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O),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 경위)
- 12월 2일 “사학 비리를 제보하고 싶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제보자가 털어놓은 얘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유명 대학, 그것도 대학병원 건물에서 재단 이사장의 어머니가 수십년째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양대병원에서 일했던 전현직 교수와 직원 10여 명에게 물었습니다. 제보 내용은 사실이었습니다. 한양대병원은 고질적인 공간 부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이사장의 어머니라고 해도, 왜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한양학원 이사회 회의록에 답이 있었습니다. 7년치 회의록을 조사해보니 231개 안건이 모두 ‘만장일치’로 처리돼 있었습니다. 이사장의 힘을 실제로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사례도 포착했습니다. 소속 교수들이 아무리 채용에 반대해도, 이사장의 전화 한 통이면 임용되는 ‘우연’이 반복됐던 겁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설립자 후손이라는 이유로 이사장 일가 친척 40여 명이 병원비 감면 혜택을 받고 있었습니다. 작고한 설립자, 즉 현 이사장의 부친과 그 부모의 묘소는 학교법인 땅에 마치 왕릉과 같은 모습으로 설치돼 있었습니다. 설립자 후손이 사립대를 세습하고 계속 왕으로 군림하는 실태가 한양대만의 사례일지 궁금해서 ‘사학 재단’ 기획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292개 사립대 정보공개 청구, 공시자료 분석,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의 공동 조사 등을 거쳐 1월 21일 '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 이사장과 족벌 왕국'이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내보냈고, 1월 27일에는 정보공개 청구 결과를 정리한 별도의 인터넷 기사 '대대손손 세습과 특혜, 사립대 정보공개 청구 결과를 공개합니다'도 게재했습니다.
(보도내용)
- 경희대 서울캠퍼스에는 베일에 싸인 공간이 있습니다. 누군가 고급 차량을 타고 이곳에서 출근을 하고, 재단 직원들은 식사 때마다 경희의료원에서 만든 ‘특별 도시락’을 받아 이곳으로 날랐습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이곳, 경희대 설립자 아들 조인원 이사장의 '특별 집무실'입니다. 서울 한양대병원 신관에는 병원 홈페이지에도 나오지 않는 층이 하나 있습니다. 학교 재단 소속 직원들이 돌아가며 24시간 지키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이 공간을 두고 병원 사람들은 ‘할머니집’이라고 부릅니다. 한양학원 김종량 이사장의 어머니인 백경순 이사가 사는 곳입니다. 이사장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례는 바로 교수 채용입니다. 심사위원 2명이 자격 미달이라며 심사를 거부한 교수나 갑질 의혹 등으로 해당 과 교수들이 채용을 반대한 교수 모두 공교롭게도 ‘이사장 전화’가 있은 뒤 임용됐습니다. 이처럼 재단 이사장은 사실상 '왕'이었습니다. 2016~2023년 한양학원 이사회 회의록을 보니 모든 안건이 만장일치로 처리됐고, 이사장 임기가 끝나자 이사들이 ‘불철주야 헌신한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앞다퉈 연임을 요청했습니다.
경희대와 한양대만의 사례가 아니었습니다. 정보공개 청구가 가능한 292개 사립대학 전체에 ① 설립자 친인척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지 ② 설립자 일가가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사립대 42%에서 ‘세습’이 진행 중이었고 남서울대의 경우 이사장 일가친척 11명이 학교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 대학 세습 현황을 공동 조사한 결과 4대 세습은 3곳, 때 세습은 43곳, 2대는 104곳, 부부나 형제가 이어받는 경우도 8곳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설립자 일가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2005년 처리됐지만 보수단체와 종교계 등의 반발로 2007년 일부 조항이 재수정되면서 견제 장치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1963년 사립학교법 제정 단계부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탓도 있었습니다. 돈이 없던 시절 정부는 학교를 늘리려고 사립대에 여러 특혜를 줬고 사립대 비중이 86%인 기형적인 구조로 이어졌습니다. 학교 수입의 3.2%밖에 기여하지 않는 재단 법인, 즉 설립자 일가가 사립대를 마음대로 쥐고 흔들 수 있게 된 겁니다.
미국 코넬대의 경우 이사 64명 중 설립자 후손은 1명뿐입니다. 사립학교는 인재를 키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명예로운 기부인지, 세습을 위한 투자인지, 이제 우리 사회가 다시 원칙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기사에는 한양대, 경희대, 남서울대의 전현직 교직원들이 익명 취재원으로 등장합니다. 당사자들의 신분이 노출될 경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고, 다른 경로를 통해 해당 취재원들의 발언을 팩트 체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취재원을 보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해당 취재원과 취재 기자, 데스크, 팀장은 기사에 나오는 대상과 어떤 이해 관계도 없으며, 취재 기자가 직접 모든 사실 관계를 취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사립대 설립자 일가의 전횡에 대한 보도는 다수 있었지만 서울 상위권 대학 이사장들의 특혜와 전횡을 구체적으로 보도한 사례는 MBC <스트레이트>가 처음이었습니다. 개별 언론사가 국회나 연구기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사립대 전체 정보공개청구를 실시한 사례도 이번 보도가 최초입니다.
- 각종 커뮤니티는 물론 유튜브에서도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2월 2일 오전 기준, 36분짜리 풀영상 조회수가 114만 회(스트레이트, MBC뉴스 계정 합계)였고 부분 편집한 영상은 300만 회 넘게 조회됐습니다. 젊은 층이 주로 보는 유튜브 쇼츠에서는 조회수 합계가 무려 800만 회에 달했습니다. 일부 매체는 <스트레이트> 방송을 그대로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교육부는 <스트레이트> 보도 직후 경희대, 한양대 사례의 위법 소지를 판단하기 위해 내부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수사기관에서도 업무상 배임(학교 건물 사적 사용), 업무방해(교수 채용 개입) 의혹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스트레이트>는 292개 사립대 정보공개청구 결과를 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에 전부 제공했습니다. 사교련은 사립대와 학교법인 문제를 오랫동안 조사, 연구해 온 단체입니다. 특히 유형별 세습 현황, 설립자 일가에 대한 병원비 감면 혜택과 학교법인 소유부지 내 설립자 일가 묘소 설치 등은 이번에 처음 파악된 내용인 만큼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스트레이트>는 경희의료원 조리실에서 '이사장님 도시락'이라는 특별 메뉴를 만들고, 재단 직원들은 그 도시락을 이사장에게 배달하고, 경희학원 이사장은 경희대 꼭대기에 있는 '침실 딸린 집무실'에서 매일 출근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했습니다. 한양학원 이사장의 모친이 수십년째 살고 있는 병원 건물, 홈페이지에도 나오지 않고 외부인 출입도 통제되는 공간을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석연치 않은 교수 채용 과정에서 '이사장의 전화'가 있었다는 사실도 꼼꼼한 취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300개 가까운 대학에 일일이 정보공개 청구를 요청해 사립대 세습 현황을 구체적인 수치로 파악해내기도 했습니다. 사립대 설립자가 왕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데에는 불완전한 사학법 개정이 있었다는 사실과 설립자 후손이 예우는 받되 군림은 하지 않는 미국 코넬대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우리 사립대 관련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환기한 것도 보도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립대 설립자들이 학교를 세운 행위가 기부였는지 투자였는지, 세습은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우리 사회가 생각할 계기를 제공한 점 역시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수입의 51%를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충당하고, 연간 4조 7천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사립대가 과연 누구의 것인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이번에 <스트레이트>가 다루려 했던 문제는 단순히 설립자 일가의 기여도와 그들이 받는 혜택의 양을 비교해 이런 ‘예우’가 적절한지 따져보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설립자 일가가 학교를 마치 소유물처럼 여기고, 학교 구성원들은 그들을 모시는 것처럼 보이는 문화가 과연 맞는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고 싶었습니다. 저출생 여파로 시작된 폐교 도미노, 사립대에 투여될 세금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입니다. 이번 보도의 제목이었던 ‘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에 대해 우리 사회가 더 치밀하게 고민해야 할 이유입니다.
취재후기
(401회)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 이사장과 족벌왕국 / MBC
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 이사장과 족벌왕국
MBC 이준희 기자
신년 기획 준비에 골몰하던 2023년 12월 첫 주말. “사학 비리를 제보하고 싶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서울 한복판 유명 대학 병원 건물에 재단 이사장 어머니가 전담 의료진, 경비원까지 두고 수십 년째 살고 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였습니다. ‘신년 기획팀’이 ‘족벌 사학 취재팀’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병원 홈페이지에도 나오지 않고, 외부인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그곳을 한양대병원 직원들은 ‘할머니집’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김종량 이사장 일가 친척 40여명이 병원비 감면 혜택을 받고 있었고, 소속 교수들이 아무리 채용에 반대해도 이사장 전화 한 통이면 임용되는 ‘우연’도 반복됐습니다. 서울 경희의료원 조리실에는 ‘이사장님 도시락’이라는 종이가 붙어있습니다.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침실 딸린’ 집무실에서 지내는 조인원 이사장을 위한 특별 도시락입니다.
‘할머니집’과 ‘이사장님 도시락’은 우리나라 사립대 이사장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두 학교는 처음에는 ‘병원 관리실이다(한양대)’, ‘직원식당 메뉴와 같다(경희대)’고 둘러대더니 결국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회기역(경희대)에서 출구와 가장 가까운 승강장(6-2)이 몸에 밸 정도로, 한양대병원 신관 층별 안내도를 달달 외울 정도로, 두 학교를 매일 같이 찾아가 물증을 모은 덕분입니다. 생생한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낸 조은수, 전효석 선배, 292개 대학 정보 공개 청구 결과를 꼼꼼히 정리한 이도연 리서처, 박다이, 오은채 작가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보도입니다. 용기를 내준 사립대 제보자분들께도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1회 전체 총평
제401회(2024년 1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3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채널A의 <대통령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채널A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위원장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던 시기, 다각도의 취재로 여권 상층부의 갈등 상황을 단독 보도했다. 특히 다수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팩트체크와 균형감 있는 보도를 위해 노력했다. 4월 총선의 큰 변수로서 보도의 파급력이 컸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는 8편이 출품됐는데, 한국일보의 <서민금융기관의 민낯, 새마을금고의 배신>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창립 60년을 맞은 새마을금고가 본연의 역할인 서민 대상 대출을 등한시하고 거액의 기업 대출에 몰두하거나 뇌물로 얼룩진 초유의 사태를 취재했다. 전국 지역 금고 1189곳 경영공시 자료를 전수 분석하는 등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를 팀플레이로 이끌어냈다. 그동안 단발적으로 다뤄왔던 사안을 종합 보도했고, 울산, 경남 거제와 고성, 전북 남원과 세종, 경기 안산과 광명 등 지역 금고의 문제점까지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밀도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 등 편집에서도 돋보인 수작으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12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은 서울신문의 <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보도가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위탁부모 24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위탁부모 17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또 전문가, 현장 공무원, 상담사 등 114명 실태조사를 통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제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어본 데 이어 제도 활성화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위탁부모가 맡아 양육하다가 원래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위탁가족 품에서 성인이 된 경우 등 사례 중심 보도로 몰입력을 높였다. 좌담회까지 많은 취재 분량에도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 이사장과 족벌왕국> 보도가 수상했다. MBC는 292개 전체 사립대에 대해 설립자 친인척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지, 설립자 일가가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세습이 진행 중인지 등을 정보공개 청구해 집중력 있고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기자의 발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카메라를 들고 현장감 있게 취재한 노고와 끈기가 돋보인 가치 있는 보도였다고 손꼽혔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3개 작품이 도전했는데, 부산일보의 <이재명 대표 피습 추적, 흔들린 지역 의료> 보도가 선정됐다. 부산일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서울대병원 전원 배경을 최초로 보도했다. 동시에 피의자 동선 추적에도 집중해 계획범죄를 증명할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지역 응급의료 실태와 전원 체계를 파고들어 독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 의미 있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민주주의 피습 직후> 보도는 이재명 대표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 방문이라는 통상적인 정치 일정이 순식간에 끔찍한 피습 사건 현장으로 바뀐 긴박한 상황을 포착했다. AP, 로이터 등 통신사를 통해 각국의 주요 외신에도 국내 제1야당 대표의 정치테러 사건 현장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을 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가 언론의 책무임을 잊지 않았다. 정면 승부하는 현장 보도, 저널리즘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는 있다. 이미 다뤄졌던 주제라도 얼마나 공정하고 디테일하게, 기자의 정성과 노력이 담겼는지가 새로움의 원천이다. 오늘도 기자의 진심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