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자 대부분이 유리창에 돌을 던진 다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난다.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뉴스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편견을 쏟아내는 언론의 관행이 유리창이 깨진 집을 계속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캐서린 질덴스테드, 덴마크 탐사보도 전문 기자)
많은 고민을 남겼습니다. 과연 나는 돌을 던지고 떠난 적은 없었나. 아무 일 없었던 듯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내 갈 길만 가지는 않았나. 14년차 기자,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이 그랬습니다. 네거티브를 강하게 선호하는 우리 시대 저널리즘, 대부분의 기자는 저널리즘의 본질이 ‘비판’을 넘어 ‘대안’을 위해 존재한다는 걸 잊고 삽니다. 혐오는 장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간의 기자 생활을 추스르면서 ‘솔루션 저널리즘’이란 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혐오의 시대, 비판을 넘어 대안을 찾는 저널리즘에 기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왕 할 것, 어려운 주제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난해 화두였던 난민 문제로 잡았습니다. 어쩌면 지난해 보도 가운데, 기자들이 가장 많이 돌을 던지고,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털어버렸던 이슈였던 것 같습니다. 어떤 언론은 현상 보도에 그쳤고, 어떤 언론은 팩트 체크를 하며 구구절절 잘못된 가짜 뉴스를 바로잡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허했습니다. 뭔가 마무리되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무엇이며, 그 해결책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기사에 ‘난민’이란 말만 들어가도 악플이 달리고 공격 메일을 받는 예민한 문제라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당시 상황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난민 혐오 현상이 담론에 머물러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미국의 사례에 눈을 돌렸습니다. 미국 학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이방인에 대한 혐오의 상관관계에 대해 꽤 적극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가령, 지역별 트럼프 득표율은 이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었습니다. 미국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의 난민 문제를 풀어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특정한 대안에 집착하지는 않았습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의 핵심은 정확한 현실 인식과 변화를 위한 상상력이라고 믿습니다.
“완벽하게 완성된 솔루션은 있을 수 없다. 노력과 결과가 있고 저널리스트들은 이를 계속 보도하고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특정 솔루션을 대변하는 것은 위험하다.” (데이비드 번스타인, 솔루션저널리즘 네트워크 대표)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에 선행보도 된 적은 없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우리 시대 저널리즘에 ‘대안’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실태 고발 기사의 마지막 문장은 늘 대안으로 마무리하는 관성이 있었습니다.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와 같은 수사들입니다. 다만, 고발 저널리즘에서 대안을 담는 방식은 텍스트의 완결성을 위해 기술적으로 동원했던 자구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자연히 대안의 정밀함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저 역시 늘 이런 식으로 기사를 써왔습니다.
이번에 솔루션 저널리즘 작업을 하면서, ‘비판을 염두에 둔 글쓰기’와 ‘대안을 염두에 둔 글쓰기’는 기사의 틀을 잡는 것부터 차이를 보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비판을 염두에 둔 글쓰기는 비판 대상의 악(惡)함을 도드라지게 표현하는 게 핵심입니다. 자연히 선악이 뚜렷하게 나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안을 염두에 둔 글쓰기는 그 악(惡)이 어떻게 잉태되고, 탄생됐는지 사회적 맥락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악 구분 보다는 사회적 맥락을 분석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을 동원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은 ‘데이터 저널리즘’과 ‘맥락 저널리즘’의 연장선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솔루션 저널리즘 보도의 한 전형을 제시했다는 점은, 우리 사회 저널리즘의 다양성 측면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유엔난민기구에서 감사의 뜻과 추후 아이템 협업 등을 제안해왔고, 현재 그 방식을 고민 중입니다. 솔루션 저널리즘 미디어 그룹에서도 튜터링을 요청해왔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솔루션 저널리즘에 대한 이론적 논의는 2~3년 전부터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그 고민을 실질적으로 적용한 기사는 많지 않았습니다. 주로 학계의 제안에 멈춰져 있었습니다. 현장 기자들 상당수는 “비판을 하면 대안을 자연히 나오는 것”이라며 솔루션 저널리즘에 회의적 입장을 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런 의견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번 기사가 ‘솔루션 저널리즘’의 전형을 제시하기 위한 사실상의 첫 시도였다고 평가합니다. 일부 인터넷 매체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이라 이름 붙인 기사가 더러 있지만, 대안을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솔루션 저널리즘은 특정 캠페인을 벌이자는 것도 아닙니다. 대안을 찾기 위한 과정, 그 과정 속에 숨겨진 사회적 맥락을 꺼내들고, 대안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제가 소속된 SBS 이슈취재팀에서는 이번 기사를 시작으로 솔루션 저널리즘을 위한 별도의 코너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달의 기자상 상신 역시 그 동력을 위한 측면도 큽니다. 현재 우리 사회 사교육 문제를 비롯해 대안을 쉽게 내놓을 수 없는 여러 이슈에 대해 솔루션 저널리즘 기법을 적용해보려고 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2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7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날 심사에서 토론과 수상 경합이 가장 치열했던 작품은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강남 유흥업계 추적 내용을 다룬 두 기사였다. MBC 인권사회팀의 <‘클럽 버닝썬’ 폭행, 마약, 성범죄, 경찰유착 등>과 일요시사의 <강남 유흥업계 실체 추적…버닝썬-아레나 강남커넥션>이 모두 호평을 받았고, 두 작품 모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자는 자칫 흥미 위주로 흐를 수 있는 중요한 사회 현안을 선정적이지 않고, 안정감 있게 보도하면서 의제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영상을 확보함으로써 결정적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1보에서 나아가 마약, 성매매, 몰카 파문 등으로 이어진 건 MBC의 공로였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반면 후자는 사건기사에서 1보의 중요성을 잘 보여줬고, MBC보다 한 달가량 먼저 보도하면서도 충실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반론도 만만찮았다. MBC가 지적한 내용들 일부는 이 보도에서 언급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버닝썬과 아레나가 결국 하나’라는 일요시사의 판단이 맞았다는 견해도 있었다.
SBS 시민사회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청와대 개입 의혹 등>은 살아있는 현 정권의 인사문제를 본격 거론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과거 정권의 블랙리스트와 환경부의 블랙리스트 차이점을 잘 분석했고, 일회성 보도가 아니라 단계별로 접근을 했으며, 청와대의 민정라인이 아닌 인사수석실까지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도 돋보였다. 그러나 박근혜 청와대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정권 차원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관리하며 대상자를 차별했던 잘못된 관행 및 범법행위와 달리, 청와대의 공무원 임용 관행에 따른 체크리스트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SBS 스포츠부와 사회부의 <사실로 드러난 ‘컬링 대부’ 김경두 일가 전횡>은 국민들의 깊은 사랑을 받았던 평창동계올림픽 컬링대표팀이 한 가족의 욕심에 의해 좌지우지 됐다는 단독보도를 통해서 국민들의 분노와 대표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됐다. 소문만 전달한 것이 아니라 현장취재도 돋보였고, 처음부터 끝까지 깔끔한 보도를 함으로써 팀킴의 기자회견을 이끌어낸 점도 좋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SBS 뉴미디어제작부의 <2019 국회 예산회의록 전수분석>도 국회에서 예산 획득 과정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수작이었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 연말 예산이 확정되면 그 과정에 대한 보도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예결위원들의 터무니없는 대화를 시각화하고, 회의록 분석을 통해 어떻게 회의가 진행되는지 잘 보여줬다는 의견이 많았다. 매년 다뤄온 주제이며, 그렇다고 매번 상을 줄 것이냐는 지적도 있었으나, 이를 언론이 외면한다면 국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점이 더 부각됐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출품한 MBC충북의 <장관님, 의원님의 수상한 연구용역 집중 추적> 보도는 뉴스타파의 보도에 착안해 지역 국회의원들의 연구용역을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공을 들였다는 점에서 지역언론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KBS의 <3.1운동 100주년 특집 ‘3.1운동 만세지도’>가 호평과 함께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립만세운동 100년이 지나도록 집대성한 지도가 없던 상태에서 KBS만이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