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잦아들면서 ‘일상 회복’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국민일보 사건팀은 1년이 넘게 코로나19와 관련된 취재를 진행하며 만났던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의 우려를 떠올렸습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는 코로나19 이후가 더 걱정”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격리라는 동일한 상황에서 사회적 격차는 더 또렷해지고 다 함께 힘들 때는 드러나지 않던 우울감이 악화해 극단적 선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지금이 우리 사회가 간과하고 있던 코로나19에서 파생된 정신건강 문제의 실태를 전달할 적기라고 판단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이 침체하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아졌다’는 두루뭉술한 기사가 아니라 보다 깊숙이 현실을 직면할 수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 ‘우울감’에서 나아가 ‘코로나블루’로 인해 일상에 타격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들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 이후 우울증 치료를 받게 된 이들, 격리 상황 탓에 불안증세를 얻게 된 이들, 감염 우려 탓에 오염에 대한 강박증세가 발현된 이들, 가족을 잃고 심리치료를 받게 된 이들이 취재팀의 설득 끝에 속내를 털어놓았습니다. 이들의 사연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도 중요하지만 마음에도 일상을 되찾는 일 역시 코로나19 회복 단계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지방자치단체 코로나19 심리지원단,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문요원 등 전문가 8인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19로 기존 정신병력이 심해졌거나 생애 처음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된 20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코로나19 정신건강을 다룬 다른 보도들은 많았지만 전문의 관점에서 직접 사례를 취재하고, 감수를 받은 기사는 본보 기사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일보 사건팀은 ‘코로나의 상흔, 마음에도 일상을’ 시리즈 연재를 시작하면서 2017년 4월부터 지난달 24일까지 5년간 네이버가 제공하는 검색량 분석 프로그램 ‘검색어 트렌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죽고 싶다’ ‘우울감’ ‘불면증’ ‘무기력함’ 등의 검색량이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급증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분석은 선행 연구를 진행했던 천병철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자문을 받아 의학적 전문성을 높였습니다.
<1화, 또 다른 바이러스, 우울>에서는 ‘오염강박’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물건이 반듯하게 진열돼 있어야 안정되는 ‘정렬강박’과 무슨 일이든 의혹을 품지 않고는 불안해 견딜 수 없는 ‘확인강박’이 강박장애의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오염강박을 호소하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를 통한 간접적인 취재를 진행하는 한편, 대인관계를 극도로 꺼리는 특성을 고려해 오염강박 환자들만의 커뮤니티를 찾아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30명이 넘는 환자에게 연락해 이 중 3명과 심층인터뷰 할 수 있었습니다. 공통적으로 “코로나가 완치돼도 나만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아 겁이 난다. 모두가 일상을 되찾아도 우리만 돌아가지 못할까봐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발현된 오염강박이 평범했던 삶을 어떻게 고통으로 몰아넣었는지 조명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2화, 후유증과 함께 찾아온 우울>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후 몸의 고통이 마음의 고통으로 전이된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감염 이후 처음으로 정신적 문제를 겪은 이들이었습니다. 이화윤(가명·28)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낙천적인 성격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지금 이씨는 스스로를 낯설어하고 있었습니다. 인생의 재미를 느끼게 해줬던 ‘맛집 블로그’도 확진 여파로 미각을 잃으면서 더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정신과는 생각도 해본 적 없다”는 이씨는 우울증과 범불안장애, 불면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격리 도중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공황장애와 우울증 진단을 받은 김현수(가명·31)씨는 인터뷰 도중에도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무서웠다”고 반복해 말했습니다. 아직도 닫혀 있는 창문은 쳐다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김씨의 남편은 어떤 맛과 향도 못 느낀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는 평범했던 신혼부부의 일상을 통째로 흔들어놨습니다. 이들의 사연을 통해 코로나19가 주변 환경을 연쇄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우울증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증세를 유발하는 일종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3화, 격리로 재발한 정신질환>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기존의 정신문제가 재발한 이들의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정신병력이 있는 이들에게 더욱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전 증상보다 심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우울증 환자였던 배지연(26·가명)씨는 격리 도중 난생처음 환청을 경험했습니다. ‘독방 죄수가 겪는 증상’이라는 의사의 말에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취재원들의 정신문제를 재발하게 한 건 바이러스였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대상도 없었습니다. 결국 자책으로 이어졌습니다. 배씨 역시 “다른 사람들은 열이 나고 몸이 아픈 정도라던데 ‘나는 왜 이런 증상을 겪을까’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원망하는 마음이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기폭제가 돼 자살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담았습니다.
<4화, 남겨진 가족, 커진 공포>에서는 코로나19 탓에 가족을 잃은 이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짚었습니다. 코로나19로 아버지 같았던 할아버지를 잃은 박모(20)씨를 포함해 유족 대다수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불안감과 허탈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나도 언제든 저렇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현수(42)씨는 코로나19로 아버지가 사망한 후 대인관계를 끊었습니다. 영업직이었기 때문에 생계에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남은 이들을 위한 지원책은 미비했습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심리 상담이 이뤄지긴 하지만 단체 문자 안내에 그쳐 접근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코로나 사망자 가족’이라는 편견을 견디기 어려웠다”는 공통적인 답변을 토대로 ‘사회적 애도’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5화, 약한 곳 파고든 바이러스>에서는 코로나19에 취약했던 집단을 인구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보여주기식’으로 내놓는 일관된 대책이 아니라 취약 계층에 맞는 세부적이고 정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보건복지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등에서 통계를 제공 받아 분석한 결과 여성과 고령층의 정신건강이 특히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감이 상승한다는 통계를 토대로 코로나블루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시그널을 전했습니다.
<6화, 상처 덧나지 않게>에서는 코로나블루를 극복해가며 일상회복 단계를 밟고 있는 구미정(가명)씨의 사연을 통해 아직은 터널을 지나고 있을 이들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구씨는 코로나19로 직장을 잃고 우울증이 재발한 환자였습니다. 남편의 권유로 억지로 병원을 찾았지만 인지행동치료를 거치면서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했고 왜곡됐던 사고를 올바르게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라는 조력자가 없었다면 구씨 역시 이겨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출해야 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취재팀은 국가 차원의 연구와 복지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정신건강 문제를 낳았다고 진단하면서도 일상회복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그 뒤편의 정신건강 문제에는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취재팀은 범사회적인 관심과 국가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모든 취재원이 정신질환자였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기사에는 익명으로 적시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익명 표기 여부를 고지했고 동의를 얻었습니다. 오염강박 환자들의 경우 심각한 불안증세를 동반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화 통화 및 대면 인터뷰 대신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간접적으로 사례를 취재한 경우 의사의 비밀유지의무 등에 위배되지 않도록 환자 개인 신원정보는 최소화하고 질병의 증상에 대한 내용만 적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이 침체하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아졌다’는 식이나 ‘위드코로나 이후가 더 위험하다’는 식의 막연한 불안감을 야기하는 파편적인 보도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국민일보 사건팀은 코로나19가 비교적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해 실제로 정신과를 찾았던 사례를 중심으로 기획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일보 보도 이후 아동이나 학생들에 대한 심리지원 위주로 변화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대전교육청, 광주교육연수원, 대한적십자사 등 여러 기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정서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성동구청 등 지자체, 이대목동병원 등 대학병원에서도 ‘코로나 후유증 센터’ 운영을 시작하면서 코로나19 심리치료의 첫걸음을 뗐습니다.
시리즈 보도 이후 대한정신건강의학회 측으로부터 “이 시기에 꼭 필요한 보도였다”며 기사에 대한 감사함이 담긴 메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백종우 전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페이스북에 링크하면서 ‘코로나로 힘든 사람들에 대한 국민일보 연재기획’이라는 문구를 적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는 모두 당사자 및 유족의 동의 하에 진행됐습니다. 정신질환자의 사례를 보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전문가 자문 및 검수에 긴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우울증 및 정신질환자의 편견을 조장하지 않는 윤리적인 보도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검수를 토대로 ‘2주치 알약을 털어넣었다’는 문장을 ‘한꺼번에 알약을 털어넣었다’고 수정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당사자들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기타 외부 지원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0회 전체 총평
제380회(2022년 4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9개 부문에 총 56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4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JTBC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미국 법인 ‘월세 선금 3억’ 이해충돌> 보도와 경향신문의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JTBC 보도는 인사검증 국면에서 쏟아진 여러 보도 중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안에 집중해 깊이 있게 파고들었고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를 선명하게 제기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과거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가 월세로 수억원을 벌었다는 사실이 짧게 언급됐던 점에서 출발해 새로운 팩트를 발굴해 낸 점도 호평을 받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가족 전원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다는 경향신문 보도는 김 후보자가 윤석열 내각 후보자 중 처음으로 자진사퇴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등 파급력이 강한 보도였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일치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파이낸셜뉴스의 <우리은행 직원 회삿돈 500억원 횡령 파문 外> 보도는 전형적인 발생 특종 보도로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온 파괴력 있는 보도였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데 심사위원들 간 이견이 없었다.
총 9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시사저널의 <2018~21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232명 부동산 전수 조사> 보도와 국민일보의 <‘유리벙커’ 실태점검 시리즈> 등 2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시사저널 보도는 광역·기초자치단체장 232명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전수조사해 분석함으로써 국회의원이나 고위 중앙 공직자 중심이었던 부동산 검증 보도에서 범위를 한 단계 넓힌 점이 높게 평가됐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적절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검증하려 한 노력과 전수조사를 통해 새로운 팩트들을 발굴해냈다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국내 민방위 대피소 실태를 3회에 걸쳐 다룬 국민일보의 ‘유리벙커’ 보도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소재에 심층적인 취재, 꼼꼼한 기사가 더해진 보도였다는 데 많은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일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맞물려 ‘우크라이나처럼 공격을 받으면 우리는 안전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보도가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모두 9편이 출품된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대구MBC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자녀 의대편입 비리 의혹> 보도와 전주MBC의 <선거 브로커와 검은 제안> 보도 등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자녀의 봉사시간 ‘쪼개기’ 등을 짚은 대구MBC 보도는 그 동안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 보도가 주로 중앙언론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데서 벗어나 지역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지역 언론이 인사검증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주MBC 보도는 선거 때마다 일반화된 여론조사가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 맹점을 짚은 점이 호평을 받았다. 또 여론조사 조작 가능성이 단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고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