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0)
1월8일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2014년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있었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미투가 터져나온지 1년. 그동안 스포츠계는 잠잠하던 차였습니다. 스포츠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포츠 미투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침 이정규 기자가 지난해 11월 신유용씨의 페이스북 글을 떠올렸습니다. 신씨는 자신의 아픔을 폭로했지만, 인터넷 언론은 신씨와 접촉 없이 페북글을 짜깁기해 ’A씨 미투 폭로’와 같은 기사를 쏟아냈고, 이에 충격을 받은 신씨가 하루 만에 페북 글을 내린 상태였습니다. 이정규 기자는 지난해부터 신씨가 페북에 올린 글을 보고 연락을 이어왔습니다. 기사와 무관하게 페이스북 미투로 인한 신상 유출 등의 문제를 조언하며 신씨와 신뢰감을 쌓았습니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 성폭력 사건이 보도된 뒤 이정규 기자는 신씨의 오빠 등을 통해 신씨와 다시 조심스레 접촉했습니다. 언론과 불신을 없애기 위해 서면인터뷰를 먼저 시도했고, 서면인터뷰를 마친 신유용씨는 대면 인터뷰를 하겠다고 화답해왔습니다. 신씨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자세히 듣기보다 ‘스포츠계 침묵의 카르텔’에 무게를 둬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3시간 가량 인터뷰의 결과물이 바로 1월14일자 4면 “고1부터 유도부 코치가 성폭행…실명으로 고발합니다”였습니다.
신씨는 실명과 사진 사용도 허락했습니다. 실명과 사진공개로 인한 2차 피해 우려도 설명했지만, 신씨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미투를 하고 싶다고 의견을 재차 밝혔습니다. 이후 이정규 기자는 왜 굳이 실명 미투를 했어야 했는지를 취재했고 1월15일자 5면 “사람들이 진실 안 밎어줘…나를 걸고 이름 밝혀야 했다”는 후속 기사를 썼습니다. 그럼에도 한겨레는 가급적 디지털 뉴스에는 신씨의 정면 사진이나 얼굴을 사용하지 않고 지면에만 신씨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댓글 등으로 2차 피해가 손쉽게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취재원과 오랜 신뢰를 쌓고 선정적인 보도를 지양하면서 실명 미투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한 보도가 이어졌고 신씨의 용기는 커다란 힘을 발휘했습니다. 이후 언론의 추가 보도가 쏟아지며 스포츠계의 구조적 문제가 본격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피해자인 신유용씨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실명으로 보도하였습니다. 다만 가해자의 경우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며 피의 사실이 확정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익명으로 보도하였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겨레> 보다 앞서서 해당 내용을 보도한 매체는 없으며 표절도 없습니다.
*타매체 반향은 ‘타매체 반향’ 파일로 별도 제출합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한겨레> 보도가 있었던 1월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근 연이은 체육계 폭력과 성폭력 증언은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화려한 모습 속에 감쳐줘왔던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는 1월22일 체육계 성폭력 실태 조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특별조사단을 꾸렸습니다.
스포츠 미투가 어려운 이유는 ‘침묵의 카르텔’ 때문입니다. 위계와 연줄로 엮인 좁은 스포츠계는 문제를 알면서도 피해자를 위해 증언하기를 거부합니다. 피해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길 꺼려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심석희 선수가 먼저 용기를 냈고, 그 바통을 신유용 선수가 이어갔습니다. 이번 기사는 스포츠 미투가 심석희 선수만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드러내는데 중요한 기사였습니다. 그 덕에 정부의 빠른 대응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특히 취재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오랜 노력, 단순 폭로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문제를 짚기 위한 노력 등이 빛난 기사였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취재 및 보도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하였고 현재 사내 특종상을 상신한 뒤 심사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 없이 <한겨레>가 취재했고,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의 피신청사항도 없었음을 알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341회 전체 총평
2019년 1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도 치열한 경합 끝에 3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두 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SBS ‘체육계 성폭력’은 지난해 우리 사회에 충격과 파장을 일으켰던 미투 관련 보도로, 사안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피해자를 배려하는 취재방식이 돋보였다. 해당 언론사는 미투 관련 보도 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된 피해자가 대중으로부터 2차 공격을 당하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하여 성폭력 관련 보도를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준수했다.
특히 피해자의 변호인단과 2차 피해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면서 보도의 방향을 결정하는 등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보도를 이어가는 모습은 언론사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단순히 피해 사실을 전달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체육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부분 역시 향후 성폭력 관련 보도의 지침이 될 만한 선례라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많았다.
안동MBC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추태’는 오랜만에 나온 지역 언론의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언론의 취재환경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의 신뢰 구축과 함께 심도 있는 취재를 이어나간 기자들의 노력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는 취재기자의 수차례 시도 끝에 인터뷰에 응했고, 보도 과정에서 추가로 피해사진 등 증거를 제공했으며, 안동MBC는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한 발빠르고 치밀한 확인취재를 통해 다수의 단독보도를 이어나갔다.
이처럼 안동MBC가 피해자와 깊은 신뢰를 쌓은 것은 특종에 급급하지 않고 신중하면서도 체계적으로 보도한 것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최근 추락하고 있는 언론의 사회적 신뢰에 많은 시사점을 주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문제를 일으킨 지방의원들이 다수 소속된 당에서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힌 뒤 2명이 의회에서 제명되는 결과를 낳았고, 관련 제도의 개선 및 사회적 논의로 이어지는 등 성과도 컸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JTBC ‘성직자의 이름으로... 아동성범죄 목사 추적’은 기자들이 3개월 동안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면서 적극적으로 취재한 끝에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79명의 처벌 사실을 확인하고, 심층취재 결과 아동이나 청소년을 성추행했던 목사 20명이 여전히 어린이들을 보살피거나 목회활동 중임을 밝혀냈다. JTBC는 이들에 대한 징계 권한을 가진 교단이 목사의 성범죄 전력 조사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알게 되더라도 묵인하는 경우가 많아 잠재적인 재범률이 높다는 점에서 심층취재와 보도를 이어나갔고, 초기에는 수수방관하던 교단이 해당 목사를 징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에 나서는 등 사회적 반향이 이어졌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보도가 해당 목사들이 교단에서 제명되는 등 추가적인 피해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사회적 제도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도출했다며, 이처럼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용기 있는 보도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