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진은 지난해 10월 제주의 수중 비경을 촬영하기 위해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형제섬’ 인근 바다를 탐사했습니다. 형제섬 바닷속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수중 아치들로 이뤄져 천혜의 비경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현장을 조금 벗어나자, 거대한 폐그물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수백 미터를 따라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길이였습니다. 그물에는 언제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썩은 물고기와 소라가 주렁주렁 걸려있었습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어구가 바닷속 흉기로 변해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던 겁니다.
많은 이가 생각하는 제주의 아름다운 해안가. 하지만 바닷속에선 들리지 않는 비명과 소리 없는 죽음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해양쓰레기 가운데에서도 ‘바닷속 침적 폐어구’를 주제로 잡고 본격적인 취재에 나서게 된 이유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우리나라 바다에 버려지는 폐어구는 한 해 4만 톤이 넘습니다. 정부는 버려진 어구에 걸려 죽는 이른바 '유령어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연간 4천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제작진은 시청자에게 폐어구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수치와 숫자가 아닌, 생생한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9개월간 폐어구 문제가 심각한 제주 바다와 양식업이 발달한 경상남도 통영 바닷속 등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죽음의 바당 1부 <숨>에서는 최대 600년 넘게 썩지 않는 폐어구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실태를 조명했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만 서식하는 120여 마리의 제주남방큰돌고래가 폐어구에 걸려 목숨을 위협받고, 국제멸종위기종 바다거북과 산호류, 육지에 사는 야생조류가 다치거나 폐사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습니다.
죽음의 바당 2부 <덫>에서는 바닷속 폐어구가 결국 인간에게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사례를 통해 조명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해양과학기지가 있는 이어도 인근 해상에서 펼쳐지는 불법 중국 범장망 수거 작전, 어민과 대형 인명 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선박 스크루 감김 사고, 스티로폼 부표에서 발생하는 미세스티로폼과 굴양식장에서 나오는 폐코팅사 문제 등을 다각적으로 조명해 폐어구의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특히 2부에서는 어구가 만들어지고 버려지기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해양수산부 담당 부서(어구순환과리과)가 시범 운영 조직이었던 점, 시민들이 참여하는 반려해변 사업과 생분해성 어구 예산이 삭감된 사실 등 정부 정책을 진단했습니다. 더 나아가 세계 수산물 수출 강국인 노르웨이의 폐어구 수거 현장을 직접 취재해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지난 10년간 해양수산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폐어구와 해양쓰레기 수거에 얼마나 많은 예산이 사용됐는지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관련 예산에 1조 원 안팎이 사용됐지만, 여전히 발생량이 줄지 않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수거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버려지는 양을 줄이지 못하면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 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해당 사항 없음
5. 사회에 끼친 영향
KBS 취재 이후 정부는 대책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9월 26일 제46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폐어구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저감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더는 늦출 수 없다“며 <폐어구 발생 예방을 위한 어구순환관리 대책>을 마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담당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이 자리에서 어구가 만들어져 사용되고 버려질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폐어구 수거를 위한 구체적인 구상안도 내놨습니다.
해수부는 먼저 유실률이 높은 자망과 통발, 안강망 어선의 어구 사용량을 비롯해, 폐어구의 반납과 처리 장소까지 세세하게 기록하는 ①어구관리기록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해상에 불법 투기하거나 육상에 무단 방치되는 폐어구를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기록을 하지 않거나 허위 기재 등이 적발되면 과태료를 부과해 어구 책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해수부는 또 KBS가 대안으로 보도했던 노르웨이의 ②유실어구신고제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디에 어떤 어구가 버려져 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바닷속 침적 폐어구를 효율적으로 수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불법 어구를 즉시 치울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합니다. 바다에 방치된 불법 어구는 소유주를 알 수 없어 곧바로 철거할 수 없었습니다. 행정대집행법 절차를 지켜야 해 수거하는데 두 달 넘게 걸리기 일쑤고, 이 과정에서 어구가 조류에 의해 바닷속으로 유실되는 악순환이 잇따랐습니다. 해수부는 행정대집행법상 특례를 마련해 ③불법 어구 즉시 철거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위 3개 제도는 수산업법 개정안이 필요한 사안으로, 해수부는 관련 법을 국회에 넘긴 상태입니다.
이 외에도 ④감척어선을 폐어구 전용 수거선으로 운영해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에 설치된 중국 불법 어구 수거 등에 활용하기로 했고, ⑤세계 최초로 시행하는 어구보증금제도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해수부는 통발 어구를 반환하는 어업인에게 보증금 외에 일정 규모의 포인트(1개당 700원~1,300만 원)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참여 어업인에게 정부 사업 가점을 주기로 했습니다.
또 폐어구를 보관하는 ⑥집하장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폐어구를 자동으로 압축·보관·반납·처리할 수 있는 ⑧무인반납기 운영 계획도 밝혔습니다. 무인반납기는 내년부터 사천과 목포, 포항 3곳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갑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위 보도는 생생한 수중 취재를 통해 바닷속 폐어구 실태를 조명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수중 취재는 육상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력, 안전상의 문제가 동반됩니다. 그럼에도 담당 기자와 촬영 기자가 직접 물속에 들어가 현장을 확인하며 폐어구의 위협을 시청자에게 전달한 점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위 보도는 제주뿐만 아니라 KBS 시사 보도 프로그램인 <시사기획 창>을 통해 전국으로도 방영됐습니다. 특히 보는 이로 하여금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영상미와 구성, 편집과 컴퓨터그래픽 등에 공을 들였습니다. 죽음의 바당 1부의 전국 시청률은 3%, 2부는 3.3%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이는 평소 2%대보다 높은 수치로, 시청자들의 큰 관심과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더 나아가 정부의 대책 마련까지 이어지진 점은 큰 성과이자, 건강한 사회적 의제를 발굴해 변화를 이끌어 낸 모범적인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위 보도는 한국기자협회 언론 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고, KBS 자체 규정과 심의를 거쳤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해당 사항 없음
-취재진은 KBS제주총국 소속으로, 9개월간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며 지역에서 관련 뉴스를 보도하고, 토론회를 진행하며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또 지역 뉴스프로그램 대담을 통해 해양수산부장관에게 직접 폐어구 대책을 물으며 정부 정책의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이번 다큐멘터리 <죽음의 바당 2부작>은 지역에서 시작해 KBS 시사기획 창을 통해 전국 의제로 다뤄진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당 제작물은 시사기획 창과 KBS제주 개국 74주년 보도특집으로 전국과 제주에서 각각 방영됐습니다.
-취재진은 제작 과정에서 지난 3월 제주 지역 뉴스로 제작한 취재물을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부문(환경)에 출품했지만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9회 전체 총평
제40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전달의 71편에 비해 출품작 수가 매우 적었을 뿐 아니라 올해 들어 8월까지 월평균 출품작이 60편이었음을 고려해도 편수가 비교적 적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치열한 경쟁 속에 돋보이는 기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기사 자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힘과 사회적 파급력, 보도 시점, 기획력, 취재에 들인 노력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치열한 내부 논의 끝에 최종 수상작이 결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7편이 출품됐고 이중 뉴스토마토의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및 명태균 게이트> 보도와 JTBC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미공개 수사 재판 자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뉴스토마토의 보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사를 통해 처음 관련 문제를 제기했을 뿐 아니라 파장 또한 매우 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건 흐름을 주도하고 무엇보다도 ‘불을 지른 힘’이 컸다는 평가다.
JTBC의 도이치모터스 관련 보도는 김건희 여사와 도이치모터스 공범 간의 통화내역은 물론 편지를 입수하고 미공개됐던 검찰과 재판 자료를 확보하는 등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고 이슈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장기간 답보 상태가 이어지면서 많은 국민이 피로감을 느낄만하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지만 언론은 결코 지치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출품작 9편 중 KBS창원의 <부실 수사에 가려진 채석장 중대산업재해> 보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건 초기 부주의로 인한 단순 운전사고로 사건이 종결될 수 있었으나 치밀한 취재로 부실한 초동 수사의 허점을 찾아냈다. 묻힐 뻔한 사건을 CCTV 영상을 초단위로 분석했을 뿐 아니라 결정적 물증인 사고 차량의 행적 파악과 발파 일지 입수 등 꼼꼼한 취재로 억울한 죽음의 진실에 다가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이끌어 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전북CBS의 <묻혔던 채상병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종은 종종 기시감과 식상함이라는 장해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군에서 자식을 잃고 진상규명이라는 벽에 부닥친 일반인의 사연을 보도하기 위해 1만1000장의 결정문을 검토하고 인터렉티브로 표현하는 등의 ‘노력과 성과’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언론의 중요한 역할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뜨거운 지구, 기후위기 현장을 가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후위기에 대한 기존의 사진 보도들과 완전히 다른 차별성을 갖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공감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사진기자들의 뛰어난 기획력과 취재력의 결정체라는 점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사진기자의 열정과 함께 사진이 보여주는 메시지 전달의 힘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