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① 우리는 무엇을 단독 보도했나
2023년 1월 3일 새벽 시간대 무너진 도림보도육교(이하 도림육교)가 준공 직후부터 붕괴 전까지 위험신호가 있었다는 사실을 두 번의 단독 보도를 통해 지적했다.
최초 보도에서는 해당 육교가 무너지기 보름 전 안전등급에서 A등급을 받은 사실, 3일 전에는 안전신문고에 이상 징후가 신고됐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최초 보도 이후 해당 육교의 초기 점검보고서를 단독으로 입수해 후속 보도했다. 후속 보도에서는 2016년 4월 육교 개통 직후부터 육교가 내려앉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이듬해에는 주요 구조물을 교체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또 붕괴 직전 검사에서 교체한 구조물에서 위험이 발견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② 왜 취재를 하게 됐나
2023년 1월 3일 오전 6시 2분. 이른 아침부터 재난 안전 문자가 울려댔다. 서울 신도림역 인근에 있는 도림육교가 주저앉았다는 내용이었다. 지역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니 사람들은 ‘다행’이라고 했다. 새벽 시간에 붕괴가 발생해 다친 사람이 없으니 천운이라고 했다.
지금의 상황이 과연 다행스러운 일일까. 돌이켜보면 우리는 항상 그랬다. 사람이 다치고 죽어야만 사고를 사고로 인식했다. 도림육교처럼 다친 사람이 없는 사고를 묵과해서 그런 일이 벌어진 건 아닐까 생각했다. 이에 도림육교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그 징후들을 찾아내기로 결심했다.
2. 보도제작경위
① 도림육교는 무엇인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도림육교는 2015년 4월 착공해 이듬해 5월 말 개통됐다. 폭은 2.5m, 길이는 104.6m다.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육교는 철강재를 삼각형으로 엮어 만든 트러스 구조에 교각이 없는 아치 형태를 띠고 있다. 도림육교는 개통된 지 6년 만에 육교 양쪽 지지대 철근콘크리트 일부가 무너지면서 엿가락처럼 바닥으로 푹 꺼졌다.
② 어떻게 취재했나
* 현장방문, 제보글 분석
사고 당일 현장으로 바로 달려갔다. 도림육교 인근 주민들, 상인들 수십 명을 붙잡고 이전부터 이상 증후가 없었는지 물었다. 개통 시점부터 ‘예산 낭비다’ ‘졸속으로 만들었다’ 등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사고 발생 시간 쿵 하는 소리에 땅이 흔들렸다는 진술도 있었다.
이전에 도림육교와 관련된 유사 신고가 없었는지 조사했다. 영등포, 도림동, 신도림동과 관련해 주민들이 온라인상에 쓴 글 150여건을 분석했다. 사고가 발생하기 3일 전인 12월 31일 오후 4시 30분쯤, 한 주민이 도림육교 구조에 이상이 생겨서 안전신문고에 신고를 했던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두 가지를 집중 취재했다. 신문고에 신고가 접수됐는데 왜 구청 직원은 112 신고가 들어오고 나서야 새벽에 늦장 대응을 했을까. 또 이전에도 도림육교는 이상 징후가 없었을까.
* 영등포구청 도로과 공무원 인터뷰
도림육교 안전점검을 담당하는 영등포구청 도로과 공무원에게 연락을 취했다. 담당자는 안전신문고 신고 접수 내용을 1월 2일 오후 6시쯤 인지했다고 했다. 다만 퇴근 시간대라 다음날 조치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퇴근했다는 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건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 되물었다.
담당 공무원은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도림육교는 지난해 5월 3종 시설물로 지정되고 지난해 말 용역업체로부터 정기안전점검을 받았는데, 당시엔 A등급(이상없음)을 받았다고 했다. 안전하다고 하니 무너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지자체에서 이뤄지는 시설물 정기안전점검 검사가 부실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아냈다.
* 2016년 도림육교 초기점검 보고서 입수
취재 과정에서 영등포구청은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3종시설물로 지정된 건 2022년 5월이고 그전에는 법적으로 점검 의무가 없다는 논리였다. 3종시설물 지정 이후 2022년 12월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니 그 기록이 전부라고 방어했다.
하지만 모든 건축물은 준공 이후 점검을 한다. 기록이 없을 수 없었다. 또 3종시설물 지정 신청을 위해선 구조물의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착안해 3종시설물 지정·공시를 담당하는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도림육교 준공 직후 실시된 초기점검 보고서를 입수했다.
보고서는 약 140페이지 분량이었다. 일일이 들여다보던 중 이상한 페이지를 한 장 발견했다. ‘강교 준공 후 추가 처짐에 대한 안정성 평가 결과’였다. 개통 약 3개월만인 2016년 8월 다리가 처져서 안정성 평가를 실시했다는 내용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림육교는 공사 과정에서 하중을 지탱해주는 구조물을 제거하자마자 1주일 만에 373mm 내려앉았다. 구청 관계자를 추가 취재해보니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다리는 이후 더 내려앉아 구청이 직접 확인한 처짐량만 476mm(2016년 8월)였다.
기사를 쓰면서 내린 결론은 “처음 처졌을 때 고쳤어야 했다”였다. 구청은 560mm까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지만 결국 이 처짐으로 다리의 받침대가 파손됐다. 개통 이듬해였다. 하지만 구청은 이때도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부서진 부품을 교체하고 말았다. 이후 처짐에 대한 측정값이 있냐 물었지만 그조차도 없었다.
그렇다면 교체한 부품은 안전했는가. 우리가 내린 결론은 그 역시 아니라는 것이다. 먼저 도림육교는 이후로도 추가 처짐의 증거로 보이는 현상이 지속됐다. 일부 주민이 민원을 제기한 부분이기도 한데 다리 위 나무 판자가 자꾸만 뒤틀린 것이다. 구청은 나무판자의 지속적인 결함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같은 이유로 자체 점검에서는 B등급을 부여했다. 주기적으로 판자 교체도 벌였다.
결국 도림육교는 붕괴 직전 위험신호를 보냈다. 붕괴 직전 실시한 보고서에는 ‘받침대의 동절기 수축량이 과다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붕괴 직후 실시한 검사에선 교량 네 귀퉁이에 달린 각각의 받침대가 모두 부서진 상태였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본지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도림육교가 무너졌다는 내용만 보도됐다. 하지만 하반기 실시한 정기안전점검에서 A등급을 받았고 안전신문고에 관련 내용이 접수됐음에도 공무원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단독 보도되고 총 22개 언론사에서 추종 보도를 했다.
타 언론사는 도림육교가 안전점검 절차상에 하자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때부터 추가 보도를 하기 시작했다. 국회로부터 2015년 영등포구 업무 추진계획서, 기술검토의견서, 정기안전점검 용역 종합보고서 등을 입수해 안전 시설물 점검에 구조적 허점을 다루기 시작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① 행안부·서울시, 시설물 안전 관리 실태 감찰
일련의 보도를 통해 관계 당국의 대응을 이끌었다. 행정안전부는 최초 보도가 나간 직후 도림육교 안전감찰에 나섰다. 또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유사 시설물에 대한 전수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역시 영등포구청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시내 전체 보도육교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치형이나 사장교 등 특수한 모형의 육교 12개를 포함해 서울 시내에 설치된 전체 보도육교 153개가 그 대상이다. 또 서울시는 안전신문고 접수부터 처리까지 신속하고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감찰한다고 밝혔다.
② 안전 시설물에 대한 위반사항 확인
행안부 발표 이후 충청남도는 지난 1월 12일부터 20일까지 도내 방음터널 및 보도육교의 안전관리 실태 감찰을 추진했다. 그 결과 총 34건의 위반사항을 확인했고 해당 시군에 위반사항에 대한 처분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지난 1월 9일 지역 내에 71개의 보도육교가 있는 것을 확인해 모든 보도육교를 대상으로 전수점검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더 정밀한 점검이 필요한 보도육교에 대해서는 토목분야의 민간전문가 감찰반을 편성했다. 서울시 도봉구 역시 지난 1월 10일 인도교 7개소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지난 1월 30일 민간전문가와 육교시설의 손상 상태 등 긴급 안전점검을 한다고 발표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특이사항 없음.
7. 기타 고려사항 :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89회 전체 총평
38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53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달에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취재보도 1부문(정치, 사회)에서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모두 13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MBN의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와 KBS의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 조선일보의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 등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는 강추위가 매섭던 날 막차를 놓친 70대 할머니가 지구대에 몸을 녹이러 갔다가 쫓겨난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해 국민들의 공분을 끌어냈다. 특히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일부 경찰관이 할머니를 회유한 정황을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보도가 시민의 눈높이에서 경찰관의 모호한 직무 범위와 보호조치 대상의 적절성 논란을 촉발한 기폭제가 됐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는 각종 공공데이터를 입수해 빌라왕의 배후 세력을 추적해 그 실체를 드러내고,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게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감정가 부풀리기’가 배후 세력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을 밝혀내고, 주택 가격 산정 시 외부 감정평가액을 우선 적용하는 현장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보도했다는 데 심사위원들 다수가 공감했다.
조선일보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는 북한 무인기의 용산(P-73) 침투 가능성과 관련해 언론들이 개연성을 제기한 분석과 예측 보도를 많이 쏟아내는 가운데 군이 사후 검열로 P-73 침투를 알게 된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이 주목했다. 이 보도를 계기로 군이 P-73이 북한 무인기에 뚫린 사실을 공개 시인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는 조선일보 <‘삼성-TSMC 경쟁력 비교’ 시리즈>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삼성과 대만 TSMC의 경쟁력을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처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식 취재를 거부하는 TSMC를 찾아가 전·현직 임직원은 물론 인근 식당 주인, 택시기사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취재한 발품과 각종 반도체 연구논문 분석, 국내외 반도체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완성도를 높인 점이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2023 공장을 떠나다>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장 안에서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잃어버린 채 떠나는 60대 노동자와 20대 노동자 모습을 교차하면서 이들이 놓인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함께 드러내는 방식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범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 경제성장의 명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무단침입’ 서슴지 않는 한국전력 수상한 단속> 보도가 수상했다. 한전의 약관을 무시한 저온창고 단속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런 문제가 한전의 경영악화와 맞물려 전국적으로 1년 만에 6.1배 증가한 점, 농민에겐 엄격하고 대기업에는 관대한 차별적 단속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보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서울신문 <난방비 더 써도 더 추운 ‘단열 빈곤층’>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최강 한파의 날씨를 보인 날,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아파트(빨간색)와 쪽방촌(파란색)의 건물 외벽 온도를 극명하게 대비한 사진 보도였다. 시의적절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데 심사위원들 대다수가 공감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부랴부랴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이번 달 출품작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발품을 많이 판 노작이 많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