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의 시작은 부고 메시지가 첨부된 제보였습니다. 자신이 일하는 쿠팡 로켓설치 대리점 대표가 자살했다며, 한 배송 기사가 연락해 온 겁니다. 직원인 자신이 보기에도 “쿠팡의 과도한 업무 독촉이 엄청났다”면서 “꼭 취재해달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날 저녁 빈소로 찾아갔습니다. 유족과 동료 직원들이 하나둘 모여들더니, 너나할 것 없이 고인이 쿠팡 업무로 힘들어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일반 택배를 다루는 ‘로켓배송’에 관한 보도는 이전에도 많았지만, 가전·가구를 배송하는 ‘로켓설치’ 사업은 알려진 적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배송 노동자가 아닌 대리점 대표가 사망한 경우도 처음이었습니다. 쿠팡의 배송 시스템이 얼마나 일하기 힘든 구조인 건지 파악하기 위해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사실상 24시간 근무.. “죽어야 끝난다”
직원들이 똑같이 전한 말이 있습니다. “누군가 죽어야 끝날 것 같다”. 주문을 받고 이튿날 배송하는 ‘로켓설치’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업무가 계속된다는 겁니다. 특히 고인이 숨진 8월 초까지 여름 석 달은 에어컨 주문량이 최대 2배 정도 늘었다고 합니다. 물량은 제한 없이 쏟아지는데, 정작 배송 기사 구하기는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배송을 제때 못하면 그 책임은 오롯이 대리점 대표인 고인의 몫이었습니다. 고인은 숨지기 전날 직원에게 “일주일째 잠을 못 자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왜 이렇게 힘들게 일할 수밖에 없었는지 의문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0.1% 배송 늦으면 계약 해지
고인이 쿠팡 CLS와 맺은 계약서를 입수했습니다. 대리점이 얼마나 불리한 위치였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쿠팡은 대리점이 배송 예정일을 지키지 못하면 위탁 운영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었습니다. 기준은 0.1%로, 1000개 중 1개만 늦어도 안 되는 겁니다. 택배 로켓배송의 경우 0.5%여서 택배 노동자들에게 압박이 전가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가전·가구 로켓설치는 이보다 훨씬 열악한 조건이었다는 게 처음 밝혀졌습니다.
이런 상황이 고인의 사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족을 통해 고인 휴대전화에 저장된 통화 녹음파일을 전부 입수해 들어봤습니다. 특히 마지막 통화에서, 고인은 배송기사 13명 중 8명만 출근할 수 있다는 전화를 받았고, 5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답변 없는 쿠팡, 보도 나가자 “법적 조치”
보도하기 전, 사실 확인과 반론권 보장을 위해 쿠팡 측에 입장을 요구했습니다. 계약서에 드러난 것처럼 배송 지연 시 대리점에 손해배상이나 계약해지를 요구하는지, 대리점 배송 여건에 따라 물량 조절이 이뤄지는지 등을 상세히 물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단 두 줄. “고인의 사망 원인은 개인적 사유였다”면서 “악의적인 허위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게 전부였습니다.
기사가 전국에 보도되자, 다음 날 쿠팡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사전에 물었을 때는 들을 수 없었던 답변이, 기사가 나간 뒤에야 법적 조치의 근거라며 돌아왔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취재원 모두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혹시 모를 2차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입니다. 유족 중 미성년 자녀들은 고인의 사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였고, 직장 동료들은 모두 현업에 종사하고 있어 사측의 보복이나 불이익을 우려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해당 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 현장 취재했습니다. 인터뷰 모두 대면으로 받았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주요 취재원 대부분 현업에 종사하고 있어 취재에 응하는 것에 극도로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 후속 보도를 준비 중이지만 곧바로 이어가지 못한 이유입니다. 국정감사를 비롯한 추가적인 공론화 과정을 통해 남은 취재원들의 용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선행 보도는 없습니다. 특히 쿠팡의 가전·가구 배송을 담당하는 ‘로켓설치’ 업무 구조를 드러낸 보도는 처음입니다.
보도 이후 택배노조는 쿠팡 로켓설치 대리점 대표의 사망을 비롯한 노동자 사망 사고에 대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쿠팡 청문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 보도 직후 고용노동부가 쿠팡 로켓설치를 비롯한 배송 시스템에 대해 근로감독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민석 노동부 차관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특별근로감독과 유사한 감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해당 사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주요 의제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오는 10일 국회 환노위가 쿠팡 로켓설치 대리점 대표 사망을 비롯한 산재 노동탄압과 열악한 노동조건 관련 등에 관해 쿠팡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러 국정감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지역민의 사망 원인을 추적해 과중한 업무 환경을 드러냈고, 그 이면에 쿠팡과 가전·가구 배송 대리점의 불공평한 계약 관계가 있었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고인의 사례만이 아니라, 쿠팡의 로켓설치 배송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쿠팡 측의 반론도 성실히 담아냈습니다.
숨진 쿠팡 로켓설치 대리점 대표의 사인은 자살입니다. 자살보도권고기준에 따라 직접적인 단어 표현이나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기사에 담지 않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 쿠팡 CLS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하고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한다고 밝혔지만, 피신청인으로서 접수 사실을 통보받은 바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9회 전체 총평
제40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전달의 71편에 비해 출품작 수가 매우 적었을 뿐 아니라 올해 들어 8월까지 월평균 출품작이 60편이었음을 고려해도 편수가 비교적 적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치열한 경쟁 속에 돋보이는 기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기사 자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힘과 사회적 파급력, 보도 시점, 기획력, 취재에 들인 노력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치열한 내부 논의 끝에 최종 수상작이 결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7편이 출품됐고 이중 뉴스토마토의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및 명태균 게이트> 보도와 JTBC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미공개 수사 재판 자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뉴스토마토의 보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사를 통해 처음 관련 문제를 제기했을 뿐 아니라 파장 또한 매우 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건 흐름을 주도하고 무엇보다도 ‘불을 지른 힘’이 컸다는 평가다.
JTBC의 도이치모터스 관련 보도는 김건희 여사와 도이치모터스 공범 간의 통화내역은 물론 편지를 입수하고 미공개됐던 검찰과 재판 자료를 확보하는 등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고 이슈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장기간 답보 상태가 이어지면서 많은 국민이 피로감을 느낄만하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지만 언론은 결코 지치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출품작 9편 중 KBS창원의 <부실 수사에 가려진 채석장 중대산업재해> 보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건 초기 부주의로 인한 단순 운전사고로 사건이 종결될 수 있었으나 치밀한 취재로 부실한 초동 수사의 허점을 찾아냈다. 묻힐 뻔한 사건을 CCTV 영상을 초단위로 분석했을 뿐 아니라 결정적 물증인 사고 차량의 행적 파악과 발파 일지 입수 등 꼼꼼한 취재로 억울한 죽음의 진실에 다가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이끌어 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전북CBS의 <묻혔던 채상병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종은 종종 기시감과 식상함이라는 장해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군에서 자식을 잃고 진상규명이라는 벽에 부닥친 일반인의 사연을 보도하기 위해 1만1000장의 결정문을 검토하고 인터렉티브로 표현하는 등의 ‘노력과 성과’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언론의 중요한 역할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뜨거운 지구, 기후위기 현장을 가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후위기에 대한 기존의 사진 보도들과 완전히 다른 차별성을 갖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공감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사진기자들의 뛰어난 기획력과 취재력의 결정체라는 점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사진기자의 열정과 함께 사진이 보여주는 메시지 전달의 힘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