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O),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도시였다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탔다면 이렇게 운영했을까?’
무진장여객 소속의 버스기사로부터 영상 하나를 받았다. 버스가 달리면서 주위 풍경은 변하지만 정작 속도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계기판은 노란색, 빨간색 경고등이 7개나 켜져 얼룩덜룩했다. 버스기사는 불안감을 호소했다.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이런 버스가 5대는 더 있다고 말했다. 이 버스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300km를 달리고 있었다.
무진장여객은 전북에서도 노인 인구가 많은 무주, 장수, 진안에서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이 세 지역의 인구를 더해도 고작 7만 여 명. 무주군은 전체 인구의 38%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버스는 위태로웠지만 주민들은 별다른 선택지 없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속도계 없고 경고등 7개
16인승 농촌버스는 평소와 같이 터미널에 들어와 노인 4명을 태우고 무주로 향했다. 버스는 도로 위를 달리고 있지만 속도계 바늘은 움직이지 않았다. 버스 기사들은 수년간 이런 상태로 운전을 해왔다며 감에 의지해 운전을 한다고 말했다. 계기판에는 경고등이 7개나 켜져 있었다. 이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빨간 경고등이 하나라도 들어오면 당장 정비소에서 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진장여객에서는 운행에 지장이 없으니 기사들에게 운전을 하라고 3년 넘게 지시했다.
단발성 보도로 끝낼 경우 무진장여객과 지자체는 검사하는 시늉 정도에서 상황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컸다. 원인부터 파고들어, 재발 방지와 관련자 책임까지 이끌어보자는 기획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속도계 케이블 뽑아..."차량 출력 높이려고"
왜 농촌버스의 속도계는 움직이지 않았을까? 단순 고장이라기에는 같은 차종의 버스가 모두 같은 문제를 보이고 있었다. 취재 결과, 속도계는 고의로 제거된 것이었다.
무진장여객은 버스 매연저감장치에 문제가 생기면서 차량 출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속도계 케이블을 뽑았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차량 계기판에 나타난 경고등도 매연저감장치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것일 뿐 운행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매연저감장치를 고칠 수는 없었을까? 무진장여객은 ‘비용’을 언급했다. 한 번 고치는데 8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데다 수리를 해도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같은 문제가 또 반복됐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차량을 만든 ‘자일대우’가 폐업하며 부품을 찾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수익이 나오지 않는 노선을 운영하며 보조금을 받아 겨우 운영하고 있다며 회사의 재정상태를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의지의 문제였다. 이들이 속도계 케이블을 제거한 시점은 약 3년 전. 버스 제조회사가 해산한 건 지난 2022년이었다. 무진장여객은 제조사에 매연저감장치 문제에 대해 문의를 한 적도 없었다. 버스가 가장 중요한 자산인 운수업체가 차량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속도계를 제거하는 꼼수를 쓴 것이다.
나태하고 관성적인 지자체
무진장여객은 정기 차량 검사를 받을 때만 차량을 수리했다. 서류상 차량은 정상으로 보였다. 하지만 서류에서도 한 가지를 의심해봤다면, 문제를 감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늘어나지 않는 차량 주행 거리다. 매일 300km 가량을 운행하는 버스에 기록된 주행거리는 매년 제자리걸음이었다. 진안군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차량 기록에도 그대로 나와 있었다. 하지만 공업사에서 확인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진안군은 버스의 상태가 괜찮다고 판단했다.
무주, 진안, 장수 등 무진장여객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자체와 교통안전공단이 함께하는 합동 조사도 있었다. 차량 점검표에는 분명, 차량구조와 장치의 임의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내용이 있었지만, 그들은 속도계 문제를 잡아내지 못했다. 한 번이라도 차량을 운행하며 확인을 했더라면 쉽게 잡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규정에 없기 때문에 검사를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심지어 보도를 통해 속도계 케이블을 뽑고 운행을 하고 있다는 게 밝혀졌는데도 진안군 담당 부서는 직접 확인조자 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전문가가 아니라 현장에서 문제를 확인해봐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마치 전문적인 분야의 문제인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속도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차량이 위험하다는 건 굳이 전문가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뒤늦게 ‘운행정지’...책임은 묻지 않아
진안군은 무진장여객에 720만 원의 과태료 처분과 함께 문제가 된 16인승 버스 6대에 대해 운행 정지 명령을 내렸다. 첫 보도 이후 6일만이었다. 3년 넘게 방치해 온 버스를 멈춰 세웠다. 무진장여객은문제가 생긴 버스들은 수리하겠다고 했다. 시급한 문제는 고쳐졌지만 지금까지 시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운행해온 버스 회사에 책임을 물어야 했다.
올해 강원도 양구군도 같은 문제를 겪은 적이 있었다. 무진장여객과 똑같은 기종의 차량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양구군은 경찰,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점검에 나서 결함을 파악했다. 문제를 파악한 이들은 버스 업체에 정비 명령을 내렸다. 손을 놓고 있었던 진안군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직접 찾아봤다. 국토부에서는 속도계 케이블을 의도적으로 뽑았다면, 주행거리 변경으로도 볼 수 있어 무거운 형사처벌을 내릴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주행거리를 변동하려는 고의성이 없었더라도 속도계가 움직이지 않으면 주행거리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상식이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다는 변명은 답이 될 수 없다고 담당자가 설명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무진장여객 관계자: 버스 속도계 케이블 제거에 관여한 임원. 신원 노출 꺼려 음성 변조.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 버스 검사를 실시하는 관계자. 신원 노출 꺼려 음성 변조.
-자동차 공업사 관계자: 무진장여객 버스를 검사한 공업사 관계자. 신원 노출 꺼려 음성 변조.
-진안군 관계자: 진안군청 교통행정팀 관계자. 신원 노출 꺼려 음성 변조.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관계자: 양구군 도시교통과 관계자. 신원 노출 꺼려 음성 변조.
-국토교통부 관계자: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 신원 노출 꺼려 음성 변조.
-전북도 관계자: 버스 안전 검사 실시한 전북도 대중교통팀 관계자. 신원 노출 꺼려 음성 변조.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무진장여객 소속 버스기사가 방송국으로 직접 제보. 특별한 이해관계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본인이 직접취재, 현장취재 진행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타 매체 선행보도 없음.
5. 사회에 끼친 영향
무진장여객 합동 조사
2023년 12월 12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무진장여객에 대한 합동 조사가 이뤄졌다. 전북도, 무주·진안·장수,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들이 모여 무진장여객의 안전 관리 실태를 조사했다.
이를 통해 무진장여객이 그동안 차량 전 운행 점검 일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던 부실함이 드러났다. 버스를 운행하기 전 버스의 상태나 운전자의 건강상태 등을 기록하는 일지는 거의 백지 상태였다. 진안군은 앞서 무진장여객에 과태료 720만 원을 부과한데 이어, 과징금 180만 원을 추가 통보했다.
올해부터 버스 40대 미만 운수업체도 특별 검사
전라북도는 합동 조사의 한계점을 인정하고 조사의 규모를 넓히고, 전문성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취재를 통해 밝혀진 무진장여객의 농촌버스 7대는 모두 자동차 정기검사를 통과했다. 심지어 전라북도와 무주·진안·장수, 한국교통안전공단이 함께 실시한 특별 검사에서도 속도계가 없다는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들은 한계를 인정했다. 검사를 하는 당사자들이 자동차 전문가가 아니라며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버스 40대 미만을 운행하는 소규모 운수업체도 검사에 나선다. 전북도는 무진장여객의 부실한 버스 관리가 다른 운수업체에서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조사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3년 검사가 시행되지 않은 부안, 고창 등의 소멸 위험을 겪고 있는 도내 다른 군에서도 검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진장여객, 버스 안전 대책 수립
안전에 무책임했던 무진장여객은 운영진이 바뀌었다. 보도 이후 대표와 상무이사가 사임하며 대표 대행 체제에 들어갔다. 김정수 대표 대행은 무진장여객의 운영상 부실을 인정하며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두 가지 대책을 내놓았다.
첫째, 문제가 된 농촌버스 7대를 2024년 안에 조기 폐차한다. 무진장여객은 줄곧 버스가 자주 고장이 나 속도계 케이블을 제거했다고 말해왔다. 무진장여객은 계속 수리를 하며 버스를 이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차령이 2~4년 정도 남았지만 먼저 폐차하기로 했다. 이는 무주와 진안, 장수 세 지자체에서도 모두 동의한 상태로 일부 예산도 확보됐다.
둘째, 회사에 상주하는 정비사를 추가 채용하고 정비 시간을 늘린다. 현재 무진장여객은 3명의 정비사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새벽 6시부터 첫차가 운행되지만 차량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급하게 투입할 수 있는 정비사가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무진장여객은 버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정비사를 한 명 더 고용해 근무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경찰, 무진장여객 조사
진안군은 ‘무진장여객’을 경찰에 고발했다. 비교적 고발에 소극적이었던 진안군은 법적인 책임을 다룬 보도를 근거로 삼았다. 무진장여객은 자동차의 필수 부품인 속도계 케이블을 무단으로 조작하는 등의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고발장을 접수한 진안경찰서는 고발인인 진안군청을 조사한 데 이어 무진장여객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소외된 곳의 안전문제 발굴
무진장여객이 주로 다니는 지역은 무주, 진안, 장수다. 흔히 무진장이라고 불리는 세 지역은 인구 소멸을 직면하고 있는 지역이다.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는 대중교통에 안전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고, 연령층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낙후한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적고,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할 수 없는 고령층만 이용한다. 하지만 안전할 권리는 모두에게 있다. 대도시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교통에서의 위험을 감수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이번 보도의 가치는 낙후된 지역의 버스 안전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지역 사람들에게 안전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권리를 되찾는 데 기여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1회 전체 총평
제401회(2024년 1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3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채널A의 <대통령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채널A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위원장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던 시기, 다각도의 취재로 여권 상층부의 갈등 상황을 단독 보도했다. 특히 다수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팩트체크와 균형감 있는 보도를 위해 노력했다. 4월 총선의 큰 변수로서 보도의 파급력이 컸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는 8편이 출품됐는데, 한국일보의 <서민금융기관의 민낯, 새마을금고의 배신>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창립 60년을 맞은 새마을금고가 본연의 역할인 서민 대상 대출을 등한시하고 거액의 기업 대출에 몰두하거나 뇌물로 얼룩진 초유의 사태를 취재했다. 전국 지역 금고 1189곳 경영공시 자료를 전수 분석하는 등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를 팀플레이로 이끌어냈다. 그동안 단발적으로 다뤄왔던 사안을 종합 보도했고, 울산, 경남 거제와 고성, 전북 남원과 세종, 경기 안산과 광명 등 지역 금고의 문제점까지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밀도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 등 편집에서도 돋보인 수작으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12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은 서울신문의 <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보도가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위탁부모 24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위탁부모 17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또 전문가, 현장 공무원, 상담사 등 114명 실태조사를 통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제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어본 데 이어 제도 활성화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위탁부모가 맡아 양육하다가 원래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위탁가족 품에서 성인이 된 경우 등 사례 중심 보도로 몰입력을 높였다. 좌담회까지 많은 취재 분량에도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 이사장과 족벌왕국> 보도가 수상했다. MBC는 292개 전체 사립대에 대해 설립자 친인척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지, 설립자 일가가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세습이 진행 중인지 등을 정보공개 청구해 집중력 있고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기자의 발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카메라를 들고 현장감 있게 취재한 노고와 끈기가 돋보인 가치 있는 보도였다고 손꼽혔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3개 작품이 도전했는데, 부산일보의 <이재명 대표 피습 추적, 흔들린 지역 의료> 보도가 선정됐다. 부산일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서울대병원 전원 배경을 최초로 보도했다. 동시에 피의자 동선 추적에도 집중해 계획범죄를 증명할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지역 응급의료 실태와 전원 체계를 파고들어 독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 의미 있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민주주의 피습 직후> 보도는 이재명 대표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 방문이라는 통상적인 정치 일정이 순식간에 끔찍한 피습 사건 현장으로 바뀐 긴박한 상황을 포착했다. AP, 로이터 등 통신사를 통해 각국의 주요 외신에도 국내 제1야당 대표의 정치테러 사건 현장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을 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가 언론의 책무임을 잊지 않았다. 정면 승부하는 현장 보도, 저널리즘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는 있다. 이미 다뤄졌던 주제라도 얼마나 공정하고 디테일하게, 기자의 정성과 노력이 담겼는지가 새로움의 원천이다. 오늘도 기자의 진심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