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V),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2년, 피고인은 ‘깜깜이’
“피고인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에 처한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후 지난해 4월6일 첫 번째로 나온 법원 판결에서 ‘피고인 이름’이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당사자는 고양시 소재 건설사 ‘온유파트너스’ 대표이사였습니다.
<매일노동뉴스>는 ‘1호 판결’ 사건을 첫 공판이자 결심공판을 현장에서 취재하며 국내 최초로 기업 이름을 밝혔습니다. (‘중대재해 1호 판결’ 하청노동자 추락 소형건설사 ‘유력’) 그리고 선고일에 기업 이름이 적시된 언론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검찰과 피고인이 모두 항소를 포기해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자 고용노동부가 첫 중대재해 발생 기업으로 ‘공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호 선고’ 사건 역시 기업 이름(한국제강)이 공개됐습니다. 역시나 본지 보도가 기업 이름 공개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습니다.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명은 무관심 속에 서서히 지워졌고 감춰졌습니다. 오직 본지만이 재판을 추적하며 기업명을 건별로 확인하는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은 ‘깜깜이 대상’이었습니다. 9월 말 기준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업장은 62곳, 이중 법원 판결까지 나온 기업은 23곳입니다. 그러나 기업명이 밝혀진 사업장은 매우 드문 현실입니다. 정부가 비공개로 일관했기 때문입니다. 2022년 1월27일 법이 시행되고 2년이 지나도록 피고인 사업장 명단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수사 및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라며 중대재해가 일어난 원·하청 기업 이름 비공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산재 노동자가 한 해 10만명을 훌쩍 넘는 상황에서 중대재해 기업 명단은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공개돼야 한다고 노동계와 학계는 꾸준히 주장해 왔습니다. 해당 기업 노동자나 관련 업종 종사자가 중대재해 정보를 알았을 때 비로소 재발을 막고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시민단체(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도 지난해 10월 “중대재해 발생 기업 명단을 공개하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황입니다.
■1,288건의 중대재해 기업 명단 확보하다
중대재해 사건을 계속 추적하기 위해선 ‘피고인 기업명’은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수사·기소는 물론 공판 단계를 취재하는 중요한 ‘단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9월 초순께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임세웅 기자)가 한 장의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사진에는 고용노동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의원실에 제공한 중대재해 발생 기업 명단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기간은 2022년 1월27일부터 2024년 3월30일까지로, 전체 기업명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문제는 ‘종이 인쇄물’이라 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초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일일이 엑셀에 옮겨 적으며 대조하면서 분석에 돌입했습니다. 본지 중대재해 특별취재팀은 △중대재해 최다 발생 기업 △대기업집단·정부기관(공기업) 사망사고 △원·하청 사고 여부 △재해유형 △기소 여부 △기소까지 걸린 기간 △사망사고 재발 기업 등을 보름에 걸쳐 다각도로 분석했습니다.
본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88개)’을 기준으로 명단에 있는 기업명을 하나씩 대조했습니다. 대기업집단의 경우 계열사와 자회사까지 공시자료와 재무제표 등을 참조해 파악했습니다. 중대재해(산업재해치사)가 발생한 사업장 1천288건을 과거 언론 보도를 찾아가며 동일한 기업인지 확인하는 지난한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기소 미확인 ‘대기업’ 구체적 지표로 드러나
그 결과 베일 속에 가렸던 중대재해 발생 현황은 예상을 넘어섰습니다. 전혀 공개되지 않았던 기업명이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2년2개월간 ‘중대재해 최다 발생 기업’은 현대건설(사망 8명)로 드러났습니다. DL이앤씨(사망 8명)와 대우건설(사망 7명), 롯데건설(사망 7명) 등 기업이 확인됐습니다. 상위 11개 기업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의 67%가 하청업체 소속이라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단독]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최다 살인기업은 현대건설)
특히 기소가 드물었던 ‘대기업집단’의 중대재해 발생 현황을 구체적인 지표로 확인한 것은 의미가 달랐습니다. 중대재해 1천288건 중 약 12%(153건)가 대기업에서 발생했습니다. 그중 현대차그룹이 중대재해 23건(23명 사망)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 달에 1명꼴로 사망사고가 일어난 셈입니다. ([단독] 중처법 이후 ‘현대차그룹’ 23명 사망 ‘최악의 살인그룹’)
데이터 분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기소됐던 대기업집단(계열사·자회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 대기업집단(46개) 중 기소된 대기업 그룹은 8건에 달했습니다. ‘재해유형’ 역시 의미 있는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끼임·떨어짐·깔림 등의 ‘재래형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기업 명단 확보로부터 법 실무상 문제까지 밝혀냈습니다. 중대재해 발생부터 기소까지 걸린 시간은 중대재해처벌법을 대하는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수사 기간은 평균 455일로 추산됐고, 800일을 넘겨 기소된 사건도 2건에 달했습니다.
정부기관과 공기업의 중대재해 역시 분석 대상에 올랐습니다. 민간기업에 중대재해처벌법의 초점이 맞춰져 간과할 수 있는 정부기관의 중대재해 예방인식이 통계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전력공사와 산림청이 공동으로 최다 발생 기관으로 확인됐으며, 34개 공공기관에서 48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총 50명이 사망한 사실도 밝혔습니다. ([단독] 공공기관 최다 중대재해, 한전·산림청)
그런데 중대재해 발생 기업 명단에는 ‘중복된 기업명’이 다수 있었습니다. 이를 주목했던 언론은 그동안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데이터 분석 작업을 하며 가장 초점을 뒀던 부분입니다. 확인 결과 사망사고가 2건 이상 발생한 사업장은 총 78개(대기업집단 27개, 공공기관·정부기관 5개)로 파악됐습니다. 그런데 단 7곳의 사업장에만 실질적인 경영책임자에 대한 기소가 이뤄졌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9%에 머무르는 수치입니다. ‘재범’ 기업들에 대한 관대한 수사기관의 처분이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봤습니다. ([단독] 중대재해 재범 기업들 ‘기소는 단 9%’)
본지는 기소된 중대재해 재발 기업들의 사고를 분석해 그 원인을 짚었습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중대재해를 일으킨 대기업에 관대한 수사기관과 사법부 태도를 지적하고, 관련 업계에 경종을 울려 자본과 권력기관의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본지가 단독 보도한 ‘중대재해 최다 발생 기업 전수조사’와 관련한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습니다. 단독 보도 이후 타 매체의 관련 후속보도는 나왔습니다. (현대차그룹의 ‘두 얼굴’, 정의선 회장 글로벌 경영 이면에 ‘중대재해’ 최다 오명 <하비엔뉴스>, 22대 첫 국감에 재계 '노심초사'…올해도 줄소환되나 <매일일보>)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 :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관해 구체적 수치로 분석해 기업의 안전보건인식과 수사기관의 법 집행 태도를 드러내면서 정부와 검찰의 소극적인 중대재해처벌법 수사에 경종을 울렸다는 노동·시민사회단체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본지 연속 보도 이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등 노동계도 성명을 내고 ‘봐주기 수사’를 비판했습니다.
([‘중대재해 대기업 기소율 5%’ 본지 보도에] 노동계 “재벌 대기업 처벌해야 중처법 효과 발생”)
(민주노총 [성명] 현대자동차 그룹 23명 사망에 기소 0건, 재벌 대기업 공공기관 중대재해 봐주기 수사 중단하라)
(금속노조 [성명] 최악의 ‘그룹 살인’에 최악의 ‘봐주기’ 심각하다)
올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본지 보도에 언급된 한화오션(사망사고 6건)과 HD현대(사망사고 3건)의 대표이사가 소환됩니다. 조선소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와 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대책을 질의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대기업에서도 보도 직후 “해당 그룹에서 일어난 사고가 맞는지”에 관해 확인하는 연락이 빗발쳤습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해당 계열사에서 발생한 사고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안전의식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모든 취재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고 보도당사자의 반론 신청과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도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9회 전체 총평
제40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0개 부문에 49편이 출품됐다. 전달의 71편에 비해 출품작 수가 매우 적었을 뿐 아니라 올해 들어 8월까지 월평균 출품작이 60편이었음을 고려해도 편수가 비교적 적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개 부문에서 5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치열한 경쟁 속에 돋보이는 기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기사 자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힘과 사회적 파급력, 보도 시점, 기획력, 취재에 들인 노력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치열한 내부 논의 끝에 최종 수상작이 결정됐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7편이 출품됐고 이중 뉴스토마토의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및 명태균 게이트> 보도와 JTBC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미공개 수사 재판 자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뉴스토마토의 보도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사를 통해 처음 관련 문제를 제기했을 뿐 아니라 파장 또한 매우 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건 흐름을 주도하고 무엇보다도 ‘불을 지른 힘’이 컸다는 평가다.
JTBC의 도이치모터스 관련 보도는 김건희 여사와 도이치모터스 공범 간의 통화내역은 물론 편지를 입수하고 미공개됐던 검찰과 재판 자료를 확보하는 등 치밀한 취재가 돋보였고 이슈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장기간 답보 상태가 이어지면서 많은 국민이 피로감을 느낄만하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지만 언론은 결코 지치지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출품작 9편 중 KBS창원의 <부실 수사에 가려진 채석장 중대산업재해> 보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건 초기 부주의로 인한 단순 운전사고로 사건이 종결될 수 있었으나 치밀한 취재로 부실한 초동 수사의 허점을 찾아냈다. 묻힐 뻔한 사건을 CCTV 영상을 초단위로 분석했을 뿐 아니라 결정적 물증인 사고 차량의 행적 파악과 발파 일지 입수 등 꼼꼼한 취재로 억울한 죽음의 진실에 다가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이끌어 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전북CBS의 <묻혔던 채상병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종은 종종 기시감과 식상함이라는 장해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군에서 자식을 잃고 진상규명이라는 벽에 부닥친 일반인의 사연을 보도하기 위해 1만1000장의 결정문을 검토하고 인터렉티브로 표현하는 등의 ‘노력과 성과’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언론의 중요한 역할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뜨거운 지구, 기후위기 현장을 가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후위기에 대한 기존의 사진 보도들과 완전히 다른 차별성을 갖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공감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사진기자들의 뛰어난 기획력과 취재력의 결정체라는 점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사진기자의 열정과 함께 사진이 보여주는 메시지 전달의 힘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