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요양병원 병원비 일부를 돌려주고 허위 영수증을 발급하며 환자들을 유치하는 페이백 문제가 뿌리 뽑히지 않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환자를 매개로 뒷돈을 요구하는 브로커들과 이들과 결탁하는 병원들은 결과적으로 환자들의 장기 입원을 부추기고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불법적인 행태를 넘어 의료체계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고 봤습니다. 정상적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요양병원들은 운영상 어려움을 겪게 될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는 의료수준이 떨어져도 돈으로 메우는 요양병원들이 살아남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즉시 취재팀을 꾸려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이같은 실태를 확인해줄 요양병원을 찾아내는 것이 취재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은 실태를 폭로할 경우 환자를 유치하는게 어려워지지 않을지, 지역사회에서 다른 병원과 환자들에게 낙인찍히게 되지 않을지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수소문 끝에 요양병원 관계자들을 어렵게 접촉했고 이들로부터 요양병원 브로커들과 일부 요양병원의 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요양시설을 둘러싼 복마전 양상은 취재할수록 실타래처럼 얽혀있었습니다. 요양시설에서 요양급여비용 부정 수급이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있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친인척들마저 허위청구로 연루된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관리 사각지대 속에서 요양시설 내에서 낙상 등을 당한 환자와 보호자들을 상대로 요양시설은 선제적으로 책임이 없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소송을 걸어오며 보상금 지급을 할 수 없다고 버티고 이 과정에서 브로커까지 동원하며 겁박을 하는 경우마저 최근 부쩍 늘고 있다는 것을 취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리즈 보도가 나간 이후 사회적 반향도 컸습니다. 국회의원실에서는 보도에서 지적한 것과 같은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언론에 알렸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보도가 나간 설명자료를 연이어 내놓고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불거진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은 장기요양실손보험의 보장 범위를 비급여로 제한하고 자기부담률을 50%로 설정해 장기요양급여 과다이용 우려와 재정악화를 막기위한 조치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요양시설 복마전 시리즈 보도를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당국에서 이같은 비리문제를 제대로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습니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보건복지부는 2020년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은 환자부담금을 할인한 것이 드러나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고 경찰에 고발한 것을 마지막으로 적발된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페이백 요양병원이 버젓이 활개치고 있었습니다.
일부 요양병원의 실태를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입원을 하면서도 돈을 버는 암테크 환자가 양산되고 있었고, 한 요양병원장은 인근에서 페이백을 제공하는 병원이 여럿이라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병원비의 30%까지 제공해주는 곳도 있었고 환자들은 마치 가격비교를 하듯이 병원과 흥정을 하고 골라서 병원을 선택할 정도였습니다.
환자들이 사용하는 병원비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있었습니다. 일부 의사들은 한달에 1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려주는 환자를 VIP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실손보험을 활용하면 연간 5000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 치료비용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일부 요양병원과 짬짬이로 치료비를 돌려받고 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일부 요양병원들의 기가막힌 편법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한 요양병원 환자는 집에서 100㎞가 넘는 요양병원으로 통원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병원 공간을 원룸으로 탈바꿈시키고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임대차 계약서까지 작성해 환자를 받는 등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찾은 한 요양병원에서는 휴대폰을 2대를 갖고 다니면 보험사 단속을 피할 수 있다며 상세하게 방법을 알려주기까지 했습니다.
입원 일수와 치료 횟수 등을 늘리거나 영수증을 허위로 부풀려서 기재하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한 암 전문 요양병원은 지난해 실제로 하지 않은 고주파 온열 치료와 면역제 투약을 한 것처럼 진료기록을 조작했고, 건강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 고농축 비타민제를 놔주고 항암치료를 받은 것처럼 기록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2억원이 넘는 금액 추징당한 병원은 결국 지난해 폐원했습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취재하면 할수록 각종 비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요양급여 청구를 둘러싼 각종 부정수급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를 위해 협업한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함께 국민건강보험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요양병원들이 요양급여비용을 거짓 청구해 적발된 징수 대상 금액은 최근 10년간 198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심각한 수준이고 과잉 진료와 부당 청구로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요양시설을 상대로 힘겹게 싸우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취재해 기사화할 수 있었습니다. 요양시설에서는 낙상사고를 당한 환자들과 이들의 보호자들을 상대로 보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선제적으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걸어오는 경우도 부쩍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요양시설을 대리해주는 브로커까지 앞세워 환자들을 겁박하고 있었습니다. 낙상을 당한 환자들에게 요양원이 역으로 소송을 거는 일이 한두명의 환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것입니다.
요양원에서 낙상사고를 당한 환자들은 CCTV 영상은 물론 제대로 된 입증자료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요양시설을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보도에서 지적한 내용에 대해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인터뷰에서 "노인요양시설의 어르신 보호를 위해 낙상 방지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종사자 교육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재발 방지에 힘을 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건강보험공단 직원의 친인척이 운영하거나 근무하는 장기요양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허위 청구에 나섰으며, 공단 직원과 친인척들이 짬짜미 허위청구를 하고 있다는 것도 보도를 통해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설명자료를 내놓고 "앞으로 장기요양사업의 관리운영기관으로서 공정한 업무 수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취재 이후 타 매체의 추종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예컨대 노인 장기요양시설 94%가 5년 동안 2400여억원 가량을 허위로 급여를 청구해갔다는 기사는 매일경제 보도 직후 연합뉴스, 동아일보 등에서 추종 보도했습니다.
국회의원실에서도 동일한 내용으로 보도자료로 배포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론화하기도 했습니다.
시리즈 기사가 나간 이후인 9월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은 최근 5년간 장기요양기관 현지 조사 결과 지난해 장기요양기관 1342곳에서 666억원의 급여를 부당하게 청구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앞서 매경에서 보도를 통해 지적한 것과 동일한 내용으로 해당 보도자료는 연합뉴스, SBS, 세계일보 등 주요 매체에서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요양병원 페이백 브로커 보도가 나간 이후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일부 암 요양병원이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진료비 일부를 브로커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불법 페이백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사과하고 앞으로 강력하게 자정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법정 본인부담금 할인, 면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협회 내에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본인부담금 할인 및 면제 금지 포스터를 요양병원에 배포하는 등 더 적극적인 자정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요양병원협회는 강제 단속 권한이 없어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서 정부에 대해서도 강력한 단속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도 의학 전문지를 중심으로 보도가 이뤄졌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요양시설 복마전 기획보도 이후 정부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보도 직후 2차례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한편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 재발방지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령 요양기관 누워서 세금 빼먹기 보도 직후 복지부는 "장기요양보험제도의 건전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사후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무연고, 치매노인의 재산을 마음대로 횡령하고 탕진하는 범죄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노인복지시설에 입소한 무연고, 치매노인의 유류금품 관리에 대해 지속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복지부는 "관할 지자체를 통해 치매노인에 대한 금품 관리 실태를 점검하겠다"면서 "특히 기초생활보장급여 등 수급자인 경우에는 급여관리 점검 결과를 지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향후 재발방지를 막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무연고자 유류금품 실태조사가 2020년을 끝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본지 지적에 대해 사망 무연고자 유류금품의 적법하고 투명한 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요양시설의 급여 허위청구 적발률이 매년 90%를 넘는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복지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다양한 경로를 활용하여 부정수급 개연성이 높은 기관을 선별 조사한 결과"라고 해명하면서도 "향후에도 장기요양기관의 급여 청구 실태를 지속 점검하고 조사하는 한편 부당청구 예방을 위한 사전점검 체계를 마련하는 등 장기요양기관 사후관리를 보다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요양시설을 둘러싼 각종 비리 문제를 심층 취재했다는 점에서 보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사내에서도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 요양시설들이 갖고 있었던 구조적 비리에 문제점을 짚었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8월 시작한 기획 시리즈는 전문가 인터뷰와 우수등급을 받은 공공요양병원 현장 취재로 이어져 9월에 마무리가 됐습니다. 이에 따라 9월분 이달의 기자상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기사에 대한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9회 전체 총평
제40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전달의 71편에 비해 출품작 수가 매우 적었을 뿐 아니라 올해 들어 8월까지 월평균 출품작이 60편이었음을 고려해도 편수가 비교적 적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치열한 경쟁 속에 돋보이는 기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기사 자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힘과 사회적 파급력, 보도 시점, 기획력, 취재에 들인 노력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치열한 내부 논의 끝에 최종 수상작이 결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7편이 출품됐고 이중 뉴스토마토의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및 명태균 게이트> 보도와 JTBC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미공개 수사 재판 자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뉴스토마토의 보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사를 통해 처음 관련 문제를 제기했을 뿐 아니라 파장 또한 매우 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건 흐름을 주도하고 무엇보다도 ‘불을 지른 힘’이 컸다는 평가다.
JTBC의 도이치모터스 관련 보도는 김건희 여사와 도이치모터스 공범 간의 통화내역은 물론 편지를 입수하고 미공개됐던 검찰과 재판 자료를 확보하는 등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고 이슈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장기간 답보 상태가 이어지면서 많은 국민이 피로감을 느낄만하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지만 언론은 결코 지치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출품작 9편 중 KBS창원의 <부실 수사에 가려진 채석장 중대산업재해> 보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건 초기 부주의로 인한 단순 운전사고로 사건이 종결될 수 있었으나 치밀한 취재로 부실한 초동 수사의 허점을 찾아냈다. 묻힐 뻔한 사건을 CCTV 영상을 초단위로 분석했을 뿐 아니라 결정적 물증인 사고 차량의 행적 파악과 발파 일지 입수 등 꼼꼼한 취재로 억울한 죽음의 진실에 다가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이끌어 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전북CBS의 <묻혔던 채상병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종은 종종 기시감과 식상함이라는 장해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군에서 자식을 잃고 진상규명이라는 벽에 부닥친 일반인의 사연을 보도하기 위해 1만1000장의 결정문을 검토하고 인터렉티브로 표현하는 등의 ‘노력과 성과’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언론의 중요한 역할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뜨거운 지구, 기후위기 현장을 가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후위기에 대한 기존의 사진 보도들과 완전히 다른 차별성을 갖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공감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사진기자들의 뛰어난 기획력과 취재력의 결정체라는 점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사진기자의 열정과 함께 사진이 보여주는 메시지 전달의 힘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