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대만 대선(총통 선거) 현장 취재는 2014년 조선일보 입사 이후 올해가 세 번째입니다. 앞선 두 번(2016년, 2020년)은 서울에서 근무할 때 단기 출장으로 일정을 소화했던 터라 결과물에 아쉬움이 많았지만, 올해는 중화권 보도를 담당하는 베이징 특파원으로서 취재에 욕심을 내보기로 했습니다. 특히 올해 대만 대선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의미가 컸기에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많았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 다툼의 상징이 된 대만에서 친미(親美) 성향의 집권 여당인 민진당, 친중(親中) 성향의 제1야당인 국민당 후보 중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세와 미중 관계, 세계 기술·무역·군사 지형이 급변할 것이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데스크와 상의하여 대만 대선 ‘황금주(黃金周·선거 열흘 전)’ 유세 전(全) 과정을 상세히 다루는 ‘대만의 선택’ 기획 보도 계획을 확정했습니다. 대만 대선 후보 3명의 유세 현장을 직접 따라다니고, 후보와 전 총통(대통령 격), 대만 기업인과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는 대형 기획이었습니다. 현장 취재 기간은 대선 당일(13일)을 포함해 15일(1월 3~15일)로 잡았습니다. 국내 신문사의 대만 대선 현장 취재가 보통 일주일 미만인 것을 고려하면 초(超)장기 출장이었습니다. 취재 목표는 한국 신문사에서 전례가 없는 생생하고, 입체적이고, 정확한 대만 대선 보도를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13일의 대만 현장 취재는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의 한국 관련 입장, 마잉주 전 총통 인터뷰 등을 포함한 20여 건의 기사를 남기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결과물은 ①유세 현장 르포, ②단독 인터뷰, ③선거 결과 심층 분석으로 구분됩니다. 1월 3일부터 9일에 집중된 유세 현장 르포는 반중 집권당 민진당의 첫 대규모 유세, 친중 국민당의 남부(민진당 텃밭) 집중 유세, 캐스팅보터였던 제3정당 민중당의 청년 정치 쇄신 운동, TSMC(대만 최대 반도체 기업)의 도시 신주에서 불붙은 3당의 유세 경쟁 등을 국내 최초로 담았습니다. 이 보도들을 통해 대만 선거의 큰 흐름을 짚어내며 민진당의 우세와 민중당의 약진을 알렸습니다.
현장 취재 과정에서 흥미로운 장면들도 여럿 발굴했습니다. 대만 남부 타이난에서 만난 시민은 양안 전쟁 공포로 인해 집에 중국 국기를 잔뜩 쟁여놓고 있었습니다. 타이베이에서 열린 대만 외교장관의 기자회견장이 중국의 대(對)대만 무력 시위 소식으로 아수라장이 된 현장도 포착했습니다.
단독 인터뷰도 풍성했습니다. 대선 직전에 선거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인물들을 연이어 만났습니다. 12일자 신문에는 중국에 우호적인 마잉주 전 대만 총통 인터뷰와 반중 성향의 ‘대만 반도체 대부’ 차오싱청 롄화전자(UMC) 창업자 인터뷰를 나란히 실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친중 발언으로 이슈가 된 마잉주는 대만 안에서는 물론이고 전 세계 언론들이 주목한 인물이었는데, 외신 가운데 인터뷰에 성공한 매체는 본지와 독일의 DW 뿐입니다. 인터뷰를 위해 차오싱청이 참가한 행사에 무작정 찾아갔고, 마잉주와 친분이 있는 인물을 소개 받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가장 큰 취재 성과는 대만 총통 당선인인 라이칭더의 한국 관련 입장을 확보한 것입니다. 선거 전날인 1월 12일 아침 라이칭더 측의 초청으로 대만 매체 대상 기자회견에 참석했고, 유일하게 현장에 참석한 외신기자로서 질문 기회를 얻어 “당선 땐 대만·한국 관계 강화하겠다” “한국과 신(新)공급망 논의하겠다” 등의 입장을 들었습니다. 대만 선거에서 대선 후보가 미국과 중국, 일본을 제외한 특정 나라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이 보도의 파장은 컸습니다. 친미 성향 라이칭더가 향후 한국과 관계를 강화할 의지가 크고, 반도체 영역에서 협업 공간이 있다고 판단한다는 메시지였기에 국내 언론들 대부분이 이를 비중 있게 보도했고, 일부 기업에서는 개인적으로 연락해 원문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학계에서 대만 문제에 정통한 한 학자는 “라이칭더의 이번 입장 표명은 미국이 한국과 대만의 밀착을 원한다는 신호”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확보한 라이칭더의 발언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라이칭더 선거 캠프 측에 끈질기게 인터뷰 요청을 했고, 올해 초 대만에서 몇 번이나 캠프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진 결과 한국에 관한 라이칭더의 입장을 정리해줄 수 있다는 확답을 받았습니다. 이후 라이칭더 측에서 기자회견에서 직접 질문하는 방식으로 입장을 들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준 것입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는 발 빠르게 그 의미와 전망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개표를 앞두고 사전에 대만 현지 기자들로부터 추천 받은 5명의 대만 전문가들을 일일이 찾아가 인터뷰했습니다. 덕분에 개표 결과가 13일 저녁 발표되자마자 ‘8년 주기 정권 교체 공식 타파, 사상 첫 부총통 출신 총통, 역대 지지기반 가장 약한 정부’ 3가지 의미와 ‘양안 긴장 증폭되겠지만 즉각적인 무력 충돌 가능성은 낮고, 미국 대선이 분수령 될 것’이란 2가지 전망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대만 기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전문가들을 다수 만나지 않았다면 자신 있게 쓸 수 없는 내용들입니다.
특히 이번 기획 보도는 세계 안보에 결정적 변수가 될 대만 대선을 한국 언론이 긴 시간 밀착 취재하여 정확하게 흐름을 짚어냈다는 점, 대만 핵심 인사들을 한국 언론이 직접 만나 인터뷰하거나 공개 질문하며 우리에게 유의미한 메시지들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국제 정세에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가 정확하게 해외 동향을 파악해 기민하게 움직이려면 기자들의 적극적인 해외 취재와 정보 발굴이 중요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실명으로 보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만 베이징 거주 취재원에 대해서는 보호를 위해 익명으로 처리했고, 대만 현지 기자들은 본인들이 원치 않아 실명을 쓰지 않았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1월 3일부터 15일까지 대만 전역을 돌면서 취재하였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선일보가 확보한 라이칭더의 한국 관련 발언은 경향신문, 세계일보, 한국경제, 연합뉴스 등에서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의 대만 대선 기획 보도를 주목한 것은 국내뿐이 아니었습니다. TVBS 등 유력 대만 방송 3곳에서 기자 사진과 함께 일련의 대만 대선 보도 사실을 상세하게 전했습니다. 대만 유력 언론 자유시보는 ‘한국 언론의 취재에 라이칭더 “대만과 한국 모두 민주 자유 가치 공유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고, 대만연합보에서는 대만 대선에서 청년들의 역할을 조명한 기사(‘대만 청년들의 현실 감각’)를 전문 번역해 게재했습니다. 마잉주 전 총통 단독 인터뷰 또한 다수의 중화권 매체들이 인용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기획 보도는 국내외에서 중국과 대만을 연구하는 학자나 연구원들 다수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세계 안보에 결정적 변수가 될 대만 대선을 한국 언론이 긴 시간 밀착 취재하여 정확하게 흐름을 짚어냈고, 대만 핵심 인사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거나 공개 질문하여 우리에게 유의미한 메시지들을 확보했다는 점이 의미가 큽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보도는 내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1월 13일(토요일) 대만 선거 당일 개표 결과가 나온 직후 인터넷으로 우선 게재한 심층 분석 기사와 전문가 인터뷰들이 우수 온라인 기사 사례로서 편집국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번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1회 전체 총평
제401회(2024년 1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3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채널A의 <대통령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채널A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위원장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던 시기, 다각도의 취재로 여권 상층부의 갈등 상황을 단독 보도했다. 특히 다수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팩트체크와 균형감 있는 보도를 위해 노력했다. 4월 총선의 큰 변수로서 보도의 파급력이 컸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는 8편이 출품됐는데, 한국일보의 <서민금융기관의 민낯, 새마을금고의 배신>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창립 60년을 맞은 새마을금고가 본연의 역할인 서민 대상 대출을 등한시하고 거액의 기업 대출에 몰두하거나 뇌물로 얼룩진 초유의 사태를 취재했다. 전국 지역 금고 1189곳 경영공시 자료를 전수 분석하는 등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를 팀플레이로 이끌어냈다. 그동안 단발적으로 다뤄왔던 사안을 종합 보도했고, 울산, 경남 거제와 고성, 전북 남원과 세종, 경기 안산과 광명 등 지역 금고의 문제점까지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밀도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 등 편집에서도 돋보인 수작으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12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은 서울신문의 <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보도가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위탁부모 24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위탁부모 17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또 전문가, 현장 공무원, 상담사 등 114명 실태조사를 통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제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어본 데 이어 제도 활성화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위탁부모가 맡아 양육하다가 원래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위탁가족 품에서 성인이 된 경우 등 사례 중심 보도로 몰입력을 높였다. 좌담회까지 많은 취재 분량에도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 이사장과 족벌왕국> 보도가 수상했다. MBC는 292개 전체 사립대에 대해 설립자 친인척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지, 설립자 일가가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세습이 진행 중인지 등을 정보공개 청구해 집중력 있고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기자의 발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카메라를 들고 현장감 있게 취재한 노고와 끈기가 돋보인 가치 있는 보도였다고 손꼽혔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3개 작품이 도전했는데, 부산일보의 <이재명 대표 피습 추적, 흔들린 지역 의료> 보도가 선정됐다. 부산일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서울대병원 전원 배경을 최초로 보도했다. 동시에 피의자 동선 추적에도 집중해 계획범죄를 증명할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지역 응급의료 실태와 전원 체계를 파고들어 독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 의미 있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민주주의 피습 직후> 보도는 이재명 대표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 방문이라는 통상적인 정치 일정이 순식간에 끔찍한 피습 사건 현장으로 바뀐 긴박한 상황을 포착했다. AP, 로이터 등 통신사를 통해 각국의 주요 외신에도 국내 제1야당 대표의 정치테러 사건 현장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을 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가 언론의 책무임을 잊지 않았다. 정면 승부하는 현장 보도, 저널리즘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는 있다. 이미 다뤄졌던 주제라도 얼마나 공정하고 디테일하게, 기자의 정성과 노력이 담겼는지가 새로움의 원천이다. 오늘도 기자의 진심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