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마음이 몹시 아픈 아이들 30명이 이제 진짜 오갈 데 없어졌어요. 어떡하죠, 기자님?”광주시교육청 교육정책 발표회 때 만난 광주교육정책연구소 연구원이 취재기자를 붙잡고 하소연했습니다. 정신건강 위기 학생들의 교육·치료를 병행하던 ‘정신과적 대안학교’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평소 인권·교육복지 등 주제에 관심이 많았던 기자에게 연구원은 ‘A병원학교’라는 낯선 이름을 알려줬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심각한 환청에 시달리던 한 소녀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수면 상태일 때를 제외하곤 매 순간 자신을 향해 말을 걸어오는 낯선 존재들의 소음에 몹시 괴로워하던 소녀는 “내가 죽어야 쟤들이 말을 안 걸 거야”라며 몇 번이나 수면제를 입안에 털어 넣었습니다. 아무도 듣지 못하는 소리를 혼자서 들어야 했던 소녀는 학교에 다니지도, 친구를 사귀지도 못했습니다. 소녀의 십 대는 그렇게 차가운 병실과 하얀 알약들로 가득 찼습니다.
문득, 그 소녀가 떠올랐습니다. 광주와 전남 지역엔 학업 스트레스·학교폭력 등 다양한 이유로 우울증을 앓는 ‘소녀’들이 많습니다. 대다수는 학교를 그만두고 거액의 병원비를 들여 치료하거나, 마음의 병을 애써 감추며 위태로운 학창 시절을 보냅니다. 그렇기에 수많은 ‘소녀’들을 품으며 치료하고, 공부하고 교류하던 ‘A병원학교’가 문 닫는다는 소식에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돈 때문에 쉽사리 ‘위탁하겠다’나서는 대형병원이 없는 현실도 슬펐습니다.
그렇게 광주 지역 ‘소녀’들이 더는 마음의 병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취재 과정은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몇 개 되지 않는 문장을 만들기 위해 투입된 취재 시간과 노력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한마디로 ‘가성비’ 없는 취재였습니다. 전남일보 편집국 내에서도 “정신과적 대안학교? 몇 명이나 있는 건데? 30명? 그걸 누가 알긴 알아? 그게 왜 집중 취재 감이야?”라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거기다 교육청, 현장 등을 다닐 2명의 인력이 약 2주 동안 취재에 매달린다는 것은 가뜩이나 인력 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는 지역신문 사회부에서 꽤나 부담되는 일이었습니다.
협조적이지 않은 위탁 종료 대안교육기관을 설득하느라 취재 과정에서 많은 공력을 들이기도 했습니다. 현장을 찾은 기자는 병원 관계자로부터 “우리 병원 취재하지 마라. 단 한 줄이라도 우리 병원이 추측될 수 있다면 곧바로 고소하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계속되는 설득에도 그들은 “우리는 할 만큼 했다. 희생양 만들지 마라”고 차가운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렇게 사진·보도 내용 등에서 ‘병원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취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폼도 나지 않고, 사회적 반향도 작으며, 그래봐야 아이들 30명을 도와주는 일일 뿐인 이 기사를 전남일보 사회부가 취재하고 집중 보도한 것은, 우리가 ‘어른’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도와주지 않으려 했던 일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어른의 책무’이자 ‘기자의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해당 보도를 담당 사회부장이 ‘이달의 기자상’에 내자고 했을 때, 취재기자들은 “비리나 사고 사망 등의 내용도 아닌데…”라며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 특종이 아니더라도, ‘약자를 지키고 그들이 돌아갈 곳을 만드는 일’은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아이들은 지켜야 하지 않나’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울림이 앞으로 어떻게 퍼져나갈지 줄곧 지켜보겠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정신과적 대안학교 졸업생 등 취재원의 익명과 위탁 종료 기관의 반론 보도를 보장했습니다. 지자체 교육청과 곧 종료될 정신과적 대안학교 등을 오가며 현장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보도 전부 직접 취재한 내용이고,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 본보 보도 이전까지는 지역 내 청소년 상담·교육단체에서 ‘정신건강 위탁 교육 기관 종료’에 대한 내용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보도 이후 지역 청소년 상담센터 등에 ‘청소년 상담 및 학업 연장’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고 합니다. 또한 광주교육청은 당장 2월부로 오갈 데 없어진 학생들을 맡아줄 치료·교육 기관을 물색했습니다. 위탁 기관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부분도 기사를 보고 관심을 가진 곳이 나타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기존 개인·단위학교 차원의 위탁 기관 시 오는 단점 등을 부각하며 ‘대형병원이 운영하는 병원형 위(Wee)센터가 필요하다’는 대안과 방향이 문제 해결에 크게 작용했습니다. 광주시교육청은 광주에 위치한 ‘광주성요한병원·광주기독병원’과 함께 오는 9월부터 정신건강 위기학생의 치료와 교육을 진행하는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덕분에 현재 정신건강 대안학교인 A학교·B학교에 다니는 30여 명의 학생들은 새로운 기관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광주시교육청은 당장 다음 추경 때 14억 원을 확보해 병실 리모델링을 진행, ‘원스톱 교육·치료·입원 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청소년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반가움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광주교육시민연대·광주청소년정책연대·청소년상담센터장모임 등은 정신과적 대안학교 연장과 관련해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병원형 위센터를 통해 교육·치료 등을 이어갈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 어떤 지역지에서도 다루지 못한 내용을 심층보도한 본보 취재진에게 격려와 감사를 보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해 보도했습니다. 특히 취재원과 위탁 종료 기관 등의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 얼굴이나 이름을 노출하지 않도록 신중한 취재를 이어나갔습니다. 또한 광주·전남 지역을 벗어나 대구 등 타 지역의 사례까지 취재해 심층 보도를 진행했다는 긍정적인 평을 받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 외부 지원 여부, 반론 신청 여부,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재출품 여부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9회 전체 총평
38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53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달에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취재보도 1부문(정치, 사회)에서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모두 13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MBN의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와 KBS의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 조선일보의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 등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는 강추위가 매섭던 날 막차를 놓친 70대 할머니가 지구대에 몸을 녹이러 갔다가 쫓겨난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해 국민들의 공분을 끌어냈다. 특히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일부 경찰관이 할머니를 회유한 정황을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보도가 시민의 눈높이에서 경찰관의 모호한 직무 범위와 보호조치 대상의 적절성 논란을 촉발한 기폭제가 됐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는 각종 공공데이터를 입수해 빌라왕의 배후 세력을 추적해 그 실체를 드러내고,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게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감정가 부풀리기’가 배후 세력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을 밝혀내고, 주택 가격 산정 시 외부 감정평가액을 우선 적용하는 현장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보도했다는 데 심사위원들 다수가 공감했다.
조선일보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는 북한 무인기의 용산(P-73) 침투 가능성과 관련해 언론들이 개연성을 제기한 분석과 예측 보도를 많이 쏟아내는 가운데 군이 사후 검열로 P-73 침투를 알게 된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이 주목했다. 이 보도를 계기로 군이 P-73이 북한 무인기에 뚫린 사실을 공개 시인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는 조선일보 <‘삼성-TSMC 경쟁력 비교’ 시리즈>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삼성과 대만 TSMC의 경쟁력을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처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식 취재를 거부하는 TSMC를 찾아가 전·현직 임직원은 물론 인근 식당 주인, 택시기사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취재한 발품과 각종 반도체 연구논문 분석, 국내외 반도체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완성도를 높인 점이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2023 공장을 떠나다>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장 안에서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잃어버린 채 떠나는 60대 노동자와 20대 노동자 모습을 교차하면서 이들이 놓인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함께 드러내는 방식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범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 경제성장의 명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무단침입’ 서슴지 않는 한국전력 수상한 단속> 보도가 수상했다. 한전의 약관을 무시한 저온창고 단속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런 문제가 한전의 경영악화와 맞물려 전국적으로 1년 만에 6.1배 증가한 점, 농민에겐 엄격하고 대기업에는 관대한 차별적 단속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보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서울신문 <난방비 더 써도 더 추운 ‘단열 빈곤층’>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최강 한파의 날씨를 보인 날,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아파트(빨간색)와 쪽방촌(파란색)의 건물 외벽 온도를 극명하게 대비한 사진 보도였다. 시의적절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데 심사위원들 대다수가 공감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부랴부랴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이번 달 출품작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발품을 많이 판 노작이 많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