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충청북도에는 1948년에 설립돼 7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아동양육시설(보육원)이 있습니다. 바로 ‘충북희망원’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아동학대, 성폭력, 횡령, 방임 등 온갖 비위가 난무하지만, 철저한 은폐 속에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심지어 충북희망원은 자치단체인 충북 청주시로부터 불우한 아동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해마다 10억여 원 이상의 보조금을 100% 지원받고 있었습니다.
20살 미만의 30명이 넘는 아동들에게 충북희망원은 ‘내 집’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아버지-아들 3대에 걸쳐 세습된 복지시설에서 아동을 위한 마음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인 법인 이사장은 원생끼리 강제 추행한 사실을 알고도 손을 놓고 있고, 아들인 원장은 사건을 은폐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보육교사들은 신체적 체벌과 폭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감독기관인 청주시와 경찰의 관리 부재가 더 큰 문제라고 판단해 단독 취재를 시작으로 5년 동안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한 번뿐만이 아니었던 ‘성폭력 은폐’
제보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집단 성폭력이 있었던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원장 때문에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아동은 다른 시설로 전원 조치됐고, 나중에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다 정신병동에서 치료받게 됐습니다. 이 밖에도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아동을 다른 원생들이 성폭력 하는 등 아동학대와 성범죄가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관리감독을 해야 할 청주시와 수사기관인 경찰은 적극적인 조사를 이어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해 본격적으로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 직접 확인한 ‘가상화폐 채굴기’ 가동 현장
취재 과정에서 충북희망원 강당에서 원장이 몰래 운영하는 ‘가상화폐 채굴기’를 발견하고, 휴대 전화로 영상을 촬영한 뒤 방송을 통해 외부에 폭로했습니다. 아동들이 뛰어놀아야 할 강당에서 채굴기를 운영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장이 최초로 공개된 것입니다.
■ 또다시 발생한 ‘원생 간 성폭력’..언론 보도 통한 행정처분 시작
2019년 CJB청주방송으로 이직한 뒤에도 충북희망원의 원생 간 성폭력 문제를 단독보도를 통해 다시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원장의 철저한 은폐 속에 청주시와 아동보호전문기관도 뒤늦게 비위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CJB 보도를 통해 청주시는 결국 시설의 신고의무 위반을 지적하며, 시설에 과태료 3백만 원을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 제멋대로 출근..지문인식기 설치 발판 마련
시설 내의 문제는 더 있었습니다. 원장은 근태도 자유롭게 하며 수시로 출근하지 않거나 지각을 일삼았습니다. 보조금을 부정 수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청주시는 근태 유무를 파악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원장의 부도덕한 행위 등을 직접 뉴스 스튜디오에 출연해 폭로하고, 청주시의 관리 소홀을 지적해 향후 지문인식기를 설치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 타 언론 관심..속속 드러난 ‘충북희망원의 실체’
연속보도한 내용과 관련해 법원에서 아동학대혐의가 인정돼 청주시가 영업정지 1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아동들은 “어른들의 잘못을 왜 자신들이 피해를 받아야하는지 모르겠다”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방송, 통신사, 지역 신문사 등 여러 매체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충청북도는 자체 감사를 벌여 청주시 아동보육과 관계자들에게 징계를 내렸고, 충북의 한 시민단체는 청주시의 대처가 소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결국 시설은 ‘폐쇄’..법인은 ‘허가 취소’
충북 도내 13개 시민사회단체가 대책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언론 보도를 통해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반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청주시는 시설을 폐쇄하고, 충북도는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라며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청주시와 충청북도가 더 이상 개선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고 시설장 교체와 시설 폐쇄, 법인 허가 취소라는 강력한 행정처분을 연이어 내렸습니다.
■ 3년 만에 나온 사법기관의 판단..원장 실형받고 ‘법정 구속’
2020년 시설이 폐쇄되고 법인 허가가 취소된 지 3년 만에 청주지방법원에서 관련 사건에 대한 판결이 진행됐습니다. 17개 리포트를 통해 알린 여러 비위는 재판에서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원장은 허위로 시간외수당을 타내는 등 1천만 원 정도를 횡령했고, 10여 건의 성범죄 사건을 은폐·축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CJB 보도를 통해 알린 가상화폐 채굴기를 가동한 정황도 인정됐습니다.
■ 충북희망원 아동 그 이후..재발 방지책 절실
충북희망원 원생 33명은 2020년 시설 폐쇄 절차 당시 보금자리를 잃게 됐다며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고, 문이 굳게 닫힌 희망원 앞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결국 모두 다른 시설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는데, 이후 어떤 생활을 했는지, 지금은 어떤 변화가 왔는지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또 앞으로 아동양육시설 내에서 이런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어떤 대안들이 필요할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취재, 현장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본 단독, 연속 보도는 회원사가 아닌 지역 SO HCN충북방송에서 지난 2018년 제보받아 취재한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해당 보도는 타 언론사에서 다룬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CJB의 보도 이후 타 방송과 통신, 신문 등 충북 도내 거의 모든 언론사가 다룬 기사만 130여 건에 이릅니다. SBS 등을 통해 전국방송으로도 보도돼 아동양육시설의 허술한 관리 실태를 알려 사회적으로 부각됐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언론 보도를 통해 숨겨졌던 문제를 알게 된 청주시는 충북희망원에 행정처분을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신고 의무 불이행으로 과태료 3백만 원을 부과하고, 이후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영업정지 1개월 처분과 원생 간 성폭력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되면서 시설장 교체라는 중징계 처분까지 내렸습니다. 지역 사회에서 충북희망원의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자 충청북도는 감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청주시가 지난 2015년부터 아동학대 5건, 아동 간 성범죄 4건에 대해 행정처분을 이행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2017년부터 3년간 보조금 51억 원이 지원돼 예산 낭비 사례로도 판단된다며, 청주시 아동보육과 관계자 4명에 대한 징계도 요구했습니다. 충북 도내 13개 시민단체는 대책위원회를 꾸려 강력한 처벌 요구 성명서를 내고, 시설 폐쇄와 법인 허가 취소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경찰도 충북희망원과 관련한 내용을 사건화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충청북도는 사회복지시설 법인 허가 취소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충북에서는 첫 사례입니다. 논란 이후 3년 만에 판결이 내려져 원장은 실형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고, 보육교사 2명은 집행유예, 법인에는 1천만 원의 벌금이 내려졌습니다. 청주시는 부실했던 과거를 인정하고, 올해부터는 ‘민관 합동점검’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아동학대와 성폭력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복지시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각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청주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아동양육시설에 대한 합동점검과 종사자들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강조됐습니다. 제2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기여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기자와 데스크 간 면밀한 협의를 거쳐 취재와 보도가 진행됐으며, 언론윤리강령에 위반될 만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해당 보도와 관련해서는 지역 언론계에서 2018년 충북언론상(연 1회)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9회 전체 총평
38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53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달에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취재보도 1부문(정치, 사회)에서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모두 13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MBN의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와 KBS의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 조선일보의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 등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는 강추위가 매섭던 날 막차를 놓친 70대 할머니가 지구대에 몸을 녹이러 갔다가 쫓겨난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해 국민들의 공분을 끌어냈다. 특히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일부 경찰관이 할머니를 회유한 정황을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보도가 시민의 눈높이에서 경찰관의 모호한 직무 범위와 보호조치 대상의 적절성 논란을 촉발한 기폭제가 됐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는 각종 공공데이터를 입수해 빌라왕의 배후 세력을 추적해 그 실체를 드러내고,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게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감정가 부풀리기’가 배후 세력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을 밝혀내고, 주택 가격 산정 시 외부 감정평가액을 우선 적용하는 현장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보도했다는 데 심사위원들 다수가 공감했다.
조선일보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는 북한 무인기의 용산(P-73) 침투 가능성과 관련해 언론들이 개연성을 제기한 분석과 예측 보도를 많이 쏟아내는 가운데 군이 사후 검열로 P-73 침투를 알게 된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이 주목했다. 이 보도를 계기로 군이 P-73이 북한 무인기에 뚫린 사실을 공개 시인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는 조선일보 <‘삼성-TSMC 경쟁력 비교’ 시리즈>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삼성과 대만 TSMC의 경쟁력을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처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식 취재를 거부하는 TSMC를 찾아가 전·현직 임직원은 물론 인근 식당 주인, 택시기사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취재한 발품과 각종 반도체 연구논문 분석, 국내외 반도체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완성도를 높인 점이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2023 공장을 떠나다>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장 안에서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잃어버린 채 떠나는 60대 노동자와 20대 노동자 모습을 교차하면서 이들이 놓인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함께 드러내는 방식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범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 경제성장의 명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무단침입’ 서슴지 않는 한국전력 수상한 단속> 보도가 수상했다. 한전의 약관을 무시한 저온창고 단속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런 문제가 한전의 경영악화와 맞물려 전국적으로 1년 만에 6.1배 증가한 점, 농민에겐 엄격하고 대기업에는 관대한 차별적 단속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보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서울신문 <난방비 더 써도 더 추운 ‘단열 빈곤층’>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최강 한파의 날씨를 보인 날,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아파트(빨간색)와 쪽방촌(파란색)의 건물 외벽 온도를 극명하게 대비한 사진 보도였다. 시의적절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데 심사위원들 대다수가 공감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부랴부랴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이번 달 출품작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발품을 많이 판 노작이 많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