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둔 1월말 2월초, 여야와 각 대선 주자들은 서로 헐뜯기에 혈안이 돼 있었습니다. 사실 관계가 불명확한 각종 의혹이 하루가 멀다고 터져 나왔습니다. 대선 주자 간 네거티브 싸움에 대한 기사도 쏟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일일 확진자 수가 수백, 수천 단위로 오르더니 2월 초에 들어서면서 1만, 2만으로 폭증했습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대로 가면 3, 4주 뒤에 일일 확진자가 10만~20만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확진자 폭증은 보건 의료, 방역 정책, 소상공인 피해 및 보상문제, 학생 등하교 등 교육 정책 같은 영역에 국한돼 다뤄졌습니다. 당국과 정치권 그리고 언론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장 한 달 뒤면 대선 투표가 시작되지만, 이 무렵 100만명에 달한 확진자 유권자의 참정권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정치권에서도 언론 보도에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무렵 '돈 룩 업'이라는 외국 영화가 대선 정국인 한국에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장 눈앞의 이슈에 치우쳐 꼭 해결해야 할 사안을 미처 챙기지 못하거나 또는 애써 외면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꼬집는 영화였습니다. 여의도에서도 이 영화가 회자되며 일부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에 대선을 취재하는 기자로서 자극적인 흑색전이 아닌 다소 주목도는 떨어지더라도 언론으로서 현 시점에서 공론화해야 할 이슈가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인 여러 명이 동시에 코로나에 걸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들 중 하나가 '백신을 맞아도 돌파 감염이 되고, 감염되더라도 이후 다시 감염될 수 있다'는 의학계 이야기를 하면서 "한 달 뒤 대선 투표 때 확진자 투표가 가능할지 궁금하다"는 말을 툭 던졌습니다. 1월말 일일 코로나 확진자 수는 1만 8,9천명 수준에서 2만명을 향해가고 있었습니다. 다들 놀라는 규모이긴 했지만, 선거에 큰 영향을 줄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단 한명의 유권자라도 참정권을 충분히 보장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큰 이슈가 되진 않겠지만, 언론으로서 이 부분을 지적하며 문제 제기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방역당국 등을 상대로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국회 의원실을 통해 관련 기관의 자료도 청구해 살펴보았습니다. 취재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첫째, 선관위는 안일했습니다. 지난 2020년 4·15 총선 수준으로, 당시 적용한 방법대로 이번에도 선거를 치를 방침이었습니다. (이런 입장은 사후 국회 여야 법 개정 회의에서 김세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의 발언으로도 확인됩니다. 이 회의록을 보면, 여야는 확진자를 위한 투표 시간을 확대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하려고 하는데, 김 사무총장은 시간을 늘리지 않도록 확진자 1명당 3~4분이면 되기 때문에 현행대로 해도 관리 가능하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자신만만'은 이 회의록을 보도한 여러 매체가 사용한 표현입니다. 하여튼 이런 선관위의 강한 의견 피력으로 당초 여야는 투표시간을 오후 9시까지 늘리려다가 7시 30분으로 절충했습니다.)
둘째, 참정권의 중요성에 대한 감각이 무뎌진 듯했습니다. 1월말 취재를 하다가 확진·격리자 유권자의 투표 방법에 대한 단독 기사를 쓴 뒤 선관위를 추가 취재하는데 한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전투표 전 확진자는 생활치료센터 입소한 경우 여기에 설치된 특별사전투표소를 이용하면 되지만, 사전투표 이후부터 본투표 전까지 나흘간 확진·격리된 유권자는 현재로선 투표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하니까 “대책을 찾고 있는데 아직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는 식으로 답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일일 확진자 수가 2만명 안팎이었고 나흘이라고 하면 10만명 미만입니다. 이 중에서는 비유권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몇만 몇 천을 떠나 한 명이라도 방역 지침에 제한이 돼 이보다 더 상위의 개념인 참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였습니다. 전문가와 전·현직 선관위 관계자, 그리고 방역 당국과 여야 관계 상임위원을 상대로 추가 취재에 나섰습니다.
놀란 건 선거로 선출된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코로나로 선거의 제대로 치러지지 못할 위기에 처했는데 이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없었다는 점입니다. 국회는 선관위가 알아서 잘 하겠지라며 미처 국회 차원에서 챙길 일이 있을 줄 몰랐던 겁니다.
대선이 한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본지 보도 전까지 여야 어느 정당에서도 원내 회의나 선대본 회의에서 코로나 확진자의 투표권에 대한 언급은 단 한 마디도 없었던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에 당시까지 선관위와 정부가 마련한 확진자 투표 방안은 사전투표 이전 확진된 유권자에게만 적용 가능하고, 이후부터 본투표 당일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된 유권자는 투표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다는 내용의 기획성 단독 보도를 내놓게 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지 보도 이전에 같은 주제로 타매체에서 보도한 것은 자체 조사한 결과 전무합니다. 확진자와 격리자에 대한 투표 방법을 알려주는 보도는 1월 29일 본지 단독 보도(조선일보 종합 3면 ‘확진자는 우편투표, 밀접접촉자는 따로 투표’ 첨부 자료 참고)가 처음이었습니다. 그 이후 사전투표 이후 확진 받은 유권자 등의 참정권 보장이 어려워 대책이 필요하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보도 ‘유권자 수십만명 선거사각지대 방치’라는 기획성으로 본지가 2월 4일 처음으로 내놓았습니다. 이후 연합뉴스 등 다수 통신, 신문, 방송 매체가 본지 보도를 그대로 받아 확진자 유권자의 참정권 문제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본지 보도 이후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공식 회의에서 코로나 확진자 참정권 보장의 대책 마련에 대한 언급을 공개적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질적인 논의도 뒤이어 착수됐고, 이례적으로 여야가 뜻을 모아 긴급회의를 거쳐 2월 14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전격 통과하는 성과도 나왔습니다. 원래 투표 시간은 오후 6시까지이지만 확진자 유권자를 위해 투표 시간을 6시에서 7시 30분으로 1시간 30분 늘리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였습니다.
이렇게 법 개정을 하고, 이 과정에서 국회가 선관위에 대책 마련을 강력 주문했는데도 이번에 드러났듯이 3월 4~5일 사전투표에서 확진자 투표에 여러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사전에 논의와 법 개정조차 없었다면 더 큰 혼란을 낳았을 것입니다.
참정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관성에 젖어 있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미흡한 대선 준비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대선 경쟁을 하는 여야가 뜻을 모아 공직선거법 개정을 하도록 이끌어 내 선거 대혼란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막고 100만명 달하는 확진자 유권자의 투표권을 보장하는데 기여한 보도였다고 생각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본 보도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 없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 피신청 사항도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8회 전체 총평
제378회(2022년 2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0개 부문에 51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8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한겨레21의 〈독립유공자 이석영 서거 88년 만에 직계 후손 확인〉 보도와 KBS의 〈김혜경 측,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보도,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 보도 등 모두 3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21 보도는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1855~1934)의 직계 후손 생존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시켜줌으로써 ‘이석영 일가족이 망명해 독립운동을 하던 중국 땅에서 순국하면서 가족이 모두 몰살되거나 사망해 후손이 끊겼다’는 기존 정부와 학계의 공식 입장을 바로 잡은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겨레21 기사는 우리나라와 대만을 오가는 치열한 취재 끝에 직계 후손 생존사실을 확인하는 등 취재 과정의 깊은 노고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호평했으며,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한 동시에 역사성까지 담아낸 폭넓은 스펙트럼의 기사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KBS 보도는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했을 당시,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 측이 이른바 바꿔치기 결제 수법을 사용해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집중 보도한 것으로 지난 대선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가져온 동시에 기사의 파괴력에서 압도적인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의 〈쉰내 나는 배추·곰팡이 핀 무로 ‘명장 김치’〉보도는 명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내부 현실의 잘못된 점을 제대로 지적해 문제를 일으킨 해당 회사가 즉각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게 만든 사안이어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6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취재보도1부문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합 끝에 한겨레신문의 〈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정책 ‘나의 선거, 나의 공약’〉, 경향신문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했냐〉, 한국일보의 〈치킨 공화국의 속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경마식으로 쫓아가던 기존 대선 관련 보도를 완전히 뒤집어 다수의 유권자들을 직접 조사한 뒤 후보 공약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대선 공약을 점검하는 기법을 채용한 점에서 모범적 선거보도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6070 여성들의 생애사를 노동의 관점으로 돌아본 기획물인 경향신문의 보도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취급돼왔던 여성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환기시킨 수작으로 평가됐다. 자칫 식상한 주제로 평가받기 쉬웠지만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기사의 파급력이 매우 컸고, 참신하고 깊이있는 기획 시도였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도 이어졌다.
한국일보 보도는 치밀하고 끈기있게 보도한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취재하기 쉽지 않은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을 상대로 한 보도였다는 점에서도 수작이라는 평을 낳았다. 더욱이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폭리 지적은 과거 여러 보도에도 많았지만 한국일보 보도는 종합적이고 집중적이었다는 점에서 종전의 유사보도와 차별화된 보도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전남일보의 〈“감금·성폭행”…목포 ‘옛 동명원’ 피해자들의 절규〉 보도는 권력의 비호 아래 이뤄진 시설 내에서의 학대를 생생하게 조명한 수작으로 평가됐다. 공권력은 물론, 언론의 감시 영역에서도 사각지대가 되기 쉬운 곳을 찾아 잔혹한 피해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용기있는 보도였다는 호평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광주의 〈코로나19 장애인 대책 있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코로나19의 피해 여파를 가장 혹독하게 받고 있는 장애인들의 고통을 잘 헤아린 보도였으며 장애인들의 처절한 현장을 현실감있는 언어를 통해 가감 없이 전달하여,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공로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