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부끄러움이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죽고 싶지 않다”, “일하고 싶을 뿐이다”. 이미 최소 다섯 명의 동료를 폐암으로 떠나보낸 학교 급식노동자들의 외침이었습니다. 여러 취재 현장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왔음에도, 깊이 있는 취재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부끄러움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지 않은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은 ‘6개 교육청 급식노동자의 약 20%가 폐에 이상 소견’이라는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EBS취재팀은 실태부터 조사했습니다. 당시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노동자 수가 가장 많은 경기와 서울교육청 등을 취재했습니다. 전국 14개 교육청을 확인해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습니다. 이상 소견이 있는 노동자는 28.8%, 폐암이 의심되는 노동자는 1.09%로 집계됐다는 중간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취재 범위를 넓혀 두 달간의 기획취재를 이어갔습니다. 건강에 관한 실태는 어느 정도 알려지고 있지만, 실태만큼 중요한 산재 승인, 즉 최소한의 보상이 적절히 이뤄지는지에 대한 보도는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또, 실제 근무 환경이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지,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지 않을 ‘안전망’에 대한 점검도 필요해 보였습니다.
우선, 폐암으로 투병 중인 전·현직 급식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폐에 있는 결절의 크기만큼 어두운 표정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들은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8개 과를 순회하며 온몸을 치료받는 노동자도, 항암 후유증으로 손발이 터져서 절뚝이며 새벽기도를 다니던 노동자도 남을 탓하기보단 오히려 ‘일하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직접 차린 급식을 아이들이 잘 먹는 걸 보는 뿌듯함이 크다고, 그저 안전하게만 일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엄마들이 앞으로 나처럼 아프지 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아픈 배경은 무엇인지, 산재 승인으로 최소한의 보상을 받고 있는지를 점검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을 취재해보니, 지금까지 법적으로 학교로 분류되는 유·초·중·고등학교 급식실의 조리사와 조리 종사자 가운데 폐암으로 산재를 인정받은 이들은 모두 50명이었습니다. 최초로 폐암 산재가 인정된 2021년엔 모두 14명이, 지난해에는 36명이 산재를 인정받아, 1년 사이 2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공단을 통해 폐암으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이들의 판정 근거도 전수분석 했습니다. 업무 내용과 질병 간의 인과관계의 핵심인 작업 환경과 업무 내용, 노동강도, 그리고 근무 지속기간을 살펴봤더니, 공통적으로 환기시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고온의 튀김, 볶음 및 구이 요리에서 발생하는 조리흄에 장기간 노출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근무지속기간은 10년을 기준으로 승인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5년 미만은 근무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모두 불승인, 10년 이상 근무자는 모두 승인이었지만, 5년부터 10년 사이는 사례마다 판단이 엇갈리는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산재 현황 취재 과정에서 학교급식실 노동자들이 폐암뿐만 아니라 백혈병, 방광암, 대장암 등 다양한 질병으로 산재 신청을 했고, 그 중에서 방광암이 최근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됐다는 점을 확인해, 학교 급식실 노동자의 업무상 질병이 폐암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뤘습니다.
또 산재 문제에서 나아가 산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작업 환경, 즉 열악한 환기시설 개선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했습니다. 전국 17개 교육청의 환기시설 점검 및 개선 실적, 올해 편성된 관련 예산안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점검 실적은 전체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개선 속도는 매우 더뎠습니다. 또 학교 현장 취재를 통해 고용노동부의 환기시설 가이드라인이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현장에 적용 가능한,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노동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배치기준 문제, 병가, 휴가를 보장할 수 있는 대체인력제도 문제 등 급식실 산재를 줄이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도 보도했습니다.
급식실 안전망을 촘촘히 만드는 일은 하루아침에 될 일도 아니지만, 지연될수록 사상자가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앞서 조리흄 등 문제의 원인과 사안의 심각성이 부각된 만큼, 이제는 교육청들이 안전망을 만드는 데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이달 중으로 전국 교육청과 정부가 폐암 예방을 위한 공동 TF를 구성하고, 다음 달엔 전국 17개 교육청이 진행한 급식노동자의 폐암 건강검진 결과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기획취재 기간 동안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앞으로도 급식실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후속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에 보도된 내용은 복수의 취재원에게 확인을 거쳐 작성됐습니다. 조리실무사로 재직 중인 사례자들과 익명을 요청한 교육청 관계자를 제외하고, 모두 실명으로 처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2021년, 급식실 조리흄 등 유해요인에 대한 선행보도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산업재해 문제와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당국의 후속 조치를 취재한 보도는 없었습니다. 산재 현황과 전국 교육청의 환기 시설 점검 및 개선 예산 등 급식실 안전망을 평가할 수 있는 모든 자료는 EBS뉴스가 기획부터 질문지 작성까지 단독으로 진행했습니다. 또한, 전국 14개 교육청의 폐암 검진 중간 결과와 경기도교육청의 환기시설 가이드라인은 EBS뉴스가 최초 보도하였습니다. 첫 번째 보도 <학교 급식 노동자 5천 명, 폐결절…"안전하게 일하고 싶어요"> 이후, 수십여 개 매체가 추종 보도했고, 전국 교육청 앞에서 노동조합의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이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급식실 환기 개선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것과 종사자 대상 폐암 건강검진을 정례화하는 등 급식실 안전망 전반을 손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수의 교육청은 사안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추경을 편성해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획의 취재와 보도과정은 한국기자협회의 윤리 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한 가지 통계도 복수의 관계자 확인을 거쳤습니다. 반론을 담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급식노동자의 폐암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끝나지 않고, 급식실 환경에 대한 점검하고, 안전망 강화에 필요한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국회와 노동계에서는 정규직 교원과 달리 발언권이 제한된 비정규직 급식노동자에 대한 목소리를 공론장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이어졌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제작했고, 이달의 기자상 접수일까지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9회 전체 총평
38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53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달에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취재보도 1부문(정치, 사회)에서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에는 모두 13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MBN의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와 KBS의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 조선일보의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 등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파에 지구대서 쫓겨난 할머니> 보도는 강추위가 매섭던 날 막차를 놓친 70대 할머니가 지구대에 몸을 녹이러 갔다가 쫓겨난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해 국민들의 공분을 끌어냈다. 특히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일부 경찰관이 할머니를 회유한 정황을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보도가 시민의 눈높이에서 경찰관의 모호한 직무 범위와 보호조치 대상의 적절성 논란을 촉발한 기폭제가 됐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전세사기 ‘빌라왕’(악성임대인) 배후 규명 및 추적> 보도는 각종 공공데이터를 입수해 빌라왕의 배후 세력을 추적해 그 실체를 드러내고,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게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감정가 부풀리기’가 배후 세력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을 밝혀내고, 주택 가격 산정 시 외부 감정평가액을 우선 적용하는 현장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보도했다는 데 심사위원들 다수가 공감했다.
조선일보 <나사 빠진 軍수뇌 “용산(P-73) 뚫렸다” 실토. 北 무인기 용산침투 거듭 부인하더니, 뒤늦게 시인> 보도는 북한 무인기의 용산(P-73) 침투 가능성과 관련해 언론들이 개연성을 제기한 분석과 예측 보도를 많이 쏟아내는 가운데 군이 사후 검열로 P-73 침투를 알게 된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이 주목했다. 이 보도를 계기로 군이 P-73이 북한 무인기에 뚫린 사실을 공개 시인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모두 7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는 조선일보 <‘삼성-TSMC 경쟁력 비교’ 시리즈>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삼성과 대만 TSMC의 경쟁력을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처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식 취재를 거부하는 TSMC를 찾아가 전·현직 임직원은 물론 인근 식당 주인, 택시기사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취재한 발품과 각종 반도체 연구논문 분석, 국내외 반도체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완성도를 높인 점이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모두 9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 <2023 공장을 떠나다>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장 안에서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잃어버린 채 떠나는 60대 노동자와 20대 노동자 모습을 교차하면서 이들이 놓인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함께 드러내는 방식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범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 경제성장의 명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점도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모두 10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광주MBC의 <‘무단침입’ 서슴지 않는 한국전력 수상한 단속> 보도가 수상했다. 한전의 약관을 무시한 저온창고 단속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런 문제가 한전의 경영악화와 맞물려 전국적으로 1년 만에 6.1배 증가한 점, 농민에겐 엄격하고 대기업에는 관대한 차별적 단속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보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서울신문 <난방비 더 써도 더 추운 ‘단열 빈곤층’>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최강 한파의 날씨를 보인 날,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아파트(빨간색)와 쪽방촌(파란색)의 건물 외벽 온도를 극명하게 대비한 사진 보도였다. 시의적절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데 심사위원들 대다수가 공감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부랴부랴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이번 달 출품작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발품을 많이 판 노작이 많았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