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V),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지난 2021년 11월 20일 오전 6시 30분쯤 광주 동구 산수동 산수시장 입구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구간에서 도로를 건너던 80대 노인이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이 사고에 대해 운전자의 시야를 가린 상황에서 보행자가 길을 건너기 위해 갑자기 튀어나오면서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상황에서 지난 1월 9일 오후 6시 20분쯤 같은 장소에서 도로를 건너던 노인이 차량에 치여 숨졌다는 사고를 접하게 됐습니다.
정확히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했지만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 책임자인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와 교통안전에 책임이 있는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하철 공사구간에서 교통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안전 대책이 세워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저희는 공사가 시작하기 전부터 광주도시철도 2호선 구간의 교통안전 대책이 어떻게 세워졌는지 모든 과정을 살피고 실제 현장에서 안전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검증해 보기로 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로부터 6개 시공업체가 제출한 안전관리계획서를 단독으로 입수해 200여 페이지에 해당하는 교통안전 대책 관련 내용을 꼼꼼히 검토했습니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를 하는 경우, 시공업체는 착공 전 안전관리계획서를 작성해 발주처에 제출해야 합니다. 현행법을 토대로 안전관리계획서 내용을 직접 검토한 결과 교통안전 관련 대책이 빠지거나 매우 부실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한 시공업체의 안전관리계획서에는 공사구역의 교통량을 조사해 교통흐름을 분석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표기돼 있었지만 해당 내용은 안전관리계획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현장 여건이 전혀 반영되지 않다 보니 안전관리계획서에 제시된 주변통행과 안전연계계획은 ‘점용허가 조건에 적합한 조치를 취한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습니다. 또 6개 시공업체 중 4개 시공업체가 작성한 안전관리계획서상 ‘교통안전 준수사항’과 ‘주변 및 교통과의 안전연계’ 내용은 내용이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똑같아 업체끼리 내용을 베꼈다고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형식적으로 작성된 안전관리계획서는 검토와 승인 과정도 부실했습니다. 시공사가 안전관리계획을 승인하면 이후 감리단과 국토안전관리원, 발주처의 검토를 거쳐 최종 승인을 받게 돼 있지만, 어느 단계에서도 교통안전 관련해서는 지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지막 승인처인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자체에서만 3단계 검토를 거쳐 승인을 받게 돼 있지만 결재를 거친 담당 공무원과 팀장급, 과장급은 심지어 안전관리계획서에 교통안전 관련 대책이 있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착공 전 한 달 동안 작성돼 검토를 거치는 공사 현장의 가장 기본 안전 계획인 안전관리계획서는 사실상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무책임한 행정은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가 수립해 광주시에 제출하는 교통소통대책에서도 확인됐습니다. 광주시가 도로점용 공사장에서 발생할 교통 혼잡을 줄이고 보행자 안전을 보장하는 교통소통대책을 마련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는 시공업체가 제출한 안전관리계획서 등을 토대로 교통소통대책을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결국 시공업체가 부실하게 작성하는 안전관리계획서상 교통 관련 대책이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이름으로도 한 번 더 작성될 뿐이었습니다. 여기에 교통소통대책을 심의하는 광주시도로관리심의위원회 역시 별다른 지적 없이 통과시켜 부실한 안전관리계획서와 교통소통대책을 토대로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가 운영하는 ‘시민불편 최소화를 위한 교통처리대책 TF’ 역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진행된 회의록과 참여 명단을 단독 입수해 확인한 결과 회의에 참여해 안전 대책을 제시하고 점검해야 하는 경찰서 담당자가 불참하는 등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기획 취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던 광주 동구 산수동 보행자 사망사고와 관련해서도 TF에서는 정작 논의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후 조치도 제대로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공업체는 도로 공사를 진행하며 경찰과 협의해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경찰서별로 제출하는 서류 양식이 다를 뿐만 아니라 구두로만 진행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실질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 힘들고 현장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는 도로법에 따라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안전시설물이 마련돼 있지 않거나 교통 안내원을 배치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안전 관리에 책임이 있는 경찰 역시 지도단속권을 사실상 포기하고, 관할 구역에 대한 교통지도권이 있는 자치구에서는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아 현장은 단어 그대로 방치된 모습이었습니다. 교통영향 평가를 적극적으로 실시해 현장 여건이 반영된 안전관리대책을 마련한 부산의 사례와 과거 추진했던 건설 사업을 토대로 안전 공정분야 실무 사례 매뉴얼을 만든 인천 사례를 참고해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의 한계 등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또 교통안전, 토목공학, 도시계획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가 다수와 연락을 취했으며 이 중 10명을 직접 만나 직접 취재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익명을 요구한 일부 취재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명을 공개해 보도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취재원 누구와도 어떤 이해관계도 맺지 않았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현장 취재를 포함해 보도에 필요한 모든 취재는 박성은, 박요진, 김한영 기자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취재를 위한 자료는 취재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적법한 과정으로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와 경찰 등으로 직접 받았습니다. 다수 전문가를 만나 법과 조례, 현장 실태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 노력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광주CBS는 광주도시철도 2호선 같은 공사구간에서 잇따라 두 번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최초로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심층적인 기획기사를 보도했기에 타 매체의 반향은 없었습니다. 단편적으로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구간의 교통안전 위협을 다룬 매체는 있었지만 공사발주부터 일선 현장까지 직접 발품을 팔며 깊이 있는 보도를 한 매체는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광주CBS 보도 이후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장소의 관내 경찰서에서는 해당 구간과 비슷한 상황인 공사구간을 직접 파악했고 광주경찰청에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적극 제시했습니다. 광주경찰청과 광주시의회에서는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안전관리계획서와 교통소통대책 등이 제대로 작성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광주시 역시 광주도시철도 2호선 사업 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공사구간에서 발생한 사고와 언론보도, 경찰청의 지시사항 등을 반영해 교통소통대책을 다시 수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시공업체에서는 앞으로 안전에 만전을 기해 공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광주CBS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과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 모두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9회 전체 총평
38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53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달에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취재보도 1부문(정치, 사회)에서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모두 13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MBN의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와 KBS의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 조선일보의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 등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는 강추위가 매섭던 날 막차를 놓친 70대 할머니가 지구대에 몸을 녹이러 갔다가 쫓겨난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해 국민들의 공분을 끌어냈다. 특히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일부 경찰관이 할머니를 회유한 정황을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보도가 시민의 눈높이에서 경찰관의 모호한 직무 범위와 보호조치 대상의 적절성 논란을 촉발한 기폭제가 됐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는 각종 공공데이터를 입수해 빌라왕의 배후 세력을 추적해 그 실체를 드러내고,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게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감정가 부풀리기’가 배후 세력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을 밝혀내고, 주택 가격 산정 시 외부 감정평가액을 우선 적용하는 현장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보도했다는 데 심사위원들 다수가 공감했다.
조선일보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는 북한 무인기의 용산(P-73) 침투 가능성과 관련해 언론들이 개연성을 제기한 분석과 예측 보도를 많이 쏟아내는 가운데 군이 사후 검열로 P-73 침투를 알게 된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이 주목했다. 이 보도를 계기로 군이 P-73이 북한 무인기에 뚫린 사실을 공개 시인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는 조선일보 <‘삼성-TSMC 경쟁력 비교’ 시리즈>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삼성과 대만 TSMC의 경쟁력을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처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식 취재를 거부하는 TSMC를 찾아가 전·현직 임직원은 물론 인근 식당 주인, 택시기사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취재한 발품과 각종 반도체 연구논문 분석, 국내외 반도체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완성도를 높인 점이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2023 공장을 떠나다>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장 안에서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잃어버린 채 떠나는 60대 노동자와 20대 노동자 모습을 교차하면서 이들이 놓인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함께 드러내는 방식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범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 경제성장의 명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무단침입’ 서슴지 않는 한국전력 수상한 단속> 보도가 수상했다. 한전의 약관을 무시한 저온창고 단속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런 문제가 한전의 경영악화와 맞물려 전국적으로 1년 만에 6.1배 증가한 점, 농민에겐 엄격하고 대기업에는 관대한 차별적 단속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보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서울신문 <난방비 더 써도 더 추운 ‘단열 빈곤층’>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최강 한파의 날씨를 보인 날,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아파트(빨간색)와 쪽방촌(파란색)의 건물 외벽 온도를 극명하게 대비한 사진 보도였다. 시의적절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데 심사위원들 대다수가 공감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부랴부랴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이번 달 출품작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발품을 많이 판 노작이 많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