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해 8월, 한 재심 재판 선고 공판에 참석했습니다. 무죄가 선고된 재판. 재판장은 무죄 판결문을 정부 관보에 공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오랜 기간 공권력의 의해 훼손된 명예를 무죄 판결문 공시를 통해 다소나마 회복시켜주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다만, 판결문 공시로 인해 숨기고 싶었던 과거가 다시 한 번 노출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재판장은 원고 측 동의를 얻어서 판결문 공시를 명했습니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사법부의 조치였습니다.
해당 판결이 있고 얼마 후, 해당 무죄 판결문이 게재가 되었는지 전자 관보 사이트에 접속했습니다. 회원가입이나 로그인이 필요 없는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는 정부의 공공 사이트. 그런데 해당 사이트에서 더 눈길을 끈 건 찾으려고 들어갔던 무죄 판결문보다 각급 법원들이 게재한 형사보상 결정문이었습니다.
무죄 선고를 받은 사람들에게 정부가 금전적으로 보상을 하는 형사보상 제도. 잘못된 공권력의 남용에 의해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게 정부가 금전적으로 다소 나마 보상하는 제도입니다. 금전적 피해 회복 못지않게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런데 게재된 결정문 중에는 ‘이것이 정말 당사자가 원했던 것일까’ 의아한 것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숨기고 싶을 수 있는 성 관련 범죄나 가족 관련 범죄 혐의, 상세 집주소와 직업, 수사 진행 과정까지. 아무리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해도 당사자가 이런 것들을 관보에 게재하는 걸 동의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런 의문을 바탕으로 법령에 대한 취재와 관보 게재 실태를 전수 분석해 지난해 10월 1차 보도를 했습니다. 보도 내용에서 후술하겠지만, 대법원은 관보 게재 행태를 개선해 재발방지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이 이행될지는 검증해 봐야 했습니다.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법부에 의해 개인의 정보고 유출되고,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에 대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기에 검증 필요성은 더욱 컸습니다.
1차 보도 이후 3개월 정도 지난 지난달의 보도의 대법원의 재발 방지 약속에 대한 검증이었습니다. 관보 게재가 기본적으로 각급 법원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전국적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선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개별 법원 기준으로 보면 형사 보상 결정이 매달 있는 것은 아닌 만큼, 개별 법원이 형사보상 결정문을 어떻게 게재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3개월 정도의 시간은 필요했던 겁니다.
형사 보상 결정문의 관보 게재 근거가 되는 법령은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입니다. 해당 법률에선 형사 보상 결정이 있을 때 2주 내에 관보에 게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 없는 강제 사항입니다. 그렇다면 개인 정보 보호,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어떤 형식으로 게재할 지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해당 법률에는 구체적 기준 없이 ‘요지’를 게재한다고 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결국 관보 게재를 요청하는 개별 법원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으로 관보에 게재된 결과물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8년 한 해 동안 관보에 게재된 형사 보상 결정문은 2천 여 건. 결정문을 게재한 법원은 대법원을 포함해 모두 38곳 이었습니다. 그런데 상세 집주소와 직업까지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법원은 제주지법 단 1곳뿐이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최고의 법원이라는 대법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법원이 무죄 선고를 받은 사람의 혐의 뿐 아니라 현재 집 주소, 직업까지 상세하게 공개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공개된 정보로 당사자를 특정하기는 너무도 쉬웠습니다. SBS는 관보에 게재된 정보를 기준으로 간단한 검색을 통해 관보에 게재된 당사자와 통화가 가능했습니다. 무죄 판결문 공시도 거부했는데, 형사 보상 결정문이 게재된 사실에 당황하던 그 사람은 보루라는 법원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또, 혹시나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오해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SBS는 8시 뉴스와 취재파일, 오디오 취재파일을 통해 형사보상 결정문과 관련한 현재 법령의 문제점과 한계, 인권의 최후라는 사법부의 의해 인권의 심각하게 손상을 받고 있는 현실을 고발했습니다. SBS는 단순 고발에만 머물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보도 이후 현실이 바뀌었는지, 부정의가 교정되었는지를 점검한 겁니다.
지난해 10월 SBS 보도 이후, 대법원은 형사보상 결정문 게재와 관련한 내규를 개정했습니다. 형사보상 결정문을 게재할 때 구체적인 집주소와 직업, 재판과 수사 내용은 삭제하고 게재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SBS는 내규 개정 이후 게재된 형사보상 결정문 3개월 치, 수 백 여장을 다시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습니다. 3개월여 동안 형사 보상 결정문을 게재한 법원 대부분이 내규에 맞지 않는 형식, 즉 민감한 개인 정보를 그대로 유출하고 있었던 겁니다. 내규는 바뀌었지만, 변화는 없는 현실. SBS는 그 이유를 여러 명의 법원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내규와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 부족이 그것이었습니다. 인권 보호 기관을 자처하는 사법부의 구성원들이 인권 보호에 손을 놓고 있는 현실을 SBS는 1차 보도 이후에도 끈질기게 모니터링 해 고발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특이사항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특이사항 없음.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SBS 1차 보도 이후 대법원은 형사 보상 결정문의 관보 게재와 관련해 내부 지침을 개정했습니다. ‘판결 공시절차에 관한 지침’(2018.10.25 개정 및 시행)이 그것입니다. 개정된 지침은 관보에 형사 보상 결정문을 게재할 때, 구체적 집주소와 직업, 수사나 재판 과정 등을 삭제하고 게재할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SBS 보도 이후 2건의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김종민 의원 등 11명이 지난해 11월 발의한 ‘형사 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의안번호 2016677)과 전혜숙 의원 등 12명이 발의한 해당 법률 일부 개정안(의안번호 2017696)이 그것입니다.
첫 번째 개정안은 형사 보상 결정문을 관보에 게재할 때 게재를 요청하는 기관, 즉 법원이 개인 정보와 관련된 부분(집 주소, 직업 등)을 의무적으로 삭제하고 게재를 요청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개정안은 형사 보상 결정문 게재와 관련해 당사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두 개정안 모두 SBS가 보도한 문제의식과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SBS의 2차 보도 이후 ‘작년 10. 25. 판결 공시절차에 관한 지침을 개정한 후 각급 법원에 공문을 발송하여 업무개선 안내를 하였음에도 일부 법원에서 종전 방식에 따라 형사보상결정문을 관보에 게재 의뢰한 사례가 발견되었습니다. 업무처리가 미숙하였던 법원에는 개정지침을 다시 구체적으로 안내할 예정입니다. 행안부에도 법원의 지침 개정취지를 알려 종전 방식으로 관보 게재가 이루어지는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할 예정입니다’라는 입장을 전해 왔습니다. SBS의 2차 보도 이후, 관보에 게재된 형사보상 결정문 중 종례와 같이 집 주소나 직업, 수사나 재판의 구체적인 경과가 그대로 노출된 사례는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언론윤리 강령기준 준수. 특이사항 없음.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42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7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날 심사에서 토론과 수상 경합이 가장 치열했던 작품은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강남 유흥업계 추적 내용을 다룬 두 기사였다. MBC 인권사회팀의 <‘클럽 버닝썬’ 폭행, 마약, 성범죄, 경찰유착 등>과 일요시사의 <강남 유흥업계 실체 추적…버닝썬-아레나 강남커넥션>이 모두 호평을 받았고, 두 작품 모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자는 자칫 흥미 위주로 흐를 수 있는 중요한 사회 현안을 선정적이지 않고, 안정감 있게 보도하면서 의제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영상을 확보함으로써 결정적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1보에서 나아가 마약, 성매매, 몰카 파문 등으로 이어진 건 MBC의 공로였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반면 후자는 사건기사에서 1보의 중요성을 잘 보여줬고, MBC보다 한 달가량 먼저 보도하면서도 충실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반론도 만만찮았다. MBC가 지적한 내용들 일부는 이 보도에서 언급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버닝썬과 아레나가 결국 하나’라는 일요시사의 판단이 맞았다는 견해도 있었다.
SBS 시민사회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청와대 개입 의혹 등>은 살아있는 현 정권의 인사문제를 본격 거론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과거 정권의 블랙리스트와 환경부의 블랙리스트 차이점을 잘 분석했고, 일회성 보도가 아니라 단계별로 접근을 했으며, 청와대의 민정라인이 아닌 인사수석실까지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도 돋보였다. 그러나 박근혜 청와대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정권 차원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관리하며 대상자를 차별했던 잘못된 관행 및 범법행위와 달리, 청와대의 공무원 임용 관행에 따른 체크리스트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SBS 스포츠부와 사회부의 <사실로 드러난 ‘컬링 대부’ 김경두 일가 전횡>은 국민들의 깊은 사랑을 받았던 평창동계올림픽 컬링대표팀이 한 가족의 욕심에 의해 좌지우지 됐다는 단독보도를 통해서 국민들의 분노와 대표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됐다. 소문만 전달한 것이 아니라 현장취재도 돋보였고, 처음부터 끝까지 깔끔한 보도를 함으로써 팀킴의 기자회견을 이끌어낸 점도 좋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SBS 뉴미디어제작부의 <2019 국회 예산회의록 전수분석>도 국회에서 예산 획득 과정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수작이었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 연말 예산이 확정되면 그 과정에 대한 보도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예결위원들의 터무니없는 대화를 시각화하고, 회의록 분석을 통해 어떻게 회의가 진행되는지 잘 보여줬다는 의견이 많았다. 매년 다뤄온 주제이며, 그렇다고 매번 상을 줄 것이냐는 지적도 있었으나, 이를 언론이 외면한다면 국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점이 더 부각됐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출품한 MBC충북의 <장관님, 의원님의 수상한 연구용역 집중 추적> 보도는 뉴스타파의 보도에 착안해 지역 국회의원들의 연구용역을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공을 들였다는 점에서 지역언론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KBS의 <3.1운동 100주년 특집 ‘3.1운동 만세지도’>가 호평과 함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립만세운동 100년이 지나도록 집대성한 지도가 없던 상태에서 KBS만이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