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V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보통 언론사에는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각종 제보가 판칩니다. 특정 정치세력에서 비롯된 음해성 주장과 터무니 없는 의혹 제기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사회적 공기(公器)를 이용해 ‘차도살인’하려는 저의, 누가 반사이익을 보게 될지 상상력을 발휘하면 쉽게 간파할 수 있습니다.
6.1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둔 지난 4월도 실은 그랬습니다. 하나는 그럴싸한 형태로 육하원칙을 갖춘 제보로 포장되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카더라’하는 소문 수준이었습니다. 전자는 일부 소규모 시군을 중심으로 특정 세력이 여론조사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었습니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후자는 핵폭탄이 될 수 있는 첩보의 당사자가 마음의 문부터 열어내야 실체에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접근과 설득이 숙제였습니다.
마지막 고민은 반사효과에 따른 이익이었습니다. 자칫 제보 당사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식이라면 보도의 공익적 목적도 반감되는 꼴입니다. 반사의, 반사의, 반사효과를 생각하고 고민한 결과 제보내용 가운데 특정 출마예정자와 캠프에 대한 언급을 모두 덜어내기로 했습니다. 순수하게 제보의 뼈대만 추려 검증의 저울대에 올리기로 한 것입니다. 불편부당, 어떤 치우침도 없이 공정과 객관을 고수한 질문은 이러했습니다. ‘여론조사를 어떻게 조작할 수 있다는 말인가?’
여론조사에 활용되는 가상번호가 추출되는 원리는 뜻밖이었습니다. 어느 기지국을 중심으로 반경을 정해 신호가 닿는 휴대전화에 여론조사 전화가 걸려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유치한 상상의 나래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여론조사 전화는 단순히 휴대전화 요금이 청구되는 주소지를 기준으로 걸려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주소지를 옮기는 것 역시 1분도 걸리지 않을 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취재를 통해 확인한 이 두 가지 팩트는 ‘주소지를 바꿔 여론조사 조작이 가능하다’는 하나의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 취재는 제보 여부를 저울질하던 어느 예비후보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는 대중 앞에 당당히 전주시장 출마를 선언했지만, 한편으론 정치신인으로서 번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른바 정치 브로커들로부터 선거를 돕는 대가로 인사권을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증언을 취재진 앞에 담담히 털어놨습니다. 그가 밝힌 ‘그들’은 현직 언론사 간부였고 현직 기자였으며, 전직 시민단체 대표이기도 했습니다. 흡사 ‘판도라의 상자’처럼 느껴진 그의 휴대전화엔 이들과의 은밀한 대화가 담긴 녹취 파일이 저장돼 있었고, 그가 개인적으로 제보받았다는 브로커 대화록도 수록돼 있었습니다. 다만 그에게 필요한 건 시간과 명분이었습니다. 녹취록 보도를 통해 세간의 시선이 자신에게 고정될 것이란 예상이 퍽 부담스럽게 느껴진 모양이었습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한 단발성 폭로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예비후보가 믿음을 갖고 제보를 할 것이란 낙관적 편향을 지닌 채, ‘공명선거’ 깃발을 치켜든 취재팀은 당선증 교부라는 맹목적 목적의식만으로 움직이는 브로커들의 동향과 여론조작 가능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 취재를 통한 이론적 토대 위에 수학적 연산을 통해 막연한 조작 가능성을 실증의 단계로 보여줌으로써 선거판에 적잖은 긴장감을 불어넣었습니다. 결국 예비후보가 반응했습니다. 그는 제공을 망설인 녹취 파일을 건넸고, 카메라 앞에서 그간의 일들을 담담하게 증언했습니다. 선거 예비후보들은 자신에게 불똥이 튀기라도 할까 지역을 가리지 않고 너나 할 것 없이 공명선거를 약속했습니다.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하는 등 여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우 긴 과정처럼 느껴지지만 모두 지난 한 달 동안의 일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공인으로 보기 어려운 브로커 의혹 당사자들의 사회적 지위, 인격권 등을 감안해 익명처리 하였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취재, 현장 취재하였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예비후보 인터뷰 및 녹취파일 단독 보도한 고차원 기자는 출품일을 기준으로 한국기자협회 회원이 아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타 매체 선행보도나 표절은 없었습니다. 타매체 반향 내용은 별도 첨부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이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당의 쇄신과 공천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며, 브로커 개입이나 여론조작이 적발되면 후보 자격 박탈과 당원 제명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선거 브로커' 의혹을 받고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개혁을 이뤄내고 공명선거를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예비후보들의 반응과 다짐도 잇따라 나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최초 보도는 물론 추가 보도에서도 의혹 당사자들의 반론권을 보장하거나 보장하려고 노력하는 등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취재후기
(380회) 선거 브로커와 검은 제안 / 전주MBC
선거 브로커와 검은 제안
전주MBC 조수영 기자
“이런 브로커들이 만연하게 퍼져있는데 이걸 문제라고 이야기한 사람이 지금까지 누가 있었나요? 개탄스럽습니다.” 요즘은 기사 여러 줄보다 핵심을 꿰뚫어 보는 네티즌 댓글 하나에서 진실을 마주하곤 합니다. 전주시장 예비후보에게 선거조직과 돈을 지원하는 대가로 인사권과 이권을 요구한 사람이 여럿이더라는, 이른바 ‘선거브로커 의혹’. 기사 댓글에 “이걸 문제라고 이야기 한 사람이 없었다”는 한 줄 평이 사안의 본질을 짚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보도에서 브로커로 지목된 사람은 3명이었습니다. 선거 때마다 소문으로만 존재감을 드러낸 선거 브로커들, 구체적인 활동상이 뉴스화면을 채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곳이 몇 다리 건너면 선후배요, 이웃지간인 지역사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역사회란 껍데기를 뚫고 나온 송곳 같은 제보자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보도였습니다.
이중선 전 전주시장 예비후보가 들려준 사건의 전말은 ‘마피아 게임’을 연상케 했습니다. 브로커로 지목된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파수꾼 역할을 맡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정당인, 현직 기자, 전직 환경 시민단체 대표 등 공공복리를 위해 복무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만의 밤’에 기록된 음성 녹음파일에는 전주시장을 꿈꾸는 정치 신인에게 검은 거래를 시도한 반전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 밤은 더 깊어지지 않았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보도 이후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2명이 구속됐습니다. 그럼에도 선거 브로커의 선택을 받은 정치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은 떨쳐낼 수 없습니다.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평범한 믿음에 거대한 흠집을 냈다는 점에서 비극인 사건입니다. 결말이 나오기까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시민들의 아침’을 열기 위해 이번 6·1 지방선거를 포기하고 공익제보에 나선 이중선 전 전주시장 예비후보, 이번 보도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도 상을 받지 못한 26년차 대선배 고차원 기자, 든든하게 뒤를 받쳐준 정태후 전 보도편성국장께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380회 전체 총평
제380회(2022년 4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9개 부문에 총 56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4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JTBC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미국 법인 ‘월세 선금 3억’ 이해충돌> 보도와 경향신문의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JTBC 보도는 인사검증 국면에서 쏟아진 여러 보도 중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사안에 집중해 깊이 있게 파고들었고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를 선명하게 제기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과거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가 월세로 수억원을 벌었다는 사실이 짧게 언급됐던 점에서 출발해 새로운 팩트를 발굴해 낸 점도 호평을 받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가족 전원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다는 경향신문 보도는 김 후보자가 윤석열 내각 후보자 중 처음으로 자진사퇴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등 파급력이 강한 보도였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일치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파이낸셜뉴스의 <우리은행 직원 회삿돈 500억원 횡령 파문 外> 보도는 전형적인 발생 특종 보도로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온 파괴력 있는 보도였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데 심사위원들 간 이견이 없었다.
총 9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시사저널의 <2018~21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232명 부동산 전수 조사> 보도와 국민일보의 <‘유리벙커’ 실태점검 시리즈> 등 2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시사저널 보도는 광역·기초자치단체장 232명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전수조사해 분석함으로써 국회의원이나 고위 중앙 공직자 중심이었던 부동산 검증 보도에서 범위를 한 단계 넓힌 점이 높게 평가됐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적절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검증하려 한 노력과 전수조사를 통해 새로운 팩트들을 발굴해냈다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국내 민방위 대피소 실태를 3회에 걸쳐 다룬 국민일보의 ‘유리벙커’ 보도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소재에 심층적인 취재, 꼼꼼한 기사가 더해진 보도였다는 데 많은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일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맞물려 ‘우크라이나처럼 공격을 받으면 우리는 안전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보도가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모두 9편이 출품된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대구MBC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자녀 의대편입 비리 의혹> 보도와 전주MBC의 <선거 브로커와 검은 제안> 보도 등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자녀의 봉사시간 ‘쪼개기’ 등을 짚은 대구MBC 보도는 그 동안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 보도가 주로 중앙언론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데서 벗어나 지역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지역 언론이 인사검증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주MBC 보도는 선거 때마다 일반화된 여론조사가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 맹점을 짚은 점이 호평을 받았다. 또 여론조사 조작 가능성이 단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고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