사건이 보도가 되고서야...직위해제, 감사, 모든 학교 성인지교육 등 일사천리
1년 넘게 수면 아래 묻혀 있던 이 사안은 보도 이후에야 후속조치가 속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가해교사는 최근 직위해제되었고 전방위적 조사와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강원도교육청도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긴 시간 동안 아무도 몰라주던 사건이 공적 기관의 품 안으로 들어간 겁니다. 이에 따라 교육부 보고도 앞두고 있어, 교육부 차원의 후속조치도 있을 예정입니다. 동시에, 강원도교육청은 도내 초중고 모든 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강화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교육 동영상을 만들고 교육기간을 따로 정해서 특별교육을 실시한 겁니다. 수백 건의 댓글과 사회적 반향에 힘입어, 교육청 차원의 성고충심의위원회도 여는 등 피해자 보호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감사 결과가 나오면 추가 보도할 예정입니다. 경찰 수사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이번 성 사안을 학내 성문제 대응의 단면이라 보고, 앞으로도 계속 추적 보도할 예정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윤리와 반론권 보장 등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하며 보도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이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모두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8회 전체 총평
제378회(2022년 2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5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21의 〈독립유공자 이석영 서거 88년 만에 직계 후손 확인〉 보도와 KBS의 〈김혜경 측,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보도,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 보도 등 모두 3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21 보도는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1855~1934)의 직계 후손 생존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시켜줌으로써 ‘이석영 일가족이 망명해 독립운동을 하던 중국 땅에서 순국하면서 가족이 모두 몰살되거나 사망해 후손이 끊겼다’는 기존 정부와 학계의 공식 입장을 바로 잡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겨레21 기사는 우리나라와 대만을 오가는 치열한 취재 끝에 직계 후손 생존사실을 확인하는 등 취재 과정의 깊은 노고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호평했으며,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한 동시에 역사성까지 담아낸 폭넓은 스펙트럼의 기사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KBS 보도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했을 당시,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 측이 이른바 바꿔치기 결제 수법을 사용해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집중 보도한 것으로 지난 대선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가져온 동시에 기사의 파괴력에서 압도적인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보도는 명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내부 현실의 잘못된 점을 제대로 지적해 문제를 일으킨 해당 회사가 즉각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게 만든 사안이어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6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취재보도1부문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합 끝에 한겨레신문의 〈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정책 ‘나의 선거, 나의 공약’〉, 경향신문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했냐〉, 한국일보의 〈치킨 공화국의 속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경마식으로 쫓아가던 기존 대선 관련 보도를 완전히 뒤집어 다수의 유권자들을 직접 조사한 뒤 후보 공약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대선 공약을 점검하는 기법을 채용한 점에서 모범적 선거보도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6070 여성들의 생애사를 노동의 관점으로 돌아본 기획물인 경향신문의 보도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취급돼왔던 여성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환기시킨 수작으로 평가됐다. 자칫 식상한 주제로 평가받기 쉬웠지만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기사의 파급력이 매우 컸고, 참신하고 깊이있는 기획 시도였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한국일보 보도는 치밀하고 끈기있게 보도한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취재하기 쉽지 않은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을 상대로 한 보도였다는 점에서도 수작이라는 평을 낳았다. 더욱이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폭리 지적은 과거 여러 보도에도 많았지만 한국일보 보도는 종합적이고 집중적이었다는 점에서 종전의 유사보도와 차별화된 보도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전남일보의 〈“감금·성폭행”…목포 ‘옛 동명원’ 피해자들의 절규〉 보도는 권력의 비호 아래 이뤄진 시설 내에서의 학대를 생생하게 조명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공권력은 물론, 언론의 감시 영역에서도 사각지대가 되기 쉬운 곳을 찾아 잔혹한 피해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용기있는 보도였다는 호평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광주의 〈코로나19 장애인 대책 있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코로나19의 피해 여파를 가장 혹독하게 받고 있는 장애인들의 고통을 잘 헤아린 보도였으며 장애인들의 처절한 현장을 현실감있는 언어를 통해 가감 없이 전달하여,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공로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