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사고 발생 후 연속 보도)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공적을 설명하기에 앞서 반성합니다. 그동안 대전MBC는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의 사망 사고.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고 김용균 씨 사고도 발생 당일, 20초짜리 단신으로 처리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취재팀은 이번 사고만큼은 다른 시선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동 인권과 환경에 소홀했던 취재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2년 전,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에 끼어 숨진 19살 청년. 그리고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은 고 김용균 씨. 반복된 사고의 원인을 파헤치고자 취재팀은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태안의 장례식장과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만난 김용균 씨의 동료들에게서 죽음에 내몰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커먼 석탄 분진으로 눈도 뜨기 힘들다는 작업 환경, 초속 5m의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 그 현장에서 홀로 작업하다가 숨진 고 김용균 씨.
1년 계약직으로 입사해 3개월 남짓한 현장 경험에 불과한 데도 위험천만한 작업을 혼자 수행했던 김용균 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일을 해야 했던, 경제 논리 앞에 철저히 짓밟힌 노동자의 안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외쳤던 24살 청년은 싸늘한 주검으로 가족 품에 안겼습니다. 주검이 된 자식을 마주한 부모는 끝없는 눈물과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컴컴한 작업 현장에선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모자 랜턴도 쓰지 못한 채 작업을 했던 사실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모자 랜턴을 분실했지만 신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어서 회사에 추가 지급을 요청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휴대전화 불빛을 켜 놓고 현장 작업을 한 날이 적지 않았다는 내용도 전했습니다.
사망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는 손전등 기능이 켜진 상태로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CCTV에 촬영된 사망 전 김 씨 모습은 모자 랜턴을 쓰고 있지 않았다고 김 씨의 회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또 제보를 통해 발전소 임원이 퇴직한 뒤 관련 하청업체 사장 등 임원으로 재취업하는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원청과 하청업체가 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협약을 맺었지만, 중대 재해와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은 하청업체가 떠안는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도 단독으로 입수해 전했습니다.
또한 김 씨가 일하던 하청업체가 태안화력발전소에 시설 개선을 28차례나 요구했지만 회사가 묵살했다는 내용도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김용균 씨가 숨진 컨베이어벨트는 초속 5m 속도로 움직이는 위험한 시설이어서 점검은 가동을 멈춘 상태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벨트가 가동 중일 때 점검하게 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컨베이어벨트를 멈추지 말고 작업하라는 내용이 담긴 한국발전기술 측의 ‘지시서’를 확보해 단독 보도했습니다.
김용균 씨 부검 소견을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김 씨가 사고 이후 즉사한 것이 아니라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서서히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2인 1조 안전 규정을 지켰거나 김용균 씨를 좀 더 일찍 찾았다면 사망까지 이르지 않을 수 있었다는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습니다.
산업 재해가 끊이지 않는 고 김용균 씨의 원청업체 서부발전이 거의 매년 정부로부터 우수 공기업으로 인정받아 성과급을 지급받고 있는데 경영실적 평가에 안정 항목이 빠져 있기 때문이란 사실도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현재를 살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망가진 인권 실태였습니다.
저희는 이후에도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를 내려놓지 않고 있습니다. 60여 일 만에 치러지는 고 김용균 씨의 장례 일정까지 계속해서 추적 보도를 이어왔습니다. 또, 사고 이후에도 산업 현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노동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 노동 인권을 지키고, 신장하기 위해 노동 현장의 그늘을 항상 지켜보고 감시하겠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취재 과정에서 만난 고 김용균 씨의 동료들과 유가족 대부분이 신원 공개를 동의해주셨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취재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모든 보도가 당일 현장 취재·보도로 이뤄졌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내 언론사 대부분이 해당 사고와 관련 법안 개정을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대전MBC가 관련 보도 내용을 주도했고, 다른 언론사가 이를 받아쓰거나 확인해 보도하는 흐름이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MBC의 첫 보도가 나간 다음 날, 당정청은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입사 3개월차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에게 위험한 일을 시킨 경위 등을 밝혀내고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산업안전보건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야당들도 브리핑을 열거나 논평 자료를 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산업안전보건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다른 언론사들도 고 김용균 씨 사망 사고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사고 발생 엿새 만에 정부는 위험 설비에 대한 현장 작업을 할 땐 2인 1조로 하고, 경력 6개월 미만 직원은 단독 근무를 금지하는 등의 종합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김용균법’이란 이름으로 통과됐습니다. 또, 정부와 여당이 고 김용균씨가 담당했던 연료·환경설비 운전 직무 2천200여명을 발전공기업이 직접 고용하는 방안에 합의했습니다. 대전MBC의 첫 보도가 출발점이었고, 이후 모든 언론사가 함께 취재 경쟁을 벌이며 이뤄낸 성과였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춰진 노동 현실을 보여준 보도이며, 끈질긴 현장 취재로 사실 전달, 의제 설정에 있어 이번 사고의 언론 보도를 선도했다고 자평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1회 전체 총평
2019년 1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도 치열한 경합 끝에 3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두 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SBS ‘체육계 성폭력’은 지난해 우리 사회에 충격과 파장을 일으켰던 미투 관련 보도로, 사안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피해자를 배려하는 취재방식이 돋보였다. 해당 언론사는 미투 관련 보도 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된 피해자가 대중으로부터 2차 공격을 당하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하여 성폭력 관련 보도를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준수했다.
특히 피해자의 변호인단과 2차 피해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면서 보도의 방향을 결정하는 등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보도를 이어가는 모습은 언론사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단순히 피해 사실을 전달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체육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부분 역시 향후 성폭력 관련 보도의 지침이 될 만한 선례라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많았다.
안동MBC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추태’는 오랜만에 나온 지역 언론의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언론의 취재환경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의 신뢰 구축과 함께 심도 있는 취재를 이어나간 기자들의 노력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는 취재기자의 수차례 시도 끝에 인터뷰에 응했고, 보도 과정에서 추가로 피해사진 등 증거를 제공했으며, 안동MBC는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한 발빠르고 치밀한 확인취재를 통해 다수의 단독보도를 이어나갔다.
이처럼 안동MBC가 피해자와 깊은 신뢰를 쌓은 것은 특종에 급급하지 않고 신중하면서도 체계적으로 보도한 것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최근 추락하고 있는 언론의 사회적 신뢰에 많은 시사점을 주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문제를 일으킨 지방의원들이 다수 소속된 당에서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힌 뒤 2명이 의회에서 제명되는 결과를 낳았고, 관련 제도의 개선 및 사회적 논의로 이어지는 등 성과도 컸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JTBC ‘성직자의 이름으로... 아동성범죄 목사 추적’은 기자들이 3개월 동안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면서 적극적으로 취재한 끝에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79명의 처벌 사실을 확인하고, 심층취재 결과 아동이나 청소년을 성추행했던 목사 20명이 여전히 어린이들을 보살피거나 목회활동 중임을 밝혀냈다. JTBC는 이들에 대한 징계 권한을 가진 교단이 목사의 성범죄 전력 조사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알게 되더라도 묵인하는 경우가 많아 잠재적인 재범률이 높다는 점에서 심층취재와 보도를 이어나갔고, 초기에는 수수방관하던 교단이 해당 목사를 징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에 나서는 등 사회적 반향이 이어졌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보도가 해당 목사들이 교단에서 제명되는 등 추가적인 피해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사회적 제도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도출했다며, 이처럼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용기 있는 보도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