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제작 경위
KBS창원은 2년 전부터 심층 기획팀을 운영하고 있다. △시의적절한 주제인지 △심층 취재할 만한 내용인지 △소수자 등 공익을 위한 사안인지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 가능한 지 등을 기준으로 취재 아이템을 찾고 있다.
아동학대 아이템은 이같은 기준에 부합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5월, 어린이날이 제정됐다. 아동을 성인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선언은 지금 제대로 지켜지고 있을까. 한국 사회는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을 앞두고 이 질문에 반드시 답해야 했다.
아동학대는 수년 전부터 언론이 자주 다뤄온 단골 소재다. 하지만 이를 심층적이고 종합적으로 보도한 기사는 드물다. 기존 보도는 파편적이고 일회적 보도에 치우친 감이 많다. 오히려 아동이 겪은 학대 행위를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데 치중한다. 아동학대의 현 주소와 원인, 그리고 해법까지 종합적으로 제시할 보도가 한국 사회에 필요했다.
○ 취재 과정
이번 보도는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사회 제도 변화를 촉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자극적인 피해 사실만을 주로 다루는 단편 보도를 지양하고, 구조적 문제와 해법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취재진은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일종의 ‘사회적 부검’을 시도했다. 사인(死因)을 찾는 육체적 부검처럼 정확한 현상 진단을 통해 아동학대 범죄가 왜 반복되는 지, 그 이유를 밝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결문 인터넷 열람서비스를 활용해 2019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아동학대 관련 1심 형사 판결문 1,406건을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피해 아동 2,367명과 가해자 1,406명에 대한 기록을 전수 분석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감춰진 아동학대 사건을 복원해 우리 사회와 국가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경남 통영 무용학원 사망 사건과 충남 당진 16개월 영아 사망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피해 아동과 담당 경찰 등 다양한 정보원을 통해 3개월 이상 심층 취재했으며, 검찰 수사 자료와 국과수 부검자료 등을 입수해 사건을 탐찰했다. 또, 아이들이 보낸 구조 신호를 번번이 외면한 우리 사회의 무심함과 신고의무자들의 책임 방기, 국가의 둔감함을 고발했다.
나아가 해외 취재를 통해 아동학대 예방에 소극적인 국내 사정을 지적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 국가차원 진상조사를 통해 아동보호체계 전반을 개편한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관련법이 발의됐음에도 국가차원 진상조사가 한 차례도 없음을 짚었다. 아울러 미국의 국가차원 진상조사 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아동 복지를 비롯한 사회 복지의 증진, 재발 방지를 위한 가해자 치료 및 교육, 아동 학대 신고 의무의 강화, 피해 아동을 보호할 시설과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아동 학대 관련 예산 확충 등 구체적인 해결책도 제시했다.
○ 주요 내용
#공포의 무용학원…“죽더라도, 은폐하면 아무도 몰랐다”
무용수를 꿈꿨던 10대 소녀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낯빛이 갈수록 어두워졌다. 무용학원 원장 A씨가 학대를 일삼아서다. 구타는 예삿일, 망치로 머리를 때리거나 동물 분변 등을 강제로 먹이는 가학·변태적 학대도 이뤄졌다.
아무도 몰랐다. 이웃도, 학교도 심지어 가족도 학대를 의심하지 않았다.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고, 한 아이가 물고문으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원장의 은폐로 범행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다. 국과수 부검과 경찰 수사마저 피했다. 학대로 인한 한 아이의 죽음은 사인 불명의 변사 사건으로 끝났다.
#포착되지 않은 울음…“16개월 영아, 뼈만 앙상히 남아”
생후 16개월 된 여자 아이가 숨진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20대 아이 엄마는 “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병원 관계자에게 말했다.
하지만 아이 몸 상태가 이상했다. 외상은 없었지만,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지나치게 말라 있었다. 의사는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수사 결과, 홀로 아이를 키우던 엄마가 오랜 기간 방임한 사실이 드러났다. 야간에 일을 나가면서 물도 음식도 주지 않았다. 아이는 말라가는 몸으로 서러운 울음소리를 냈다. 하지만 엄마의 지인도, 주변 이웃들도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
#판결문 분석해보니…‘암수성’ ‘핑계’ 그리고, ‘구조 신호’
취재진은 전문가와 함께, 아동학대와 관련한 최근 2년 동안 전국 법원 1심 형사 판결문 천4백여 건을 입수해 피해 아동 2,367명과 가해자 1,406명에 대한 기록을 분석했다. 3가지 키워드가 결과로 나왔다.
첫째는 ‘암수성’이다. 아동학대 가해자는 대부분 가족이나 학교 교사 등 보호자였다. 범행 장소는 주거지가 유독 많았다. 아이가 다치거나 숨지는 등 피해가 클수록 주거지에서 벌어졌다. 아동학대는 외부에서 범행을 발견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둘째는 ‘핑계’다. 판결문 속 가해자들은 학대 이유 1,152가지를 댔다. 10명 가운데 8명이 아이들의 사소한 말과 행동을 이유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학대하는 보호자들의 핑계나 변명이라고 지적한다.
마지막은 ‘구조 신호’다. 중상해와 사망 등 피해 정도가 심각한 중대 사건 55건을 따로 분석한 결과, 가해자 학대 전력이나 피해 아동의 오래된 상처 등 의심 징후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구조신호를 발견하기 위해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해외는 어떻게?…“비극에서 교훈 얻어야”
아동학대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학대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일은 선진국도 해결 못 한 어려운 숙제다. 하지만 이들이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비극이 벌어진 다음이다. 미국은 아동학대의 비극에서 교훈을 얻고 또 다른 학대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
2013년 미국 대통령과 의회는 상하원 의원과 교수, 판사 등 12명을 선임해 백악관 직속 아동학대 진상조사 위원회를 꾸렸다. 이른바 ‘아동학대 사망근절위원회(CECANF)’다. 그동안 숱한 대책을 내놓고도 아동학대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한 국가 차원의 반성이자, 기존 아동학대 대응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려는 시도였다. 취재진은 당시 조사위원을 만나, 우리가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 기타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콘텐츠 가운데 하나는 다큐멘터리다. 취재진은 제작 과정에서 팩트와 몰입도를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생각했다. 전통적인 보도 다큐물보다 한 편의 영화같은 ‘시네마틱 다큐’를 만들고자 했다.
이에 경찰·검찰 수사 자료를 단독 입수해 최선을 다해 사실관계에 걸맞게 이야기를 구성했다. 당시, 피해 아동과 수사책임자, 변호사 등 사건에 관련된 수많은 이들의 육성을 담았다. 아동인권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기도 했다. 심각한 학대 장면 재연을 삼가고 불필요한 묘사를 줄였다. 대신 편집과 음악, CG, 색보정 등을 통해 사건 당시의 공포스러운 학대 상황을 연출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이다. 취재팀은 취재 초기부터 별도의 웹페이지 개발자를 두고 각종 그래픽,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자신이 사는 동네에 아동학대 범죄가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 지 빠르게 확인해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사이트와 판결문 1,406건을 워드 크라우드로 분석한 내용을 인터넷 아카이브 사이트를 개설해 공개했다.
아동학대 심층취재 인터랙티브 페이지 보기
https://news.KBS.co.kr/special/childabuse/index.html
아동학대 판결문 전수분석 아카이브 보기
http://lab.KBS.co.kr/2022/child/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암수범죄, 아동학대를 부검하다’는 피해 아동 즉,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익명 보도를 원칙으로 했다. 취재원과의 협의를 통해 가명으로 보도를 했고, 뒷모습이나 먼 거리에서의 촬영 역시 진행하지 않았다. 기사 작성을 위한 실제 부검 및 수사 자료 등은 취재원으로부터 동의를 받아 등사 열람 신청을 통해 검찰과 경찰로부터 제공받았다.
취재원은 모두 관공서, 지역 공공기관, 학교 등을 통해 접촉했으며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다. 기자들이 모두 직접 현장에서 취재했다. 그 외 특이사항은 없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동학대 관련해 기획보도가 이어진 적은 많았지만, 판결문을 전수 분석해 그 결과를 공개한 것은 최초다. 뿐만 아니라 검·경찰의 수사 자료를 입수해 다큐멘터리로 제작 보도한 것도 전례에 없다.
해당 프로그램은 방영일 기준 전국 2.4%를 기록했다. 당시, 베이징 올림픽 기간이라 높은 시청률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다큐를 시청한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청자 상담실에는 익명의 이름으로 “유익한 주제라 언론에서 이같은 아동학대 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는 답변이 있었다.
인터넷 블로그에서도 다큐멘터리에 대한 호평과 함께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고, 다큐 내용을 요약한 디지털 기사에서도 댓글이 줄을 이었다. 오마이뉴스가 이번 아이템을 취재한 이형관 기자를 인터뷰해 보도했다.
오마이뉴스 인터뷰 기사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810212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학계의 관심이 가장 컸다. 오랜 기간 아동학대 문제를 연구한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은 KBS 취재진이 분석한 판결문 결과를 토대로 ‘양형이유’에 대한 연구 논문을 작성할 예정이고, 경기대학교 이수정 범죄심리학과 교수 연구팀도 ‘학대 가해자 범죄 심리’에 맞춰 논문을 작성할 예정이다.
국가 기관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KBS취재진의 판결문 분석결과와 함께 아동학대 변사사건 연구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서울시청 아동학대대응팀 또한 취재진의 취재 내용을 토대로 아동학대 근절 예방 대책을 수립 중이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에서도 방송 내용을 공유하며 국가 차원 아동학대 진상조사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수조사와 현장조사가 고루 어우러져 새로운 진실들을 보도물 군데군데에 잘 녹였다. 아동학대가 반복되는 원인이 국가뿐만 아니라 시민 사회, 즉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제대로 논증했다고 자평한다. 취재 및 기사 작성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랙티브 페이지 제작과 관련해 한국 언론학회- 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요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신청 사실 등도 없다.
회차 심사평
제378회 전체 총평
제378회(2022년 2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5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21의 〈독립유공자 이석영 서거 88년 만에 직계 후손 확인〉 보도와 KBS의 〈김혜경 측,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보도,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 보도 등 모두 3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21 보도는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1855~1934)의 직계 후손 생존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시켜줌으로써 ‘이석영 일가족이 망명해 독립운동을 하던 중국 땅에서 순국하면서 가족이 모두 몰살되거나 사망해 후손이 끊겼다’는 기존 정부와 학계의 공식 입장을 바로 잡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겨레21 기사는 우리나라와 대만을 오가는 치열한 취재 끝에 직계 후손 생존사실을 확인하는 등 취재 과정의 깊은 노고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호평했으며,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한 동시에 역사성까지 담아낸 폭넓은 스펙트럼의 기사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KBS 보도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했을 당시,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 측이 이른바 바꿔치기 결제 수법을 사용해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집중 보도한 것으로 지난 대선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가져온 동시에 기사의 파괴력에서 압도적인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보도는 명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내부 현실의 잘못된 점을 제대로 지적해 문제를 일으킨 해당 회사가 즉각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게 만든 사안이어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6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취재보도1부문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합 끝에 한겨레신문의 〈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정책 ‘나의 선거, 나의 공약’〉, 경향신문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했냐〉, 한국일보의 〈치킨 공화국의 속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경마식으로 쫓아가던 기존 대선 관련 보도를 완전히 뒤집어 다수의 유권자들을 직접 조사한 뒤 후보 공약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대선 공약을 점검하는 기법을 채용한 점에서 모범적 선거보도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6070 여성들의 생애사를 노동의 관점으로 돌아본 기획물인 경향신문의 보도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취급돼왔던 여성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환기시킨 수작으로 평가됐다. 자칫 식상한 주제로 평가받기 쉬웠지만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기사의 파급력이 매우 컸고, 참신하고 깊이있는 기획 시도였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한국일보 보도는 치밀하고 끈기있게 보도한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취재하기 쉽지 않은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을 상대로 한 보도였다는 점에서도 수작이라는 평을 낳았다. 더욱이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폭리 지적은 과거 여러 보도에도 많았지만 한국일보 보도는 종합적이고 집중적이었다는 점에서 종전의 유사보도와 차별화된 보도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전남일보의 〈“감금·성폭행”…목포 ‘옛 동명원’ 피해자들의 절규〉 보도는 권력의 비호 아래 이뤄진 시설 내에서의 학대를 생생하게 조명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공권력은 물론, 언론의 감시 영역에서도 사각지대가 되기 쉬운 곳을 찾아 잔혹한 피해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용기있는 보도였다는 호평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광주의 〈코로나19 장애인 대책 있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코로나19의 피해 여파를 가장 혹독하게 받고 있는 장애인들의 고통을 잘 헤아린 보도였으며 장애인들의 처절한 현장을 현실감있는 언어를 통해 가감 없이 전달하여,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공로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