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② 단독기획
그동안 임시정부를 조명한 언론보도는 대개 시련이 강조됐습니다. 상하이를 시작으로 항저우, 자싱, 전장, 난징, 창사, 광저우, 그리고 충칭까지. 일제 탄압을 피해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직면해야 했던 ‘한 맺힌 역사’가 소개됐습니다. 이는 독자에게 안타까움을, 동시에 그런 고통을 안겨준 일제에 대한 분노를 끌어냈지만, 수동적인 모습을 그려내는 데 그쳐야 했습니다. 더불어 예기치 못했던 일본의 항복 선언에 의해 광복을 맞았다는 이유로, 독립이 그저 외세에 의해 운 좋게 주어진 것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CBS가 이번 기획취재에 착수한 건 지난해 여름이었습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관련 이슈가 대대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고, 차별화되는 좋은 주제를 잡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 십수권의 책과 논문을 탐독하고 전문가들과 접촉한 결과, 임시정부가 자주독립을 꿈꾸며 실행했던 구체적인 노력을 짚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실제 한반도가 독립하는 과정에 일정 부분 성과를 냈던 지점들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근거나 연결고리가 일반 시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관련 연구는 학계에 이미 상당히 축적돼 있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임시정부가 해방 후 친중국 정권이 될 것을 우려한 미군정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이승만·박정희 등 권위주의 정권을 장기간 거치며 평가 절하된 탓이라고 추정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정치적 배경은 차치하고서라도, 역사의 그늘에 가려졌던 임시정부의 저항노력과 그 성과를 이제라도 알리고,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게 바로 임시정부 소속의 국군, 즉 한국광복군이었습니다. 1940년 창설돼 점차 세력을 키운 광복군은 일제 말기엔 미군, 정확히는 미군 산하 정보기관과 함께 국내 침투 훈련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저희는 취재 과정에서 중국 내륙, 그 중에서도 그동안 접근이 쉽지 않았던 험한 산 중턱에 있던 ‘비밀 훈련장’이 최근 발견됐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역사 교과서에 간단히 소개됐지만 구체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었습니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던 이종찬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광복군에 관해 잘 알 법한 사람들을 수소문해 차례로 만났습니다. 이 분야 최고 권위자로 평가되는 단국대 사학과 한시준 교수, 이화여대 사학과 정병준 교수와 접촉했습니다. 독립기념관, 민족문제연구소, 백범김구기념관, 심산김창숙기념관 등에도 직접 찾아가 도움을 구했습니다. 이들에게 종합한 정보를 토대로 각지 독립군들이 광복군으로 통합되는 과정, 그리고 해방 직후 잠깐이지만 실제로 국내에 진입했었다는 사실 등을 짚어냈습니다. 아울러 임시정부와 광복군이 독립운동의 수단으로 무장투쟁 이외에도 외교나 문화예술 등을 총망라했다는 점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로서는 ‘뉴미디어’에 해당했던 라디오방송 기술이 이용됐다는 점도 국내 언론 최초로 주목했습니다. 3·1절을 앞둔 2월 말로 기사 출고 시점을 잡고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본 취재는 두 방향, 국내 취재와 중국 현지 취재로 진행했습니다. 국내 취재는 인터뷰에 집중했습니다. 먼저 실제 광복군으로 중국 현지에서 활동했던 김영관 지사와 故김우전 지사를 만났습니다. 김우전 지사의 경우 인터뷰 직후 타계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광복군 2지대에서 국내진입 훈련을 받았던 故장준하 선생의 아들 호권씨, 2지대 선전대장 故한유한 선생의 아들 종수씨, 총사령관 故지청천 장군의 외손자이자 광복군 소속 여군 故지복영 지사의 아들 이준식 독립기념관장을 인터뷰했습니다. 아울러 유년시절을 임시정부에서 보냈던 김자동 임정기념사업회장도 만났습니다. 심층 인터뷰는 각각 짧게는 2시간, 길게는 한나절 가까이 진행됐습니다.
현지 취재는 2월 12일부터 5박 6일 동안 진행했습니다. 취재 비자를 획득하기 위해 베이징 특파원과 국내 전문 여행사의 도움을 구했지만, 아쉽게도 국가 특성상 현실화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때문에 관광 비자로 입국했는데 다행히 일정 내내 당국과의 마찰이나 곤란한 상황은 빚어지지 않았습니다. 현지 연구자나 시설, 중국 주재 한국 영사관 등에 미리 협조를 구해놓았던 덕입니다.
한국광복군 제2지대 주둔지였던 산시성 시안에서는 먼저 현지 중국인 연구자들을 만났습니다. 섬서사범대 역사문화학과 배근흥 교수와 시안박물원 왕메이 부관장으로부터 광복군과 그 가족들의 빈궁하고 억척스러웠던 생활상을 듣고, 그런 활동이 중국 사람들과 당국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 국내에 정리된 자료들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내용이었습니다. 이어 중난산 기슭에 직접 올라 비밀 훈련장 터를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사방이 20m 이상의 절벽이나 암석 등으로 막힌 곳에서 70년 전 광복군 대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훈련을 받았을지 재구성했습니다. 학과별 수업이 있던 2지대 본부 터, 광복군 총사령부 터, 정진대가 국내진입을 위해 찾았던 시안비행장 등이 현재 어떻게 변모했는지 역시 현장취재를 통해 풀어냈습니다.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었던 항일가극 ‘아리랑’이 울려 퍼졌던 ‘남원문 실험극장’ 터를 시안공정대 푸위안 교수와 함께 추적하기도 했습니다.
충칭에서는 임시정부 청사뿐 아니라, 요인들이 국민당 장제스와 비밀회동을 벌였던 군사위원회, 공산당 마오쩌둥을 만난 계원을 찾았습니다. 특히 군사위원회의 경우 현재 건물을 관리하고 있는 호텔 측을 끊임없이 적극 설득해 협조를 얻어냈고, 덕분에 국내 언론으로는 최초로 건물 안쪽까지 진입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국내에선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현존한다는 사실조차 알려진 지 얼마 안 된 건물이었습니다. 현지인들에겐 그저 여러 회의장 가운데 하나일 뿐이겠지만, 우리 입장에선 주권을 되찾는 단초가 됐던 소중한 장소였다는 판단에 중점 취재했습니다. 이밖에 임시정부와 광복군의 선전용 라디오방송이 울려 퍼졌던 충칭방송국 터를 현장 취재했고, 미리 섭외한 이선자 전 충칭임정기념관 부관장과 함께 임정 요인들의 가족이 살던 토교한인촌과 조선의용대 근거지 등을 돌며 자세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임시정부라는 구심점에 각지의 독립군이 모여들었던 과정을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는 현지에서 영감을 얻은 내용을 추가적으로 확인하면서, 동시에 이미 취재한 내용을 검증하는 데 역량을 쏟았습니다. 현장 스케치와 내러티브를 적절하게 배합해 라디오 리포트(4회), 라디오 크로스토크(1회), 인터넷 연재(6부작), 유튜브 기반 영상(2회) 등으로 풀어냈습니다. 그렇게 공들여 제작한 보도물이기에,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슈가 펼쳐진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취재했지만 현안에 밀려 3월 이후에 출고할 수밖에 없었던 타사의 임시정부 관련 보도들과 차별화되는 이유입니다.
*연속기획 기사목록
1) 광복군 '국내침투' 비밀 훈련장, 절벽에 메아리가 쳤다
2) 대륙을 흔든 독립운동, '광복군 오페라' 아리랑
3) [단독] 중국에 '독립 노력' 약속 받아낸 터, 최초 확인
4) "여기는 충칭, 동포들 듣고있나"…임시정부 라디오방송
5) '갈등 너머 하나로'…임시정부에 뭉친 독립군
6) 여의도 착륙한 광복군, 일본군에 포위됐다
취재 과정에서 생생히 들을 수 있었지만, 연속기획으로 다 풀어내지 못했던 사연들은 별도의 인터넷용 박스기사로 정리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주치의를 지냈던 광복군 군의처장 故유진동 선생의 가족이 남한과 북한 그리고 중국의 복잡미묘한 정세에 얽혀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70년 세월, 광복군 제2지대 기념공원에서 표지석을 지키던 광복군 후손의 안타까운 사연을 각각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세계사적 비극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그 연결고리에 주목하고, 이들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가감 없이 할 수 있도록 그 장(場)을 제공했습니다. 아울러 현장에서 취재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찍었던 영상은 별도 편집 과정을 거쳐 출고됐습니다. 국내에서 마지막 임시정부 청사라고 할 수 있는 경교장을 찾았을 때에는 마침 이낙연 국무총리가 현장을 깜짝 방문했고, 이를 계기로 경교장의 역사적 배경을 담은 기사도 따로 송고할 수 있었습니다.
*별도 박스 및 영상보도
-[단독] 이낙연 총리,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 '경교장' 깜짝방문
-[노컷V] 임시정부 로드다큐, 광복군의 함성
-'김구의 주치의', 남북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광복군 후손 "부모 떠난 뒤 70년…중국서 비석 지켜요"
-[노컷V] '우리의 소원은 주권회복'…한국광복군 중국 현지 훈련 루트를 가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익명 취재원을 적시하지 않았습니다. 실명을 써도 좋다는 동의를 얻은 취재원의 사례만 기사에 적었습니다. 라디오 뉴스에 삽입한 목소리 역시 음성변조 없이 녹취했던 그대로를 전파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로 시작한 취재가 아닙니다. 어떠한 이해관계도 얽혀있지 않습니다. 다만 역사 문제와 관련해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를 수 있고, 특히 이데올로기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 여하
현장취재와 영상촬영을 포함해 보도에 담긴 모든 취재는 취재기자가 직접 담당했습니다. 다만 현지 통역은 섭외한 가이드가, 영상 제작은 회사 내 편집부서에서 맡아줬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현장에서 직접 본 것도 아니고 짧게는 70년, 길게는 100년 전 얘기를 취재하다보니 사실관계 확인이 쉽지 않았습니다. 평소 다른 취재에 비해 크로스체크를 통해 검증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기사로 출고되는 순간 독자들에겐 곧장 실재한 역사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을 깊게 새겼습니다. 따라서 취재한 내용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더라도 3곳 이상 교차 검증이 된 내용만 본문에 실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당사자나 연구자들의 말,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가 출간한 ‘한국독립운동의 역사’ 등 공인된 자료, 백범일지 등 과거 현장에 있었던 이들이 남긴 기록 등을 동시에 살폈습니다. 기사 작성 이후에는 이 분야 권위자인 단국대 한시준 교수 등에게 공식 요청하여 꼼꼼한 감수를 받았습니다. 아래는 취재 과정에서 참고한 문헌자료 목록입니다.
*당사자 회고 : 김자동 <임시정부의 품 안에서>, 김자동 <영원한 임시정부 소년>, 정정화 <장강일기>, 김영관 <대한민국은 1919년에 탄생하였다 : 건국논란에 부쳐서>, 김영관 <역사속의 광복군 발자취>, 지복영 <민들레의 비상>, 선우진 <백범 선생과 함께한 나날들>, 양우조·최선화 <제시의 일기>, 김우전 <김구 선생의 삶을 따라서 : 마지막 광복군의 이야기>, 장준하 <돌베개>, 김구 <백범일지>
*연구 기록 : 김광재 <한국광복군>, 정병준 <광복 직전 독립운동세력의 동향>, 이봉원 <대한민국 임시정부 바로알기>, 김삼웅 <우사 김규식 평전>, 한시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도자들>, 한시준 <카이로선언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양지선 <항일가극 '아리랑'을 통해 본 한유한의 예술구국활동>, 한시준 <한국광복군 제2지대의 OSS훈련 장소에 대한 검토>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번 기획보도는 지난해 여름부터 발제를 준비해 왔으며, CBS의 단독취재로 이뤄진 결과입니다. 당연히 선행보도나 보도 직후 그대로 받아 쓴 매체는 없었습니다. 다만 3월 이후 다른 매체 여러 곳에서 관련 보도를 준비하면서 CBS에 보도된 내용을 참고했다고 해당 기자들로부터 언지를 받았습니다. (별지 없음)
4. 사회에 끼친 영향
“우리의 선열들이 피와 땀으로 조국의 독립을 갈망하며 훈련했던 아픔의 장소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 “훈련장을 찾아보기 위해 직접 시안까지 갔었는데 이곳이었구나”, “중국여행에 독립운동가분들이 모셔진 공원을 방문해보려 합니다”,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광복군을 제대로 다룬 영화라도 한 편 나오기를 바란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이번 기획기사에는 이런 댓글이 수백 건 달렸습니다. 광복군의 함성, 그 숨결을 일반 독자들에게 전달하려 했던 이번 기획보도의 취지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고 판단합니다.
중국 현지에 있는 섬서사범대와 관련 전문여행사 등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자료로 이번 CBS 보도물을 활용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실제 광복군이었던 김영관 지사뿐 아니라, 한유한 선생 아들 한종수 선생과 장준하 선생 아들 장호권 교수 등 광복군 후손들도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역사를 생생하게 그렸다는 점에서 취재진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독립기념관, 민족문제연구소, 심산김창숙기념관 등 전문가들은 서로 CBS의 보도목록을 돌려보며 ‘좋은 보도’로 평가했다고 합니다. 현지에서 만났던 취재원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그동안 거의 조명되지 않았던 광복군과 그 가족들의 실생활을 들춘 부분을 두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현지 주민들이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은 채 머리에 물독을 인 전형적인 한국 아낙들의 모습을 기억한다는 점, 광복군 가족들이 산나물을 캐 먹거나 개울가에서 게를 잡아먹는 등 어려운 형편에서 조국 광복을 위해 근근이 버텼다는 점 등이 대표적입니다. 현지에서 새로운 사실을 하나라도 더 파악하기 위해 발로 뛰며 적극적으로 취재했던 점이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CBS의 ‘광복군의 함성’ 기획보도는 국외독립운동 세력의 대표 격인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그 산하 한국광복군의 자주독립을 위한 분투를 환기시켰다고 자부합니다. 정치적 편향이나 역사 왜곡을 피하기 위해 수십 명의 취재원을 만나고, 관련 기록의 원문을 꼼꼼히 살펴 검증했으며,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취재에 열을 올린 결과입니다. 이를 통해 주권회복 과정이 일제 패망이라는 외적 요인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이유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관계자들로부터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신청 등은 전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2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7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날 심사에서 토론과 수상 경합이 가장 치열했던 작품은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강남 유흥업계 추적 내용을 다룬 두 기사였다. MBC 인권사회팀의 <‘클럽 버닝썬’ 폭행, 마약, 성범죄, 경찰유착 등>과 일요시사의 <강남 유흥업계 실체 추적…버닝썬-아레나 강남커넥션>이 모두 호평을 받았고, 두 작품 모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자는 자칫 흥미 위주로 흐를 수 있는 중요한 사회 현안을 선정적이지 않고, 안정감 있게 보도하면서 의제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영상을 확보함으로써 결정적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1보에서 나아가 마약, 성매매, 몰카 파문 등으로 이어진 건 MBC의 공로였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반면 후자는 사건기사에서 1보의 중요성을 잘 보여줬고, MBC보다 한 달가량 먼저 보도하면서도 충실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반론도 만만찮았다. MBC가 지적한 내용들 일부는 이 보도에서 언급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버닝썬과 아레나가 결국 하나’라는 일요시사의 판단이 맞았다는 견해도 있었다.
SBS 시민사회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청와대 개입 의혹 등>은 살아있는 현 정권의 인사문제를 본격 거론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과거 정권의 블랙리스트와 환경부의 블랙리스트 차이점을 잘 분석했고, 일회성 보도가 아니라 단계별로 접근을 했으며, 청와대의 민정라인이 아닌 인사수석실까지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도 돋보였다. 그러나 박근혜 청와대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정권 차원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관리하며 대상자를 차별했던 잘못된 관행 및 범법행위와 달리, 청와대의 공무원 임용 관행에 따른 체크리스트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SBS 스포츠부와 사회부의 <사실로 드러난 ‘컬링 대부’ 김경두 일가 전횡>은 국민들의 깊은 사랑을 받았던 평창동계올림픽 컬링대표팀이 한 가족의 욕심에 의해 좌지우지 됐다는 단독보도를 통해서 국민들의 분노와 대표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됐다. 소문만 전달한 것이 아니라 현장취재도 돋보였고, 처음부터 끝까지 깔끔한 보도를 함으로써 팀킴의 기자회견을 이끌어낸 점도 좋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SBS 뉴미디어제작부의 <2019 국회 예산회의록 전수분석>도 국회에서 예산 획득 과정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수작이었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 연말 예산이 확정되면 그 과정에 대한 보도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예결위원들의 터무니없는 대화를 시각화하고, 회의록 분석을 통해 어떻게 회의가 진행되는지 잘 보여줬다는 의견이 많았다. 매년 다뤄온 주제이며, 그렇다고 매번 상을 줄 것이냐는 지적도 있었으나, 이를 언론이 외면한다면 국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점이 더 부각됐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출품한 MBC충북의 <장관님, 의원님의 수상한 연구용역 집중 추적> 보도는 뉴스타파의 보도에 착안해 지역 국회의원들의 연구용역을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공을 들였다는 점에서 지역언론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KBS의 <3.1운동 100주년 특집 ‘3.1운동 만세지도’>가 호평과 함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립만세운동 100년이 지나도록 집대성한 지도가 없던 상태에서 KBS만이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