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미공개 수사·재판 자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미공개 수사·재판 자료
JTBC 조해언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10년도 더 전에 벌어진 일입니다. 2020년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권오수 회장과 주가조작 선수 등 공범들이 모두 재판에 넘겨졌고, 최근 항소심 결과까지 나오며 사건의 굵직한 사실관계는 어느정도 정리됐습니다. 하지만 논란의 출발점이었던 한 사람,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사실관계는 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궁 속에 있었습니다.
JTBC 법조팀은 긴 시간 노력 끝에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방대한 기록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검찰 수사의 타임라인과 재판 기록을 확인하며 새로운 사실을 가려냈습니다. 처음 확인됐다면 어떤 국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팩트체크 작업에도 충실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수사가 시작될 당시 김 여사와 공범 간의 통화 사실, 주포의 편지, ‘BP 패밀리’로 일컬어진 사실 등을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보도는 추석 직후부터 한 달 넘게 이어졌습니다. 서복현 팀장의 지도 아래 박병현 반장, 그리고 연지환·박현주·여도현 기자가 밤낮 없이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10월17일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주식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일반 투자자’로 시세조종을 인식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 뒤따랐습니다. 브리핑에선 JTBC의 보도와 관련된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후폭풍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었던 사안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낍니다. JTBC는 앞으로도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을 추적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사회부와 법조팀을 이끌어주신 조택수 부장과 서복현 팀장께 감사를 드립니다.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및 명태균 게이트 뉴스토…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및 명태균 게이트
뉴스토마토 박현광 기자
상을 받아 영광입니다. 하지만 마냥 기쁘진 않습니다. 참담합니다. ‘명태균 게이트’ 취재를 시작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참담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습니다. ‘명태균 게이트’는 시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이, 권력을 갖는 것을 목적으로 권력을 쥐고, 권력을 나눠먹는 정치인들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권력에 눈이 멀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 이기려는 정치인들의 탐욕이 명태균이라는 괴물을 만들어 낸 겁니다.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똑똑히 목도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인에겐 시민의 봉사자라는 의무는 없었다는 것을요. 세비를 ‘반띵’해준 5선 국회의원, 여론조사 조작을 두고 ‘보정’이라고 말하는 전직 여당 당대표, 여당 텃밭 지역구 공천을 ‘선물’로 주는 대통령. 그들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한 사람의 시민으로 가장 참담했던 건 따로 있습니다. 피와 땀으로 일궈온 우리나라 민주주의 시스템이 ‘민간인’과 ‘사기꾼’에 의해 농락당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품위와 품격은 어디까지 추락하는 걸까요. 아마 많은 시민께서 저와 같은 심정에서 분노하셨을 겁니다.
첫 취재를 시작하고 꼬박 두 달이 지났습니다. 장기전을 작정했지만,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습니다. 몸도, 마음도 힘들지만 아직 그만둘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풀리지 않는 마지막 의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건희 여사는 왜 명태균에게 공천을 선물로 줬을까. 뉴스토마토는 마지막 퍼즐을 풀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부실 수사에 가려진 채석장 중대산업재해 KBS창원
부실 수사에 가려진 채석장 중대산업재해
KBS창원 박기원 기자
채석장을 달리던 차가 전복됐고, 타고 있던 2명의 가장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속도는 시속 10km, 떨어진 높이는 겨우 3m였습니다. 종잇장처럼 구겨진 차량의 감정은 진행되지 않았고, 심하게 훼손된 시신의 부검도 없었습니다.
‘공소권 없음’ 종결을 앞두고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건 유족들이었습니다. 아버지의 휴대전화에 남은 CCTV 영상을 보지 못했다면, 그저 안타까운 교통사고로 남았을 사건입니다. 유족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밤새워 CCTV를 돌려보고, 폐차장에서 고철로 변할 뻔한 증거를 붙잡았습니다. 부실 수사 의혹을 규명하는 데 취재를 집중했습니다. 전문가 자문과 CCTV 분석에서 돌들이 마치 총알처럼 날아가 차량과 사망자들을 덮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발파 때 최소한의 안전 수칙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찰은 재수사에서 ‘교통사고’가 아닌 ‘발파에 의한 안전사고’로 결론 내렸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 유족들의 의혹 제기는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는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출발점에 불과합니다. 채석장의 실제 주인을 찾는 고용노동부의 수사는 이제야 본격화됐습니다. 유족들은 여전히 CCTV 영상을 돌려보고, 사고와 관련한 서류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 앞서 수사 기관의 불신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취재진은 채석장의 실제 경영 책임자가 누구인지, 두 가장을 사망에 이르게 한 안전보건 체계에 문제는 없었는지 밝히기 위한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KBS의 보도가 이번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묻혔던 채상병들 전북CBS
묻혔던 채상병들
전북CBS 남승현 기자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고(故) 해병대 채수근 상병의 유족, 지인들은 수근이가 어떤 아들이고, 후배였고, 동네 청년이었는지를 떠올리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바라는 마음에 1년의 세월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채상병처럼 자식을 잃은 가족의 목소리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억울한 죽음이 산처럼 쌓였는데도 이들이 누구인지, 어떻게 죽었는지 알 수조차 없었습니다. 순직 군인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결정문 1860건을 분석했습니다. 유족이 자식의 죽음에 대해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신청한 사건은 A4용지 1만1000장에 달합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죽음을 한땀 한땀 디지털 플랫폼에 옮기며 유형과 원인을 구분했습니다. 채상병처럼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려다 또는 작업 중에 목숨을 잃은 경우, 부대 내부의 문제로 자해 사망에 이르렀음에도 가정사로 책임을 돌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내가 부족해 자식이 죽었다’며 평생을 죄인처럼 살던 유족의 마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기획은 어떤 군인도 죽음의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로 시작합니다. 아직 세상에 풀리지 않은 억울한 죽음들이 많다는 점은 반드시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전북CBS는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죽음과 유족의 목소리에 관심을 둘 것입니다. 끝으로 매순간 함께한 최명국 기자와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완성도를 높여준 이균형 보도국장, 그리고 김용완 대표를 비롯한 회사 구성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뜨거운 지구, 기후위기 현장을 가다 국민일보
뜨거운 지구, 기후위기 현장을 가다
국민일보 이한형 기자
올해 한반도는 역대급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일보 사진부의 특별취재팀으로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여정에 나서면서 그 절실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취재팀은 세부 일정을 짜며 각국의 기후 변화를 생생하게 전달할 방안을 고민했다. 우리는 북극, 아프리카, 물에 잠기는 국가, 그리고 호주의 백화현상, 스위스의 빙하 등 다양한 장소를 선택했다. 이곳들이 겪고 있는 기후 변화의 현장 속에서, 우리는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우리 사진부는 타부서와 차별화된 기획 기사를 위해 최신 장비를 동원했다. 수중 카메라와 360도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드론 카메라 등 다양한 첨단 장비를 활용해 현장의 디테일을 최대한 생생하게 전달하려 했다. 이번 취재를 통해 기후 위기가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우리의 사진과 기사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에게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리고 행동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