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22년 12월 26일 북 무인기 5대가 MDL 이남으로 넘어왔습니다. 군은 이 가운데 1대가 서울 북부까지 내려왔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날 언론은 후속으로 무인기가 은평구까지 내려왔다면 용산까지 침투하거나 인근 지역에서 정찰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야당 김병주 의원도 같은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군은 그런 항적이 탐지되지 않았다며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노석조 기자는 군의 브리핑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군이 탐지를 못했다고 용산까지 내려오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군사 안보와 관련해선 분명히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추정과 관측만으로 무리하게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신중을 기했습니다.
군은 12월 27일부터 합참 전비태세검열단을 꾸려 사후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러다 겸열 8일 차이던 1월 3일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군 초기 분석 발표와 달리 북 무인기 1대가 용산 P-73까지 들어왔던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그러나 군은 이를 바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은 1월 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정부와 군은 이날에도 이 사실을 언론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날 국방부 기자실에서는 합참의 브리핑이 있었습니다. 군은 1월 3일과 1월 4일 브리핑을 통해 P-73 침투 사실을 알릴 기회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노 기자는 검열 조사 상황을 추적하는 가운데 특이 사항이 나왔다는 단서를 잡은 터였습니다. 그래서 1월 4일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된 사항을 합참에서 설명할 줄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P-73 침투는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달라진 사항이 없었습니다. 노 기자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고 그날 오후부터 집중적인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군은 이와 관련해 철저히 입을 닫고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노 기자는 포기하지 않고 초기에 확보한 단서를 바탕으로 팩트 조각을 모아나갔고, 검열 과정에서 북 무인기가 P-73에 진입했다 이탈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군이 언론과 야당 정치인이 침투 가능성을 제기할 때 "전혀 그렇지 않다" "적을 이롭게 하는 주장"이라는 식으로 강력 부인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군이 틀렸다고 기사를 쓴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었습니다. 특히 북한의 도발과 관련한 군사 안보 사항이었기 때문에 주의해야 했습니다.
이에 노 기자는 여러 라인을 통해 팩트 크로스 채킹 작업을 재차 벌였습니다. 취재 결과는 군의 초기 발표가 틀렸다로 귀결됐습니다. 조선일보 편집국은 내부 회의를 거쳐 이를 1면 톱으로 보도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북 무인기가 우리 군 최고통수권자의 집무실을 기준으로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에 침투한 것은 분단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군이 초기 분석에 이런 가능성도 일축하다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모양새가 된 것이어서 언론으로서 분명히 비판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본지 보도가 나간 뒤 정부와 군은 안 그래도 국민에게 공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보도 이후 군의 P-73 관련 브리핑을 보면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군은 본지 보도에도 '온 브리핑'에서는 P-73 침투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백브리핑'에서 설명하겠다고 쉬쉬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군의 초기 분석이 틀려 입장 번복하게 된 문제의 책임에서 어떻게든 면피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합참 실장은 정례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실로 들어와 익명 인용을 전제로 하는 이른바 '백브리핑'을 열고 나서야 "사실 그랬다"며 그제야 P-73 침투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기자들은 "국민에게 왜 거짓말을 했느냐"며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백브리핑으로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안 된다" "'온더레코드'로 합참 실장이 직접 입장 번복에 대해 사과하는 발표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합참은 몇 시간 뒤 내부 검토를 거쳐 기자들의 지적이 옳다고 판단, 결국 합참 공보실장 실명으로 입장 번복에 대해 발표하고, '유감' 표명을 했습니다. 국방부 기자단에서는 "조선일보 보도에도 군이 P-73 침투 사실을 제대로 시인하지 않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숙인 걸 보면, 조선일보 보도가 없었으면 어땠겠느냐? 더 애매하게 국민에게 설명하지 않았겠느냐"고 했습니다.
본지 보도가 이번 사태의 변곡점이 되었다는 점은 국회 국방위에서도 재차 확인됐습니다. 국방위에 출석한 군 방첩 기관 지휘관이 북 무인기 침투 사실을 조선일보가 어떻게 보도할 수 있었는지 노 기자가 어떻게 이런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야당 의원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밝힌 것입니다. 방첩사는 검열을 벌였지만, 본지 보도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군사 사항 등 민감성을 고려해 익명 처리. 사실 관계 중복 확인을 위해 복수의 소식통 취재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 관계여하
-어떤한 이해관계도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 취재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행 보도 및 표절은 없었습니다. 북한 무인기의 용산(P-73) 침투 가능성과 관련해 "그럴 수 있다"는 분석과 관측 보도는 많았습니다. 그러나 군이 사후 검열로 P-73 침투를 알게 된 사실을 확인해 보도한 것은 본지 기사가 처음이었습니다. 이 보도를 계기로 군이 침투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본지의 기사는 정부와 군이 올 1월 3일 검열 결과가 나온 이후 P-73 침투 사실을 이틀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검열 결과를 유일하게 취재해 보도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군이 본지 보도 이전까지 언론과 야당의 P-73 침투 가능성에 대해 "전혀 아니다" "이적 행위"라고 부인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틀렸고, 부적절한 대응이었음을 지적해 알렸다는 점에서도 본지 기사에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지 보도로 군이 P-73이 북 무인기에 뚫린 사실을 공개 시인하면서, 모든 언론이 이를 보도하고, 우리 군의 무인기 관련 대비태세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와 군은 시종일관 북 무인기 침투와 관련한 대비태세의 허점이 최대한 부각되지 않도록 대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본지가 북 무인기가 P-73을 침투한 사실이 사후 검열에서 확인되고 군 수뇌부가 이를 바로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쉬쉬한 점을 보도함으로써, 군이 소형 무인기 사태 후속 조치를 보다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정부와 군이 기존 발표 입장과 상충하는 결과가 검열 조사로 나왔을 경우 은폐하기보다는 투명하게 국민에게 알리고 잘못한 점은 깨끗하게 시인하고 유감 표명하는 것이 군 조직의 신뢰 문제에도 낫다는 점도 이번 사건으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본지뿐 아니라 우리 언론 모두가 이번 사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문제점을 짚고 분석하면서 군이 소형 무인기 대비태세를 이전과 다르게 보다 철저히 재정비하게 됐다고 평가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북한 무인기의 P-73 침투는 군사 안보 사항으로 보도 시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만, 군 당국이 침투 사실을 부인하는 가운데 실제로 침투했던 사실이 사후 검열에서 뒤늦게 확인된 만큼, 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보도를 통해 알려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 군의 부적절했던 대응 태도를 지적하는 것이 공익성에 더 부합 하다고 판단됐다고 평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없습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취재후기
(389회)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조선일보 노석조 기자
판을 뒤집는 기사였다. 지난해 12월26일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고, 1월5일 조간으로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열흘간 국방부와 군은 일관되게 ‘북 무인기는 용산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했다. ‘침투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군은 단칼에 부인했다. 너무 완강해 더는 다른 이야기를 감히 꺼낼 수 없는 상태였다. 군은 ‘그런 주장은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는 말까지 동원했다.
하지만 군의 발표는 틀린 것이었다. 이걸 알아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기존에 알려진 ‘사실’이 ‘실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말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부담스럽다. 특히 그것이 국가 안보와 관련된 것이었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내가 착각해서 잘못 안 것은 아닐까, 취재 내용이 틀린 건 아닐까 걱정도 됐다. 집에 들어와 노트북 앞에 앉아 자정 무렵까지 휴대폰을 들었다 놨다 해야 했다. 아내는 방문을 열고 들어와 뭔 일 있느냐고 물었다.
기사가 안 나갔으면 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 심정을 이해한다. 그러나 기사가 나간 날 아침 국방부와 군은 여전히 북 무인기의 용산 비행금지구역(P-73) 침투 사실을 애매한 태도로 부인했다. ‘용산구(區)까지는 못 들어왔다’ ‘P-73에 살짝 스쳤을 뿐이다’는 식으로 설명하며 실책을 모면하려는, 군인답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 기사를 써도 이랬는데 아예 안 썼으면 어땠을까? 다시 그날 밤으로 돌아가도 나의 선택은 ‘쓴다’다. 나의 기사가 우리 대한민국 군의 기강과 전투 대비태세의 나사를 바짝 조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물어온 기사를 지면에 실어준 데스크 선배들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회차 심사평
제389회 전체 총평
38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53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달에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취재보도 1부문(정치, 사회)에서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모두 13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MBN의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와 KBS의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 조선일보의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 등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는 강추위가 매섭던 날 막차를 놓친 70대 할머니가 지구대에 몸을 녹이러 갔다가 쫓겨난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해 국민들의 공분을 끌어냈다. 특히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일부 경찰관이 할머니를 회유한 정황을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보도가 시민의 눈높이에서 경찰관의 모호한 직무 범위와 보호조치 대상의 적절성 논란을 촉발한 기폭제가 됐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는 각종 공공데이터를 입수해 빌라왕의 배후 세력을 추적해 그 실체를 드러내고,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게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감정가 부풀리기’가 배후 세력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을 밝혀내고, 주택 가격 산정 시 외부 감정평가액을 우선 적용하는 현장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보도했다는 데 심사위원들 다수가 공감했다.
조선일보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는 북한 무인기의 용산(P-73) 침투 가능성과 관련해 언론들이 개연성을 제기한 분석과 예측 보도를 많이 쏟아내는 가운데 군이 사후 검열로 P-73 침투를 알게 된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이 주목했다. 이 보도를 계기로 군이 P-73이 북한 무인기에 뚫린 사실을 공개 시인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는 조선일보 <‘삼성-TSMC 경쟁력 비교’ 시리즈>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삼성과 대만 TSMC의 경쟁력을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처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식 취재를 거부하는 TSMC를 찾아가 전·현직 임직원은 물론 인근 식당 주인, 택시기사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취재한 발품과 각종 반도체 연구논문 분석, 국내외 반도체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완성도를 높인 점이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2023 공장을 떠나다>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장 안에서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잃어버린 채 떠나는 60대 노동자와 20대 노동자 모습을 교차하면서 이들이 놓인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함께 드러내는 방식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범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 경제성장의 명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무단침입’ 서슴지 않는 한국전력 수상한 단속> 보도가 수상했다. 한전의 약관을 무시한 저온창고 단속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런 문제가 한전의 경영악화와 맞물려 전국적으로 1년 만에 6.1배 증가한 점, 농민에겐 엄격하고 대기업에는 관대한 차별적 단속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보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서울신문 <난방비 더 써도 더 추운 ‘단열 빈곤층’>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최강 한파의 날씨를 보인 날,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아파트(빨간색)와 쪽방촌(파란색)의 건물 외벽 온도를 극명하게 대비한 사진 보도였다. 시의적절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데 심사위원들 대다수가 공감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부랴부랴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이번 달 출품작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발품을 많이 판 노작이 많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