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지난해 6월, 회생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력존엄사법이 국회에서 발의됐습니다. 대다수 한국인이 눈감기 직전까지 무의미한 연명치료나 고통에 시달리는 현실에 대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익숙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안락사, 존엄사, 조력사망, 의사조력자살까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죽음은 개념으로만 존재하지 대다수 한국인들은 실제 어떻게 이뤄지는 것인지조차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JTBC는 학술 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 중립적인 말로 보이는 ‘조력사망’이라고 이 죽음을 부르기로 하고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먼 나라 아닌 한국인 이야기>
외국인 가입자를 받고 있다는 스위스 조력사망 단체들을 접촉했습니다. 그중 가장 큰 곳인 디그니타스를 통해 한국인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고 1년 전 이미 104명을 기록했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들 단체와 온라인상 흔적을 남긴 블로거, 카페 사례자들을 접촉하며 국내 가입자 5명을 찾아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허모씨와 스위스를 동행했던 작가, 가족들을 수소문해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은 ‘당하는 죽음’이 아닌 ‘선택하는 죽음’이라는, 낯선 개념이었습니다. 끝을 모를 질병의 고통 속 스스로 마지막 모습과 때를 정할 수 있단 사실이 위안이 된다는 목소리를 보도했습니다. 반대로 ‘죽을 권리’는 시기상조이며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종교·의료계 지적도 함께 다뤘습니다.
([트리거] '조력사망 희망' 한국인 100명 넘겨…그들은 왜 / 22. 1. 10.)
([트리거] '죽음의 선택지'가 주는 희망…"외로운 스위스행 멈추도록“ / 22. 1. 11.)
<죽음을 예약한 환자를 만나다>
이 예민한 주제에 대해 직시하고 토론하기 위해선 생생한 현장이 필요했습니다. 스위스까지 찾아가 생을 마감한 한국인들이 있단 뉴스를 본 적 있지만, 국내에서 조력사망 현장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사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현지에서 종교계 공격을 받아온 스위스 단체들이 보안상 이유로 취해온 비밀주의 때문인 듯했습니다. JTBC 취재진은 끈질긴 설득으로 현지 단체들을 섭외해 스위스로 갔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조력사망이 불법인 프랑스에서 온 뇌종양 환자의 마지막날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목도한 조력사망 현장을 방송통신심의위 규정이 허락하는 선 안에서 생생하게 담아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이 남성과 가족의 입을 통해 조력사망의 의미에 대해 시청자들이 고민해볼 수 있게 했습니다.
([트리거] 스스로 죽음을 예약한 환자…'스위스 조력사망' 현장 취재 / 22. 1. 10.)
<아무것도 모른다는 우리 영사관>
스위스 단체들을 직접 취재하며 확인한 한국인 사망자 숫자는 8명 이상입니다.(※1곳이 2021년 기준 데이터를 제공) 스위스 현지에서 만나거나 줌·서면 인터뷰한 스위스 단체들의 지향점은 다양했습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처한 환자에게 의사 약 처방으로 조력사망을 시행하는 곳부터, 자발적으로 원하기만 하면 별다른 조건을 붙이지 않는다는 곳, 의사 개입 없이 쉽게 죽을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단 논리를 펴는 곳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시행 80년이 넘도록 여전히 현지 의사협회나 종교계가 옹호론자들과 논쟁을 벌이며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주스위스 대한민국영사관이 한국인 가입·사망자에 대한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또 스위스행을 따라가는 한국인 가족들이 자살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외로운 죽음에 내몰릴 수 있단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위스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한국인이 계속 늘고 있단 현실은 이 문제를 더 이상 쉬쉬하거나 덮어둘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 꼭 맞는 조건들을 촘촘하게 규정한 법으로 조력사망을 제도화하는 것을 검토할 시점은 아닌지 취재진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국내 발의 법안의 내용과 미비점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평가를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트리거] '죽음의 선택지'가 주는 희망…"외로운 스위스행 멈추도록“ / 22. 1. 11.)
([트리거] 프랑스는 대통령이 나서 '조력사망' 공론화…스위스도 80년째 논쟁 중 / 22. 1. 11)
(스위스와는 다른 한국형 'K-존엄사법'…어디까지 가능할까? / 22. 2. 1.)
<조력사망 찬성률 82%의 의미>
지난해 국내 설문조사에서, 조력사망 입법에 대해 82%가 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압도적인 찬성 여론은 “죽기 직전까지 연명치료와 고통에 방치된 병상을 목도해온 한국인들의 공포”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우리나라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이 이례적으로 그 대상의 폭이 좁고 한계가 많은 점, 그리고 연명치료의 대안으로 불리는 호스피스 지원이 부족하고 이용률이 떨어지는 현실 등이 ‘병원에서의 비참한 마지막’에 대한 트라우마를 키웠단 것입니다. 취재진은 말기암 아버지의 고통스러운 마지막을 지켜본 뒤 조력사망 입법 운동가가 된 사례자를 찾아 인터뷰했습니다. ‘죽을 권리’에 대한 극단적 옹호 여론이 가리키는 곳은, 비단 조력사망 입법 뿐 아니라 연명의료 제도와 호스피스 지원 확대 등 다양한 ‘죽음의 선택지’가 마련된 사회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나아가 짧은 뉴스룸 기사들을 통해 다 담지 못한 스위스 조력사망 및 국내 호스피스 현장, 그리고 한국인 가입자·전문가들의 목소리를 24분 분량의 다큐 영상으로 만들어 포털과 유튜브로 보도했습니다.
([트리거] 조력사망 대찬성 여론?…"비참한 의료 현실에 대한 공포“ / 22. 1. 12.)
([트리거]"존엄한 죽음" vs "방조된 자살"...스위스 조력사망 현장 취재, 우리의 '마지막 선택'은? / 22. 1. 13.)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JTBC 보도 이후 논쟁을 둘러싼 찬반 의견을 담은 의료계 칼럼 등이 잇따르며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력존엄사법을 대표발의한 안규백 의원실은 보도를 통해 이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하고 토론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앞서 스위스내 외국인 조력사망 단체들을 모두 인터뷰하고, 당사자와 그 과정을 취재해 보여준 보도는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JTBC는 조력사망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위해 다양한 형식의 콘텐트로 주제를 다뤘습니다. 방송 메인뉴스 보도 뿐만 아니라 24분 분량으로 따로 제작한 온라인 콘텐트
(https://www.youtube.com/watch?v=AzagRrAi-pY&t=671s)가 큰 반향을 얻었고, 텍스트 기사로도 이슈를 다뤘습니다. 관련 영상 콘텐트 7개를 통해 유튜브 기준 조회수 150만회, 댓글 5000여개를 기록하며 논쟁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또 뉴스룸 정규 방송과 방송 후 온라인 생중계에서 전문가와 시민패널이 의견을 나누는 토론 코너
(https://www.youtube.com/watch?v=UEKuccLTQTY&t=130s)를 기획해 논의의 폭을 넓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충실히 듣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언론윤리강령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9회 전체 총평
38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53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달에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취재보도 1부문(정치, 사회)에서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모두 13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MBN의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와 KBS의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 조선일보의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 등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는 강추위가 매섭던 날 막차를 놓친 70대 할머니가 지구대에 몸을 녹이러 갔다가 쫓겨난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해 국민들의 공분을 끌어냈다. 특히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일부 경찰관이 할머니를 회유한 정황을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보도가 시민의 눈높이에서 경찰관의 모호한 직무 범위와 보호조치 대상의 적절성 논란을 촉발한 기폭제가 됐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는 각종 공공데이터를 입수해 빌라왕의 배후 세력을 추적해 그 실체를 드러내고,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게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감정가 부풀리기’가 배후 세력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을 밝혀내고, 주택 가격 산정 시 외부 감정평가액을 우선 적용하는 현장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보도했다는 데 심사위원들 다수가 공감했다.
조선일보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는 북한 무인기의 용산(P-73) 침투 가능성과 관련해 언론들이 개연성을 제기한 분석과 예측 보도를 많이 쏟아내는 가운데 군이 사후 검열로 P-73 침투를 알게 된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이 주목했다. 이 보도를 계기로 군이 P-73이 북한 무인기에 뚫린 사실을 공개 시인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는 조선일보 <‘삼성-TSMC 경쟁력 비교’ 시리즈>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삼성과 대만 TSMC의 경쟁력을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처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식 취재를 거부하는 TSMC를 찾아가 전·현직 임직원은 물론 인근 식당 주인, 택시기사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취재한 발품과 각종 반도체 연구논문 분석, 국내외 반도체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완성도를 높인 점이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2023 공장을 떠나다>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장 안에서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잃어버린 채 떠나는 60대 노동자와 20대 노동자 모습을 교차하면서 이들이 놓인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함께 드러내는 방식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범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 경제성장의 명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무단침입’ 서슴지 않는 한국전력 수상한 단속> 보도가 수상했다. 한전의 약관을 무시한 저온창고 단속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런 문제가 한전의 경영악화와 맞물려 전국적으로 1년 만에 6.1배 증가한 점, 농민에겐 엄격하고 대기업에는 관대한 차별적 단속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보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서울신문 <난방비 더 써도 더 추운 ‘단열 빈곤층’>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최강 한파의 날씨를 보인 날,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아파트(빨간색)와 쪽방촌(파란색)의 건물 외벽 온도를 극명하게 대비한 사진 보도였다. 시의적절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데 심사위원들 대다수가 공감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부랴부랴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이번 달 출품작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발품을 많이 판 노작이 많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