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붐비는 파산 법정...그들의 이야기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4층 법정 문턱을 매달 1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넘습니다. 큰 빚을 지고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아서입니다.
지난해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4만1239건으로 전년(4만1463건)보다 소폭 줄었으나,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12만1017건으로 전년(8만9966건)에 견줘 34.5%나 늘었습니다.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큰 빚을 진 얘기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우리 주변 누군가, 또는 본인이 직접 이런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게 통계입니다.
코로나19 피해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 급증. 많은 경제 보도에서 이들이 큰 빚에 허덕이게 된 이유를 짧게 요약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기 어려울 겁니다. 한 사람이 파산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한겨레> 탐사팀은 채무조정 절차 중 가장 마지막 단계인 ‘파산’에 이른 사람들을 찾아 그 상황과 과정을 듣고자 했습니다. 그들이 빚을 진 사회적 경로를 취재하고자 했습니다.
탐사팀은 법원의 파산 사무를 대리하는 파산관재인(변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파산을 신청하는 이들을 설문조사하고, 이들 중 가능한 이들을 인터뷰하기로 했습니다. 파산신청서와 유사한 형태로 설문조사를 준비해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파산신청자들은 개인적인 사연을 털어놓는 것을 어려워하기에, 설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3달 간 설문 설계와 설득 끝에 128명의 설문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을 인터뷰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난관이었습니다. 취재팀은 설문 당사자 중 인터뷰 의사가 있는 이들을 전화로 설득했고, 다른 한 편으로는 금융복지상담센터와 시민단체, 파산 변호사들을 통해 인터뷰 의사가 있는 이들을 찾았습니다. 4개월 취재 끝에 63명을 추려 대면과 전화로 심층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파산은 그 가족의 파산이었다
취재팀은 한 사람의 사회적 경로를 추적하며 과중한 빚은 가족과 관계가 크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한 사람의 파산은 한 가족이 무너진 것을 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파산은 가족해체와 붕괴의 원인이자 결과인 셈이죠.
먼저 파산한 사람들은 가족을 간병하거나 돌봄·양육 지원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노부모를 돌보면서, 아직 독립하지 않은 자녀의 교육비와 생활비까지 내야하는 ‘더블케어’를 겪다 파산한 사례들을 취재결과 확인했습니다. 이는 1화에 <자녀들 등록금·노부모 치료비…가족돌봄 빚에 짓눌린채 파산>(1월31일자 1,4면)에 담았습니다. 또한 파산신청자들 상당수가 가족의 경제적 부담과 관련 있다는 점도 <‘빚굴레’ 파산자 5명 중 1명은 가족 중에도 파산자 있었다>(1월31일 5면)를 통해 밝혔습니다. 가족이 사업실패나 사기피해, 중증질환을 겪으면 덩달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다 파산하는 가족들의 사례도 생생히 담았습니다. <'수렁' 8년째 구순어머니 간병...생활비, 약값은 오롯이 빚으로>(2월5일자 5면)
채무 부담으로 인해 가족은 한순간에 붕괴하기도 했습니다. <조여오는 빚 '가족의 공멸'>( 2월5일자 1면, 4면) 이로 인해 살해 후 자살과 동반 자살 등 일가족 사망 사건에서 파산 등 경제적 원인이 가장 컸다는 점도 2화에서 사례 취재와 통계로 보여줬습니다. 또 한 초등학교 교사가 직장까지 찾아와 “배우자 빚을 갚으라”는 사채업자의 협박 탓에 남편과 합의해 두 아이가 함께 지내는 집에 이산화탄소를 피운 사건을 다뤘습니다.
무너진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취재팀은 3화를 통해 가족과 고립되어 살아가는 과중 채무자의 삶을 다뤘습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명의를 빌려 대출을 받아 빚더미를 안게 해 관계가 끊어졌습니다. 많은 빚과 돌봄 부담을 진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따로 사는 걸 선택했습니다. 이혼 후 각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이나 장애인 지원 수당을 받도록 이혼하거나 부모자식 사이에도 아예 인연이 끊겼습니다. <파산신청자 절반 이혼하거나 별거>(2월7일자 1, 8면) 가족과 연이 끊어진 이들은 고립됐고, 사회나 제도도 여러 직군에서 이들의 취업을 제한하는 사회적 낙인을 찍었습니다.<‘은둔’ 경제적 전과자 낙인·취업제한…나는 세상과 등졌다>(2월7일자 9면)
돌봄·재난·피해 빚더미...사회적 파산에 대하여
‘사업하다 남긴 돈을 어딘가에 재산을 빼돌렸을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큰 빚을 진 사람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취재팀은 4화를 통해 실제로 채무조정 신청자 절반 가까이가 생계유지와 관련된 채무라는 점을 다뤘습니다. 생계비는 자녀 교육비, 코로나19와 간병, 돌봄 등 가족이 꼭 지출해야하는 비용으로, 대부분 사회의 안전망 구축이 필요한 문제였습니다. 취재팀은 전문가 의견을 통해 사회안전망 필요성과 채무조정절차의 문턱을 낮추자고 제안했습니다. <코로나·질병·부양…
파산자 10명중 4명 ‘생계 유지형’ 채무>(2월8일자 1면, 8면)<"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 받듯 감당 못하는 빚 채무조정 받길">(2월8일자 8면). 특히 당장 생활비가 없는 파산자들이 300만원을 더 내야 파산절차에 돌입할 수 있는 제도적 한계도 조명했습니다. <‘제도의 문턱’, 까다로운 파산신청 절차, 손 벌리거나 포기하거나>(2월8일자 9면)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들은 모두 실제 확인을 거친 이들입니다. 취재팀은 파산신청자와 인터뷰하며 파산관재인을 통하는 방법으로 신뢰성을 확보했습니다.
파산관재인은 파산절차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 법원에 의해 임명됩니다. 법원의 감독을 받는 대리업무입니다. 이들을 통해 채무조정 절차가 개시된 이들을 취재했기에 인터뷰 대상의 상황을 보다 신뢰도 높게 확인했습니다. 다만 한국 사회에서 아직까지 파산을 경험한 이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크므로, 익명을 원하는 경우에 익명 보도를 하게 됐습니다.
취재팀은 그런 중에서도 실명 공개가 가능한 취재원을 확보하려고도 노력했습니다. 1화의 주요 사례의 경우 현장을 찾아 설득한 끝에 실명 사용 허락을 받았습니다. 파산·개인회생 당사자임에도 총 4명(가족 포함 6명)이 실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제까지도 한국 언론에 파산·개인회생 신청자가 여럿이 실명으로 등장한 사례는 흔하지 않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자와 특별한 이해 관계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보도는 한겨레신문 탐사팀이 직접 또는 현장 취재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파산이나 개인회생 증가에 대해서 주목해 보도를 한 기사들은 있지만, 많은 파산자들을 직접 접촉해 통계수치화 하고, 이 원인이 가족적 상황에 있다는 점을 보도한 기획 보도는 없었습니다.
기획성 보도이고, 파산 관련 단건 기사가 많은 관계로, 타 매체의 반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으나 파산 사례를 깊게 들여다보는 시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사 보도 과정에서 타 매체와 선행 보도를 표절하지 않았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가족 파산’ 보도는 각 회차마다 최소 20만뷰 이상의 조회를 기록하며 널리 읽혔습니다. 인터뷰를 했던 한 파산신청자는 “많은 파산인들에게 희망이 되면 좋겠다”는 말을 전해왔습니다. 파산 신청을 하는 이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채무를 벗어나는 방법도 밝혀준 보도라는 점에서 입니다. 파산하는 사람은 사회적 낙인의 대상이 아닌 우리의 이웃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보도라고 자평합니다. 또한 2021년 박주민 의원이 발의했으나 상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던 ‘파산 선고에 따른 각종 취업·자격 제한 폐지’ 입법의 필요성도 다시 한번 알렸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가족파산’ 시리즈는 사내외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겨레신문 열린편집위원회에서 “가계부채와 개인파산의 구조와 맥락을 실사례 중심으로 조명”했다는 평을 받으면서 ‘이달의 좋은 기사’로 꼽혔습니다. 이 보도는 소속사 확인을 거쳤으며,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사항 없습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해당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2회 전체 총평
제40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50편이 출품됐다. 우수한 기사가 많아 6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
특히 KBS전주와 전주MBC가 지역 취재보도부문과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각각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 <쿠팡 블랙리스트 16,450명>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2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꼼꼼한 취재로 기사 완성도를 높였으며 보도 후 여파가 현재까지 지속되는 등 영향력 측면에서도 돋보이는 기사라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웹사이트를 따로 만들어 리스트업된 사람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보도 방식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매일경제신문 <요양병원 대해부>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요양병원 100곳을 취재하면서 일일이 제보를 확인하고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안까지 내놓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요양병원 관련 기사가 기존에도 많았지만 이 기사는 보다 심층적이고 다양한 방면으로 살피면서 꼼꼼하게 기사화한 것이 돋보였으며 특히 주제 자체가 많은 사람에게 해당한다는 점, 거기에 맞는 적절한 기획, 발품까지 많이 들인 점 등이 수상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길에서 여자가 살았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보도 참신성, 완성도, 사회적 영향력 면에서 수작이었다. 더욱이 모자이크 없이 당사자 이야기를 끌어냈다는 점은 물론 한 달에 걸친 여성 기자의 동행 취재가 시청자들에게 크게 다가갔을 것이란 의견도 심사위원들 사이에 나왔다. 여성 노숙인 시설이 전국에서 한 곳이라는 점이 보도에서 드러나 관계 당국의 눈길을 끌었다는 점도 수상의 또 다른 배경이 됐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전주MBC <국립종자원 볍씨 곰팡이 사태> 보도가 수상했다. 지역 취재 보도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주제라는 의견 속에 사안 자체가 지닌 상징성, 중요성 등을 끈질긴 취재로 잘 풀어냈다는 심사평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자료에 나타난 수치에서 착안해 취재에 들어갔다는 점도 후한 점수의 바탕이 됐으며 국립기관이 이런 식의 행정을 펼쳤다는 점에서 반향도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선 KBS전주 <재난과 트라우마…84인 ‘악몽의 기록’>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각종 사회적 병리나 재난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아직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걸 새삼 깨닫게 했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 국민 관심사이기도 한 사안을 지역방송이 보도해 이슈 환기를 시킨 데다 재난피해자 84명을 섭외한 뒤 깊이 있는 취재로 보도 완성도를 높인 점은 선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경향신문 <설악산 산양 ‘혹독한 겨울나기’>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자의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으로 그동안 원거리 사진만 많았던 산양의 모습을 가까운 거리에서 생생하게 찍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생태계 보존 차원에서 산양의 생존을 다룬 여타 언론사 보도가 이 사진 한 장으로 촉발됐다는 점도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