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올해 처음 지방의회가 의정비, 정확히는 월정 수당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됐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지방의회들이 30% 이상의 월정수당 인상을 잠정 확정한 계획들이 나왔다. 이유는 주민 여론을 수렴했더니 그 정도의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논리였다. 실제 그럴까? 그런데 의정비와 관련해 취재를 하다보면 주민들의 여론은 많이 달랐다. 4년 임기동안 조례 제정 발의도 한번 하지 않는 얼굴만 의원에게 의정비를 올려주는 것은 맞지 않고, 의정비를 30,40%씩 올릴만한 재정적 여력도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의정비 인상에 찬성한다는 주민 여론 수렴 과정은 어떻게 이뤄졌고, 어떻게 반영됐는지 의문이 들었다. 단순 인상에 대한 감정적 반발이 아닌, 실제 어떻게 결정되는 지를 취재했다.
지방의회의 여론 수렴 방식과 수렴 결과, 여론 조사 결과, 최종 의정비 확정 금액, 심의위원 명단을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서 받았고 분석했다. 또, 의정비심의위원회의 회의록을 수차례 읽어가며 분석했다. 그 결과 의정비 결정에 주민 여론을 반영했다는 주장의 허구성과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행정안전부의 ‘지방의원 의정비 결정 지침’을 위반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교묘히 숨겨진 인상을 위한 인상 계획들이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많은 주민들이 선택한 금액 범위 안에서 의정비를 정해야 한다는 규정을 무시한 자치단체. 의정비 심의위원회에서 자치단체의 재정능력과 의원의 의정활동 실적 등은 단 한번도 언급하지도 고려하지도 않은 채 의정비를 멋대로 정하거나, 임의적의 문구를 여론조사에 끼워 넣어 신뢰성을 떨어뜨린 경우, 의정비 인상 찬성자만을 패널로 불러놓고 이뤄진 공청회 등 갖가지 편법이 동원된 사실을 연속 보도했다.
KBS의 지적 이후 강원도 19개 의회는 눈치만 살폈다. 슬그머니 여론이 잠잠해지면 의정비를 확정해 넘어가려는 셈법이다. KBS에서는 의정비를 확정하는 모습까지 후속 취재해 보도했다. 취재 과정에서 일부 지방의회 의원들은 의정비심의위원회 위원장과의 접촉을 시도하거나, 제3자를 통해 간접적인 압박을 벌이려고 했던 정황도 나오기도 해 공분을 샀다.
보도 이후, 행정안전부가 전국 기초 의회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7개 기초의회가 적발됐다. 그 중 강원도 의회가 6곳이다 됐다. 강원도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행안부의 시정 조치 이후 이들 지방의회는 조례 개정을 보류하거나, 재개정하기로 했다.
(보도 리스트 - 6편)
1) 1월 7일, 철원군의원 의정비 "여론 조사 무시" 인상
2) 1월 8일, 의정비 인상 편법 '백태'
3) 1월 16일, 의정비 공청회 "여론 반영 낙제점"
4) 1월 17일, 지방의원 수당 최고 50% 인상…여론 수렴도 엉터리
5) 1월 21일, 지방의원 의정비 인상 재심의 '눈치 보기'
6) 1월 31일, 의정비 규정 위반 '재조정 요구'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올해 처음 실시된 지방의회의 자율적 의정비 조정. 지방의원들은 의정비 현실화라는 명목으로 의정비를 높게만 올리려 했고,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에서는 전국 모든 지방의회의 의정비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하는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발표하기도 했다.
지방의회의 의정비 인상이 과도하다는 지적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됐다. 하지만 실제 여론 수렴을 어떻게 했는 지와 규정에 맞게 반영해서 의정비를 정했는 지 등 심층 보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단순히 물가 상승률이나 공무원 임금 상승률과 견주어 비교할 뿐이다. KBS춘천에서는 정보공개 청구와 회의록 전수 분석을 통해서 강원지역 19개 지방의회의 의정비 결정 실태를 취재했고, 주민 의견을 무시하거나 자치단체의 재정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사례를 확인해 단독보도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가 없이 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는 협회만이 운영되고 있는 농촌지역의 상황이 심각했다. 의정비를 아무 기준 없이 멋대로 올려 놓고는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전혀 없다고까지 보도자료를 발표한다. 민심은 다르지만 표출할 공간이 없었던 이유다. KBS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을 가지고 농촌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보도하면서 큰 응원을 받았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선행 보도는 없는 KBS의 단독 뉴스임.
- 타 매체의 반향도 두드러졌다. 강원일보와 강원도민일보, 춘천MBC, 원주MBC, G1강원민방 등 강원지역 대다수의 주요 언론사들이 ‘의정비 규정 위반’과 ‘행정안전부의 재조정 조치’를 보도했다.
(타 매체 반향 리스트 별첨)
4. 사회에 끼친 영향
KBS 보도로 행정안전부가 전국의회를 대상으로 의정비 결정 규정 위반 실태 조사를 벌였고, 결과를 발표해 위반한 자치단체에는 시정 권고 통보를 내려, 재조정해 보고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해당 의회는 의정비를 재조정하기 위한 행정 절차를 뒤늦게 시작했다.
또 비난 여론이 커지자 일부 지방의회는 과도한 의정비 인상에 자체적으로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의원의 조례 발의 목표제도와 의회 독자적 해외 연수 폐지 등 의정활동을 내실 있게 벌이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주민 여론을 교묘히 무시한 지방의회의 모습을 보도하면서 행정안전부는 장기적으로 현재의 여론조사 수렴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행안부의 실태조사에서 강원 6개 의회뿐만 아니라 충북 음성군이 적발됐고, 규정 위반까지 표현되지 않았지만 완주군의회 등에서도 의정비 인상을 위한 여론 수렴의 문제점들이 다수 확인됐기 때문이다.
공청회 개최의 요건을 구체화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정할 계획이다. 지방자치의 정신과 자율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의 규정을 적용해 올해의 실패를 거울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는 의정비를 결정하면서 실제 여론 수렴을 어떻게 했는 지와 규정에 맞게 반영했는지를 심층 보도했다. 정보공개 청구와 회의록 전수 분석을 통해서 강원지역 19개 지방의회의 의정비 결정 실태를 취재했고, 주민 의견을 무시하거나 자지단체의 재정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사례를 입증해 단독으로 연속 도보해 소구력을 키웠다. 행정안전부가 실태조사를 벌였고 지방의회 권력이 반성하는 계기 점을 만들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과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전혀 없다.
회차 심사평
제341회 전체 총평
2019년 1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도 치열한 경합 끝에 3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두 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SBS ‘체육계 성폭력’은 지난해 우리 사회에 충격과 파장을 일으켰던 미투 관련 보도로, 사안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피해자를 배려하는 취재방식이 돋보였다. 해당 언론사는 미투 관련 보도 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된 피해자가 대중으로부터 2차 공격을 당하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하여 성폭력 관련 보도를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준수했다.
특히 피해자의 변호인단과 2차 피해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면서 보도의 방향을 결정하는 등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보도를 이어가는 모습은 언론사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단순히 피해 사실을 전달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체육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부분 역시 향후 성폭력 관련 보도의 지침이 될 만한 선례라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많았다.
안동MBC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추태’는 오랜만에 나온 지역 언론의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언론의 취재환경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의 신뢰 구축과 함께 심도 있는 취재를 이어나간 기자들의 노력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해자는 취재기자의 수차례 시도 끝에 인터뷰에 응했고, 보도 과정에서 추가로 피해사진 등 증거를 제공했으며, 안동MBC는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한 발빠르고 치밀한 확인취재를 통해 다수의 단독보도를 이어나갔다.
이처럼 안동MBC가 피해자와 깊은 신뢰를 쌓은 것은 특종에 급급하지 않고 신중하면서도 체계적으로 보도한 것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최근 추락하고 있는 언론의 사회적 신뢰에 많은 시사점을 주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문제를 일으킨 지방의원들이 다수 소속된 당에서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힌 뒤 2명이 의회에서 제명되는 결과를 낳았고, 관련 제도의 개선 및 사회적 논의로 이어지는 등 성과도 컸다는 점도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JTBC ‘성직자의 이름으로... 아동성범죄 목사 추적’은 기자들이 3개월 동안 전국을 직접 발로 뛰면서 적극적으로 취재한 끝에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79명의 처벌 사실을 확인하고, 심층취재 결과 아동이나 청소년을 성추행했던 목사 20명이 여전히 어린이들을 보살피거나 목회활동 중임을 밝혀냈다. JTBC는 이들에 대한 징계 권한을 가진 교단이 목사의 성범죄 전력 조사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알게 되더라도 묵인하는 경우가 많아 잠재적인 재범률이 높다는 점에서 심층취재와 보도를 이어나갔고, 초기에는 수수방관하던 교단이 해당 목사를 징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에 나서는 등 사회적 반향이 이어졌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보도가 해당 목사들이 교단에서 제명되는 등 추가적인 피해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사회적 제도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도출했다며, 이처럼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용기 있는 보도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