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보도의 첫 번째 축은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력은 물론,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입니다. 심 선수가 미성년자였던 2014년 여름부터 4년 가까이 피해를 봤다는 소식은 국민적 공분을 불렀습니다.
두 번째 축은 폭력, 성폭력에 취약한 체육계 구조적 문제입니다. 선후배가 촘촘히 연결된 체육계 현실, 침묵의 카르텔을 강요해 폭력이 대물림되는 실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나아가 이런 문제가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안일한 태도를 보였던 정부와 대한체육회를 비판했습니다. 그간 자료를 전수 조사하는 방식을 통해, 실태조사나 대책발표가 무용지물이 됐던 원인을 추적했습니다.
세 번째 축은 대안 제시입니다. 이슈취재팀은 현상의 전달과 비판만으로는 세상이 바뀔 수 없다는 공감대를 갖고 ‘솔루션 저널리즘’에 기여하기로 했습니다. 위계와 폐쇄성, 성과 지상주의가 얽히고설킨 체육계가 나가야 할 방향을 ‘스포츠 민주주의’라는 얼개를 통해 구체적 대안 형태로 제시했습니다.
보도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해 말,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력을 당했다는 제보를 받게 됐습니다. SBS 이슈취재팀은 보도 이후 여파가 클 것으로 판단, 2차 피해 문제 등을 놓고 심석희 선수 변호인 측과 열흘 가까이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보도의 방향을 심석희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에 취약한 체육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접근하기로 결론 내리고 보도를 최종 결정했습니다. 이슈취재팀이 이달의 기자상 상신 제목을 ‘심석희 선수 성폭력 사건 연속보도’가 아닌, ‘체육계 성폭력 연속보도’로 올리는 것도 이런 보도 취지 때문임을 부연합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2019년 1월 8일 첫 보도 이후, 스포츠 성폭력 문제가 우리 사회 주요 이슈로 부상했습니다. 보도가 되자마자 연합뉴스를 비롯한 모든 통신사가 관련 소식을 전했습니다.
보도 다음 날 방송 뉴스만 기준으로 볼 때, 지상파 메인뉴스를 기준으로 KBS는 톱 단락으로 4꼭지, MBC는 톱 단락으로 5꼭지를 할애했습니다. 종합편성채널 메인뉴스를 기준으로 JTBC는 톱 단락으로 5꼭지, TV조선은 세컨톱 단락으로 4꼭지, MBN 4꼭지, 채널A 2꼭지를 내보냈습니다. 전국 주요 일간지는 단 한 곳도 빠짐없이 관련 뉴스를 내보냈습니다. 보도 바로 다음날 신문 보도를 첨부합니다.
매체 반향은 단순히 이튿날 보도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상당수 언론들이 며칠에 걸쳐 체육계 성폭력 실태 보도와 기획 보도에 힘을 보탰습니다.
타 매체에 선행보도는 된 적은 없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SBS 이슈취재팀 1월 8일 보도 직후,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 및 제도 개선 사항이 나왔습니다. 공공기관 차원의 굵직한 조치만 정리했습니다.
- 문화체육관광부 대국민 사과 (2019. 1. 9)
- 대한체육회 대국민 사과 (2019. 1. 10)
- 여성가족부 범정부 성희롱 · 성폭력 근절 추진 협의회 개최 (2019. 1. 11)
- 대한체육회 회원종목 단체 폭력 근절 대책 후속조치 발표 (2019. 1. 15)
- 문재인 대통령, 철저 수사 및 엄정 처벌 방침 (2019. 1. 16)
- 문화체육관광부 성폭력 비위근절 대책 후속조치 발표 (2019. 1. 16)
- 성폭력 근절 대책 당정 협의 개최, ‘체육계 성폭력 방지법’ 2월 국회 처리 방침 (2019. 1. 24)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SBS 이슈취재팀은 첫 보도를 하기 전까지 심석희 선수 변호인 측과 열흘에 가까운 조율 과정을 거쳤습니다. 보도의 파장이 클 걸로 예상된 데다, 혹시 모를 2차 피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낙종 가능성 보다 더 중요한 건, 2차 피해를 차단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보도해야 한다는 원칙이었습니다. 이 원칙에 팀원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이를 위해 5차례가 넘는 자체 회의를 통해 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회람했고, 팩트 하나하나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다듬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SBS 이슈취재팀의 성폭력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해 당사자 인터뷰에 집착하지 않을 것.
2) ‘성폭행’이란 표현을 최소화하고 ‘성폭력’으로 표현을 통일할 것.
3) 사건의 구체적인 일시, 장소, 범행수법은 쓰지 않을 것.
4) 개인의 사건이 아닌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핵심임을 강조할 것.
첫 번째 원칙의 이유는 이렇습니다. 피해 당사자의 눈물 섞인 인터뷰는 단기적인 시청률 견인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성폭력 피해자가 동정의 대상으로 비쳐져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는 맹점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SBS 이슈취재팀은 심석희 선수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남들이 선뜻 하지 못한 걸 앞장서 해냈던 용기의 대상으로 소비되길 원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심석희 선수 인터뷰에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최초 보도는 심 선수가 아닌 심 선수 측 변호인 인터뷰로 갈음했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원칙은 2차 피해의 단초를 없애기 위한 취재진의 기술적인 해법이었습니다. ‘성폭행’이라는 구체어보다 ‘성폭력’이라는 포괄어가 피해자의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구체적인 날짜, 장소, 범행수법을 적시하는 건 피해자에게 고통의 순간을 상기시켜, 2차 피해로 직결된다고 판단해 기사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네 번째 원칙은 이번 사건이 심석희 선수 개인 문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사건이 심 선수 개인의 일화에 그친다면 유명인의 성폭력 스캔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을 겁니다. SBS 이슈취재팀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체육계 구조적 문제에 맞닿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심석희 선수 한 명이 아닌 스포츠에 몸담고 있는 선수들, 나아가 메달에 집착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기도 했습니다. 이를 위해 체육계를 심층 취재한 기자가 5일 내내 스튜디오에 출연해 체육계 구조적 문제를 짚었습니다.
SBS 이슈취재팀이 이번 보도에서 보람을 느꼈던 건 단순히 사건의 1보를 전했기 때문은 아닙니다. 보도 이튿날 정부가 대국민사과를 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기 때문도 아닙니다. 성폭력 관련 보도를 어떻게 할지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실천했다는 점이 큰 성과였음을 깨닫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SBS 이슈취재팀은 낙종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열흘 가까운 시간을 심석희 선수 측과 보도 방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특종’ 보다 ‘공공성’이 먼저라고 모든 구성원이 동의했습니다. 비록 낙종을 할지언정 이른바 ‘기레기’가 돼선 안 된다고 수차례 되뇌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성폭력 보도 저널리즘의 전형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사내 시청자 위원회를 비롯해, 미디어 매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절제됐고 선정적인 표현들을 자제하는 것 또한 볼 수 있어 고무적” (YTN 더비평, 1.16), “SBS 보도는 신중했다.” (왜 언론엔 심석희 선수 사진만 쏟아질까, 미디어오늘, 1.9) SBS는 이번 보도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을 사내 백서로 만들어 향후 성폭력 보도의 기준으로 삼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취재후기
(341회) 체육계 성폭력 / SBS
체육계 성폭력
SBS 이슈취재팀 이경원 기자
지난해 말,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력을 당했다는 제보를 받게 됐습니다. 저희는 첫 보도를 하기 전까지 심석희 선수 변호인 측과 열흘에 가까운 조율 과정을 거쳤습니다. 낙종 가능성이 있더라도, 2차 피해를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5차례가 넘는 회의를 통해 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회람했고, 팩트 하나하나를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다듬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먼저, 피해 당사자 인터뷰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당사자의 눈물 섞인 인터뷰는 단기적인 시청률 견인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성폭력 피해자가 동정의 대상으로 비쳐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는 맹점이 있다고 봤습니다. 저희는 심석희 선수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남들이 선뜻 하지 못한 걸 앞장서 해냈던 용기의 대상으로 소비되길 원했습니다. 이 때문에 심석희 선수 인터뷰에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최초 보도는 심 선수가 아닌 심 선수 측 변호인 인터뷰로 갈음했습니다.
다음은 ‘성폭행’이란 표현을 최소화고 ‘성폭력’으로 표현을 통일하기로 했습니다. ‘성폭행’이라는 구체어보다 ‘성폭력’이라는 포괄어가 피해자의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건의 구체적인 일시, 장소, 범행 수법도 배제했습니다. 이를 적시하는 건 피해자에게 고통의 순간을 상기시켜, 2차 피해로 직결된다고 봤습니다.
끝으로, 첫 보도부터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를 짚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만일 이 사건이 심 선수 개인의 일화에 그친다면 유명인의 성폭력 스캔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을 겁니다. 스포츠에 몸담은 선수들, 나아가 메달에 집착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보람을 느꼈던 건, 단순히 사건의 1보를 전했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보도 이튿날 정부가 대국민 사과를 하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기 때문도 아닙니다. 성폭력 관련 보도를 어떻게 할지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실천했다는 점이 큰 성과였음을 깨닫습니다.
SBS는 이번 보도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을 사내 백서로 만들어 향후 성폭력 보도의 기준으로 삼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1회 전체 총평
2019년 1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도 치열한 경합 끝에 3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두 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SBS ‘체육계 성폭력’은 지난해 우리 사회에 충격과 파장을 일으켰던 미투 관련 보도로, 사안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피해자를 배려하는 취재방식이 돋보였다. 해당 언론사는 미투 관련 보도 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된 피해자가 대중으로부터 2차 공격을 당하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하여 성폭력 관련 보도를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준수했다.
특히 피해자의 변호인단과 2차 피해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면서 보도의 방향을 결정하는 등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보도를 이어가는 모습은 언론사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단순히 피해 사실을 전달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체육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부분 역시 향후 성폭력 관련 보도의 지침이 될 만한 선례라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많았다.
안동MBC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추태’는 오랜만에 나온 지역 언론의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언론의 취재환경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의 신뢰 구축과 함께 심도 있는 취재를 이어나간 기자들의 노력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는 취재기자의 수차례 시도 끝에 인터뷰에 응했고, 보도 과정에서 추가로 피해사진 등 증거를 제공했으며, 안동MBC는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한 발빠르고 치밀한 확인취재를 통해 다수의 단독보도를 이어나갔다.
이처럼 안동MBC가 피해자와 깊은 신뢰를 쌓은 것은 특종에 급급하지 않고 신중하면서도 체계적으로 보도한 것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최근 추락하고 있는 언론의 사회적 신뢰에 많은 시사점을 주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문제를 일으킨 지방의원들이 다수 소속된 당에서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힌 뒤 2명이 의회에서 제명되는 결과를 낳았고, 관련 제도의 개선 및 사회적 논의로 이어지는 등 성과도 컸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JTBC ‘성직자의 이름으로... 아동성범죄 목사 추적’은 기자들이 3개월 동안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면서 적극적으로 취재한 끝에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79명의 처벌 사실을 확인하고, 심층취재 결과 아동이나 청소년을 성추행했던 목사 20명이 여전히 어린이들을 보살피거나 목회활동 중임을 밝혀냈다. JTBC는 이들에 대한 징계 권한을 가진 교단이 목사의 성범죄 전력 조사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알게 되더라도 묵인하는 경우가 많아 잠재적인 재범률이 높다는 점에서 심층취재와 보도를 이어나갔고, 초기에는 수수방관하던 교단이 해당 목사를 징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에 나서는 등 사회적 반향이 이어졌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보도가 해당 목사들이 교단에서 제명되는 등 추가적인 피해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사회적 제도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도출했다며, 이처럼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용기 있는 보도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