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지난 9월 광주일보 사회부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보이스피싱에 당해 거액을 뜯겼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일반인들의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보도는 수차례 했지만 한때 광주시민을 대표했던 인사까지 당했다는 말에 믿기지 않았습니다. 광주, 전남 지방경찰청에 확인했지만 접수된 사건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11월20일 영부인을 사칭해 보이스피싱을 한 40대 여성 피의자가 구속됐고, 통장을 조사해 본 결과 윤 전 시장의 이름이 있었다는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윤 시장은 광주를 대표하는 공인이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자칫 광주시민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심어질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광주일보 취재진은 보도의 신중성을 기했습니다.
혹시나 동명이인일수도 있기 때문에 경찰, 검찰, 지역 정치계 등을 대상으로 2~3차례 사실 확인을 했습니다. 수사기관으로부터 윤 전 시장이 맞다는 확인을 얻었고 지난 11월23일자 사회면 톱기사로 보도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사건에서 가장 논란이 된 점은 윤 전 시장이 사기 피해금액을 어떻게 마련했냐는 점입니다. 광주일보 취재진은 윤 전 시장이 당선될 시점부터 최근까지 공직자 재산변동 신고내역을 살펴본 결과 사기를 당한 전후로 재산 변동 사항이 크지 않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피해액 4억5000만원 중 3억원의 출처가 불명확했습니다. 후속 취재를 통해 3억5000만원은 두 차례에 걸쳐 대출을 받았고 나머지 1억원은 지인에게 빌렸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자칫 보도 내용과 사실이 다를 경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와 명예훼손 혐의 등에 대한 피소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광주일보 취재진은 사실 확인을 최우선으로 했습니다.
광주일보 취재진은 사건 자체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기에 후속취재를 통해 퍼즐의 빠진 부분을 채워나갔습니다. 사건 관련자들의 후속 취재를 통해 윤 전 시장이 사기범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 발언에 속아 사기범 자녀를 광주시 산하기관과 사립중학교에 채용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또 사기범이 권양숙 여사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까지 사칭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남경찰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사건이 종결됐다던 경찰은 본보 보도 후인 11월30일에야 부랴부랴 관련 기관을 압수수색하는 등 추가 수사에 들어가 취업 청탁, 권리남용 등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12월6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보이스피싱의 4억5000만원 중 1억원의 출처가 불분명한 점에 주목하고 돈의 출처를 뒤쫓고 있습니다.
사기범이 지역 유력 정치인들과 유착돼 있다는 제보에 따라 관련 사실을 취재 중입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2018년 11월23일자 지면 보도 이후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등 통신사를 비롯한 중앙 일간지, 지방지 방송 등에서 관련 보도 200여건 이상 했습니다.
다음은 대표적 언론의 관련 보도입니다.(별첨 1 참조)
▲조선일보 2018년 11월24일자 10면 <“권양숙입니다” 문자에 낚인 윤장현, 4억 뜯겼다>
▲동아일보 2018년 11월24일자 2면 <“권양숙입니다” 문자에…4억 뜯긴 윤장현>
▲중앙일보 2018년 11월27일자 16면 <윤장현, 4억5000만원 빌려 가짜 권양숙 줬다>
▲JTBC 뉴스룸 2018년 11월23일 ‘권양숙 여사’ 사칭에…전 광주시장 4억여 원 사기당해
▲YTN 뉴스나이트 2018년 11월23일자 <“권양숙 여사인데요”…광주시장도 속았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광주일보는 첫 보도 이후 윤 시장의 자금 출처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윤 시장이 피해를 당한 시점은 지난 6·13지방선거 경선 시점이었던 점을 감안해 윤 시장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돈을 건넨 것이 아닌가 하는 내용입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광주지검 또한 광주일보의 의혹 제기에 따라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본격 수사하고 있습니다.
광주시민단체 또한 성명을 통해 윤 전 시장이 나서 보이스피싱 피해 전말을 밝혀줄 것과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정치권 전반에 경각심을 심어줬습니다. 사기 피의자가 지난 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 선거 운동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며 직간접적으로 피의자와 인연을 맺고 있는 정치인들이 자신들 또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광주일보는 정치인들이 사기 피해를 당하고도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논조의 보도를 통해 그들이 투명한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감시자 역할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자칫 전 광주시장이 단순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사건이 광주일보 보도로 정치자금법, 뇌물 수수, 권리 남용 등 범죄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는 한국기자협회 언론윤리강령에서 4번째로 제시한 ‘사생활보호’ 항목에 위배되는지 광주일보 내부적으로 치열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보도를 해야 한다는 합의는 있었지만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피해자이기 때문에 지면에 기사의 비중을 얼마나 둬야하는지, 신상은 어디까지 공개해야하는지에 대한 논의였습니다. 첫 번째 보도는 ‘윤장현’이라는 이름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타 매체에서 실명 보도를 시작하며 광주일보도 자연스레 실명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광주일보는 이번 사건에 대해 단순 보이스피싱 사건이 아닌 권력 사칭 사기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례로 보고 후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해당 보도와 관련해 현재까지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비롯한 민형사상 어떤 소송도 없었습니다.
취재후기
(339회) 윤장현 전 시장도 당한 대통령 사칭 사기 / 광주일보
윤장현 전 시장도 당한 대통령 사칭 사기
광주일보 사회부 김용희 기자
단순 피해자였던 윤 전 시장에 대해 광주일보는 피해시점이 지난 6·13지방선거 경선 과정이었던 점을 감안해 ‘공천 청탁 등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금품을 건네지 않았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지검 또한 윤 전 시장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13일월 기소해 재판을 앞두고 있다.
사기범의 행각은 놀라웠다. 자신의 자녀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로 속여 윤 전 시장에게 취업도 청탁했다. 이 과정에서 권 여사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까지 사칭하는 등 1인 6역을 하는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사기범은 지역 정치계에서 유명했다. 각종 선거 캠프를 오가며 SNS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활동을 주로 했다. 그를 기억하는 정치인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윤 전 시장만 사기범을 몰랐던 것이다.
현재 검찰은 윤 전 시장이 평소 친했던 건설업자에게 빌렸다고 하는 피해금액 1억원의 대가성 여부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 취업 청탁은 했지만 공천 청탁은 아니라는 윤 전 시장. 한땐 그를 지지하고 좋아했던 한 명의 시민으로서 안타깝기만 하다.
회차 심사평
제339회 전체 총평
2018년 11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8편이 출품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으며, 엄정한 심사를 거쳐 KBS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관련 의혹>등 5편이 힘겨운 수상의 관문을 통과했다.
취재1부문에서는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 보도>(KBS)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사안의 중대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현안 보도로서, 11월 중 보도 가운데 가장 폭발성을 가진 보도였다. 어려운 취재여건에도 불구하고 내부 상황을 잘 정리해 보도했고 감시견인 ‘워치독’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S가 주도해서 보도를 치고 나가면서 후속보도가 이어지고 있고 새해 들어서도 사건의 흐름이 계속 되고 있다. 청와대 관련부서도 전면 개편되는 등 파장도 컸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고, 핵심권부인 청와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언론의 적극적인 감시라는 측면에서 사안의 중대성도 높이 평가됐다. 타사들도 좋은 후속 보도를 내고 있지만, 최초보도라는 점이 중시됐고 끈질긴 취재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 요인이 됐다.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밝혀낸 연속보도>(한겨레신문)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한 삼성 내부문건을 입수해 분식회계 의혹의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복잡한 회계문제를 검증한 노력이 돋보였다. 대기업과 회계법인의 민낯을 고발해 금융 감독 당국이 적극적으로 감사인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촉구하는 등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사실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매매거래 일시 중단으로 이어지는 등 실직적인 후속 조치로 이어졌고, 큰 틀에서 기업회계의 투명성과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프랑스내 한국 독립운동사 재발견>(연합뉴스)이 선정됐다.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프랑스 독립운동가 후손 찾기와 미(未)보고 사료 발굴 등으로 모두 8차례 12건의 기사를 작성하는 등 특파원이 오랫동안 신념을 갖고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특파원이 외국의 한 지역에서 여러 건의 독립운동사를 연속으로 발굴하는 건 사례를 찾기 힘들 만큼 매우 드문 경우로, 특파원의 관심과 노력이 좋은 보도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연속보도를 통해 국내 독립운동사학계의 관심을 고조시켰으며,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빠져있는 부분을 채우고 사료의 범위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은 높이 평가했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문팬’ 카페지기...코레일 자회사 이사로>(JTBC)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낙하산 인사 관행과 문제점을 데이터로 잘 제시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활용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1,700여명의 공공기관 임원을 전수 조사하는 노력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던 보도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팬클럽인 ‘문팬’의 카페지기가 코레일의 자회사 이사로 선임됐다는 발굴 보도 등은 살아있는 권력의 낙하산 인사 관행을 가감 없이 다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윤장현 전 시장도 당한 대통령 사칭 사기>(광주일보)가 수상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어이없고 충격적인 사건을 잘 발굴해 보도했다. 첫 보도 당시 익명 처리한 점은 아쉬웠으나, 해당 보도가 없었다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이 적극 고려됐다. 한국 정치구조의 왜곡된 한 단면을 드러낸 보도로서, 광주일보의 보도 이후 파장도 점점 더 커졌으며 여러 새로운 맥락도 드러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