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00명. 지난 8월 6일 국내에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입니다. 1년여의 논의를 거쳐 추진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지만, 첫 월급이 제때 나오지 않는 소동이 빚어졌고, 서비스 개시 후 2주 만에 가사관리사 2명이 사라졌습니다. 이데일리는 이를 가장 먼저 보도해 이 사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해법이 없는지를 보다 심층적으로 접근, 보도했습니다.
●첫달부터 한 푼도 받지 못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입국일(8월 6일) 오후부터 9월 2일까지 고강도 직무교육을 받고 9월 3일부터 이용가정에 출근했습니다. 그런데 첫 월급날(8월 20일) 이들은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이데일리의 취재원은 "관리사들은 평균 100~150달러를 들고 입국했고, 두 번째 월급날(9월 20일)까지 버티기 위해 주변에 돈을 빌리러 다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데일리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해명을 듣고자 서비스 시행업체 두 곳 본사를 방문했지만 관계자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다만 고용노동부로부터 ①가사관리사 인증업체의 유동성(여윳돈)이 부족해 해당월 임금을 익월에 지급하기로 했으며 이는 업계 관행이고 ②8월은 교육기간인 만큼 이 기간에 지급되는 것은 임금이 아닌 교육수당이라는 해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8월 20일은 월급날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데일리는 고용노동부 해명을 검증하기로 했습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실제로 작성한 근로계약서를 입수, 전문가들과 분석했습니다. 전직 고용노동부 장관, 대형 법무법인 상임고문 등 전문가들은 ①필리핀 가사관리사가 받아야 할 교육수당은 사실상 임금이며 ②8월 20일에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체불로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데일리의 8월 30일자 기사 <첫달부터 한 푼도 받지 못한 필리핀 가사관리사…생활고에 멘붕>은 이렇게 나왔습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 무단이탈
"무엇을 알고 싶나요?(What do you want to know?)" 지난 추석 연휴 직전 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앞서 직무교육 마지막 날인 9월 2일 이데일리는 수소문 끝에 교육장소를 파악하고 그곳을 찾았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월 27일 토론회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터였습니다. 이데일리는 관리사들의 반응을 취재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교육시행 업체는 기자가 건물 안에 있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교육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린 끝에 건물을 나서는 가사관리사들을 만날 수 있었으나 "언론과 접촉하면 안 된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그중 몇몇만 동료 눈치를 보며 말없이 명함을 가져갔습니다.
그로부터 약 일주일 뒤 메일이 온 것이었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그와 메일을 주고받았는데 충격적인 소식이 들어있었습니다. '①관리사 2명이 사라졌다. ②적은 임금과 밤 10시 통금 때문이었을 것이다. ③숙소 직원이 밤마다 방문을 두드리며 우리가 방 안에 있는지 확인한다.'
이데일리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확인 취재에 나섰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명이 사라진 게 맞고 무단이탈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밤 10시 통금에 대해선 확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취재 과정에서 관리사들이 두 번째 월급날(9월 20일)에 받은 실수령액은 약 50만원이며, 이에 대한 안내가 9월 13일에야 이뤄졌다는 점을 추가로 파악했습니다.
이데일리는 9월 23일자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 중 2명이 무단이탈했고, 낮은 임금에 불만을 품고 더 많은 임금을 주는 곳으로 불법 취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도했습니다. 밤 10시 통금은 바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인권침해 사안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취재를 이어 나갔습니다.
●"매일 밤 10시 방문을 두드렸다"
보도의 파장은 컸습니다. 보도 다음날인 9월 24일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밤 10시 통금이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데일리 취재가 확인된 것이었습니다. 관련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이데일리는 한발 더 나아가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의 공동숙소가 근로기준법상 '기숙사'로 볼 수 있는지를 취재했습니다. 기숙사가 아니라면 업체가 통금에 나설 법적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기숙사라 하더라도 업체는 근로자(필리핀 가사관리사) 동의를 받아 '기숙사 규칙'을 마련한 뒤 이를 시행해야 하지만, 취재 결과 업체는 '기숙사 규칙'조차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데일리가 취재에 나서자 공동숙소가 기숙사인지에 대한 유권해석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또 취재 과정에서 고용노동부는 "공동숙소 직원이 방문을 노크하며 인원 확인을 한 게 맞다"고 확인했고, 다만 "이는 가사관리사 2명이 무단이탈인 이후"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데일리는 고용노동부 해명을 담아 9월 27일자로 보도했습니다.
●"국내 돌봄제도 보완 없인 악순환 반복"
필리핀 가사관리사 무단이탈 보도 이후 각 매체는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파편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데일리는 9월 30일 긴급 전문가 좌담회를 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을 살펴봤습니다. 좌담회엔 국회와 정부가 주최한 토론회에 패널로 주로 참석해온 전문가를 초청했습니다.
'낮은 임금, 통금 규칙,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이라는 기존 분석에 더해, 이데일리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내 돌봄시장을 개선하지 않으면 악순환은 반복된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습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의 이탈은 열악한 근로조건을 이기지 못한 국내 돌봄 노동자들의 직종 변경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이탈 사태가 이주 노동자의 처우 문제를 넘어, 국내 돌봄시장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의제로까지 확장하는 분석이었고, 이데일리는 이를 10월 2일자 1면으로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가사관리사 시행업체는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언론 접촉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이외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이데일리 보도 이후 중앙 일간지, 통신사, 지상파, 종편 등 대부분 언론사가 관련 내용을 후행 보도했습니다. 타 매체 반향은 별도 자료로 제출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①첫 보도(8월 30일) 이후 고용노동부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에게 8월 6~19일치 교육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첫 월급일은 9월 20일'이라는 입장을 꺾은 것입니다. 이데일리 보도가 없었다면 관리사들은 계속 생활고를 겪어야 했을 겁니다.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허점이 있었다는 점도 이데일리 보도로 드러났습니다. 민주노총은 보도 직후 논평을 내어 "정부와 서울시는 시범사업 전반에 대한 개선과제를 내놓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②두 번째 보도일인 9월 23일 서울시는 보도설명자료를 내어 "주급제 지급을 고용노동부와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임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입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9월 24일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긴급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밤 10시 통금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당장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③서울시는 결국 10월 6일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월급제를 월급·주급 선택제로 바꾸고, 근무시간 위주로 가정에 배치하던 방식을 근거리 배치로 개선하며, 밤 10시 통금을 폐지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④고용노동부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공동숙소가 근로기준법상 '기숙사'인지에 대한 유권해석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유권해석은 전국 모든 사업장에 영향을 끼칩니다. 고용노동부가 어떠한 해석을 내리든 기숙사와 관련한 일정의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⑤노동계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한국노총은 무단이탈 사태를 보도한 9월 23일 논평을 내어 "외국인 가사관리사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양대노총을 비롯해 대한불교조계종, 한국여성노동자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 노동·여성·인권단체 31곳은 9월 26일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권리보장 연대회의'를 발족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이주 가사돌봄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평등권리를 보장하라"고 밝혔습니다.
⑥관계부처가 사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법무부는 9월 26일 '신(新) 출입국·이민정책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이번 무단이탈 사태와 관련해 "관계부처와 협의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배상업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고 밝혔습니다.
⑦국회 움직임도 이끌었습니다. 환경노동위원회는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최영미 가사돌봄유니온 위원장을 참고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신문요지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노동실태 관련 의견 청취'입니다. 진보당 홍희진 대변인은 9월 26일 브리핑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들에 대한 노동환경 개선 등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습니다.
⑧외국인 가사관리사에 대한 적정임금 논쟁에 불을 지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국인 가사관리사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9월 3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최저임금 적용)보다 더 낮은 임금을 줄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최저임금법 적용이 안 되는 '가사사용인' 방식의 가사관리사 고용 정책을 추진 중이나, 이데일리의 필리핀 가사관리사 무단이탈 보도로 저비용의 돌봄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됐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10월 4일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이 검거됐다는 소식이 뉴스 속보로 전해졌습니다. 불법체류자가 43만명에 달하는 한국에서, 사업장을 무단이탈한 외국인 근로자가 검거됐다는 사실이 속보로 다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은 입국한 날에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방송사 인터뷰를 하는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방증입니다. 육아가 쉽지 않은 사회에 대한 불만, 정부의 돌봄정책에 대한 비판, 저출생 해결방안으로 나온 이번 시범사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 등이 담겨있습니다.
이탈한 가사관리사는 검거됐지만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에 여러 질문을 남겼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에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불해도 되는가, 설사 최저임금법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그 시장은 작동할 수 있는가, 돌봄 비용과 돌봄의 질이 상충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돌봄 비용 절감은 저출생 해결책이 될 수 있는가, 돌봄의 외주화는 바람직한가 등이 그것입니다. 이데일리의 보도로 이러한 물음이 우리 사회 전면에 드러나게 됐다고 자평합니다.
이데일리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없었습니다.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및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9회 전체 총평
제40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전달의 71편에 비해 출품작 수가 매우 적었을 뿐 아니라 올해 들어 8월까지 월평균 출품작이 60편이었음을 고려해도 편수가 비교적 적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치열한 경쟁 속에 돋보이는 기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기사 자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힘과 사회적 파급력, 보도 시점, 기획력, 취재에 들인 노력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치열한 내부 논의 끝에 최종 수상작이 결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7편이 출품됐고 이중 뉴스토마토의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및 명태균 게이트> 보도와 JTBC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미공개 수사 재판 자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뉴스토마토의 보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사를 통해 처음 관련 문제를 제기했을 뿐 아니라 파장 또한 매우 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건 흐름을 주도하고 무엇보다도 ‘불을 지른 힘’이 컸다는 평가다.
JTBC의 도이치모터스 관련 보도는 김건희 여사와 도이치모터스 공범 간의 통화내역은 물론 편지를 입수하고 미공개됐던 검찰과 재판 자료를 확보하는 등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고 이슈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장기간 답보 상태가 이어지면서 많은 국민이 피로감을 느낄만하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지만 언론은 결코 지치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출품작 9편 중 KBS창원의 <부실 수사에 가려진 채석장 중대산업재해> 보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건 초기 부주의로 인한 단순 운전사고로 사건이 종결될 수 있었으나 치밀한 취재로 부실한 초동 수사의 허점을 찾아냈다. 묻힐 뻔한 사건을 CCTV 영상을 초단위로 분석했을 뿐 아니라 결정적 물증인 사고 차량의 행적 파악과 발파 일지 입수 등 꼼꼼한 취재로 억울한 죽음의 진실에 다가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이끌어 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전북CBS의 <묻혔던 채상병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종은 종종 기시감과 식상함이라는 장해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군에서 자식을 잃고 진상규명이라는 벽에 부닥친 일반인의 사연을 보도하기 위해 1만1000장의 결정문을 검토하고 인터렉티브로 표현하는 등의 ‘노력과 성과’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언론의 중요한 역할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뜨거운 지구, 기후위기 현장을 가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후위기에 대한 기존의 사진 보도들과 완전히 다른 차별성을 갖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공감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사진기자들의 뛰어난 기획력과 취재력의 결정체라는 점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사진기자의 열정과 함께 사진이 보여주는 메시지 전달의 힘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