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기획(o)
“하수도 물을 떠 마약 성분 검사를 한다고?” “전 지역에서 필로폰 성분이 모두 검출됐다고?”
“해외에서는 마약 정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방법인데, 국내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하수역학 마약 성분 검사를 알게 됐을 때, 머릿속에 생긴 궁금증이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5년 동안 부산대에 용역을 맡긴 하수역학 마약 성분 검사에서 3년 연속 전국적으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검사가 이뤄진 3년간의 추이가 궁금했습니다. 우선 3년간 검사가 이뤄진 자료를 확보해 데이터를 분석해 봤습니다.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의 마약이 검출되고 있었고, 대검찰청이 발표하는 지역별 마약 사범 검거 건수 등과 비교 분석한 결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 입장에선 마약 문제는 여전히 연예인이나 조직폭력배 등에 국한된,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습니다. 그래서 3년간 이뤄진 하수역학 마약 성분 조사 결과를 한 눈에 쉽게 볼 수 있는 ‘마약지도’를 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3년간의 방대한 데이터를 시각화하기 위해 지역 대학인 한남대와 협업을 제안했습니다. 데일리 취재를 병행하면서 관련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다 보니 마약지도를 제작하기까지 꼬박 3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전국 최초로 마약지도를 제작한 결과, 마약은 이미 ‘우리 모두의 일’이 되어버린 사실을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제작한 마약지도는 TJB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가 보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했습니다. 대전경찰청에서는 취재진에게 따로 연락해 상세한 마약지도 자료 등을 요청해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획보도를 통해 식약처의 하수역학 마약 검사가 향후 지역별로 선제적 마약 단속과 수사에 적극 활용되길 기대해 봅니다.
2. 보도제작경위
우리 사회 깊숙이 스며든 마약 문제에 대해 위험과 위협의 부정적 프레임이 아닌 과학적 프레임으로 문제 해결을 고민한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무엇보다 '하수역학' 마약 성분 검사에 대한 자료를 확보한 뒤, 지역 대학과 협업해 전국 최초로 마약지도를 제작한 보도는 일상을 파고든 마약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약지도 제작과 함께 대덕특구 과학기술을 활용한 마약문제 예방과 해결을 위한 기획은 데이터 저널리즘에 기반한 솔루션 저널리즘의 하나의 시도로 진행됐습니다. 7차례 진행한 기획 보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수역학 마약지도 통한 마약 사용 실태 파악>: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를 확보해, 대전시를 포함한 전국 여러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 등 마약류의 검출 결과를 분석하여 마약 사용이 일상 깊숙이 침투했음을 시각화했습니다.
<과학 기술을 이용한 마약 탐지 및 예방>: 대덕특구에서 진행 중인 연구를 통해, 소변 대신 땀을 이용한 마약 탐지 패치 개발,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신종 미량물질을 AI로 분류하고 농도를 예측하는 기술 개발 등 과학 기술을 활용한 마약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마약 예방 및 대응 체계 구축>: 대전시와 관련 기관들은 마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과 공유가 필수적임을 인식하고, 대전형 마약 민관협의체 구성과 같은 협의체 구축의 움직임을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토론회 개최 및 대전시의회 조례안 발의>: 마약류 중독 치료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대전시의회에 발의되어,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치료 보호와 재활에 대한 시장의 책무 등을 담아 마약 대응 체계를 법적으로 뒷받침할 예정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자와의 이해 관계 해당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하수역학 마약 성분 검사 결과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단발성 보도는 있었지만, 3년간의 데이터를 확보해 직접 마약지도를 제작한 건 TJB 기획보도가 처음이었습니다. 마약 문제에 대한 전통적인 접근 방식을 넘어서 기술적 혁신과 정책적 창의성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 고민에 초점 맞춘 보도로 관련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기획 보도에서 제시된 여러 정책적 제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된 토론회와 조례 제정 등에 대해 타 매체의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타 매체 반향 첨부)
5. 사회에 끼친 영향
마약지도 보도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일’이 되어버린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마약 실태를 하수역학을 통해 제시하고,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해 과학적인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해결책들을 한 데 묶기 위해 지역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보도 이후 지역에서 이러한 방안 등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개최됐습니다. 대전시의회와 관련 기관들은 정부에 마약 컨트롤 타워가 없는 상황에서 지역에서라도 기관들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마약류 중독 치료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민경배 대전시의원 주도로 발의돼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조례안은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치료 보호 및 재활, 협력체계 구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대전시도 움직였습니다. 과학도시 대전만이 갖고 있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협력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와 가상 환경을 연동하여 마약 유통과 사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러한 논의는 공공 정책과 기술 혁신의 결합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하수역학 마약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전국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관련 보도가 정책에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마약지도를 통해 제시한 것처럼,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특정 마약 성분이 유독 많이 검출되는 지역들에 대해 식약처는 해당 하수관로에 대해 면밀히 검사해 원인을 찾아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수역학 검사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각 지역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TJB 보도에서 제시한 해외 사례와 연구 방향 등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대전경찰청 역시 TJB가 제작한 마약지도 관련 상세한 정보를 별도로 요청해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향후 이러한 하수역학 마약 검사 결과가 시기별 마약 추이, 동네별 마약 실태, 병원 주변 마약 남용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되어, 선제적 마약 단속과 예방 활동에 기여하길 기대해 봅니다.
TJB 역시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대전을 만들기 위해 관련 캠페인은 물론 보도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TJB 시청자위원회는 <최초보고, 마약지도로 말한다> 기획보도에 대해 마약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고 대안책을 제시해 지역사회가 움직이는 언론의 긍정적 순기능 역할에 충실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마약 문제가 단순히 범죄적 행위가 아니라 공중 보건 문제로서 접근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문제 접근 방식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고 지역사회 내 유관기관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점은 마약 문제 해결에 중요한 변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최초보고, 마약지도로 말한다> 기획보도는 새로운 관점에서 마약 문제를 바라보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전달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보도입니다. 지역 대학과의 협업을 통한 데이터 분석은 지역방송의 보도에 있어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고, 지역방송 기획보도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 중 하나였습니다. ‘하수역학’을 다방면으로 적용하고 있는 유럽연합과 호주 등 전 세계 ‘하수역학’ 활용 실태를 연구하기 위해 관련 논문에 대한 공부에도 충실했습니다. 마약은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입니다. 과학적인 방법을 통한 마약 문제 접근이, 우리 사회에서 마약이 좀 더 멀어지는 길이 되길 바랍니다. 또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사회의 협업이 내실을 갖추도록 TJB도 계속해서 관심 두겠습니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 신청 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2회 전체 총평
제40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50편이 출품됐다. 우수한 기사가 많아 6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
특히 KBS전주와 전주MBC가 지역 취재보도부문과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각각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 <쿠팡 블랙리스트 16,450명>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2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꼼꼼한 취재로 기사 완성도를 높였으며 보도 후 여파가 현재까지 지속되는 등 영향력 측면에서도 돋보이는 기사라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웹사이트를 따로 만들어 리스트업된 사람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보도 방식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매일경제신문 <요양병원 대해부>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요양병원 100곳을 취재하면서 일일이 제보를 확인하고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안까지 내놓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요양병원 관련 기사가 기존에도 많았지만 이 기사는 보다 심층적이고 다양한 방면으로 살피면서 꼼꼼하게 기사화한 것이 돋보였으며 특히 주제 자체가 많은 사람에게 해당한다는 점, 거기에 맞는 적절한 기획, 발품까지 많이 들인 점 등이 수상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길에서 여자가 살았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보도 참신성, 완성도, 사회적 영향력 면에서 수작이었다. 더욱이 모자이크 없이 당사자 이야기를 끌어냈다는 점은 물론 한 달에 걸친 여성 기자의 동행 취재가 시청자들에게 크게 다가갔을 것이란 의견도 심사위원들 사이에 나왔다. 여성 노숙인 시설이 전국에서 한 곳이라는 점이 보도에서 드러나 관계 당국의 눈길을 끌었다는 점도 수상의 또 다른 배경이 됐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주MBC <국립종자원 볍씨 곰팡이 사태> 보도가 수상했다. 지역 취재 보도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주제라는 의견 속에 사안 자체가 지닌 상징성, 중요성 등을 끈질긴 취재로 잘 풀어냈다는 심사평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자료에 나타난 수치에서 착안해 취재에 들어갔다는 점도 후한 점수의 바탕이 됐으며 국립기관이 이런 식의 행정을 펼쳤다는 점에서 반향도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전주 <재난과 트라우마…84인 ‘악몽의 기록’>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각종 사회적 병리나 재난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아직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걸 새삼 깨닫게 했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 국민 관심사이기도 한 사안을 지역방송이 보도해 이슈 환기를 시킨 데다 재난피해자 84명을 섭외한 뒤 깊이 있는 취재로 보도 완성도를 높인 점은 선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경향신문 <설악산 산양 ‘혹독한 겨울나기’>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자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으로 그동안 원거리 사진만 많았던 산양의 모습을 가까운 거리에서 생생하게 찍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생태계 보존 차원에서 산양의 생존을 다룬 여타 언론사 보도가 이 사진 한 장으로 촉발됐다는 점도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