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기획>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지난해 14%를 넘어서면서 ‘고령사회’ 진입이 확정됐습니다. 이는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지 딱 17년 만의 일입니다. 더욱이 오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유소년 인구 대비 고령인구를 뜻하는 노령화 지수도 올해 107.3을 기록, 2016년(100.1)에 비해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른 편입니다. 1970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뒤 1994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노인 문제는 가장 큰 과제임과 동시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존 국내 언론들의 노인 관련 보도는 주로 경제적 차원(부양문제 및 연금 등)만 다뤘을 뿐 인권적 시각에서 접근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건강한 노년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돈’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노인들의 ‘삶의 질’ 수준을 높여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노인들은 치매 등 각종 질환을 앓게 될 경우 요양시설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노인요양시설들은 노인 인권 저해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 노인들은 아프고, 지루하고, 궁핍하고, 우울한 여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OECD 가입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1위로 최악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번 특별취재팀에 편성된 본보 기자들은 회사 근처 종로 탑골공원에서 많은 노인들을 만났습니다. 그곳의 노인 분들 중에서는 밝고 기력이 왕성하신 분들도 있지만, 대개 시간을 떼우거나 소일거리를 찾으러 오시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일부 노인들은 겉으로 보기에도 몸이 불편하거나 정신이 온전치 못함에도 기댈 곳이 없기에 탑골공원을 찾기도 합니다. 그들의 목소리 한 마디 한 마디를 들으면서 가슴 한 구석이 미어졌던 기자들이 노인 인권을 보도 주제로 삼은 이유입니다.
이번 보도를 기획하면서 취재팀이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노인 개인의 선택권이었습니다. 그동안 대부분 언론 보도가 노인들을 위한 시설이나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금 등 주변 인프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에 반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선택권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국내외 노인 전문가들도 이 부분을 가장 많이 지적했습니다. 작게는 배변 욕구부터 크게는 투표권까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할 선택권이지만, 신체 기능 등이 저하되는 노인의 경우 그것마저 어려운 현실을 듣고, 보고, 때로는 함께 겪으면서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더욱이 현대 사회로 들어서면서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주요 연령층인 청장년층들의 눈치를 보느라 선택권을 포기하는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점 또한 큰 문제점으로 인식됐습니다.
일련의 취재 과정 동안 취재팀이 느낀 국내 노인 인권의 문제점은 대부분 요양시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이나 미국, 영국 등 해외의 경우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배식부터 모든 이동까지 노인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간병인’으로 불리는 이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이 같은 국내 노인요양제도의 시스템은 단편적으로는 노인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지만, 멀리 내다봤을 때는 노인 스스로가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고 판단됐습니다. 이 때문에 취재팀 역시 국내외 노인요양시설에서의 노인들의 선택권 존중이 얼마나,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취재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취재팀이 찾은 일본, 미국, 영국은 말 그대로 노인의 인권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었습니다. 노인 주변에 헬퍼들은 최소한의 인원만 상주시키고, 개인의 삶 모든 분야에서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누구와 친하게 지낼지, 어떤 음식을 먹을지, 목욕을 언제 할지 등 일상생활 전반적인 부분에서 해당 국가의 노인들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본 권리를 보장받고 있었습니다. 노인의 안전이 주변에 배치된 헬퍼들로 인해 철저하게 보장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이처럼 해외 우수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취재팀은 노인을 위한 인프라 구축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노인 주변의 사람들과 노인 자신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복지제도가 확대됨에 따라 노인인권 문제를 예산이나 돈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을 벗어나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인권’과 노인의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철저한 취재와 보도가 이뤄졌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기사는 본보의 ‘단독 보도’이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아셈(ASEM) 노인인권 콘퍼런스’를 통해 전 세계의 전문가들을 만나 노인 인권과 관련한 취재 사항들을 면밀히 체크했습니다.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일본, 미국, 영국 등 노인 인권을 중요시하는 우수 국가들의 특성을 분석하고, 현지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들도 세심하게 정리했습니다.
-먼저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고령화 문제를 20여년 앞서 경험한 일본을 방문해 앞으로 우리가 당면할 문제들을 짚어봤습니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며 급속도로 늘어나는 치매 노인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포용해야할 것인지를 두고 일본의 현지 시설을 둘러보고, 복지 정책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응책을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선 고령화로 인한 각종 노인 문제에 대처하는 민간 차원의 노력에 집중했습니다. 주정부와 지방정부 역할 뿐만 아니라 비영리재단과 노인 관련 단체 활동이 활발한 국가인 만큼 노인의 권리와 인권을 대변하는 단체, 비영리재단 등을 직접 찾아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받았습니다. 또 중산층부터 서민층, 극빈층까지 다양한 상황에 처한 뉴욕 노인들을 직접 만나보고 준비 없는 노년과 준비된 노년을 비교해볼 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경우 사전에 섭외한 요양시설 외에도 런던의 주요 요양시설 10여곳을 직접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담당자들로부터 노인 복지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었습니다. 영국 정부의 소극적인 언론 대응 대책으로 인해 모두 기사에 담지는 못했으나,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번 기획 보도는 아시아경제의 단독 보도로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특히 그간 노인 복지 문제를 연금 등 경제적인 부분과 연관지어 보도한 매체들은 수없이 많았으나 ‘노인 인권’을 중점적으로 다룬 보도는 전무했습니다.
-본 보도는 일본, 미국, 영국 등 현지 취재와 직접 섭외한 노인 인권 관련 전문가들의 인터뷰 등이 주를 이뤘으며, 이에 따라 타 매체들의 후속 보도는 없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사실상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노인 인권을 처음으로 다룬 본보의 기획 보도는 온라인상에서 100만에 가까운 클릭수를 기록하며 누리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후 노인 인권 신장을 위한 각계각층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와 제주 서귀포시가 관내 노인복지시설의 인권 침해 여부 등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하는가 하면 충청남도는 노인 인권 실태 조사 연구용역에 착수했습니다.
-또 각지에서 노인 인권과 관련한 세미나가 개최되는 등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노인 인권을 음지에서 양지로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에 대해 아시아경제사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노인 인권’에 대해 선행적으로 보도를 함으로써 노인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특히 노인 인권을 중시하는 우수 국가들을 직접 방문해 현지의 시스템을 직접 살피고 현지 노인들을 만나 목소리를 보도에 담았다는 면에서 수준 높은 보도였다고 자평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보도에 있어 취재기자들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본 보도는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반론신청 및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은 없었음을 밝힙니다.
회차 심사평
제339회 전체 총평
2018년 11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8편이 출품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으며, 엄정한 심사를 거쳐 KBS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관련 의혹>등 5편이 힘겨운 수상의 관문을 통과했다.
취재1부문에서는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 보도>(KBS)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사안의 중대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현안 보도로서, 11월 중 보도 가운데 가장 폭발성을 가진 보도였다. 어려운 취재여건에도 불구하고 내부 상황을 잘 정리해 보도했고 감시견인 ‘워치독’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S가 주도해서 보도를 치고 나가면서 후속보도가 이어지고 있고 새해 들어서도 사건의 흐름이 계속 되고 있다. 청와대 관련부서도 전면 개편되는 등 파장도 컸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고, 핵심권부인 청와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언론의 적극적인 감시라는 측면에서 사안의 중대성도 높이 평가됐다. 타사들도 좋은 후속 보도를 내고 있지만, 최초보도라는 점이 중시됐고 끈질긴 취재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 요인이 됐다.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밝혀낸 연속보도>(한겨레신문)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한 삼성 내부문건을 입수해 분식회계 의혹의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복잡한 회계문제를 검증한 노력이 돋보였다. 대기업과 회계법인의 민낯을 고발해 금융 감독 당국이 적극적으로 감사인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촉구하는 등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사실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매매거래 일시 중단으로 이어지는 등 실직적인 후속 조치로 이어졌고, 큰 틀에서 기업회계의 투명성과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프랑스내 한국 독립운동사 재발견>(연합뉴스)이 선정됐다.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프랑스 독립운동가 후손 찾기와 미(未)보고 사료 발굴 등으로 모두 8차례 12건의 기사를 작성하는 등 특파원이 오랫동안 신념을 갖고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특파원이 외국의 한 지역에서 여러 건의 독립운동사를 연속으로 발굴하는 건 사례를 찾기 힘들 만큼 매우 드문 경우로, 특파원의 관심과 노력이 좋은 보도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연속보도를 통해 국내 독립운동사학계의 관심을 고조시켰으며,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빠져있는 부분을 채우고 사료의 범위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은 높이 평가했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문팬’ 카페지기...코레일 자회사 이사로>(JTBC)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낙하산 인사 관행과 문제점을 데이터로 잘 제시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활용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1,700여명의 공공기관 임원을 전수 조사하는 노력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던 보도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팬클럽인 ‘문팬’의 카페지기가 코레일의 자회사 이사로 선임됐다는 발굴 보도 등은 살아있는 권력의 낙하산 인사 관행을 가감 없이 다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윤장현 전 시장도 당한 대통령 사칭 사기>(광주일보)가 수상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어이없고 충격적인 사건을 잘 발굴해 보도했다. 첫 보도 당시 익명 처리한 점은 아쉬웠으나, 해당 보도가 없었다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이 적극 고려됐다. 한국 정치구조의 왜곡된 한 단면을 드러낸 보도로서, 광주일보의 보도 이후 파장도 점점 더 커졌으며 여러 새로운 맥락도 드러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