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공익제보자인 전 현대차 김광호 부장의 전화 한 통으로 취재는 시작됐습니다.
2016년 <MBC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 ‘현대차 세타2엔진의 결함과 은폐 사실’을 처음 보도했을 때 내부 고발을 하며 취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던 분입니다. 이번엔 서정대학교 박진혁 교수를 만나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박진혁 교수를 만났습니다. 그게 지난 7월입니다.
이번 브레이크 결함 보도는 박진혁 교수의 제보가 결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박진혁 교수와 함께 KATRI(자동차안전연구원)가 조사하지 않았던 다른 차종들에 대해서도 직접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래서 이번 취재 과정은 ‘취재’라기 보다는 ‘조사’에 가까웠습니다. 이미 나온 조사 결과를 취재해 보도하는 게 아니라, KATRI가 하지 않았고, 박진혁 교수가 하지 못 했던 결함 조사를 새롭게 시작한 겁니다. 박진혁 교수는 KATRI 재직 당시 현대차 제네시스와 한국GM 윈스톰을 리콜시켰지만, 집요한 조사 방해 압력 때문에 다른 차종은 조사하지 못 하고 KATRI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첫 인터뷰 이후 실제 보도까지는 넉 달이 걸렸습니다. 최대한 많은 결함 차량과 차종을 확보하고, 결함 원인을 밝히는 데 집중했습니다. 결함을 인정하지 않았던 자동차 제작사와 KATRI, 국토부를 설득할만한 과학적인 근거들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ABS 모듈은 한 개 당 비용이 1백만 원이 넘어서 전체 리콜 비용은 제작사 별로 수조 원대에 달합니다. 그래서 결함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의심 차량들을 수소문해 찾아다니는 걸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수십 대의 차량들을 주행 실험했고, 브레이크오일 성분을 분석했으며, ABS 모듈을 실제 분해해봤습니다. 결함 증상은 같아 보여도 실제 원인은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정밀한 분석이 필요했습니다.
조사 대상 차량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자동차 동호회에 제보를 받는다는 글도 많이 올렸지만 한계가 있었습니다. 운전자들이 ABS 모듈 결함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브레이크 불량 증상이 있거나 설령 사고가 나도 결함 때문이란 생각은 못 했습니다. 서비스센터에 가도 정상이란 설명만 들을 뿐이라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제보 받는다는 글을 운영진이 곧바로 삭제하는 동호회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8월 제보를 받기 위한 1차 방송을 냈습니다. 이미 확보한 브레이크 결함 사고 영상들을 이틀에 걸쳐 보도했는데, 이후 제보가 쇄도했습니다. 같은 증상 차량들이 실제 많았던 겁니다.
넉 달 취재 끝에 독일의 <콘티넨탈> 사가 만든 ABS 불량이 브레이크 결함 원인이라고 결론 냈습니다. 제보 차량들 중엔 다른 원인들도 있었지만, ABS 불량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차종에 상관없이 <콘티넨탈> ABS 모듈이 장착된 차에서 동일 현상(스폰지 현상, 밀림, 미작동, 차선 이탈)이 나왔습니다. 이 결함 증상은 ABS 모듈 밸브에 도금된 아연이 벗겨지면서 밸브가 부식되기 때문이란 것도 확인했습니다. (참고: 현대차를 제외한 다른 제작사들은 여전히 ‘브레이크오일’이 원인이라거나 결함이 아니라 주장)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행보도>
6월 22일, 7월 5일 <시사저널이코노미> 박진혁 교수 인터뷰 내용 첫 보도.
국내완성차 4사가 ABS 결함 알고도 덮었다는 인터뷰 기사.
주로 이미 리콜된 제네시스와 윈스톰 조사 당시 KATRI의 은폐 시도에 관한 내용.
(MBC 인터뷰는 7월 중순. 비슷한 시기였으나 시사저널e보다 취재 늦은 건 사실.
하지만 MBC 보도는 조사 된 적 없는 차종들 결함 직접 조사에 집중했고,
과거 제네시스와 윈스톰 리콜도 엉터리였다는 점 보도,
KATRI 내부 회의 녹취 공개, 콘티넨탈 ABS 모듈 장착 차종 명단 공개 등...
내용은 많이 다름. 시사저널e 보도 내용은 MBC 보도 내용의 극히 일부)
8월 25일 <경향신문> ‘누가 대한민국 리콜 시스템을 망가뜨렸나’
- 리콜 시스템의 전반적인 문제 지적하면서 이미 리콜된 제네시스 은폐 사례 일부 언급
(MBC 관련 첫 보도가 나간 이후 보도이고, MBC의 양해를 얻고 나간 보도)
<타매체 반향>
<YTN> 11월 15일 [김호성의출발새아침]
ABS 모듈레이터 결함, 주행 중 브레이크 고장 느끼면 이미 늦은 것
<오마이뉴스> 11월 23일
"브레이크 결함, 자발적 리콜 안 하는 게 놀랍다" - 최훈, 공윤선 기자 인터뷰
<KBS> 11월 15일
국토부, 53개 차종 ABS모듈 제작결함 여부 조사 착수
<SBS> 11월 15일
국토부, '독일 콘티넨탈 ABS 모듈' 부식결함 전면 조사
<연합뉴스> 11월 15일
국토부, '獨콘티넨탈 ABS 모듈' 부식결함 전면 조사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MBC 보도 이후인 11월 15일에 국토부가 보도자료 배포.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콘티넨탈 ABS 모듈 장착 16개 제작사, 53개 차종 전면 조사’하겠다고 발표.
그동안 ABS 모듈 불량 결함을 인정하지 않던 국토부가 KATRI에 ‘제작결함 조사 지시’를 내린 것.
이 ‘제작결함 조사 지시’는 결함이 의심될 경우 내리는 법적인 절차로, 이를 통해 결함 사실이 인정 되면 자동차 리콜 결정이 내려지는 매우 중요한 과정.
한국GM과 볼보, 현대차 등 일부 제작사들은 보도 이후 ABS 모듈 사전 점검 서비스와 무상 수리 시작.
(‘자발적 리콜’ 안 하려는 꼼수로도 볼 수 있으나, 그전엔 이 조차 안 했다는 걸 감안하면 진전된 조치)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넉 달 동안의 끈질긴 취재 끝에 심각한 ‘ABS 모듈 불량’ 브레이크 결함 사실을 확인했고, 자동차 리콜 결정을 내리는 KATRI(자동차안전연구원)가 6년 동안 어떻게 이를 은폐하고 축소해왔는지 알려지지 않았던 내막을 고발했습니다. 취재팀이 입수한 KATRI 내부 문건들과 당시 회의 녹취 파일을 통해, KATRI와 전문가 자문위원들이 생명과 직결된 무서운 결함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도 리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취재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KATRI가 조사하지 않았던 다른 차종들에 대해서도 서정대학교 박진혁 교수와 함께 직접 결함 조사에 나섰습니다.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위해 기사엔 언급할 수 없었던 몇몇 ABS 전문가들의 검증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객관적인 근거들로만 판단했습니다. 결국 독일 <콘티넨탈>사의 ‘ABS 모듈’이 장착된 다른 차종에서도 같은 결함이 발생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결함 증상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집요하게 분석한 점도 높이 평가할만합니다. 국토부가 53개 차종 모두를 전면 조사하겠다고 발표한 점은 큰 성과였습니다.
앞으로도 제작 결함 조사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생각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지원은 없었고, 자동차 제작사들과 콘티넨탈, KATRI와 국토부 모두 어떤 항의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39회 전체 총평
2018년 11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8편이 출품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으며, 엄정한 심사를 거쳐 KBS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관련 의혹>등 5편이 힘겨운 수상의 관문을 통과했다.
취재1부문에서는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 보도>(KBS)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사안의 중대성을 반영하는 중요한 현안 보도로서, 11월 중 보도 가운데 가장 폭발성을 가진 보도였다. 어려운 취재여건에도 불구하고 내부 상황을 잘 정리해 보도했고 감시견인 ‘워치독’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S가 주도해서 보도를 치고 나가면서 후속보도가 이어지고 있고 새해 들어서도 사건의 흐름이 계속 되고 있다. 청와대 관련부서도 전면 개편되는 등 파장도 컸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고, 핵심권부인 청와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언론의 적극적인 감시라는 측면에서 사안의 중대성도 높이 평가됐다. 타사들도 좋은 후속 보도를 내고 있지만, 최초보도라는 점이 중시됐고 끈질긴 취재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 요인이 됐다.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밝혀낸 연속보도>(한겨레신문)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한 삼성 내부문건을 입수해 분식회계 의혹의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복잡한 회계문제를 검증한 노력이 돋보였다. 대기업과 회계법인의 민낯을 고발해 금융 감독 당국이 적극적으로 감사인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촉구하는 등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사실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매매거래 일시 중단으로 이어지는 등 실직적인 후속 조치로 이어졌고, 큰 틀에서 기업회계의 투명성과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프랑스내 한국 독립운동사 재발견>(연합뉴스)이 선정됐다.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프랑스 독립운동가 후손 찾기와 미(未)보고 사료 발굴 등으로 모두 8차례 12건의 기사를 작성하는 등 특파원이 오랫동안 신념을 갖고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특파원이 외국의 한 지역에서 여러 건의 독립운동사를 연속으로 발굴하는 건 사례를 찾기 힘들 만큼 매우 드문 경우로, 특파원의 관심과 노력이 좋은 보도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연속보도를 통해 국내 독립운동사학계의 관심을 고조시켰으며,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빠져있는 부분을 채우고 사료의 범위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은 높이 평가했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문팬’ 카페지기...코레일 자회사 이사로>(JTBC)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낙하산 인사 관행과 문제점을 데이터로 잘 제시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을 활용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1,700여명의 공공기관 임원을 전수 조사하는 노력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던 보도였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팬클럽인 ‘문팬’의 카페지기가 코레일의 자회사 이사로 선임됐다는 발굴 보도 등은 살아있는 권력의 낙하산 인사 관행을 가감 없이 다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윤장현 전 시장도 당한 대통령 사칭 사기>(광주일보)가 수상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어이없고 충격적인 사건을 잘 발굴해 보도했다. 첫 보도 당시 익명 처리한 점은 아쉬웠으나, 해당 보도가 없었다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이 적극 고려됐다. 한국 정치구조의 왜곡된 한 단면을 드러낸 보도로서, 광주일보의 보도 이후 파장도 점점 더 커졌으며 여러 새로운 맥락도 드러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