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의 한 건물에서 열린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 규탄 기자회견. 스킨푸드 가맹점주 A씨(32)는 회견장 연단 앞에 섰다. A씨는 기자들을 바라보며 조 대표를 규탄하기 시작했다. ‘화장품 로드숍 신화’라 불리는 조윤호 대표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날 선 언어를 쏟아냈던 A씨.
당시 기자는 A씨를 보며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너무나 평범한 얼굴이다”고. A씨는 기자회견장이나 거리 투쟁 현장이 아닌 ‘평범한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연단 위에 선 그는 굉장히 쑥스러워하고 어색해했다. A씨는 누군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장과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3차례 열린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 규탄 집회를 주도했다.
지난해 A씨를 처음 만난 이후부터 궁금했다. 무엇이 그를 거리투쟁 현장으로 몰았는지. “의무경찰로 복무하며 시위대를 진입했다”는 A씨는 투쟁을 원하지 않지만 투쟁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내몰린 우리시대의 소시민(小市民)임을 취재 결과 알게 됐다.
취재원(A씨)에 대한 궁금증은 한 걸음 더 들어가 스킨푸드 사태를 추적하는 계기가 됐다. A씨와 수차례 통화하고 장시간 만나 신뢰를 쌓았다. 이후 그는 스킨푸드 유통점주‧협력업체 대표‧법률 대리인 등은 기자에게 소개해줬다. 이들 취재원의 제보는 지난 1월 스킨푸드 논란을 연속으로 단독 보도하는 ‘동력’이 됐다.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는 횡령‧사기‧거액 연봉 관련 각종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A씨를 포함한 스킨푸드 가맹점주‧유통점주‧협력업체 대표로 구성된 채권단이 스킨푸드로부터 받아야 할 금액은 총 320억원이다.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한 스킨푸드 채권단은 거리로 내몰려 여전히 ‘투쟁’을 하고 있다. 평범한 소시민이 성난 투쟁가로 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해 보도하고자 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지난해 4월 스킨푸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 “스킨푸드 가맹점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인의 얘기에 스킨푸드 재무구조를 한 번 살펴봤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스킨푸드 감사보고서를 분석했더니,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임을 한눈에 알게 됐다. ‘기업 존속 능력이 의문’이라는 감사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스킨푸드의 재무적 위험성을 경고한 기사를 썼다. 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감사 결과는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를 읽고 가맹점주 등 스킨푸드를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이 ‘제보’를 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18월 스킨푸드 사태를 본격적으로 단독 보도하기까지 약 10개월 동안 만난 취재원 수는 10여명이다. 스킨푸드 유통점주‧가맹점주‧협력업체 대표‧채권단 법률대리인‧퇴직 임원 등과 만났다. 이들과 하루 몇 시간씩 식사를 하거나 통화를 하며 신뢰를 쌓았다. 경영 악화로 ‘편의점 알바’를 하는 스킨푸드 가맹점주와는 자정 무렵 ‘알바 현장’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지난해 10월 서울회생법원에서 4시간 동안 뻗치기(대기)하며 조윤호 대표를 단독으로 만나 기사화했다.
결정적인 제보는 그동안 구축한 신뢰의 기반 위에서 전달됐다. 지난 10개월 동안 스킨푸드 사태에 꾸준히 관심을 둔 덕분에 취재원들로부터 가장 먼저 ‘제보’를 받을 수 있었다. 올해 1월 본지가 스킨푸드 사태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기까지 취재원과의 신뢰 쌓기라는 ‘사전 작업’이 있었던 셈이다.
다만 취재원 제보 중 신뢰성 있는 내용만 추려 보도했음을 밝힌다. 가령 스킨푸드 채권자협의회 자료 등 물질적인 ‘증거’가 확보된 경우 기사화했다. ‘구술’로 받은 제보는 반드시 ‘크로스 체크’를 통해 사실 관계를 따졌다. 모든 제보가 기사화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동안 받은 제보 중 절반 정도만 자체 검증 과정을 통과해 기사화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월18일자 스킨푸드 매각 보도는 수십 곳 매체가 추종 보도했다. 스킨푸드 ‘일부’ 사업 매각설은 계속 불거졌으나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가 경영 ‘전반’에 손을 떼고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혔다는 보도는 당시 본지 기사가 처음이었다.
이어 조 대표의 구제척인 횡령 규모와 기간을 처음으로 적시해 기사화했다. 조 대표가 경영난 속에서도 거액 연봉을 받았고 이것이 스킨푸드 기업회생절차 돌입의 원인이 됐다는 보도도 본지가 처음으로 기사화한 것이었다. “스킨푸드 가맹점들은 없어지게 돼있다”는 조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을 폭로한 기사도 본지가 처음이었다. 주요 신문사와 종합편성채널, 패션‧뷰티 매체 등 수십 곳 언론사가 본 보도를 추종 보도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본지는 지난달 18일자로 조윤호 대표의 스킨푸드 매각과 경영권 포기 계획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흔히 인수합병(M&A) 기사는 경제 산업 보도의 ‘특종’이라고 한다. 그런데 해당 기사는 ‘산업적’ 보도 가치만 갖춘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인 가치도 포함했다고 생각한다. 스킨푸드 매각은 생계 위협을 호소하는 가맹점주‧유통점주‧협력업체 대표의 요구 사항이다. 조 대표가 경영권을 내려놓아야 매각이 가능하고 대금 물품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타사의 추종 보도를 잇따라 부른 매각 단독 보도 후 스킨푸드 사태는 수면 위로 떠올라 주목을 받았다.
이후 조 대표의 모럴해저드를 비판하는 연속 단독 보도로 그가 법정관리인에서 해임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법정관리인이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의미한다. 법정관리인은 영업·인사·전략·재무 등 전 분야 최고 의사결정자로 회사 재산을 관리하고 처분하는 역할을 유일하게 수행한다. 법정관리에 돌입한 스킨푸드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인물인 셈이다.
그러나 횡령 의혹을 포함한 각종 의혹에 휩싸인 조 대표에게 법정관리인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본 보도 후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2일 조 대표를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스킨푸드 자회사) 관리인에서 해임하기로 했다. 본 보도가 낳은 ‘극적인 결과물’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스킨푸드 채권자들도 “조 대표가 관리인에서 해임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법원이 한 번 선임한 관리인을 해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취재원의 동의를 구한 뒤 인터뷰 내용을 기사화했다. 취재원에게 보도목적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명했다. 가맹점주 등 취재원에게 “가맹점주 입장만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한쪽으로 치우진 기사를 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19년 2월7일 기준 외부의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모두 없다.
회차 심사평
제341회 전체 총평
2019년 1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도 치열한 경합 끝에 3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두 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SBS ‘체육계 성폭력’은 지난해 우리 사회에 충격과 파장을 일으켰던 미투 관련 보도로, 사안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피해자를 배려하는 취재방식이 돋보였다. 해당 언론사는 미투 관련 보도 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된 피해자가 대중으로부터 2차 공격을 당하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하여 성폭력 관련 보도를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준수했다.
특히 피해자의 변호인단과 2차 피해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면서 보도의 방향을 결정하는 등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보도를 이어가는 모습은 언론사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단순히 피해 사실을 전달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체육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부분 역시 향후 성폭력 관련 보도의 지침이 될 만한 선례라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많았다.
안동MBC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추태’는 오랜만에 나온 지역 언론의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언론의 취재환경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의 신뢰 구축과 함께 심도 있는 취재를 이어나간 기자들의 노력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는 취재기자의 수차례 시도 끝에 인터뷰에 응했고, 보도 과정에서 추가로 피해사진 등 증거를 제공했으며, 안동MBC는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한 발빠르고 치밀한 확인취재를 통해 다수의 단독보도를 이어나갔다.
이처럼 안동MBC가 피해자와 깊은 신뢰를 쌓은 것은 특종에 급급하지 않고 신중하면서도 체계적으로 보도한 것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최근 추락하고 있는 언론의 사회적 신뢰에 많은 시사점을 주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문제를 일으킨 지방의원들이 다수 소속된 당에서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힌 뒤 2명이 의회에서 제명되는 결과를 낳았고, 관련 제도의 개선 및 사회적 논의로 이어지는 등 성과도 컸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JTBC ‘성직자의 이름으로... 아동성범죄 목사 추적’은 기자들이 3개월 동안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면서 적극적으로 취재한 끝에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79명의 처벌 사실을 확인하고, 심층취재 결과 아동이나 청소년을 성추행했던 목사 20명이 여전히 어린이들을 보살피거나 목회활동 중임을 밝혀냈다. JTBC는 이들에 대한 징계 권한을 가진 교단이 목사의 성범죄 전력 조사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알게 되더라도 묵인하는 경우가 많아 잠재적인 재범률이 높다는 점에서 심층취재와 보도를 이어나갔고, 초기에는 수수방관하던 교단이 해당 목사를 징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에 나서는 등 사회적 반향이 이어졌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보도가 해당 목사들이 교단에서 제명되는 등 추가적인 피해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사회적 제도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도출했다며, 이처럼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용기 있는 보도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