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 제작 경위
지난해 7월 해병대 채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업 도중 숨지고, 사고 경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쏠렸습니다. 현장의 위험 상황을 도외시한 무리한 수색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이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면서, 자연스레 책임자를 가리기 위한 군경찰,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예정된 1차 수사결과 브리핑이 무산되고 사단장을 책임자로 지목한 수사기록 이첩 자체가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폭로 이후 사건의 성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의혹은 ‘채상병 사망의 책임을 누가, 왜 축소하려고 했는가’로 증폭됐고 의혹의 시선은 결정 과정에 참여한 해병대 지휘부와 국방부 수뇌부로 옮겨갔습니다.
박 대령측과 야당, 그리고 채상병과 함께 급류에 휩쓸렸다 살아난 동료 장병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이번엔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겁니다. 범죄와 책임의 문제를 다루는 법조기자로서, MBC 법조팀은 이 사건 수사 향방에 줄곧 촉각을 기울이고 취재했습니다. 1차로 사실관계와 법리를 검토했습니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2013년 김관진 전 국방장관 사례와 유사하다고 보고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공수처 역시 혐의자를 줄이라 했던 1차 외압뿐 아니라, 수사기록 이첩 회수과정 전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2013년 김관진과 2023년 이종섭‥반복되는 국방장관의 수사외압 의혹”(지난해 9월 10일 온라인 발행)
해가 바뀐 올해 1월에서야, 오랜 기초조사를 끝낸 공수처가 본격 강제수사에 돌입했습니다. MBC 법조팀은 여러 경로를 통해, 공수처 수사팀의 국방부 지휘부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수사에서 확인된 대통령실 관여 정황을 광범위한 취재로 최초 보도했습니다. 어느 하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팩트’는 없었습니다. 팩트 확인을 위해, 이른 아침마다 ‘뻗치기’를 이어갔습니다. 그간 수사 외압의 ‘윗선’에 대해 여러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관련자 모두 하나같이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부인해왔습니다. 대통령실 등 살아있는 권력과의 관련성을 따지는 보도인 만큼, 허위 보도란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2중, 3중의 검증은 필수적이었습니다. 1차 파악한 사건의 얼개를 재확인하는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결과 ‘관가 저승사자’로 불리는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관여를 확인했습니다. 국방부 수뇌부의 혐의도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연락을 직접 받거나, 전달을 받은 인물, 그리고 그 보고 라인을 부지런히 접촉해 팩트를 상세히 보강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공수처가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 강제수사에 착수한 사실을 최초 보도했습니다.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은 수사팀은 국방부 유재은 법무관리관과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국방부는 출입기자들에게도 압수수색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수사 착수를 단독 보도한 것에 그치지 않고, 대상자들의 지위와 역할을 파악해 수사 흐름을 짚었습니다. 두 사람 각각 해병대 수사단에 이첩을 늦추라, 혐의자를 빼라는 구체적 지침을 내린 인물들입니다. 모두 이종섭 전 국장방관의 참모 및 보좌진인 만큼 최종 책임자는 이 전 장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전 장관은 자리에서 물러난 뒤 언론 접촉을 피해왔습니다. 취재진은 발 빠르게 ‘윗선’ 수사에 대한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반영해 보도했습니다.
② 채상병 사건 처리 과정에 대통령실이 구체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최초 보도했습니다.
수사 외압 의혹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먼저 사단장 책임을 명시한 수사 결과를 뒤집기 위해 이첩을 늦추게 하고 혐의자를 적시하지 말라 수사단을 압박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이어, 해병대 수사단이 말을 듣지 않고 예정대로 혐의자를 적시한 기록을 경찰에 넘기자, 국방부로 되돌려서 없는 일로 만들고 혐의자를 축소한 것이 두 번째 단계입니다. 두 단계에 모두 관여한 유재은 법무관리관이 경찰과 이첩된 서류를 회수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경찰 고위 간부와 조율한 사실이 MBC 취재로 드러났습니다. 경찰 파견 행정관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간부에게 연락해 국방부 내부 상황 등을 전달했고 이는 다시 관할인 경북경찰청 간부에게로, 또 담당자에게로 지휘 계통을 타고 전달됐습니다. 이 과정을 알만한 핵심 인물들에게 일일이 접촉해 일부 인정하는 취지의 답을 받아냈습니다. 대통령실의 구체적 개입 정황도,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움직인 것도 처음 밝혀졌습니다.
③ 국방부 조사본부 재수사 과정에서도 위법 정황이 포착됐다는 사실을 최초 보도했습니다.
공수처 수사팀과 의혹 대상자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취재진은, 군 수사기관인 국방부 검찰단과 조사본부에 대한 강제수사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강제수사 대상자와 혐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취재해 구체적으로 기사에 담았습니다. 특히 박경훈 조사본부장 등이 압수수색 대상이 된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앞서 군 경찰인 조사본부는 해병대 수사단 사건을 가져와, 사단장 등 8명이 처벌 대상이란 이전 결론을 뒤집고 대대장 2명만 처벌 대상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공수처가 이 과정에서도 수사팀 의견이 바뀌는 위법 정황을 포착하고, ‘직권 남용’ 혐의로 강제수사에 나섰다는 사실을 처음 보도했습니다. 미리 확보해두고 있던 군검찰의 ‘사건회수 경위보고서’로 이첩 회수 과정의 위법성도 보도에 담았습니다.
권력과 관련된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는 과정은 늘 그렇듯이 순조롭지 않습니다. 투입된 기자 각자가 조각조각 취재 내용을 취합해 퍼즐을 맞추듯 팩트를 확인하는 과정을 밟았습니다. 정책상 한 리포트에 여러 바이라인을 달지 않았을 뿐 MBC 취재진 각기 리포트 제작에 기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사건 진행 과정에서 국방 분야 담당하는 여러 매체의 동료 기자들이 훌륭한 보도를 이어왔습니다. MBC는 제기된 여러 의혹을 바탕으로, 수사와 취재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실체를 잇달아 단독 보도했습니다.
해병대 김계환 사령관과 임종득 안보실 2차장이 상황파악을 위해 통화했다는 사실은 국회 질의 과정에서 공개된 바 있습니다. 이어, 작년 12월 <한겨레>는 박정훈 대령 항명죄 재판에 제출된 기록을 인용해, 기록 회수 협의 직전 국가안보실에 파견된 김모 대령과 해병대 간부가 통화한 사실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다만 해병대 지휘부가 직접 기록 회수에 관여하진 않은 만큼, MBC 보도의 선행보도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1) 지난달 30일 MBC는 유재은(군)-경북청(경찰)의 윗선에 국가수사본부-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라인이 작동했다는 사실을 처음 보도했고, 통화 기록뿐 아니라 구체적 내용을 다방면으로 파악해 최초 보도했습니다. KBS 등 주요 매체가 후속 취재에 나서 해당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2) 지난달 17일 국방부 수뇌부에 대한 압수수색은 관련자들이 쉬쉬하는 가운데 MBC가 방송하기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의혹의 흐름을 짚는 MBC의 최초 보도 이후, 한국일보와 국민일보 등 여러 매체가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30일 군검찰단과 조사본부 압수수색 내용에 대한 단독 보도 역시 일부 매체가 지면 기사로 내용을 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앞서 박정훈 대령은 대통령의 격노가 수사외압의 배경이라고 ‘전언’을 들었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러나, 말을 전한 해병대 사령관, 그리고 관련된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에서, 용기있는 폭로가 의혹 제기에 멈추지 않으려면 단계마다 진실을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금씩 실체에 다가가는 MBC 보도로 안보실 외에도 대통령 비서조직인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통화 내용도 확인됐습니다. 반향은 적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와 생존 장병 어머니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조직적 개입의 첫 단서가 잡혔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비록 심사 대상 기간이 아니지만, 위 단독 보도 내용을 종합한 온라인 기사﹡는 양대 포털에서만 약 30만뷰를 기록하며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 '대통령실 저승사자'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채 상병 사건' 회수 개입?(지난 3일 온라인 발행)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수사기관 뿐 아니라, 관련자 취재를 통해 독자적으로 의혹을 검증했습니다. 또한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된 바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1회 전체 총평
제401회(2024년 1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3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채널A의 <대통령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채널A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위원장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던 시기, 다각도의 취재로 여권 상층부의 갈등 상황을 단독 보도했다. 특히 다수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팩트체크와 균형감 있는 보도를 위해 노력했다. 4월 총선의 큰 변수로서 보도의 파급력이 컸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는 8편이 출품됐는데, 한국일보의 <서민금융기관의 민낯, 새마을금고의 배신>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창립 60년을 맞은 새마을금고가 본연의 역할인 서민 대상 대출을 등한시하고 거액의 기업 대출에 몰두하거나 뇌물로 얼룩진 초유의 사태를 취재했다. 전국 지역 금고 1189곳 경영공시 자료를 전수 분석하는 등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를 팀플레이로 이끌어냈다. 그동안 단발적으로 다뤄왔던 사안을 종합 보도했고, 울산, 경남 거제와 고성, 전북 남원과 세종, 경기 안산과 광명 등 지역 금고의 문제점까지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밀도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 등 편집에서도 돋보인 수작으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12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은 서울신문의 <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보도가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위탁부모 24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위탁부모 17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또 전문가, 현장 공무원, 상담사 등 114명 실태조사를 통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제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어본 데 이어 제도 활성화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위탁부모가 맡아 양육하다가 원래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위탁가족 품에서 성인이 된 경우 등 사례 중심 보도로 몰입력을 높였다. 좌담회까지 많은 취재 분량에도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 이사장과 족벌왕국> 보도가 수상했다. MBC는 292개 전체 사립대에 대해 설립자 친인척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지, 설립자 일가가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세습이 진행 중인지 등을 정보공개 청구해 집중력 있고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기자의 발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카메라를 들고 현장감 있게 취재한 노고와 끈기가 돋보인 가치 있는 보도였다고 손꼽혔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3개 작품이 도전했는데, 부산일보의 <이재명 대표 피습 추적, 흔들린 지역 의료> 보도가 선정됐다. 부산일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서울대병원 전원 배경을 최초로 보도했다. 동시에 피의자 동선 추적에도 집중해 계획범죄를 증명할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지역 응급의료 실태와 전원 체계를 파고들어 독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 의미 있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민주주의 피습 직후> 보도는 이재명 대표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 방문이라는 통상적인 정치 일정이 순식간에 끔찍한 피습 사건 현장으로 바뀐 긴박한 상황을 포착했다. AP, 로이터 등 통신사를 통해 각국의 주요 외신에도 국내 제1야당 대표의 정치테러 사건 현장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을 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가 언론의 책무임을 잊지 않았다. 정면 승부하는 현장 보도, 저널리즘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는 있다. 이미 다뤄졌던 주제라도 얼마나 공정하고 디테일하게, 기자의 정성과 노력이 담겼는지가 새로움의 원천이다. 오늘도 기자의 진심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